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닉- 아니 에르노 걸작선 (양장)

탐닉- 아니 에르노 걸작선 (양장)

$15.50
Description
중독과도 같은 사랑 그리고 기다림,
그 시간을 날것으로 담아낸 내면의 기록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아니 에르노 대표작 『탐닉』 개정판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선언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규정하는 프랑스의 문제적 작가이자, 사회·역사·문학과 개인의 관계를 예리한 감각으로 관찰하며 가공도 은유도 없는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이룩해온 아니 에르노. 2011년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최근 들어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문학동네에서는 『삶을 쓰다』에 실렸던 글들을 추려 재수록한 『카사노바 호텔』 출간과 함께, 대표작 『탐닉』과 『집착』의 개정판을 새로운 표지로 단장해 선보인다.

저자

아니에르노

1940년9월1일프랑스릴본에서태어나노르망디이브토에서성장했다.프랑스작가이자문학교수이다.루앙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한뒤중등학교교사,대학교원등의자리를거쳐문학교수자격을획득했다.자전적요소가강한그녀의작품들은사회학과밀접한관계를이루고있다.유년시절과청소년기를노르망디의소읍이브토Yvetot에서보냈고,노동자에서소상인이된부모를둔소박한가정에서태어났다....

목차

1988년015
1989년085
1990년305

옮긴이의말고통과열정의외침347
아니에르노연보353

출판사 서평

한남자를사랑한다는것은무엇인가?

『탐닉』은직접체험한것만을글로쓸것이라는작가의선언에충실한작품이다.이소설(?)에허구는없다.그녀는S와만나서헤어지기까지의기간인1988년9월부터1990년4월까지의일기를공개한다.“S……이모든아름다움”으로시작되어“내가가지고있는,위험한어떤것을쓰고자하는욕구.마치무슨대가를지불하고서라도꼭들어가야만하는지하실의열린문같은”으로끝나는그녀의일기는S와그녀의아름다운사랑이야기,그녀가살고싶어하는동화같은이야기에대한기록이다.

이일기를쓸당시에르노는마흔여덟살의이름난작가였으며,S는서른다섯살의파리주재소련대사관직원이었다.그녀는작가들의소련여행을수행하던그와레닌그라드에서하룻밤을보낸후파리로돌아와서도그가소련으로돌아가기전까지내연의관계를이어나간다.그녀와사랑을나눈S는근사한외모밖에는가진것이없는출세지향적인나르시시스트이다.그는에르노의작가적명성에열광하고,그녀또한명예욕에가득찬애인을위해대통령과의만찬과같은행사에기꺼이참석한다.그녀는그에게잘보이기위해서몸치장에돈을아끼지않으며,러시아어를배우고,소련대사관에서주최하는영화시사에도빠짐없이참석해애인의아내와나란히앉아있기도한다.에르노는애인의아내와자신이함께앉아있는모습을“주부와창녀”라고묘사하는데,이는일상적공간에서그를사랑할수없는자신에대한연민의표현이기도하고(그와의만남은언제나일방적이다.그녀는그에게서전화가오기만을기다릴뿐먼저걸지는못한다),그럼에도“동화처럼살고싶”은그녀의환상이반영된표현이기도하다.

그와함께하는매순간을열정으로살고싶은그녀의노력은자잘한것들에까지미친다.그녀는“신으로군림하는그”를위해옷,음식,인테리어에이르기까지모든정성과열의를다한다.그럼에도열정의시간은점점사그라지기시작한다.그녀는자신의열정이식어가는것을두려워하고,연하의애인이바람을피울까조바심을내고,그를소유하고있는그의아내에게불같은질투심을느낀다.

사랑,그절절한고통과뜨거운열정

에르노의일기는사랑을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느껴보았을절절한고통과뜨거운열정으로가득하다.그녀는글을씀으로써그와의시간이아로새겨진몸의기억을박제하고,그럼으로써“삶을,혹은삶에가까운무엇을허무에서구”해내고,자기자신을지탱하고구원한다.그녀가사랑을위해바친열정에대한기록은일상을문학의자리로승화시킨다.무엇보다도그녀는자신의인생을걸작품으로만들고싶어했으며,그것을위해순간순간을열정을다해살았기때문이다.

무슨이유에서아니에르노는『단순한열정』을발표하고십년이지난후일기장을공개했을까?단지『단순한열정』의논픽션판이라면『탐닉』이가지는의미는그녀의노출벽이나만용에불과하지않은가?그녀는다음과같이말한다.“나는이페이지들속에『단순한열정』에들어있지않은다른진실이내포되어있음을깨달았다.정제되지않고암울한,구원의가능성이없는어떤제물같은무엇이.(……)순간순간종이위에나열해놓은단어들은나에게시간만큼이나돌이킬수없는것들이다.한마디로그단어들은시간그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