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 - 보름달문고 86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 - 보름달문고 86

$12.00
저자

이선주

이야기의힘을믿으며아동청소년문학을쓰고있다.청소년소설『창밖의아이들』로제5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는동화『할머니와나의이어달리기』,『그냥베티』,그림책『외치고뛰고그리고써라!』와「태동아,밥먹자」시리즈,청소년소설『맹탐정고민상담소』시리즈,『띠링!메일이왔습니다』,『열여섯의타이밍』등이있다.또한『이번연애는제발!』,『마구눌러새로고침』,『열다섯,그럴나이』등의앤솔러지청소년단편집에참여하였다.청소년테마소설『성장의프리즘』에「여름캠프의밤」을수록했다.

목차

만남
너의이름은9
용찬아,미안해30
겨울이올때쯤48

실종
없어졌다71
내가본것같아93
오스트랄로피테쿠스!101
단하나만기억한다면110

작전
우리가구하자129
약속157
아이스크림의맛176

작가의말188

출판사 서평

민수는강아지에게특별한이름을주고싶었다.
한번들으면잊을수없는이름,세상에단하나뿐인이름.

강아지는어느봄날아미골에나타났다.아침에일어나니마당에서자고있는강아지를발견하고민수는소리를질렀다.엄마에게달려가키우고싶다고말했지만엄마는딱잘라안된다고말했다.하루종일우는세쌍둥이동생을보살피느라눈이빨간엄마에게민수는더이상조를수없었다.강아지는아미골을자유롭게돌아다니며지냈다.민수와강아지는가장친한친구가되어아미골의산과밭,계곡과마당을뛰어다녔다.둘은경쟁하듯성큼성큼자랐다.많이먹고많이뛰고잘자면서서로의곁에서가장멋진존재가되어갔다.한반에세명씩있는민수같은이름말고세상에단하나뿐인이름도지어주었다.얼마전에엄마가사다준책의제목『최초의화석인류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힌트를얻었다.

용찬이가동물원의사자우리앞에서밭은숨을쉬었던이유는
사자가무서워서가아니었다.

용찬이는친구가거의없는민수의유일한동무다.평소에심장이좋지않아외부활동에는무조건빠지는용찬이와동물원현장학습에함께가기위해서민수는필승의비법까지알려준다.“별거아니야.이런이런이유로집을나갑니다,라고쪽지를써,우선.그리고엄마가잘찾을수있는곳에숨어있어.”
둘의어설픈공모는운좋게성공하고,민수는용찬이와함께동물도감에서본사자를볼생각에가슴이뛴다.최상의컨디션을유지하기위해같이놀자고왈왈!짖는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냉정하게돌려보내고잠이든민수는,마침내용찬이와함께사자우리앞에선다.“어때?사자를본소감이?”민수가기대에차서물었지만용찬이는고개를젓다이내숨을몰아쉬기시작한다.선생님에게업힌용찬이가병원으로가고,덩그러니홀로남은민수는눈물을꾹참는다.그날저녁,하늘이붉게물들때까지산밭에앉아있던민수의곁에는언제나처럼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함께였다.

잎사귀처럼많은날들이속살거리는
유년의무늬

그러던어느날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마을에서사라진다.잠깐길을잃었을거라고생각해보지만불길한예감은틀리는법이없다.온동네를뒤지고벽보를만들어붙이며강아지를찾아보지만,슬픔과그리움과방향을잃은울분이탁하게뒤섞여체념으로바뀌는데에는그리오랜시간이필요하지않았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어디로갔을까?
이후민수와용찬이,오스트랄로피테쿠스앞에펼쳐지는사건들은흔한짐작들을하나둘씩배반해가며독자에게동화를읽는진짜기쁨을오롯하게건넨다.숨가쁘게진행되는사건들을따라가다어김없이나타나는산마루에서독자는인물들과함께숨돌리게되고,웃다울고울다또웃으며시원한바람을만끽할수있다.
이선주작가는고유의유머러스한문체속에달고쓴인생의맛을요란하지않은모양으로돌려섞는다.따로적어두고싶은문장이유난히많은이번작품,『아미골강아지오스트랄로피테쿠스실종사건』의그림은정인하화가가그려주었다.원고를처음받아읽었을때부터꼭이책의그림을그려야겠다고생각했다는화가의고백은,담백하고맑은그림속에담겨보는이의마음에스민다.화가의붓질에붙들린것은다름아닌그날그시간의빛과온도다.꾸밈없는드로잉과생략이많은경쾌한표현이아미골의숲속을함께달리는듯한느낌을준다.


<본문중에서>

4학년을지나5학년이돼도반에는또다른민수가있을것이다.6학년이되어서도,중학교에가서도,고등학교에가서도말이다.그럼민수는또다시작은민수가되겠지.만약키가갑자기큰다하더라도큰민수가똑같이큰다면,여전히작은민수일것이다.(10쪽)

눈이붉은민수와몸이매운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나란히걷다가민수네집앞에서헤어졌다.복수는함부로하는게아니라는걸배운날이지만,어차피곧잊어버릴것이다.배운걸모두다기억한다면어른들은완벽해야했다.하지만어른들은완벽하지않고어떨땐어린애들보다못했다.(29쪽)

엄마는늘자연에서나는걸많이먹어야한다고하면서도,친구와햄버거를먹거나과자를사먹는건흔쾌히허락해주었다.이유를물었더니그건자연이대신해줄수없기때문이라고했다.엄마가말하는‘그것’은친구와함께보내는시간을뜻한다.(31쪽)

입술을꾹깨물고눈물을참았다.눈시울이자꾸붉어졌지만다행히눈물이떨어지지는않았다.
‘용찬이가잘못되면나도죽어버릴거야.’
이런다짐을하고나서야민수는조금진정될수있었다.죽음으로갚겠다는다짐은언제나통했다.그다짐만으로도이미빚을갚은기분이들었기때문이다.(42쪽)

“어때?”
민수가침을꼴깍삼켰다.용찬이가인정한다는듯이고개를끄덕거리며“솔직히예삐보다낫긴낫다.”하고말했다.민수는만족스러운미소를지으며“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제대로부르는사람은너랑나,둘뿐이야.”했다.세상에단둘뿐이라는말에용찬이입이슬쩍벌어졌다.(51쪽)

“배추할매네놀러갔나봐.배추할매가맨날배추주거든.”
“배추할매?”
“배추농사짓거든.엄마가그러는데오늘내일한대.”
“오늘내일한다고?”
“오늘이나내일죽을거래.”
“뭐?”
용찬이가놀란듯이말했다.
“왜?”
“죽는다니까.죽는건무서운거잖아.”
민수가피식웃었다.
“죽는건무서운게아니야.나무도매년죽잖아.죽었다가다시태어나고.밭도눈도다그래.죽는건자연스러운거야.배추할매가그랬어.”(54쪽)

“엄마가안슬퍼하는게이상했는데,실은나도안슬퍼.”
용찬이가고개를끄덕이다천천히말했다.
“슬픈지도몰라.네가모를뿐이지.”
이번에는민수가고개를끄덕였다.잘모르겠다고생각했다.잘모르면서아는척은하고싶지않았다.잘모르기때문에잘들여다보고싶었다.오래도록생각하고싶었다.(65쪽)

“같이찾자.”
“…….”
용찬이랑가봤자신경쓰이기만할게뻔했다.미안하지만,
용찬이는이럴때도움이되는친구가아니다.
“나도친구잖아.”
“그래.우린친구지만…….”
용찬이가고개를저으며“나랑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말했다.친구가친구를찾는다는데말릴수없었다.(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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