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양장본 Hardcover)

우리 모두 (양장본 Hardcover)

$27.00
Description
『대성당』 이후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카버가 남은 생을 바친 시의 세계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카버는 독보적이고 탁월한 단편소설로 ‘미니멀리즘의 대가’라고 불리지만 시로 문학에 입문하였으며, 『대성당』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생의 남은 시간은 시인으로 살고자 했다. 1983년부터 오직 시쓰기에만 매진한 그는 198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불』 『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 『울트라마린』 등 세 권의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죽는 순간까지 정리한 원고인 네번째 시집 『폭포로 가는 새로운 길』이 사망 이듬해 출간되었다. 그리고 이후 출간된 미발표 시 모음집 『영웅담은 제발 그만』까지 다섯 권 분량의 시집을 한데 묶은 책이 『우리 모두』이다. 640쪽 분량의 방대한 시집인 『우리 모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카버의 시집이며, 그가 한평생 다다르고자 했던 시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낸 레이먼드 카버 시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레이먼드카버

저자:레이먼드카버RaymondCarver
20세기후반미국문학을대표하는소설가이자시인.1980년대미국단편소설의르네상스를주도하였으며,‘헤밍웨이이후가장영향력있는소설가’‘리얼리즘과미니멀리즘의대가’‘체호프의정신을계승한작가’로불린다.1938년5월25일오리건주클래츠케이니에서태어나1988년8월2일워싱턴주포트앤젤레스에서폐암으로사망했으며,소설집『제발조용히좀해요』『사랑을말할때우리가이야기하는것』『대성당』등을펴냈다.1979년에구겐하임기금의수혜자로선정되었으며,1983년밀드레드앤해럴드스트로스리빙어워드를수상했다.1988년에는전미예술문학아카데미회원으로선출되었고,하트퍼드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시인으로문학의길에들어선그는1983년『대성당』으로소설가로서큰성공을거둔이후남은평생을시쓰기에전념했고,사후그시기에쓴다섯권의시집을한데모은『우리모두』가출간되었다.

역자:고영범
극작가,소설가,번역가.대학에서는신학을,대학원에서는영상제작을전공했다.제6회벽산문화상을수상한「에어콘없는방」을비롯한여러편의희곡과장편소설『서교동에서죽다』,클래식클라우드시리즈의『레이먼드카버』를썼고,『레이먼드카버:어느작가의생』『Story:시나리오어떻게쓸것인가』등을번역했다.

목차

불(1983)

1부
운전중술마시기/운/괴로운장사/네개가죽는다/내아버지의스물두살적사진/하미르라무즈(1818~1906)/파산/제빵사/아이오와의여름/술/무인정신武人精神을갖춘셈라를위해/일자리찾기1/건배/로그강에서제트보트타기,1977년7월4일,오리건주골드비치

2부
너넨사랑이뭔지몰라

3부
아침,제국에대해생각하며/푸른돌/텔아비브와미시시피강에서의생활/마케도니아로전달된소식/야파의모스크/여기서멀지않은데서/갑작스러운비/발자크/시골사정/이방/로도스/기원전480년,봄

4부
클래머스근처/가을/겨울불면증/프로서/밤에연어가움직인다/카위치시내에접이식낚싯대를드리우고/여성병리학자프랫박사를위한시/웨스하딘:사진을보고/결혼/다른삶/암환자로서의우편배달부/헤밍웨이와W.C.윌리엄스를위한시/고문/찌/치코에서시작되는99E고속도로/쿠거/물살/사냥꾼/11월의어느토요일아침늦잠을자려애쓰며/루이즈/최고의공중곡예사,칼월렌다를위한시/데슈츠강/영원히

물이다른물과합쳐지는곳(1985)

1부
1954년,울워스상점/라디오전파/움직임/호미니와비/길/두려움/낭만주의/재떨이/여전히일번만을생각하며/물이다른물과합쳐지는곳

2부
행복/옛날/우리의새크라멘토첫집/내년/내딸에게/끔찍한일/에너지/등뒤로문을잠그고,다시들어가려애쓰며/의학/웨나스능선/독서/비/돈/사시나무

3부
최소한/보조금/내보트/내가쓰지않은시/작업/2020년에/천국의문앞의저글러/딸과사과파이/상업/익사한사내의낚싯대/산책/아버지의지갑

4부
그에게물어보라/옆집/캅카스:단편서사시/대장간,그리고큰낫/파이프/들으면서/스위스에서

5부
돌풍/나의까마귀/파티/비오던날들이지나고/인터뷰/피/내일/슬픔/할리의백조들

6부
엘크캠프/여름별장의창문/기억1/멀리/음악/게다가/그녀가사는내내/모자/안개와말이있던늦은밤/베네치아/전투전야/절멸/잡은것/나의죽음/일단은/두루미떼

7부
이발/콘월에서의행복/아프가니스탄/워싱턴주세킴근처의등대안에서/독수리/어제,눈/식당에서무언가를읽고있는/노래하는새들에반대하는건아닌시/1984년4월8일,늦은오후/내일/다리/테스에게

울트라마린(1986)

1부
오늘아침/그림을그리기위해필요한것들/어느오후/순환/거미줄/발사나무/발사체/편지/부검실/그들이살았던곳/기억2/차/멍청이/유니언스트리트:1975년여름,샌프란시스코/보나르의누드화/진의TV/메소포타미아/정글/희망/이집의뒷집/허용량/섬세한여자

2부
미뉴에트/떠남/주문/동방에서,빛이/터무니없는주문/그녀가처한불운의저자著者/화약운반수/집게벌레/나이퀼/가능한일/일하지않는/멕시코시티의어린차력사들/식료품들이간곳/내가할수있는것/작은방/달콤한빛/정원/아들/카프카의시계

3부
빛의속도로흐르는과거/함께깨어있기/델마요호텔로비에서/브라질,바이아/현상/바람/대이동/잠/강/하루중제일좋은시간/가늠/일행/어제/책상/식기/그펜/상賞/어떤이야기/초원/빈둥거리기/힘줄/기다림

4부
논쟁/그것의경로/9월/흰벌판/총질/창/뒤꿈치/공중전화부스/캐딜락과시/단순한/상처/어머니/그아이/들판/『프로방스의두도시』를읽고/저녁/나머지/슬리퍼/아시아/선물

폭포로가는새로운길(1989)

1부
젖은사진/테르모필라이/두개의세계/연기와기만/대프니근처의그리스정교교회안에서/기록으로남도록/변신/위협/공모자/사랑이라는이단어/도망가지말아요/여자가물가에있다

2부
이름/일자리찾기2/외국책세일즈맨/발가락들/달,기차/두대의마차/기적/내아내
와인/화재이후

3부
부엌/멀리서들려오는노래/멜빵/낚시질을위해알아야할것/물고기를미끼로유인하기위한연고/철갑상어/밤의습기/또하나의미스터리

4부
1880년,크라쿠프로의귀환/일요일밤/화가와물고기/정오에/아르토/조심/하나더/새를파는시장에서/메모로가득찬그의목욕가운주머니/러시아로의진격/시에관한약간의산문/시/편지/젊은여자애들

5부
문제를일으킨장어/수영/다락/마고/내아들의오래전사진을보며/새벽다섯시/여름안개/벌새/밖/하류로/그물/거의

6부
예감/조용한밤/참새의밤/레모네이드/놀라운다이아몬드/눈떠/의사가말한것/울부짖읍시다,선생님/청혼/소중히여기기/횡재/필요없는/가지를통해/잔광/말엽의단편斷片

미수록시들:영웅담은제발그만(1991)

놋쇠반지/시초/오늘밤팜파스에서는/그시절/일광욕을하는사람,그녀자신에게/영웅담은제발그만/불륜/7월2일,내생일에대한시/귀환/아든,오늘준이집트동전,고맙소/로버트그레이브스와함께참호에서/밖에있는사내/씨앗/배신/접촉/무슨일인가벌어지고있다/새크라멘토에서의여름/손을뻗으며/소다크래커

해설_레이먼드카버의시세계―단편소설과시의사이

출판사 서평

리얼리즘과미니멀리즘의대가
카버가담아낸이야기로서의시

문학사에서현대단편소설을이야기할때결코빼놓을수없는이름은레이먼드카버일것이다.카버가완성시킨단편소설미학은미국문학의범주를벗어나이미세계문학사의가장중요한자리에굳건히자리를잡았다해도과언이아니다.‘말하지않음으로써말하기’,카버가그의작품을통해보여준미니멀리즘은하나의문학사조를넘어이제단편문학의주요한전범이되었다.하지만그럼에도그는자신의정체성을소설가로국한하지않고죽는순간까지시쓰기에매진했다.그런그의행보가놀랍지않은이유를우리는그가세상을떠나기전해에진행된인터뷰에서찾아볼수있다.그는시와소설의관계에대한질문에다음과같이대답했다.
“저는소설과시를같은방법으로쓰고,그효과도비슷하다고생각합니다.장편소설에서는볼수없는언어와감정의압축이있죠.제가자주하는말인데,단편소설과시는단편소설과장편소설보다가까운관계입니다.”
그는같은인터뷰에서자신은시를쓸때이미지에기초하지않고,이야기에서이미지가발생한다고말한바있다.그의시는단편소설과완전히구별되지않는다.그의시와다른현대시들의가장뚜렷한차별점을찾는다면바로‘이야기’일것이다.“사람들이실제사용하는언어로작품을쓰겠다”는카버의선언은시에서도유효하다.그는추상적인언어대신일상적이고구체적인언어로,감각되는이미지대신살아내는이야기로삶그자체의숨결이선명히각인된시를써냈다.

나도언젠가서른다섯이었던때가있었다고하면
믿을사람이있을까?
서른다섯때내심장은텅비고시들어있었다!
그것이다시흐르기위해서는
다섯해가더지나야했다.
이강가의내자리를떠나기전,나는여기서
마음껏오후시간을보낼것이다.
강을사랑하는일은내마음을기쁘게한다.
강의원천까지거슬러올라가며
사랑하는일.
나를불어나게하는모든걸사랑하는일.
_「물이다른물과합쳐지는곳」에서


카버가살아낸삶
고뇌,절망그리고희망
꾸미지않고도아름다우며마음을뒤흔드는시

이책에실린305편의시는다음과같이나눠볼수있다.예술에대한시,술에대한시,일상과가족에대한시,자연에대한시,죽음과그너머에대한사유가담긴시등이다.그가평생동안쓴거의모든단편소설이자전적인내용을담고있었던것처럼그의시역시많은것이경험을토대로쓰이고있다.그는시를쓰는데자신의삶의경험을주된연료로사용하는데,흥미로운점은그경험이대부분실패로이루어져있다는것이다.알코올중독자로보낸젊은시절,가정에서의불화,그리고작가로성공한이후에도젊은시절의선택에대한책임을져야했던일.말년에시한부선고를받고도오랜세월을산그는자신의죽음을끊임없이마주해야했다.하지만그런삶의경험이그의작품에더욱강렬한울림을부여했으니,예술이란참으로아이러니한것이아니겠는가.
『우리모두』에실린대부분의작품은그가마지막으로쓴소설보다더나중에쓰인것들이다.거기에는자신의삶전체를돌아보며얻은통찰이담겨있다.통렬한실패의경험,깊은절망,하지만그럼에도희망을잃지않은이가세계에서아름다움을발견하고이윽고삶을사랑하게되는모습은사뭇감동을자아낸다.특히그가시한부선고를받은뒤아직오지않은미래에대해쓴「2020년에」는2020년이지난지금을살고있는우리에게커다란울림을전해준다.

친구들이여,그대들을사랑한다,진심이야.
그리고내가운이정말좋아서,특별한혜택을받아서,
오래살아남아증인이되기를희망한다.
믿어줘,나는그대들에대해,그리고우리가
여기서함께지냈던시절의
가장빛나던순간들에대해서만말할거야!
살아남은자가기대할만한무언가가
있어야지.늙어가고있고,
모든것들을모든이들을잃고있는데.
_「2020년에」에서

카버는시의전통적인형식에구애받지않고다양한형식을모색하기도했다.『우리모두』를읽으며우리는카버의것외에도다양한목소리를들을수있는데,웃음을자아내는통렬한유머로빛나는시「너넨사랑이뭔지몰라」는동시대의소설가이자시인인찰스부코스키의말을그대로받아적은것이고,반복되는노동에대한실존적고뇌를담은「카프카의시계」는소설가프란츠카프카의편지를시로옮겨적은것이다.또한안톤체호프의작품을사랑했던그는체호프소설의일부를변형인용해자신의시로재탄생시키기도했다.이는다른이의언어가카버라는프리즘을거쳐새로운작품이된독창적인시도라할수있겠다.
무엇보다카버의시가만들어내는가장강렬한심상은그의소설에서도느낄수있는,말하지않음으로써전달되는감정과아이러니일것이다.그가말한바와같이인물과이야기를통해형성되는시적이미지는,부분이아니라전체를읽었을때극대화된다.작품을처음부터끝까지읽어나가이윽고도달한마지막문장에서일어나는극적인진동은카버의시만이전달할수있는독특한시적경험일것이다.

우리모두,우리모두,우리모두는
우리의불멸의영혼을구원하려애쓰는데,
어떤길들은다른길들보다더빙글빙글돌고
종잡을수없다.우리는이곳에서즐거운시간을
보내고있다.하지만모든것이머지않아
본모습을드러내기를.
_「스위스에서」에서



<추천의말>

레이먼드카버의소설을읽으며때로그의진짜재능은시에있는것이아닐까생각했다.말하지않음으로써더많은것을말하는것은카버가그의소설에서가장잘하는일이고,또한그것은시의가장중요한미덕중하나이니말이다.물론뛰어난작가는자신이무엇을잘하는지잘알고있는법이다.그러니그가『대성당』이후시에전념했다는사실이놀랄일은아니리라.
카버의시는아주투명하다.삶의한순간을그대로도려낸것처럼선명하고,그언어는우리일상에서건져올린그대로신선하다.그런데그단출하게까지느껴지는가벼운시편들이이상하게마음깊숙한곳을뚫고들어온다.당신은카버의시가그리는그초라하고쓸쓸한세계에끌려들어가는듯한경험을하게될텐데,그것은우리가삶이란작은슬픔과그보다더작은기쁨들로이뤄진것이라는사실을잘알고있기때문이고,카버의시가그것을누구보다선명하고집요하게잘그려내고있기때문이다.
_황인찬(시인)

여기바다가보이는호텔객실침대에누워나는레이먼드카버의시를읽는다.부코스키의말을그대로받아적은시다.그시속에서부코스키는자신이‘쉰한살’이라고말한다.아침바다는잔잔하고푸르다.물결위에는갈매기들이하얗게떠있다.오늘은나도레이먼드카버의시속부코스키처럼‘쉰한살’이다.
오래전부터레이먼드카버의시를읽어왔다.그는쉰살이가까워져서야폭포로향하는새로운길을발견한사람이다.시는그에게두번째삶,진짜인생,하지만결코끝까지가보지못한길이었다.나는그가쓴시들을찬찬히들여다본다.소설가로서그는취해있었지만,시인으로그는깨어있었다.
나는아침의호텔침대에누워밝아오는12월의하늘을바라보고있다.그리고간간이눈의초점을조절하며레이먼드카버의시를읽고있다.하루가또시작되려나보다.하루는영원히새로시작되고있다.이제는레이먼드카버도,부코스키도이세상사람이아니다.그들은더이상‘쉰한살’이아니다.그렇지만오늘우리모두는‘쉰한살’이다.폭포로향하는새로운길이우리앞에펼쳐진다.
_김연수(소설가)

이책은후세에전해줘야할보물이다.레이먼드카버외에는어느누구도그처럼풍부하면서간결할수도,그처럼완전할수도없다.
_뉴욕타임스

그의맑은시선은당신의마음을부수어놓을것이다.
_워싱턴포스트

최고의시는단편소설과같이섬세하고마음저린장면으로공명한다.그의시에담긴서정적성찰은그의비할데없는소설들만큼이나막대한유산이다.
_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레이먼드카버가세상을떠나고1년뒤,살만루슈디는그가남긴시집을읽고다음과같은리뷰를남겼다.“레이먼드카버가쓴모든글을읽어라.”매우적절한조언이다.
_아이리시타임스

카버의시를읽으며느낀감정은통쾌함이다.행복하냐고묻는다면,그렇다.카버의시는최근수많은미국시인들의지루한우주적투덜거림과아주멀리떨어져있다.
_타임리터러리서플리먼트

카버의이야기꾼으로서의재능은그의시에서도빛을발한다.때때로카버의시는인물,목소리,공간,사건등모든요소가압축된하나의단편소설처럼작동한다.또한때때로카버의작품은서정적인시의형태로,젊은남자의갈망과감수성을보여주지만,그의시가지닌집중력,고요함그리고아이러니는오직경험을통해서만얻어낼수있는자질이다.
_로스앤젤레스타임스

카버의시는보이지않는낚싯줄처럼우리모두의마음을하나로연결한다.
_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마음을움직이는,역사적유산.묵직하면서기민하며,생생히살아있는탁월한시들의보고.
_포에트리북소사이어티

단편소설로가장널리알려진카버는시에서도동일한서사적마법을사용한다.일상적언어로가족과지난사랑에대해이야기하고,낚시와사냥같은사건으로삶과죽음에대한통찰을그려냈다.누구나읽을수있고사랑스럽다.
_퍼블리셔스위클리


<본문에서>

우리모두,우리모두,우리모두는
우리의불멸의영혼을구원하려애쓰는데,
어떤길들은다른길들보다더빙글빙글돌고
종잡을수없다.우리는이곳에서즐거운시간을
보내고있다.하지만모든것이머지않아
본모습을드러내기를.
_「스위스에서」

나도언젠가서른다섯이었던때가있었다고하면
믿을사람이있을까?
서른다섯때내심장은텅비고시들어있었다!
그것이다시흐르기위해서는
다섯해가더지나야했다.
이강가의내자리를떠나기전,나는여기서
마음껏오후시간을보낼것이다.
강을사랑하는일은내마음을기쁘게한다.
강의원천까지거슬러올라가며
사랑하는일.
나를불어나게하는모든걸사랑하는일.
_「물이다른물과합쳐지는곳」

아직달이물위에창백하게걸려있지만,
하늘에서서히빛이들고있다.
너무나아름다워서
죽음과야망,심지어사랑조차
잠시진입을멈춘다.
행복.그것은예기치않게
온다.그리고그것에대한이른아침의대화
너머로까지이어진다,정말로그렇다.
_「행복」

나는내삶을다시한번살고싶은가?
용서하기어려운똑같은실수들을또다시저지르면서?
그렇다,절반의기회가있으니까.그렇다.
_「비」

여긴조용한곳이다.내가산책을멈추고,앉아,
시시각각다가오고있는나의죽음을예비하기에는
다른어느곳이나마찬가지로좋은장소다.
하지만나는이해할수없고,또이해할수없다.
내가이아름다운,땀이나는삶,내것이든
다른누군가의것이든,삶에대해알고있는거라곤,
잠시후면죽은자들에게쉴곳이되어주고있는
이놀라운장소에서일어나
떠나야한다는사실이다.이묘지에서.
그리고가는것이다.우선하나의레일을걷다가
또다른레일로.
_「산책」

누구도그들을거부하지않았고
어떤식으로든이둘의일을폄훼하려들지
않았다.행복이란드문
사건인것이다!저녁마다그는
벽난로앞에앉아시를들었다.시를,시를.
이보다더좋은인생은없었다
_「콘월에서의행복」

당도한어떤것도,그대로머물지않을것이다.
사내는칼로사과껍질을
벗긴다.흰섬유질,사과의
과육은,사내의눈앞에서점점짙어지다가
갈색으로,그리고검은색으로
변했다.완전히탈진해버린죽음의얼굴!
빛의속도로흐르는과거.
_「빛의속도로흐르는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