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17.23
저자

이용한

1995년〈실천문학〉신인상을받으며시인이되었고,2018년『낮에는낮잠밤에는산책』을비롯해세권의시집을출간했다.10년은여행가로,또14년은고양이작가로살았다.2009년첫번째고양이책『안녕,고양이는고마웠어요』를시작으로『명랑하라고양이』와『나쁜고양이는없다』시리즈를차례로출간했다.이시리즈를원작으로한영화〈고양이춤〉의제작과시나리오에도직접참여했다.그밖에...

목차

작가의말4

1부바람처럼오가는나그네손님들

영업개시,첫손님14
아내의아이돌,달타냥23
게걸조로와단발머리소녀(※반전주의)32
첫눈과함께찾아온몽씨모자38
철새고양이,몽롱이46
너의아빠가누구인지나는알고있다54
고양이신고식59
히끄아니고부끄64
아깽이들의겨울나기69
시골에서고양이와함께산다는것76

2부마당과마음을접수해버린또랑이네아이들

여포의시대82
또랑이네아이들과의첫만남88
고양이가날뛰는이멋진세상!94
둑방의아름다운가족상봉97
식당에아깽이데려오기시작한또랑이102
아깽이들,마당을접수하다106
무럭무럭자라는축구꿈나무113
고양이게스트하우스118
가을을즐기는고양이들124
안녕,또랑이네가족은고마웠어요129
하트땅콩134

3부시간은고양이가걷는속도로흘러간다

뜬금없이나타난아비시니안142
속전속결정권교체148
아비라는어미156
묘생첫장마가최장기간장마162
아톰에게생긴일169
자연에서놀잇감을찾는녀석들174
점프왕180
아비는다계획이있었구나188
단풍고양이194
묘생첫겨울이최강한파201
설원의혈투208
아비와보낸세번째겨울214
반전아롬이220
성군에서폭군으로224
방법은중성화수술밖에228
꽃같은날들그리고꿈같은봄날232
고양이와함께이사240
“이제작가님만적응하면될것같네요”245

4부길고양이들아,죽을때까지는죽지말아라

절망의끝에서만난2호점252
목련식당258
낙엽은고양이도뒹굴게한다264
폭설에도지지않아270
고양이다총으로쏴죽이겠다는경찰275
산중외딴집에서고양이와함께281
3호점OPEN285
너구리는왜3호점으로왔을까290
눈먹는고양이296
나무꼭대기까지올라간고양이300
땅콩소년단PTS308
고양이연기학원313
고양이는낭만을즐기면안되는걸까?318
불타버린3호점322
할머니와아롱이328
“업히는고양이맞쥬?”333
네가이세상에와주어서정말고마웠다338

출판사 서평

“세상은이리도춥고눈까지내리는데,
고양이는어쩌자고이리도어여쁜것인가.”

13년간3호점까지낸소문난냥식당맛집!
고양이들이목련지는소리를들으며밥먹는식당
너구리도은근슬쩍내려와함께밥먹는생명들의놀이터
그리고누군가에게는상추만도못한생명이어서쥐약을먹고하릴없이죽어가던
시골고양이들이절망끝에서만난고양이해방구

13년간절찬리영업하며3호점까지출점하여시골고양이들사이에서맛집인기몰이를하고있는식당이있다.이‘고양이식당’의점주는바로이용한시인.시인은어쩌다고양이식당의‘캔따개’이자주방장,점주가되어길고양이들과묘생(猫生)을함께하게된것일까?
『안녕고양이는고마웠어요』『명랑하라고양이』『인간은바쁘니까고양이가알아서할게』등의고양이에세이를썼던이용한시인의신작이출간되었다.이번책에서는13년간가슴속과카메라에담아두었던긴이야기를풀어놓는다.냥집사와냥덕후들이곳곳에서‘내고양이’를자랑하고,“나만고양이없어……”라는탄식이밈(meme)처럼쓰이는시대―‘한사람’에게속한고양이가아닌세상속거리의고양이들은잘살고있을까?이용한시인은애틋함과절박함과경이로움을담아길고양이들이먹고산다는것에대하여,집없는고양이들이차디찬겨울을나는순간에대하여,그리고인간과길고양이가진정함께살아갈수있는길에대하여글과사진으로풀어간다.
한쪽에서시골어르신들이악착같이쥐약을놓으며길고양이를죽이려하고,또한쪽에서는시인이어떻게든한마리의고양이라도먹여살리기위해마을사람눈을피해조심조심비밀영업을하는고양이식당의눈물겨운풍경.시인은오늘도“길고양이들아,이제껏그래왔듯이죽을때까지는죽지말아라”하고간절하게기도하며고양이들의밥을차린다.이책에는자연속에서자연스럽게살아가며복사꽃눈부신봄날나무를타고,도토리와으름열매를굴리며축구를하며,가을엔빨간단풍레드카펫이깔린고양이식당에서‘단풍라떼’를마시고,겨울엔‘눈먹방’을하는길고양이들의희귀한사진200여점이실려있다.이토록사계절의계절감이눈부신풍경속에서뛰놀다문득인간과눈을맞추는고양이사진은오직시골고양이식당주인인이용한시인만이포착할수있는전매특허일것이다.여기에길고양이들과너무가깝지도멀지도않은적당한거리에서그들의짧은생을지켜보는시인의애틋한마음이담긴글이350쪽넘는두툼한책을채운다.
따뜻한실내에서조용히‘식빵’을굽거나꾹꾹이를하거나아련하게창밖을내다보는,익숙하게아름다운고양이들의모습이면에서,자연그리고인간들과처절하고용감하게부대끼며살아가고죽어가는고양이들의한바탕묘생이이책에서펼쳐진다.

“길고양이들아,이제껏그래왔듯이죽을때까지는죽지말아라.”
시골에서고양이와함께산다는것

이용한시인이고양이에게밥을주는‘캣대디’와길고양이들의일상을포착하는고양이작가로생활한지도15년째다.그중대부분의시간을시골에살면서‘고양이에미친놈’소리를들어가며,고양이를상추만도못하게여기는일부어르신들사이에서끝없이눈총을받으며길고양이들을먹여왔다.이책은시골에문을연‘구름이네고양이식당’(1호점)과그가꾸준히사료후원을해오고있는2~3호점고양이단골손님들에대한13년간의이야기다.그는우연한계기로고양이와인연을맺게되었다.

내가고양이세계에처음발을들여놓은건2007년늦가을이다.당시만해도나는고양이를위한사료가있다는것도,길고양이를보살피는캣맘이있다는것도몰랐다.퇴근길에아내가보여줄것이있다면서나를불러내지만않았어도나는다른길을가고있을것이다.그날아내가가리킨손끝에서마법처럼펼쳐진풍경하나.버려진소파에누워다섯마리아깽이에게젖을물리던어미고양이의다정한슬픔.그날의그장면은몇날며칠내머릿속에서고장난필름처럼무한반복되었다.(76쪽)

13년전도심에서시골로내려오면서그가가장먼저한일은마당에고양이식당을차리는것이었다.이름하여‘구름이네고양이식당’.처음에는이가빠진접시에사료한그릇달랑진달래나무아래놓은게전부지만,식당은날로번창해접시는프라이팬으로바뀌었고,이제는테라스공간의상당부분을차지하는넓은공간에고양이손님들이붐비는맛집으로성장했다.하지만그과정에는숱한우여곡절과아픔이있었다.고양이를해충처럼보는이웃들의항의와협박은계속되었고급기야쥐약을놓거나사냥개를푸는바람에고양이식당으로밥먹으러오던길고양이들이수차례고양이별로떠나고말았다.이고통스러운갈등을중재해주길기대했던경찰조차야밤에쳐들어와총으로고양이들을다쏴버리겠다며난동을부리기도했다.

인간과길고양이의공존과공생은정녕불가능한것일까?

고양이들이죽어나갈때마다가슴속에서터질듯한분노가들끓었지만,시인은그런이들과대척점에서서그들을악인으로몰아가며고양이대시골사람들의구도로상황을악화시키지않았다.고양이들이텃밭을헤쳐놓지않도록슬쩍밭앞에그물을쳐놓기도하고,고양이를못살게구는사람들에게는표고나전복같은귀한선물을통째로건네며대화를시도한다.그리고마침내이웃사람들은울타리를치거나적어도고양이들을잡아죽일계획은거두며함께살아가는길로천천히다가온다.
시골에서고양이식당이제대로자리잡을때까지13년이란시간이걸린것이다.
개중에는서둘러고양이별로떠난고양이도있고,오래오래고양이식당에서알차게끼니를챙겨먹으며천수를누린고양이도있다.사람이감히개입할수없는길고양이세계의서열과권력에따라진입했다가밀려나는고양이도있었으며,모진거리의여건속에서도새끼를낳고어미가음식을직접배달해나르며각양각색새끼고양이들을의젓하게길러낸경우도있었다.그리고이제는이용한시인네고양이식당에서반쯤은마당고양이로살아가는아쿠와아톰같은유명고양이들까지생겼다.여전히고양이식당을바라보는이웃의시선은곱지만은않지만,그들은이제어느정도는인정하는분위기다.
몽롱이,몽당이,짜장이,방울이,껄래이,아쿠,아톰……지금도고양이식당에는이처럼이용한시인이기막힌이름을붙여준나그네손님과단골손님고양이들이오고간다.

“우리는그들보다더많이가졌으니
우리가가진것을고양이에게조금만나눠주어도
이세상은훨씬아름답고귀여워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