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가 하였더니, 다시 길 (이철수 『무문관』 연작판화 | 양장본 Hardcover)

문인가 하였더니, 다시 길 (이철수 『무문관』 연작판화 | 양장본 Hardcover)

$31.44
Description
판화가 이철수의 그림으로 읽는 오묘한 불도佛道
마음을 울리는 그림으로 묵직한 화두를 전달해온 판화가 이철수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선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대표적인 지침서 『무문관』을 주제로 한 연작판화집을 엮었다. 『무문관』은 1228년 중국 남송의 승려 무문 혜개가 선 수행의 규칙으로 삼아야 할 48가지 공안을 고르고 해설과 송頌을 덧붙인 책이다. 옛 선사들의 오묘한 속뜻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이 글귀들은 범인으로서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읽는 이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어 세심한 접근을 요한다.
『문인가 하였더니, 다시 길』은 이철수가 『무문관』을 십 년 이상 곁에 두고 탐독한 끝에 얻은 깨달음을 화폭에 담은 작품들이다. 각각의 작품은 『무문관』의 내용을 그대로 해설한 삽화가 아니라, 작가가 수행자로서 스승들의 말씀을 새겨 지금의 현실에 맞는 화두를 길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스승에게 대거리하듯 말을 걸기도 하는 독자적인 공부의 결과물이다. 판화 뒤에는 그와 짝을 이루는 공안을 함께 수록하여 그림과 글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팔백 년의 세월을 이어온 불가의 가르침과 나란히 놓인 그림들을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작가가 40년간 일궈온 예술적 성취와 성찰의 깊이에 감탄하게 된다.

『무문관』은 수행의 깊이를 스스로 가늠케 해주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제시한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적인 화두 중 하나가 판화 〈수산의 죽비〉에 드러나 있다. 수산 화상이 좌중 앞에 죽비를 내보이며 ‘이 물건을 죽비라고 하면 저촉되고 죽비라고 하지 않으면 위배되니 이를 무엇이라 부르겠는가’ 하고 묻는 장면이다. 언어나 문자가 진리를 곡해하는 일을 경계했던 선승들의 가르침이 그림을 통해 현대인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처럼 『무문관』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독자들을 몰아붙인다.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매달려 있는데 입을 열어 묻는 말에 대답해야 하거나(〈향엄의 나무에 오르다〉, 26~27쪽), 누군가를 대할 때 말하지도 침묵하지도 말아야 하는 등(〈길에서 깨달은 이를 만나다〉, 150~151쪽) 속세에 매인 인식으로는 돌파할 수 없는 상황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무문관』은 이러한 인식의 한계 너머에 깨달음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경계의 역할을 한다. 이철수의 판화는 문이 나 있지 않은 그 경계를 통과해 보이며 현대인의 일상 공간을 깨달음의 장소로 바꿔내고 있다.
저자

이철수

우리시대의대표적인판화가이철수는1954년서울에서태어났다.한때는독서에심취한문학소년이었으며군제대후화가의길을선택하고홀로그림을공부하였다.1981년서울에서첫개인전을연이후전국곳곳에서여러차례개인전을열었고,1989년에는독일과스위스의주요도시에서개인전을가졌다.이후시애틀을비롯한해외주요도시에서전시를열고,2011년데뷔30주년판화전을했다.
탁월한민중판화가로평가받았던이철수는이후사람살이속에깃든선禪과영성에관심을쏟아심오한영적세계와예술혼이하나로어우러진절묘한작품을선보이고있다.당대의화두를손에서놓지않는그는평화와환경의제에각별한관심을가지고농사와판화작업을하고지낸다.데뷔40주년을맞아선불교공안집『무문관』을주제로한연작판화작업을완수했다.

목차

무문관_008
조주의개_010
백장의여우_014
구지의손가락_018
달마는수염이없다_022
향엄의나무에오르다_026
세존이꽃을드시다_030
발우는씻었느냐_034
해중이수레를만들다_038
대통지승-앎과깨달음_042
청세는외롭고가난하다_046
조주가암주를감파하다_050
서암이주인공을부르다_054
덕산의탁발_058
남전이고양이를베다_062
동산의방망이60대_066
종소리와칠조가사_070
국사가세번부르다_074
동산의서근_078
평상심이도_082
큰힘을가진자_086
운문의똥막대기_090
가섭의찰간_094
선악을생각지말라_098
말을떠나다_102
앙산의꿈이야기_106
두중이발을걷다_110
마음도부처도아니다_114
용담의촛불_118
바람도아니고깃발도아니다_122
마음이곧부처다_126
조주가노파를감파하다_130
외도가부처에게묻다_134
마음도아니요부처도아니다_138
지혜는도가아니다_142
천녀,혼이떠나다_146
길에서깨달은이를만나다_150
뜰앞의잣나무_154
소가창살을지나다_158
말에떨어지다_162
정병을걷어차다_166
마음을가져오너라_170
여자를삼매에서깨우다_174
수산의죽비_178
파초의주장자_182
그는대체누구인가?_186
장대끝에서한걸음더……_190
도솔의세관문_194
건봉의한길_198
후서_202
무문관을읽고……_206

작가의말│『무문관』연작을새기고_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