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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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닷새 안에 답장이 없으면
절교하자는 뜻인 줄로 알겠습니다.”

이슬아 남궁인의 펀치 같은 편지
문학동네에서 우리 시대 별처럼 빛나는 작가들의 왕복서간을 엮는 서간에세이 시리즈 ‘총총’을 시작한다. 그 신호탄을 쏘는 작가는 에세이스트 이슬아×남궁인이다. 흔히 서간에세이라 하면 신뢰와 호감으로 연결된 두 사람이 서로의 일상과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구도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슬아, 남궁인 이 두 작가는 초장부터 절교 위기를 맞으며 편지를 시작한다. 큰 배에서 처음 만나 동료작가로 교류하던 그들 사이엔 드넓은 오해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이슬아 작가는 다정하고 훈훈한 인사말과 서로에 대한 격려와 예찬이 아닌, 대찬 ‘선빵’을 날리며 편지를 시작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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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슬아

1992년서울에서태어났다.〈일간이슬아〉를발행하고헤엄출판사를운영한다.지은책으로에세이『일간이슬아수필집』『나는울때마다엄마얼굴이된다』『심신단련』『부지런한사랑』,인터뷰집『깨끗한존경』,서평집『너는다시태어나려고기다리고있어』가있다.

목차

프롤로그6

멋지고징그러운남궁인선생님께14
여러모로징그러운이슬아작가님께22
느끼하지만고마운남궁인선생님께32
힘센이슬아작가님께40
새해의남궁인선생님께54
고백하고싶어지는이슬아작가님께64
고통을공부하느라고통스러운남궁인선생님께78
발목이묶여도끝내넘어지지않는이슬아작가님께90
간혹스텝이꼬이는남궁인선생님께104
‘라떼’를엎어버리는불호령의왕이슬아작가님께116
남궁성씨를빛내는남궁인선생님께130
종종서늘한물음을던지는이슬아작가님께138
알다가도모르겠는남궁인선생님께150
하여간언제나사랑에서힘을얻는이슬아작가님께160
이래저래궁상스러운남궁인선생님께174
닥침의미덕을설파하는강연계동업자이슬아작가님께186
남궁인밖에모르는남궁인선생님께202
우정과존경과통계의왕이슬아작가님께218

이어진토막편지
요즘도가끔말걸고싶은남궁인선생님께230
가녀장이슬아작가님께234
노잼이두려운남궁인선생님께238
NK의친구이슬아작가님께242
먼저느끼해본남궁인선생님께246
언젠가느끼함의세계로진입할이슬아작가님께250
며칠전에만난남궁인선생님께254
귀인이슬아작가님께258
생각하면울렁거리는남궁인선생님께262
미지의이슬아작가님께264

출판사 서평

이편지를읽고선생님이저랑절교할까봐두렵습니다.하지만만약답장을주신다면그때부터우리는더좋은우정의세계에진입할것입니다.(…)그럼활시위를당겨보세요.과녁은저입니다.닷새안에답장이없으면절교하자는뜻인줄로알겠습니다.
_이슬아,‘멋지고징그러운남궁인선생님께’중에서

이에세간에서는한때힙합신을달구었던‘컨트롤비트’디스전사태가문학계에서도재현되는것이냐는농담마저떠돌았다.수신자인남궁인작가뿐만아니라지켜보는독자들을일제히동공지진,안구진탕상태에빠뜨리며,서간에세이의문법과관습을뒤집어엎은이편지는과연어디로흘러갈까?
절교할것인가,반박할것인가.답장을안쓰면쪼잔해지고,답장을쓰자니궁색한이절체절명의상황에서남궁인작가는과연어떤선택을내릴까.
이양단간의갈림길에서남궁인작가가정확히닷새만에답장을보내면서,이서간문은새로운단계로진입한다.이슬아남궁인작가의이파격적인서간에세이는2020년연말부터2021년5월까지문학동네웹진〈주간문학동네〉에연재되며폭발적인반응을이끌어냈다.성별도,나이도,인생궤적도,작가로데뷔한루트도,너무나달라서도리어서로할말없을것같은이두사람은어쩌다편지를쓰기시작하고,편지상대뿐만아니라독자들의마음까지들었다놓았다돌풍을일으켰을까?
처음에이편지를안구진탕사태로지켜보던일부독자들은‘둘이사귀는거아니냐?’아니면‘대체왜이러는거냐?’라는물음표를띄웠고,결말에이르러서는둘이대판싸웠다는소문이일파만파퍼져나갔다.그것은사실일까?이둘사이에는어떤오해가있었고,그들의오해는끝내해소되었을까?
이것은지금껏보지못했던두남녀에세이스트의문장과웃음의배틀-
서로겹치는데라곤티끌만큼도없을것같았던두우주가만나스파크를일으키고,웃음과눈물의끝까지달려가고,놀리고,사과하고,반성하고,위로했다가,다시호쾌하게뒤통수를치며쉴새없이새로운국면을만들어내는한바탕문장의장관이다.
관람전‘사방으로진동하는안구’를붙잡을각오정도는해두시길당부한다.이편지곳곳에서당신은느닷없는펀치를얻어맞고웃거나울게될테니까.

작가님의편지를응급실에서처음읽었습니다.가슴이쿵쾅거렸고호흡이가빠왔습니다.그편지에는“동공에미동도없으실테지만”이라고적혀있었지만,제눈동자는흡사월미도디스코팡팡처럼돌고있었습니다.의학용어로안구진탕이라고합니다.(…)
문득남을생각하다가자신을돌아보는것이서간문의본질임을직면합니다.작가님은적어도‘나를생각해주는사람’입니다.응급실에서안구진탕에시달리던새벽“나를생각해주어고맙습니다”라고보낸것은그까닭입니다.
_남궁인,‘여러모로징그러운이슬아작가님께’중에서

오해의바다에서이해를구하다
너무도다른두작가의대결과조우

두작가가있다.아무런간판도,울타리도,‘빽’도없이각종아르바이트를하며창작을병행하다가어느날독자들과직거래방식으로글을직접판패기의여성작가이슬아.그리고명문의대를졸업한후응급의학과전문의가되어대한민국을뒤흔든사건사고의중심에서서의학이들려주는진실과인간적인슬픔과분노가버무려진탁월한글들을발표해온작가남궁인.
두사람은요즈음가장각광받는에세이스트들이라는점에서같지만,누가봐도다른점이더많다.그런데이들은사실오해는이슬아와남궁인둘사이뿐만아니라,사실독자들과도있었다는듯전에는드러나지않았던완전히새로운표정과문체를드러내보인다.
어른스럽고세심하며부지런하고속깊은젊은이처럼보이던이슬아작가는이서간에서는주머니에손하나찌르고한쪽입꼬리를살짝들어올린채할말다하는괴짜처럼쓴다.편지속이슬아는짓궂다못해괴상할만큼호기로운자세로‘잘나가는의사양반’에게쩌렁쩌렁불호령을내리면서독자들을웃긴다.

남궁인선생님과의이인삼각은대충상상해봐도너무웃기는군요.우리는잘해내지못할것입니다.키와보폭이차이나는데다가어깨동무를하기에도어색하고허리에팔을두르기에도어색한사이니까요.하지만만약에라도그런순간이온다면제안에서뜨끈뜨끈한승부욕이발동할게분명합니다.(…)주도권을5:5로나누면아름답고공평하겠지만이인삼각은그런게임이아닙니다.서로너무배려하면죽도밥도안되죠.둘중한사람이치고나가야합니다.더용감한사람의맹렬한기세를덜용감한사람이충실하게따르는것이이인삼각의필승비결입니다.우리둘의사회적지위와나이,지정성별,체구,연봉등을고려해봤을때선생님보다는제가치고나가는것이밸런스가맞습니다.저의기세를그저겸허히따르십시오.혹시나진짜로발목을묶게된다면말입니다.
_이슬아,‘간혹스텝이꼬이는남궁인선생님께’중에서

한편,그간책뿐만아니라뉴스와시사프로등에서긴급하고진중한사안으로만나던의사남궁인은이서간문에서는‘남궁상’이라는돌이킬수없는별칭을얻는다.지금까지아동학대,코로나,죽음등세계의더없이잔인하고혹독한것들에맞서왔음에도,그는이슬아라는적수앞에서만은의사가운을곱게벗어한쪽에개어놓은뒤공손하게불호령을듣는다.어쩔줄몰라하며정성껏사과하고,궁상맞고부끄러운자신의지난시절과흑역사를자발적으로고백하기도한다.어느면으로나사회에서는꾸짖음이나불호령당할일한번없을것처럼보이는이번듯한의사작가가끊임없이자기자신의못남과부족함을인정하고돌아보고사과하는장면은낯설면서도반갑다.한사람이지위와나이와그모든관습과고정관념을던져버리고가슴과귀를한껏열어타인의말을경청하고,자신을낮추어상대를존귀하게만들며,‘우리’의이야기를다져나가는것은현실에서는좀처럼보기드문장면이기때문이다.
이전복과의외성이역설적으로둘의완벽한케미를만들어낸다.

그는구린걸구리다고매우능숙하게말하는사람입니다.저라고구린게구린지모르는사람은아
니지만늘입밖으로내기에는망설여졌습니다.그러면서혹여나누군가제구림을꾸짖을까봐항상전전긍긍하며살았습니다.저는얼마나저와제문장이치열하게구린지알고있는사람이니까요.그의글에선나이많은남성이쓴문장의구림이나행실의어색함을신랄하게꾸짖는대목이자주나옵니다.저는그때마다실소하면서도혹시그대상이내가되지않을까두려웠습니다.갑자기호흡이가빠집니다.아무리생각해도그앞에선저는꼼짝없이유죄판결을받아들일수밖에없습니다.
이슬아의꾸짖음을달게받을작정으로서간문을시작합니다.글이란내가얼마나구린지본격적으로생각하면서도,용기를내자모를맞추고문장을만들어자신을변호하는것입니다.
-남궁인,프롤로그중에서

삶과죽음이얽혀서추는탱고같은서간
슬며시드러나는맨얼굴과새로운표정들

에세이라는장르를주전공으로하는것은같지만,이슬아와남궁인의글쓰기도사실거의대척점에서이루어지는것처럼보인다.‘아무리바빠도데이트는챙기며’.스스로‘몸도마음도창창한느낌’이라고백하는이슬아는명백히‘삶의작가’이다.‘벌어야할돈과이뤄야할야망과아직모르는쾌락이산더미처럼남아있는’이삶이좋아서,그는매일매일다시태어나〈일간이슬아〉를발행한다.
반면남궁인은출근하자마자눈앞에들이닥친죽음을막아내야만하는,‘죽음과가까이있는작가’‘죽음을기록하는작가’이다.수많은생명들이부질없이죽어가기직전에야,혹은죽어서찾아오는응급실에서남궁인은‘제발살아있으면안되겠냐’고발을구르며뛰어다닌다.하지만한생명을죽음에서삶쪽으로끌어오는일은쉽지않고,그는자주실패하고절망한다.

계속이겨내는수밖에없습니다.우리는대체로패배하고가끔승리했다고생각하겠지만다시패배로돌아올것입니다.그래서삶은눈물나는일입니다._남궁인,‘힘센이슬아작가님께’중에서

남궁인작가는‘어떤죽음을보고있으면자신도영영행복하기어려울것같은기분’에빠진다고말한다.그리고한때는분명자신도죽으려한적이있다고고백한다.이에‘삶의작가’는매일죽음들가운데서분투하는작가에게슬며시이런응원과위로를건넨다.

선생님은분명죽으려한적이있다고말씀하셨지요.그때진짜로죽지는않아서정말다행이라고,이편지를쓰는내내생각했습니다.

저는남궁인선생님이살아있는게너무좋기때문입니다.

편지를기다리고,읽고선따박따박따지고,그러다사과하고,하나의글안에서여러인격을들키고,놀리고,조롱하고,걱정하고,선물하고,소중한이야기중하나를꺼내놓고,그에따르는슬픔도덧붙이고,금세농담을하고,편지를보내고,또다시답장을기다립니다.선생님이살아있어서요.(…)선생님은저보다9년먼저태어났는데가끔은90년넘게산것처럼지쳐있습니다.너무많은고통과죽음을봐서그런것같습니다.(…)그모든선생님의일부를목격할수있어서영광입니다.저에게선생님은아주복잡한의사겸작가이고가능성의수호자입니다.
_이슬아,‘간혹스텝이꼬이는남궁인선생님께’중에서

그리고죽음을막아내느라지쳐있던작가도잠시삶의온기와빛속에서수줍게미소짓는다.

제가정말사랑하는,돌도지나지않은조카의사진을훔쳐봅니다.사랑하는남동생의어린딸입니다.코로나19때문에자주보러가지못해아직삼촌을보고웁니다.아이는삼촌과닮았다는이야기를많이듣습니다.조카를안고있는사진속둘은닮았지만제얼굴에는어마어마한세월의더께가덮여있습니다.가끔옛날사진을뒤지다발견하는‘당시에도나이가많이들었던’전형적인삼촌의지치고풍파에시달린얼굴입니다.하지만정수리에서풍겨오는아이의냄새를떠올리며,한팔에안을수있는작은몸을기억하며,모든것을다먹여주며오래살고싶다고생각합니다.미중년남궁인의시대는그다지꿈꾸지도바라지도않습니다.지치고평범하고약간지혜로운삼촌이되는것이제목표입니다.관자놀이를문지르며,살아있어야겠습니다.
이야기가계속될수있도록,작은아이가커서삼촌의부끄러운투쟁을엿볼수있도록요.
_남궁인,‘라떼를엎어버리는불호령의왕이슬아작가님께’중에서

한편,3월8일여성의날에쓴편지에서이슬아작가는자신은여자이고남궁인은남자라는부동의사실앞에서두사람이편지로할수있는농담과쓸수있는단어들도현격하게달라진다는것을예리하게지적한다.그리고남궁인은남성으로서의자신이그에대해영원히알수없을것임을겸허하게수긍한다.그러나그렇게자신의직접경험만으로는영원히알수없는것들이너무나많기에,남궁인은고통의한복판에서고통을공부하는연구자가되었다.
남편에게칼을맞아응급실로왔음에도남편이아니라자신의잘못이라고말하는여성에게비단의료적인처치만이아닌실질적도움을주기위해애쓰는의사남궁인은,영원히알수없는일들,몰라도‘괜찮은’무수한사건들가운데서도더알기위해,살리기위해,다가가기위해애쓴다.
이밖에도데뷔작의신선함과충격을넘어자신의이야기를계속퍼올려야만하는에세이스트의난감한운명과그럼에도갱신,‘갱갱갱신’을이어가기위해어떻게써야할것인가에대한두사람의고민과대화,‘작가의연인’에대한이야기,폐소공포증이있는이슬아작가와범불안장애를갖고있는남궁인작가의비슷하고도다른이야기가핑퐁처럼오간다.
이복닥거림속에서두작가는결국새로운우정을결의하며끝나야자연스러울터이지만,이슬아의마지막편지에는뼈가있었고,이편지는연재당시온라인상에서엄청난화제를불러일으켰다.첫편지만큼이나충격적인이슬아작가의마지막편지와끝까지용기를내‘자모를맞추고문장을만들어’두사람의묻힐뻔한기억을복원해낸남궁인작가의감동적인답장은이책의백미다.

멋지고징그러운남궁인선생님께
‘닥침의미덕’을설파하는불호령의왕이슬아작가님께
…그리고누군가의오해이자이해일당신에게

사람들은쉽게말한다.여성과남성은,나이차가꽤나는두사람은,모범생과이단아는,흙수저와금수저는,문과와이과는서로안맞게마련이라고.말이안통하고생각하는방식도다르다고.그래서소통불가능하며진짜친구는될수없다고.그러나여기,너무도달라서사람들이서로편지를쓰는것을의아하게바라보던두작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