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이 되고 싶어 : 박상영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 : 박상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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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소설은 박상영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을 바꿀 것이다.”
_정세랑(소설가)

“이 소설은 그런 작품이다. 사랑으로 인해 알게 된 나약하고 음험하며 비겁했던 나를, 그 순간의 절망적인 행복감을 기억하게 하는. 그래서 매료당하고 그래서 심장이 뛴다.”
_변영주(영화감독)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박상영 첫 장편소설
2019년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대범하고 진실하기 때문에 힘이 있”(소설가 김성중)다는 평을 받으며 젊은작가상 대상을, 2021년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낡은 관계와 관념을 무너뜨리는 혁신적 면모를 보여줬다”(신동엽문학상 심사위원회)는 평을 받으며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박상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가 출간되었다. 2020년 상반기에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서 전반부를 연재할 때부터 큰 관심과 인기를 모은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이후 작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200자 원고지 1,300매가 넘는 묵직한 분량으로 완성되었다.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여줄 뿐 아니라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미국의 출판 전문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2021년 가을 주목할 작가’에 선정되며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1차원이 되고 싶어』는 한국의 지방 도시 D시를 배경으로 십대 퀴어 ‘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래 친구 ‘윤도’와의 가슴 저릿한 사랑, 자유분방한 ‘무늬’와 나누는 동경 어린 우정이 ‘나’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고, 부동산 가격과 학군으로 구획된 당대 아파트 단지의 생활상, 숨막히는 대입 경쟁과 비뚤어진 폭력으로 가득한 학교생활, 그 시대를 함께한 주위 사람들의 다채로운 면면이 살아 숨쉰다. 그간 청춘 세대의 사랑과 이별을 활기 있게 그려온 작가는 첫 장편을 통해 ‘십대 시절’이라는 생애의 한 시작점으로 시선을 돌려, 지금 여기에 우리를 있게 한 근원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내면 깊은 곳에 묻혀 있던 그 시절의 어두운 기억까지 남김없이 길어올려 환희와 고통의 순간을 동시에 체험하게 하는 이 색다른 성장소설은 그야말로 박상영 작가의 새로운 ‘첫’이자 오래도록 읽히며 회자될 이야기가 될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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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상영

1988년대구에서태어났다.성균관대에서프랑스어문학과신문방송학을,동국대대학원에서문예창작학을공부했다.스물여섯살때첫직장에들어간이후잡지사,광고대행사,컨설팅펌등다양한업계에서정규직과비정규직을넘나들며7년동안일했으나,단한순간도이곳이내가있을곳이라는확신을가진적은없다.노동은숭고하며직업은생계유지수단이자자아실현의장이라고학습받고자랐지만,자아실현은커녕...

목차

과거로부터온편지1

1장_밸런타인데이|캔모아|우리의최선

과거로부터온편지2

2장_
머큐리랜드|오늘의방문자|스포일드차일드
화이트데이|베스트프렌드|하복의계절

과거로부터온편지3

3장_
해피투게더|다시,캔모아|열여덟의우울
축제의날|개교기념일

과거로부터온편지4

4장_
천사가아니야

과거로부터온편지5

5장_
대학가요제

두고온것들

작가의말407

출판사 서평

“우리가속한차원의세상이멈춰버렸다.”
십대들의사랑이그려내는새로운파문과
깃털처럼쏟아지는환희의순간들

한국과이탈리아의월드컵16강전이벌어지던2002년의여름날,남들과다른정체성을자각하며세상으로부터떨어져나와텅빈독서실에혼자앉아있던‘나’에게거짓말처럼누군가가나타난다.“새하얀얼굴과구레나룻없는깔끔한스포츠형머리에검은색민소매티를입은”(41쪽),모두가대한민국의8강진출을기원하는그순간한가롭게<중경삼림>을보는남자,윤도.그런윤도를힐끗거리던‘나’에게윤도가먼저말을걸어온다.알고보니그는‘나’와같은학교일뿐아니라이미‘나’에대해알고있었다.떠들썩한바깥의소음과단절된채오로지눈앞에서로만이존재하는순간.‘나’와윤도의인상적인첫만남은마치청춘영화의한장면처럼보는이를설레게한다.‘나’는여름내윤도와함께수영장과오락실노래방을오가고,둘만의아지트인컨테이너에서함께시간을보낸다.자신의정체성을숨기기위해“모범생의가면”(25쪽)을쓰고살아가느라우울과불안에시달리는‘나’는점점더윤도에게강하게사로잡히고,윤도는그런‘나’를아무렇지않은듯대하면서도오래도록잊을수없는말들을속삭여준다.

“너는살면서제일두려운게뭐야?”
나는매일밤침대에누울때마다천장의네귀퉁이에서린그림자가온몸을짓누르는듯한고통에사로잡히곤한다고,얼마나많은밤동안이천장의무게를견디며살아야할지생각하면모든것들이견딜수없이막막해진다고말했다.
“그럼,우리1차원의세계에머무르자.”
네말을이해할수없어그게무슨뜻이냐고물었다.
“너와나라는점,그두개의점을견고하게잇는선분만이존재하는,1차원의세계말이야.”
(130쪽)

“운명의붉은실”(121쪽)처럼윤도에게얽혀들수록‘나’는마음의평정이무너져내리고,스스로제어할수없는감정의소용돌이에휘말린다.윤도는‘나’를정말로좋아하는걸까?윤도의마음은무엇일까.‘나’는윤도와오래도록행복할수있을까?

그시절,우리를구원한것들

‘나’는윤도와특별한관계를만들어가는한편으로같은학원에다니는무늬라는여자애와도가까워진다.밸런타인데이에윤도에게몰래초콜릿을선물하다무늬에게목격당해약점을잡힌일이계기가되었지만,귓바퀴에“연습장스프링처럼잔뜩”(21쪽)피어싱을한채담배를피우는무늬는남자가남자에게초콜릿을주는걸이상하게여기지않고,그것을다른사람들에게떠들고다니지도않는다.대신무늬는자기만의좁은방에갇혀있던‘나’를이끌어그동안알지못했던낯선장소와문화를접하게해주고,야자와아이의『나나』와『내남자친구이야기』,박희정의『호텔아프리카』,원수연의『Let다이』,라가와마리모의『뉴욕뉴욕』같은만화들을알게해준다.그리고‘나미에언니’와의관계때문에어려움을겪고있는자신의이야기를‘나’에게들려준다.‘나’는무늬가열어준세계에서색다른해방감을맛보고,무늬의사연에공감하며모종의연대감을쌓아간다.

이전까지내가알고있던서사라고는남자아이들이반에서돌려보는『더파이팅』이나『힙합』『짱』『H2』같은만화가전부였다.모험과경쟁,짠내나는우정과죽음으로점철된세계.그런데무늬가건네준『호텔아프리카』는달랐다.소도시인고향을떠나대도시에서예술을하는남자,영원히채워질수없는상실을안은채남자를사랑하는남자의모습이너무나도자연스럽게녹아있었다.『호텔아프리카』를읽는내내내가가지고있는지도몰랐던,하지만내안에분명히존재하고있던갈증이해소되는듯한느낌을받았다.(…)나는『Let다이』와『뉴욕뉴욕』을읽으며남성들의사랑을배웠고,『별빛속에』와『노말시티』에서SF를,『X』와『성전』『악마의신부』에서오컬트문화를흡수했다.세상에나를위한서사가이토록다양하게존재하고있다는사실을그때처음으로알게되었다.(54~55쪽)

이와같은“무늬의큐레이션”(54쪽)를비롯해‘나’가윤도와함께간오락실노래방에서부르는박효신의<동경>,‘나’가윤도나무늬와함께본영화<해피투게더><하울의움직이는성>,잡지『유행통신』『키노』등등,『1차원이되고싶어』에는1990년대말과2000년대초반을풍미한만화와음악,영화와잡지등다양한대중문화의목록이풍성하게등장한다.그시절의대중문화에흠뻑빠져살아온세대에게는특별한향취를불러일으키고,그이후세대에게는새로운발견으로다가올이목록은소설의배경에생생함을더할뿐아니라,그시절의우리를견디게한것,그럼으로써지금의우리를만들어온것이무엇인지를돌이켜보게하고그시대를새로이조명하게해준다.

“두고온것들을외면하지않기위해서.”
현재의‘나’가과거의‘나’에게내미는화해의손길

『1차원이되고싶어』는‘나’와윤도,무늬와나미에언니사이의복잡한감정과여러사건들이무엇보다먼저가슴설레는로맨스로다가오지만,그것만으로간단히요약할수없는다양한장르를담고있다.소설은현재의‘나’가알수없는누군가로부터과거의사건을상기시키는메시지를받는것으로시작해,그가D시의호수에서백골시신이발견되었다는소식을알리면서과거의비밀을둘러싼궁금증을서사의중심에둔다.백골시신의정체는무엇이고,그는왜죽은것일까.그리고그소식을지금에와서‘나’에게전하는이는대체누구일까.소설은과거시점으로진행되는서사의사이사이에현재시점의‘과거로부터온편지’를교차시켜보여주면서긴장의끈을놓을수없게한다.그때문에과거의이야기에서엄마의단짝인미라아줌마와그가족인태란누나와태리,무늬의친구희영,부반장정동훈등등새로운인물이등장해‘나’와얽혀들때마다독자는그들을의심의눈길로바라보게된다.‘나’와그들이서로에게자신을숨기며상처를주고,그러면서도서로를감싸고안아주는모습은어쩌면성장이라는것자체가지독하고도아름다운스릴러라는사실을보여주는것인지도모른다.그러니『1차원이되고싶어』는그자체로로맨스이자미스터리이고스릴러인,‘박상영이라는장르’라고해야할것이다.
분명한것은,현재의‘나’가과거의기억에서마주한진실은그저달콤한것만도,그저고통스러운것만도아니라는점,그리고그속에서다만그저점일뿐이었던자신이타인과하나의선으로이어지던그순간이지금의‘나’를만들어왔다는사실이다.그순간을다시체험함으로써현재의‘나’는잊어버리고있던과거의‘나’의목소리에귀기울이며과거의‘나’에게화해의손길을내밀수있게된다.마침내과거와더불어고통의물살을헤쳐나가는그모습이소설이끝난뒤에도아름다운감동으로남는다.

사실나는구원의서사를쓰고싶었는지도모른다.서로가서로에게몸을기댄채그저옆에있어주는것만으로위안이되는관계를,그시절내삶에는주어지지않았던구원의존재를가상의세계속에서나마찾아내고싶었다._‘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