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 초승달문고 48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 초승달문고 48

$11.00
Description
“홍시야, 밖에 첫눈 오는데 안 나올 거야?”
골목길에도 담장 위에도 작은 마당에도 고루고루 내리는
흰 눈처럼 포근한 두 편의 이야기
어린이들의 마음 가운데 홍시처럼 무르고, 고구마 말랭이처럼 자그맣고, 하얀 털옷처럼 예민하고, 둥글게 뭉쳐 놓은 양말처럼 쿰쿰한 마음 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깊숙한 구석에 숨겨져 발견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은 누구나 가진 그 마음들을 정확하게 찾아내고 부드럽게 보듬어 주는 작가, 김리리의 새 동화다. 홍시와 할머니에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단편과, 송이가 좋아하는 양말들만 감쪽같이 자꾸 사라지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 「내 친구 털뭉치」, 두 편이 담겼다. 김소라 화가의 맑고 따스한 그림이 차가운 겨울날의 골목과,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풀밭에서의 하루들을 특별하게 그려낸다.
저자

김리리

중앙대학교에서아동복지학을공부하고,공주교대대학원에서아동문학을전공했다.동화「만복이네떡집」시리즈,『그애가나를보고웃다』,『내이름은개』,『우리는닭살커플』,『쥐똥선물』,『나의달타냥』,『화장실에사는두꺼비』,『뻥이오,뻥』,『감정종합선물세트』,『마법의빨간부적』,「이슬비이야기」시리즈와「고재미이야기」시리즈,청소년소설『어떤고백』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두근두근,오늘은반가운손님이온다는데요!
_「첫눈오는날찾아온손님」

이불을머리끝까지뒤집어쓰고뱅글뱅글돌아봐도심심하기만한어느아침,할머니가홍시를부른다.“밖에첫눈오는데안나올거야?”첫눈이온다는데아무리뾰로통한홍시라도이불고치속에서나올수밖에없다.현관을열어보니작은마당에눈이하얗게쌓였다.게다가할머니는오늘반가운손님이올것같단다.
“여기가김복자할머니댁맞지?”옥상에서골목끝을바라보던홍시앞에나타난손님은하얀털옷에하얀털모자를썼다.“어젯밤에꿈에보이더니,이렇게찾아와줬구나.고맙다.”눈송이처럼하얀얼굴에동그랗고큰눈이반짝거리는아가씨를할머니는반가이맞이한다.
홍시는의젓하게손님과마주앉아차를마시며가벼운대화를나눈다.궁금한것이생겼을때는조심하는태도로묻고,홍시가좋아하는것들에대해서도이야기해준다.그리고식사를마치고집을나서려는아가씨를따라나선다.개구쟁이동생들이있다는말에꼭같이놀고싶었기때문이다.아가씨의손을꼭잡고걸어서도착한곳은깊고깊은산속작은오두막!이번에는아가씨의귀한손님이된홍시에게어떤시간이펼쳐질까?

송이가좋아하는줄무늬양말이또사라졌어요.그것도한짝만!
_「내친구털뭉치」

삭사사삭…….송이가침대에누워잠들려는순간어디선가이상한소리가들린다.분명히옷장속에서들려오는것같다.송이가전등스위치를켜고옷장문을열어젖히는순간후다닥양말바구니뒤로뭔가가숨는다.“너였구나?네가그동안내양말을훔쳐간양말도둑이지?”보푸라기를모아서둥글게뭉쳐놓은듯한털뭉치는그제야어쩔수없다는듯작은눈을뜨고는말한다.“아,들켰네.”
그동안배가많이고팠다는털뭉치는앞으로자신을보살펴달라고요구한다.양말을훔쳐가던것도모자라보살펴달라니,송이는얄밉고황당했지만바구니위에아기때쓰던손수건을깔아털뭉치의침대를만들어준다.겁이많은털뭉치를위해옷장문을조금열어두고침대에누운송이는아주오랜만에편하고깊은잠을잤다.
털뭉치는정말양말을훔쳐가는괴물일뿐이었을까?털뭉치는왜송이네집에찾아왔을까?너무바빠서가족들과의약속을잊곤하는아빠와,너무지쳐서자기자신을돌보기에도버거운엄마가부딪칠때마다어두운방에서혼자잠들던송이는오늘털뭉치와산책을나가야겠다고생각한다.

아이들의마음을그대로바라보고안아주는작가김리리의온기

자고일어나니갑자기아이가되어버린엄마를키워야하는덕봉이(『사임씨와덕봉이』),말귀를못알아들어놀림만받다가생쥐의도움으로이야기꾼이된순덕이(『뻥이오,뻥』),변비로고생하다화장실에서버릇없는두꺼비를만나고만아이준영이(『화장실에사는두꺼비』)를비롯해‘떡집시리즈’속개성강한인물들인만복이,장군이,양순이까지,김리리의작품속주인공들은독자의마음에유독생생한인상으로남는다.우리문화의전통적인소재에서비롯된기발한상상을아이들의다양한현실과자연스럽게연결하는재미는김리리작가고유의색깔이다.그의동화들이수많은어린이독자들의호응을받을수있었던또하나의이유는천진하면서도외롭고,발랄하면서도속깊은이아이들이아마도모두작가자신의어린시절에서부터왔기때문일것이다.작가는그동안까무잡잡하고빼빼말랐던,공부를못해서속상했던,친해지고싶은친구에게다가가는법을몰라상처를주었던자신의어린시절에대해종종이야기해왔다.언제나아이들의고민을궁금해하고,진실한위안을주고싶다고밝혀온작가의마음이『첫눈오는날찾아온손님』을통해불러낸이름은홍시와송이다.읽는이들에게산딸기눈송이빙수만큼시원한행복의맛과,분홍색수면양말처럼보드라운온기를전하는이야기다.



<본문중에서>


“이아이는홍시야.귀한손님이니잘대해주어야해.”
“귀한손님?”
한아이가물었어요.
“그럼,우리집에첫번째로찾아온귀한손님이지.”
아가씨가빙긋이웃었어요.홍시는기분이좋았어요.정말귀한손님이된것같았어요.(31쪽)


아가씨와아이들은부엌을오가며분주하게움직였어요.어느새고소하고달큼한냄새가작은오두막에가득찼어요.
“오늘의메뉴는쫄깃한새알듬뿍단팥죽과깊은산속옹달샘첫눈으로만든산딸기눈송이빙수야.”(41쪽)


“홍시야,잘가!”
아가씨는인사하며오른쪽손을흔들었어요.그때휘리릭바람이불어,손수건이날렸어요.손수건이감겨있던손은손가락이없이뭉툭했어요.홍시는조금놀랐지만아무렇지도않은척했어요.홍시는얼른손수건을주워서아가씨한테건넸어요.
“제비꽃손수건잃어버리면안되잖아요.”
“그래.고마워!”(46쪽)


“그렇다고내가좋아하는양말을훔쳐먹으면어떻게해?그것도얄밉게한짝씩만말이야.넌정말염치가없구나?”
“염치가무슨뜻이야?”
털뭉치가물었어.송이는뭐라고대답해야하나고민되었어.사실송이도염치가무슨뜻인지정확히는몰라.얼마전엄마아빠가크게싸우고난뒤,엄마는송이를보며“너희아빠는정말염치가없는사람이야.”하고말했거든.(58,59쪽)


“난배가아주고팠어.하지만내가두짝을다먹어버리면너는그양말이있었다는걸다잊게될거야.그래서일부러한짝은남겨둔거야.그양말이있었다는걸네가기억할수있도록말이야.”
송이는뭐라할말이없었어.좀얄밉기는했지만정말염치가없는괴물같지는않았거든.
“너는날잊었어.내가누군지도모르잖아.잊히는건정말슬픈거야.”(61쪽)


송이는자전거페달을힘껏밟으며쌩쌩달렸어.시원한바람이얼굴에닿는느낌이좋았어.털뭉치도주머니밖으로고개를빠끔내밀고는시원한바람을맞았어.
“우아,신난다.더빨리달려.”(77-78쪽)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