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 (큰 판형 양장)

긴긴밤 (큰 판형 양장)

$18.63
저자

루리

『그들은결국브레멘에가지못했다』로비룡소황금도깨비그림책부문대상,『긴긴밤』으로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받았다.『도시악어』에그림을그렸다.

목차

코끼리고아원|뿔없는코뿔소|버려진알|파라다이스|첫번째기억|망고열매색하늘|코뿔소의바다|파란지평선|심사평

출판사 서평

마음을뒤흔드는압도적인감동의힘
수많은긴긴밤을함께했으니‘우리’라고불리는것은당연했다.
제21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수상작『긴긴밤』
몇년전뉴스에소개된‘지구상에마지막하나남은수컷북부흰코뿔소수단’은우리를깊이반성하고돌아보게했다.그때까지수단은어떤삶을살아낸것일까.그고단한눈으로만끽한순간은무엇이고도려낸순간은무엇일까.우리가알수없는수단의시간을거슬러올라가면무엇을만나게될까.
수단에게서시작된이야기『긴긴밤』은“압도적인감동의힘”“인생의의미에대한깊이있는질문과그것을찾아가는과정의엄숙함”“멸종되어가는코뿔소와극한의상황에서도포기하지않는펭귄의모습을아름답게그려낸작품”이라는평을받으며『5번레인』과함께제21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받았다.
코끼리무리에서자라난코뿔소노든과,버려진알에서태어난어린펭귄.사랑하는이들의몫까지살아내야하는노든과스스로살고싶어서악착같이살아내는어린펭귄.머리부터발끝까지모든것이다른두존재가‘우리’가되어긴긴밤을뚫고파란지평선(바다)으로나아가는여정은오래도록내안의힘으로머물러줄것이다.

“저기지평선이보여?초록색으로일렁거리는.여기가내바다야.”
“나도여기가좋아요.여기에있을래요.”
“너는펭귄이잖아.펭귄은바다를찾아가야돼.”
“그럼나코뿔소로살게요.내부리를봐요.꼭코뿔같이생겼잖아요.”
“너는이미훌륭한코뿔소야.그러니이제훌륭한펭귄이되는일만남았네.이리와.안아줄게.그리고이야기를해줄게.오늘밤내내말이야.너는파란지평선을찾아서,바다를찾아서,친구들을만나고,우리이야기를전해줘.”_본문중에서


아름답고위대한사랑의연대
“노든곁에서내가같이흰바위코뿔소가되어줄게요.”
눈이보이지않으면눈이보이는코끼리에게,다리가불편하면다리가튼튼한코끼리에게기대어걸으면되는코끼리들의세계.코끼리처럼코가자라지않는것은별문제가아니라는편견없는말속에서노든은어엿한코끼리로살았다.그러나스스로앞날을선택해야하는때가왔을때노든은또다른자신인코뿔소가되기위해,코끼리들의응원을받으며바깥세상으로나선다.
“우리가너를만나서다행이었던것처럼,바깥세상에있을누군가도너를만나서다행이라고여기게될거야.”

바깥세상은노든의상상보다더행복했지만,고통또한작열했다.코끼리고아원에서야생으로야생에서동물원으로동물원에서다시길위로,노든곁엔그와같은풍경을바라보고같은빗방울을맞고,서로의입김으로긴긴밤을녹여준이들이있었다.야생에서살아가는게서툰노든을‘엉뚱하지만특별한코뿔소’라고불러준아내,악몽을꾸지않고긴긴밤을견딜방법을알려준앙가부,좀처럼익숙해지지않는무서운밤너머‘내일’을딛고서게해준치쿠까지.그들이있었기에노든은힘을낼수있었고어린펭귄은그의온세계였던알껍질보다견고한사랑속에서자라날수있었다.서로온전히이해하지못할지라도,종국에다다르는곳은다를지라도,언제나함께하고있다는확신은이작품을읽는독자들에게위안을준다.

모든것이기적이었다.윔보와치쿠가버려진알을품어준것부터,전쟁속에서윔보가온몸으로알을지켜내준것,치쿠가노든을만나동물원에서도망나온것,마지막순간까지치쿠가알을품어준것,그리고그마지막순간에노든이있어주었던것…….그모든것이기적이라는단어로밖에는설명할수없었다._본문중에서


“훌륭한코뿔소가되었으니이제훌륭한펭귄이되는일만남았네.”
“별이빛나는더러운웅덩이를타박타박걷고있을아이들에게버팀목이되어줄이야기”
코뿔소노든과어린펭귄이파란지평선을찾아가는여정은나는누구인지,나의존엄은어디에서오는지그답을찾아가는여정이기도하다.먹는것,자는것,걷는것……어떤것도쉬운것이없는냉엄함속에서도어린펭귄의존엄이부서지지않을수있었던것은,한번도본적없는이들부터,모든것을함께했던노든의‘사랑’이둘러싸고있었기에가능한것이었다.그들이함께건넌긴긴밤이있었기에,별들만큼이나반짝이던코뿔소의눈이어린펭귄의첫기억으로새겨져있기에,어린펭귄이걸어가는뒷모습을오래오래지켜봐준노든이있었기에우리는믿게된다.어린펭귄이자신의바다로담대하게뛰어들것을,더많은긴긴밤을견뎌낼것을,긴긴밤하늘에반짝이는별처럼빛나는무언가를찾아낼것을말이다.

사랑과연대,생명의존엄을담은동화『긴긴밤』을견인하는또다른힘은,하나의세계를통과해또하나의세계로들어서는아이들을향한격려다.나를증명할이름따위없어도코가자라지않아도괜찮다는안도를,불완전하고대단하지않아도너는너자체로충분하다는응원을,그만하면안간힘을다했다는위로를,수없는기적이모여‘나’라는기적을이루었다는믿음과,눈앞의바다를마주할용기를쥐여준다.

“다른펭귄들이나를좋아해줄까요?노든처럼나를알아봐줄까요?”
“물론이지.아마처음에는호기심으로너를관찰하겠지.하지만점점너를좋아하게되어서너를눈여겨보게되고,네가가까이있을때는어떤냄새가나는지알게될거고,네가걸을때는어떤소리가나는지에도귀기울이게될거야.그게바로너야.”_본문중에서


미세한잔떨림이커다란파동으로.
2020년『긴긴밤』으로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그들은결국브레멘에가지못했다』로비룡소황금도깨비상을동시에수상한루리작가의마음을휘감는그림
그림과문장이닿아만들어내는극적인힘이강렬하다.굵직굵직하게변화하는앵글과감정이깊이파고든화면은이야기에호소력을불어넣으며,몰입을끌어올린다.에필로그로이어지는그림은코뿔소노든의발을멈춰세웠을풍경,노든이소중한이들과함께걸었을길,누군가의시간이멈춘다해도그가아주없어지는것은아니라는,또다른삶과길은계속된다는의미를담았다.찰나에스치는자연의아름다움,불이휩쓸고간땅위에서도번져나오는생명력이울림짙다.

『긴긴밤』은우리의삶이촘촘하게연결되어있음을보여준다.다리가튼튼한코끼리가다리가불편한코끼리의기댈곳이되어주는것처럼,자연에서살아가는게서툰노든을아내가도와준것처럼,윔보가오른쪽눈이보이지않는치쿠를위해항상치쿠의오른쪽에서있었던것처럼,앙가부가노든의이야기를듣고또들어준것처럼,작지만위대한사랑의연대를보여준다._송수연(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