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2021)

$10.40
Description
“이 결과가 심사위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블라인드 심사가 발견해낸
문진영이라는 낯설고도 준비된 이름
김승옥문학상은 등단 후 10년이 넘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7편을 뽑아 독자에게 선보인다. 오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문학의 중추로 남은 작가 중에서도 한 해 돌올하게 두드러지는 최고의 단편을 써낸 작가들의 쇼케이스다. 올해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주요 문예지와 웹진, 독립문예지까지 포괄한 총 28개 문예지에서 100명의 작가가 발표한 184편이 심사 대상이 되었다. 이는 작년의 147편보다 약 25% 증가한 것으로 한국문학을 향한 독자들의 증폭되는 관심에 부응하는 열렬한 활기를 수확할 수 있었다. 작가의 정보를 지운 블라인드 심사는 언제나 김승옥문학상의 문학성을 보증하는 담보였지만, 올해 특히 블라인드 심사의 결과가 두드러졌다.

소설이 “단지 삶의 독특한 취향이나 스타일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윤리의 차원”(권희철)에 도달하여 대상으로 선정된 문진영 작가를 포함해 윤대녕, 손홍규, 안보윤, 진연주, 정용준, 황현진 작가가 2021 김승옥문학상에 새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이번 수상작품집은 세대를 아울러 한국문학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그려 보인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심사장의 열렬한 분위기를 그대로 증언한 심사평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다종다양한 삶과 인간 군상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수록되었다. 세대와 정체성으로 나뉘어 균열을 이룬 색색깔의 단면을 보이면서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삶이기에 어떤 목소리도 지우지 않고 긍정하고자 한 결과다. 2020년대를 비추는 프리즘으로서 김승옥문학상은 스펙트럼으로 펼쳐진 한국 사회와 사람들을 독자가 세세히 살펴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저자

문진영

2009년장편소설『담배한개비의시간』으로창비장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눈속의겨울』『최소한의최선』,중편소설『딩』등을냈다.

목차

대상
문진영두개의방
작가노트|마음의단층
리뷰|방(房),그원초적중심으로인도하는몽상의길(김화영)

윤대녕시계입구가게앞검문소
작가노트|누군가의이야기가다시시작되는지점
리뷰|때와장소(권희철)

손홍규지루한소설만읽는삼촌
작가노트|기뻐서눈물난다는당신께
리뷰|지루한소설의전략과반전하는힘(전경린)

안보윤완전한사과
작가노트|어떤진심
리뷰|‘완전한사과’는불가능하지만,‘생존’하는인간으로이어져있으므로우리는(서영인)

진연주나의사랑스럽고지긋지긋한개들
작가노트|씻김굿
리뷰|길을간다는것-예정된상실과그럼에도예상밖의삶에대하여(차미령)

정용준미스터심플
작가노트|심플한슬픔
리뷰|그슬픔에오래오래박수를보낼것이다(김금희)

황현진우리집여기얼음통에
작가노트|벤자민은죽었지만올리브는살렸으므로
리뷰|패턴의출현,위트의승리(황종연)

2021김승옥문학상
-김승옥문학상취지
-심사경위및심사평

출판사 서평



일곱명의심사위원전원이이번에선정된일곱작품을합심하여지지했다고는말할수없다.그러나이말을거꾸로하자면,이러저러한결함과그에따르는비난에도불구하고도저히지지를철회할수없는뭔가를심사위원들각자가서로다른작품들에서발견해낸것이기도하다.우리가생각하기에비난할구석이거의없이대부분의사람에게동의를얻을수있을만한것보다는,어떤종류의시대착오나과도함혹은허술함이끼어들어있다하더라도어떤사람에게는강렬하게접속되어그것을포기할수없게만드는것이더소중하고특별하다.
대상의영예를안은문진영을포함해이번수상자들이최근의여러문학상수상자들의면면과확연히다른것이,(…)이결과가심사위원들에게도신선한충격이었다.심사위원들이그랬듯독자들사이에서도수상작을두고활발한토론이오갈수있기를,그가운데강렬하게접속할수있는저마다의소중하고특별한지점들이발견되기를바란다.
_‘심사경위및심사평’에서



2020년대의지금을살아가는우리를감각하는감수성
아련히스러지는존재들을돌올하게끌어올리는시선

대상수상작인문진영의「두개의방」은“공간의기억과존재의테마를형상화하는과정이깊은울림을지니는”(김화영)소설로,무기력하게놓쳐야했던지나온공간을기억하는두인물의물리적이고정신적인산책의여정이다.우리가과거에머물렀으나기억속에만남겨둔“몽상과보호와안식,그리고진정한만남과통일의공간”은“시간과외적힘에의하여파괴되고사라”졌다.하지만“소용은없지만왠지소중한것들”(본문중)을결코잊지않고기억하는이에게서공간과사람은잊히지않고오래살아숨쉰다.이진리를아는두인물은“하하웃”고“좋아요”말하며다시걸어나간다.과거를돌아보며미래에대한긍정을얻어내는이소설은2020년대의우리가우리의공간을돌아보고,우리가만들어가야할공간과살아가야할방식을“강요하지않으면서도설득”(권희철)하는소설이다.

윤대녕의「시계입구가게앞검문소」는상실이할퀴고지나간뒤생긴상흔을품고살아가야하는‘장례식’과도같은삶을그려낸다.삶의허망함앞에서허망그자체를“욕망하고추적하는”(권희철)것이오히려삶을“생생하게살아있게”하는놀라운도치가소설에있다.손홍규의「지루한소설만읽는삼촌」은유쾌한농담을일삼던삼촌이사랑하는사람을잃은이후지루한소설만읽는사람으로변해가는과정을따라간다.삼촌을기억하는‘나’가삼촌과겹쳐지는동안슬픔을삶으로품어안으면서이야기는곧삶이된다.안보윤의「완전한사과」는살인을저지른범죄자의가족으로서감당해야하는고통과,잃어버린분노와죄책감이버무려지는윤리적인난점을주목한다.그런‘나’가학교폭력을막기위해나서는과정을통해피해자와가해자라는이분법이채가리키지못하는인간의영역을겨냥하는첨예한소설이다.진연주의「나의사랑스럽고지긋지긋한개들」은가까운존재와의이별을준비하는이의반복적인일상을세밀한문장으로진술한다.사랑스럽기도하고지긋지긋하기도한반려견들과산책에나서는모습은거대한상실앞에서같은자리를좌절로맴도는것이아니라극복하려는노력을개발하려는용기이다.정용준의「미스터심플」은상실을경험한두사람이만나하루하루를견뎌내기위한서로의노력을어루만지는소설이다.상실을이해한다는것은타인을이해하는것과다르지않고,타인을이해하는동안비로소자신을대면할수있다는사실을보여준다.황현진의「우리집여기얼음통에」는생계에대한계획조차버거운현대인의불확실성과공포를직시한다.경제적조건에좌지우지되는사랑이라는감정의유한성과,그럼에도함께살아야하는지극히인간적인삶을다룸으로써세태소설의훌륭한사례가되었다.



문진영,「두개의방」이안식과화합의공간에이르기까지우리는얼마나많은것이시간과외적힘에의하여파괴되고사라지는것을목도했는가?(…)우리는이제야“완전히사라”져버리게만드는시간의파괴력앞에승산이없는기억의싸움을밑바닥에깔고있는이소설속에서왜그토록잦은낙관의웃음소리가들려오는지알수있게되었다._김화영(불문학자·문학평론가)

뭐랄까,나한테는이상한강박이있어요.결국나마저잊어버리면,이미사라진것이완전히사라지는게아닐까하고.이상하죠?그가말했다.그치만,모두가잊어버렸다고해서없었던일이되는건아니지않을까요?내가말했다.그러자그의얼굴에서웃음기가사라졌다.아뇨,난아니라고생각해요.아무도기억하지않으면,없었던일이나마찬가지가되어버린다고생각합니다.(문장웹진2020년10월호)

■2009년『담배한개비의시간』으로창비장편소설상을수상하며등단.


윤대녕,「시계입구가게앞검문소」이제와서는불필요해진그사라진것들이야말로우리삶을이뤄온거의전부이고,우리의미래라는것도사라질것들이외에아무것도아니다.그러니까그런것들을욕망하고추적하는일은생생하게살아있는일과별로다르지않다.혹은그것이야말로삶을살아있게만드는일이다._권희철(문학평론가)

시간의고요한흐름에몸을맡긴채주위로흘러오고또흘러가는것들을바라보노라면간혹생이반짝,하고빛난다고느껴질때가있다.저먼밤의항구에서외롭게명멸하는등대의불빛처럼.그러한빛이존재하기에또살아가고있는게아닌가생각해본다.우리가사는세상엔여전히비가오고꽃이피고눈이내리고,한편이쪽과저쪽이있고변함없이밤과낮이있다.그리고그어딘가쯤에당신과내가있다.그래,당신.비바람과눈보라가몰아쳐가는아슴푸레한경계를사이에두고그렇게당신과내가.(『문학사상』2021년4월호)

■1990년『문학사상』신인상에단편소설「어머니의숲」이당선되어등단.오늘의젊은예술가상,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이효석문학상,김유정문학상,김준성문학상,소나기마을문학상황순원작가상수상.


손홍규,「지루한소설만읽는삼촌」어느새시간의결에스며들고,마음이뭉클해져서는그만정이들었다.소설을읽기전에도,읽은후에도오래함께했던것같고,그안에서위로받고위로했다는의미다.무엇보다현재우리의삶을잠식한고립감과정체감이치열한과제이다보니,지루함이라는키워드가관심을끌었다._전경린(소설가)

이문장을읽으면희숙씨가돌아오겠지.이문단을읽으면……이페이지를다읽기전에는돌아오겠지.한글자한글자를한문장한문장을결코잊지않기위해눈알이빠져라읽던삼촌은결국에는활자마다사랑하는사람이서려있다는착각에빠졌으리라.(『한국문학』2020년하반기호)

■2001년『작가세계』신인상에단편소설「바람속에눕다」가당선되어등단.노근리평화문학상,백신애문학상,오영수문학상,채만식문학상,이상문학상수상.


안보윤,「완전한사과」살아있는인간의윤리와연대라는뻔한말을이소설은이토록고심하며토해놓는다.불가능하겠지만,우리는여전히포기하지않고복잡한마음으로‘완전한’생존과자존을생각하고또생각할수밖에없다.「완전한사과」는소설이할수있고해야할일을‘진행형’으로진지하게보여준다.오랜만에그런소설을읽었다._서영인(문학평론가)

그러나가장억울한건이런것이었다.나는왜양껏오빠를증오할수없나.저주의끝에는왜늘습관처럼죄책감이들러붙나.나는거리낌없이오빠를찢어죽이라고말하는사람들이부럽다.나도그들처럼다만새까만사람이되어정의로운악담만을내뱉고싶다.살인자를욕하는데어떤책임감도느끼고싶지않다.
그날밤이후로나는오빠에대해자주생각한다.그러나생각해보면오빠가아닌,오빠가훼손한것들에대한생각이다.어떤진심도가닿을수없는사라진것들에대한생각이다.(『한국문학』2020년하반기호)

■2005년장편소설『악어떼가나왔다』로문학동네작가상을수상하며등단.자음과모음문학상수상.


진연주,「나의사랑스럽고지긋지긋한개들」그러니이소설은돌이킬수없는상실을예정하고있는개들과그들의반려에대한이야기이자,근원적인상실로서의죽음에대한이야기이다.사랑하는존재가점점예정된상실로가는과정은견디기어려운것이다.이를고통스럽게응시하는소설은그럼에도용기를잃지않으며,그예정된과정속에서도예상밖의변화가깃들어있음을발견해나간다._차미령(문학평론가)

화가많아졌다.엄마를잃었을때부터인것같다.상실이란것이너무쉽고어이없게도착해서내내화가났다.그때에도나는불현듯이느닷없이걷잡을수없이벌어진일을어쩌지도못하고받아들였다.받아들이는수밖에없었다.모든게너무쉬워서며칠이고몇날이고화가났다.사랑한다는말은너무늦게왔지.너무늦게와서나는고작다시는오지말라는말따위나했다.(문장웹진2021년4월호)

■200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방(房)」이당선되어등단.


정용준,「미스터심플」우리는슬픔앞에서언제나초행자가된다.그리하여슬픔의행위자가아니라대체할수없이고유한슬픔그자체가되는것.플랫폼사용자가아닌스스로택한슬픔이라는명명으로타인에게기억되는것.「미스터심플」은기꺼이자기상처의주인이되기로한이들을위한소설이다.아무도걷지않은슬픔을묵묵히걷기로한사람에게여러번들려주고보내주어야할격려,그“놀라울정도로아름다운”화답으로우리는이소설을기억할것이다._김금희(소설가)

차라리죽었다면,이라는그의말이송곳처럼뚫고들어왔다.그는모르는가.죽어서영원한비밀로남은사람과함께지내야하는것이무엇인지.해결할수없어덮어두는마음의끝이매순간의문형으로올라가는기분이삶을얼마나마비시키는지도.뱀의머리처럼꼿꼿이서서나를보고있는질문과의문.그것에연연하는것도,연연하지않는것도,모두죄처럼느껴지는걸그는모르는가.나는길게숨을내쉬었다.마음속을할퀴고지나가는뜨겁고도차가운불물이사라지길기다렸다.(『현대문학』2021년1월호)

■2009년『현대문학』신인추천에단편소설「굿나잇,오블로」가당선되어등단.젊은작가상,황순원문학상,소나기마을문학상,문지문학상,한무숙문학상수상.


황현진,「우리집여기얼음통에」「우리집여기얼음통에」의세계는경제적으로빈곤하나의미의측면에서는부유하다.하나의사물혹은사태가그와종류가다른사물혹은사태의은유적기호로작동하고있기때문이다.파편화된,동떨어진,이질적인사물들의유사관계를민첩하게,직관적으로찾아내는능력은보통위트라고불린다.황현진의신랄한위트덕분에가난의공포가읽을만한이야기가되었다._황종연(문학평론가)

어쩌면재호에겐내가공포의대상이될수도있겠다는생각,아주사소한이유로도재호와헤어질수있겠다는예감,이대로살다가는금세가난해질수있다는가능성.그모든걸합한무시무시한미래가유정을놓아주지않았다.지난겨울그토록춥지만않았어도한시절의고비를극복하고자한사람을선택하는일따윈하지않았을텐데,그런식으로사랑이줄줄새도록내버려두진않았을텐데.(『현대문학』2021년3월호)

■2011년장편소설『죽을만큼아프진않아』로문학동네작가상을수상하며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