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관찰들 (양장본 Hardcover)

근대의 관찰들 (양장본 Hardcover)

$22.00
Description
근대 안에는 근대 바깥의 무엇이 있는가,
근대를 넘어서는 무엇이 어떻게 근대 안에서 가능한가?
‘현대의 헤겔’ 루만, 체계이론을 통해 근대사회를 재기술再記述하다

사회학적 양가죽을 쓰고서 철학자로 등장하는 사회학자.
_ 위르겐 하버마스

루만은 우리시대의 헤겔이다.
_페터 슬로터다이크

『근대의 관찰』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회 이론가 중 한 명인 니클라스 루만이 학문적 원숙기에 펴낸 대표 저서이다. 사회 스스로 행하는 자기기술自己記述이 완벽할 것이라 생각했던 시대는 ‘포스트모던’의 출현 이후 끝나버렸고, 이제 사회의 자기기술은 매번 다르고 우연적이다. 루만은 이 책에서 사회에 대한 구속력 있는 어떠한 재현도 없다는 것을 기꺼이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에 대한 성찰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근대 안에는 근대 바깥의 무엇이 있는가? 근대를 넘어서는 무엇이 어떻게 근대 안에서 가능한가? 이 책은 어떠한 외부 관찰자도, 어떠한 메타서사도 없이 전개되는, 세련되고 독창적인 결과물이다.
저자

니클라스루만

NiklasLuhmann
체계이론을정립한독일의사회학자.1927년독일북부뤼네부르크에서태어났다.1943년징집돼독일군에복무했고전후한때포로수용소에서생활했다.
1946년프라이부르크대학에들어가법학을공부한뒤,뤼네부르크와첼레의행정법원에서법률시보로일했고,뤼네부르크고등행정법원행정공무원과니더작센주문화교육부의고등사무관으로재직했다.1951년부터철학,문학,사회학,문화인류학과민속학문헌에관한메모카드를작성하기시작했다.
1955년부터1962년까지니더작센주문화교육부주의회담당자로재직했고,이시기첫논문「행정학에서의기능개념」(1958)을발표했다.1960년에는1년간연구휴가를떠나하버드대학사회학과에서탤컷파슨스와깊은이론적교류를한다.이때조직이론연구를계속하면서체계이론에대한관심을심화하고사회학연구를자신의진로로결정한다.
1964년,첫저서『공식조직의기능들과후속결과들』을출간했고,이는이후교수자격논문으로인정받았다.1965년부터헬무트셸스키가이끌던도르트문트사회연구소부소장으로재직했고,1966년박사논문으로인정받은『공공행정에서의법과자동화』를출간하고,이해에박사학위와교수자격을취득했다.1968년셸스키의제안을받아들여새로설립된빌레펠트대학의사회학과교수로부임했다.이때연구계획‘대상:사회이론,기간:30년,비용:없음’을제출한다.빌레펠트대학에서1993년까지재직했으며,1998년11월6일빌레펠트근교외를링하우젠에서타계했다.
루만은많은저서를남겼는데,주요저서로는1970년부터1995년까지주제별로자신의논문90편을편집해수록한『사회학적계몽』(전6권),『사회구조와의미론』(전4권),체계이론을집대성해사회이론의패러다임을바꾼『사회적체계들』(1984),근대사회의복잡성을사유한『근대의관찰들』(1992),타계하기1년전에출간한최후의역작『사회의사회』(1997)를비롯해,하버마스와의논쟁을편집한『사회이론인가사회공학인가?』(1971),『제도로서의기본권』(1965),『목적개념과체계합리성』(1968),『법사회학』(1972),『종교의기능』(1977),『복지국가의정치이론』(1981),『열정으로서의사랑』(1982),『아르키데메스와우리』(1987),『사회의경제』(1988),『사회의학문』(1990),『사회의법』(1993),『사회의예술』(1995)등이있다.그밖에그의사후여러저작들이계속출간중이다.

목차

서문5

1근대사회의근대적인것9
2유럽적합리성35
3근대사회의고유가치로서의우연성63
4미래의기술87
5무지의생태학101

주153
해설근대사회의자기관찰:191
근대안에서근대밖을관찰하고재기술하기

출판사 서평

니클라스루만의이론과『근대의관찰들』의위치

독일사회학자니클라스루만의1992년작『근대의관찰들』이문학동네인문라이브러리스물한번째권으로출간되었다.루만이국내에소개되며이름을알린지꽤오랜시간이흘렀지만,그가전개하는체계이론의난해함으로인해아직도낯설게느끼는이들이적지않다.하지만루만의정교한이론이가지는폭넓은영향력과전방위적응용의가치에대해서부정할수있는사람은단한명도없을것이다.
루만은“사회에는주소가없다”고말한다.즉어떠한사회도자기자신의고유한작동들로자기자신에도달할수없다는것이다.어떤사회학자의이론적인구성물로도,특히루만의이론처럼우리시대가도달한가장정교하고복잡한이론적구성물이라고할지라도그것으로사회에도달할수없다.이는이론의유용함,또는반대로무용함을말하는것이아니라근대사회가‘해소불가능한불확정성’의상태를극복할수없기때문이다.이처럼루만은사회에대한구속력있는어떠한재현도없다는것을인정하면서도,그것이사회에대한성찰의끝이아니라,새로운시작을의미한다고말한다.
점점더복잡해지는사회속에서우리가살아가는방식과관계의양상역시복잡해지고,이에따라사회학자들은이복잡성의의미를간파하기위해점점더복잡한이론을전개하기시작했다.복잡한이론을통해서만복잡한사회를깊고예리하게관찰하고기술할수있기때문이다.루만은체계이론의정립을통해어려운문제들의높은허들을뛰어넘고자했다.그리고이를통해사회학자로서,또한철학자로서독보적인위치에우뚝섰다.
한대담에서그는40세에서55세까지가한인간의작업적인생산성이최고조에달한다고말했지만,오히려그자신이55세가되는1982년부터체계이론은더욱비상한다.루만은1984년에출간된『사회적체계들』이전까지자신의작업은없는것이라보아도좋고이책이후가일련의작업들의출발점이라고말한바있다.
『근대의관찰들』이출간된1992년은그의이론이루만자신의기준에따라본궤도에오른이후,더높은비상이안정화된시점이다.당시루만은이론적인추상성의강도를자유롭게다룰수있었고,그렇게구체적인현상을깊게관찰할수있는수준에이르렀다.따라서『근대의관찰들』은더높게도,더낮게도,더빠르게도,더천천히비행하면서도더추상적이면서동시에더구체적으로관찰할수있는관찰자가자기자신을관찰하는근대를관찰하는이차관찰의한시도라고할수있다.

근대사회의복잡성과우연성을분석하다

근대사회는정점도중심도없는,기능적으로분화된사회라는진화적인성취에도달했다.정치나경제가한사회전체를대표할수없으며,정치의기능이교육이나학문,종교의기능에대해우위를갖지않는다.오히려근대사회는기능적으로분화된사회체계들만큼복수의중심을갖는사회이고,복수의정점들을갖는사회다.그렇기때문에근대사회에는중심과주변의경계간의다양한낙차가다양한높낮이의리듬과강도로현실을구성한다.이는체계와환경간의차이를통해사회의작동으로현재화된다는점에서,체계이론은작동적인차이를이론화하는차이이론이다.그리고이런작동상의차이를통해서체계이론은근대사회의복잡성과우연성을‘깊고예리하게’분석하려는사회학이론이다.
『근대의관찰들』은복잡한근대에대한전통적인인식과는‘다른종류의인식’을획득하기위한작업이라고할수있다.이책에서자기지시적체계이론의일반적인층위뿐만아니라근대사회의기능적질서의구조적인풍부함과그다양한의미론을다층적으로확인할수있는것은이런이유때문이다.여기서이론화되는다양한사회학적쟁점들은존재론적인차이가아니라,작동상의차이를통해서근대사회의커뮤니케이션의자기생산구조를이론적으로관찰하고이론적으로기술하는사회학의한진경으로펼쳐진다.
루만은이책에서근대사회,합리성,우연성,시간,인식그리고무지라는주제아래신학,철학,언어학,역사학,정치학,법학,경제학,생태학,교육학,행정학,조직학,경영학,심리학,인류학,인지과학,생물학,사이버네틱스등의학문적인성과들을사회학으로재이론화하고있다.즉,사회학을통해근대사회의‘자기주제화’가구조적인복잡성과의연관속에서이론화되고정식화된다.그래서『근대의관찰들』은체계이론을통해서근대사회를‘재기술’하는사회학적인시도로볼수있다.책제목이근대의‘관찰’이라는단수가아니라,근대의‘관찰들’로복수인이유다.

체계이론을통해근대사회를재기술하다

사회와세계는다르다.이런점에서사회적체계는의미를생산하고양적인복잡성을질적인복잡성으로전환하며,구조화된우연성을증폭시키는메커니즘이다.사회적체계를통해서상황을다양하게정의할수있고,현실을다양하게관찰하며,더많은이름으로기술할수있는사회의능력이증가할때,체계이론은이를‘문명화과정’이라고본다.이는우연하고복잡한행위연관의자유가증가하는것이기도해서,우연성을해방하고복잡성을구축하는과정이기도하다.
사회는작동하고,그러기위해서자기스스로를관찰한다.루만에따르면,비판역시자기관찰이고그렇게자기기술을통해동일성을구성한다.사회를비판한다고해서사회바깥에또다른사회를구축할수는없다.비판을,부정을자기것으로하지않으면안되기때문이다.문제는비판적인자기기술,자기부정을포함하는‘재기술’에있는것이다.근대사회는너무도복잡하기때문에,사회가사회를관찰하는자기관찰이복잡성과잉에무화되지않으려면,사회는자기를단순화하는의미론적인장치,즉동일성이필요하고이를스스로구성한다.이를통해서근대사회는자의적인방향으로전개하는대신,“지적으로고유한역동성”을구성한다.
루만의어떤저작에서도인명색인을찾을수없는것은,근대사회의여러현상들과관계들,사회적행위와체험의지속적인구조를사회학적으로성찰하는작업이다른이론가나철학자,사회학자가무슨말을어떻게했는지,얼마나오해하고오인하는지,얼마나자유주의적인지,진보적인이론과보수적인이론을구별하는스펙트럼상에서어디에위치하는지를식별하고판정하는것과무관하기때문이다.
이런점에서인식의획득은가치에대한신앙고백에있지않고,현실을구성하는사건들간의인과성들을비교하고기능적으로산출하는사회적체계의작동에있다.정작사회에서문제가되는것은사회가자신을관찰하면서,자신을어떻게,또무엇으로주제화하는가하는점이다.『근대의관찰들』은체계이론을통해사회가자기자신에대한새로운주제를산출하면서,행위와체험의새로운사건화가능성을의미로현재화하고현실화할수있는가의문제에관심을갖는다.

“사람들은가르치기위해서가아니라관찰되기위해서출판한다”

이책이출간되기직전에빌레펠트대학에서진행한강의를엮은『체계이론입문』에서루만은앞서언급한근대사회의“지적으로고유한역동성”이야말로“오늘날이른바포스트모던상황에서펼쳐지는것가운데가장환상적이고,매력적인것”에속한다고이야기하며,“이러한토대위에서일반체계이론에관한구상을더발전시켜보고자한다”고말한다.이발언은『근대의관찰들』에대한가장매력적인증언으로도읽을수있을것이다.역동적인안정성을갖는근대사회의동학은과대평가되어서도안되지만,과소평가되어서도안된다.탈근대에관한담론은과연근대사회의작동과그동학을초과하는가라는질문,탈근대이론은운동과변동을과장하지않고안정적으로설명하는가,그리고자기대체적인질서의안정성을충분히역동적으로설명하는가라는질문을사회학은,루만의체계이론은그리고『근대의관찰들』은제기하고있다.탈근대는근대사회의자기기술일따름이다.근대안에는근대바깥의무엇이있는가,그리고만약있다면그배후에는무엇이있는가,근대를넘어서는무엇이어떻게근대안에서가능한가라는질문이이저작을감싸고있다.
“사람들은가르치기위해서가아니라관찰되기위해서출판한다”는루만의문장은근대사회에서계몽과비판이어떤식으로가능한지에대한또다른표현이다.우리는이를루만의용법에따라,‘사회학적계몽’의다른표현이라고볼수있다.“달리해보아라.하지만최소한마찬가지로잘해야한다”는루만의요구는루만의작업에대한관찰자들에게도해당하는말이지만,무엇보다도자기면제를금지하는관찰자의조건에따르는스스로에게하는말이기도하다.
이책의각장은순서대로읽을필요도없지만,각장의의미가지시하는방향역시언제나끝없이두갈래로갈라지는길처럼,의미의정점에서분기하기때문에얼마든지다르게읽을수있다.기능적으로분화된근대사회의동일성을구성하는중심이여러개인것처럼,이저작으로부터각각기능적으로등가인가치를갖는,다가치多價値적인의미를현행화할수있다.
이책에서인용하고있는보르헤스의말을빌리자면,‘끝없이갈라지는두갈래길’이우리앞에놓여있다.그리고그길은자기관찰하는길이고,‘자기포함적인’길이다.루만은이길을“즐거운목적지로나있는고속도로라기보다는미로같다”고말한다.체계이론에부합하지않지만,전통적인방식에따라신체라는은유로사회를개념화한다면,사회는두뇌와같을것이다.두뇌처럼중심이부재하며,두뇌의주름처럼주름이길어질수록주름이더깊어지는것처럼사회이론은비상할수록더높이오르면서동시에더깊어진다.그렇게자기자신에게로되돌아온다.루만의비상은언제나더높은곳으로의비상이지만,동시에더깊은비상이다.『근대의관찰들』은커뮤니케이션하고결정하고행위하는‘사회학의올빼미’의비상을목격할수있는좋은관찰의기회가될것이다.

*

루만은처음시작부터높은곳에서비상했다.그러나실현해야할목적이없는그비행은주소지가없는근대사회를관찰하고기술하기위한비행이다.사회학의올빼미는해가진후에비상하기시작하는미네르바의올빼미를넘어서더높이날수있고,더풍부하게세계를관찰할수있다.사회학의올빼미는관조하는올빼미가아니라,커뮤니케이션하고결정하고행위하는올빼미다.그올빼미는의미를생산하고세계를구성하는관찰자다._‘옮긴이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