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필요한 세계 (헬렌 필립스 장편소설)

당신이 필요한 세계 (헬렌 필립스 장편소설)

$15.10
Description
당신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십 번 불리는 그곳
익숙하고도 낯선 욕구의 세계
모성애라는 미스터리를 거침없이 시험하는 SF 스릴러
평행우주에서 또다른 내가 찾아왔다.
사고로 아이들을 잃은,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 헬렌 필립스의 소설, 『당신이 필요한 세계』가 출간되었다. 칼비노의 경쾌함과 사라마구의 따듯함을 지닌 작가라는 평을 받는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평행우주와 육아, 산후우울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해 모성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2019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우주와 시간이라는 주제를 탐험하는 SF이자,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를 마주하는 스릴러이자, 육아와 결혼생활의 양면을 예리하게 풀어낸 사실주의 소설인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장르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저자

헬렌필립스

HelenPhillips
1981년콜로라도에서태어나자랐다.예일대학교를졸업하고브루클린칼리지에서석사학위(MFA)를받았다.2011년첫소설집『그리고그들은여전히행복했다AndYetTheyWereHappy』를발표했고,스토리프라이즈선정주목할만한책목록에올랐다.첫장편소설『아름다운관료TheBeautifulBureaucrat』는2015년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에선정되었고,뉴욕공립도서관영라이언스소설상과로스앤젤레스타임스북프라이즈최종후보에올랐다.소설집『가능한몇개의해답들SomePossibleSolutions』로2017년존가드너픽션북어워드를수상했다.이외에도구겐하임펠로십,로나자페작가상,이탈로칼비노소설상등을수상했다.국내에처음으로소개되는그녀의두번째장편소설『당신이필요한세계』는육아와산후우울증,평행우주라는독특한소재를결합해모성애에대한본질적인질문을던지는SF스릴러로2019년전미도서상후보에올랐다.현재브루클린칼리지의부교수로,브루클린에서남편인화가애덤더글러스톰프슨과아이들과함께살고있다.

목차

1부_011
2부_085
3부_119
4부_195
5부_289
에필로그_335

감사의말_341
옮긴이의말_345

출판사 서평

평행우주에서또다른내가찾아왔다.
사고로아이들을잃은,낯설고도낯익은침입자가.

두아이를돌보며숨가쁘게살아가는주인공몰리.고식물학자로서발굴현장의고독속에머물때면살아있는것같지만하루의끝엔사투와같은육아의현장으로돌아가야한다.뮤지션인남편데이비드가공연을위해집을비운어느날저녁,그녀는집에서낯선발걸음소리를듣는다.첫째딸비브를낳은뒤부터종종나타나는혼돈증세의일부가아닐까의심하지만이번에는뭔가다르다.두려움에빠진몰리는두아이를지키기위해고군분투하지만뜻대로되지않고,결국몰리의눈앞에사슴가면을쓴침입자가모습을드러낸다.가면속의침입자는몰리와소름끼칠만큼닮아있다.침입자는자신이발굴현장의틈새를통해평행우주에서이세계로온또다른몰리라고주장한다.몰리가아무에게도말하지않고혼자간직한비밀을속속들이알고있는그녀는,또다른세계에서폭발사고로아이들을잃었다며두아이를함께키우자고한다.느닷없이나타나터무니없는요구를하는이침입자,몰의정체는과연무엇일까?모든것이그녀의모든것을필요로하는이혼돈의세계에서,몰리는아이들을지켜낼수있을까?

모성애라는영원한미스터리
도합26킬로그램인두인간의욕구사이에욱여넣어진다는것

『당신이필요한세계』는두아이를돌보는엄마몰리의일상을사실적으로묘사한다.아이를재우느라밤을새운여파로일에집중하지못하고,금요일밤에친구들과맥주한잔하는일은그저먼나라이야기같다.남편데이비드는몰리에겐일어나지않는불가피한일들때문에대부분의시간에부재중이다.새벽을깨우는아기의울음소리역시기이하게도몰리에게만들린다.종종설명할수없는불안을느끼지만그불안의원인을제대로들여다볼시간조차없다.두아이를돌본다는건그런것이니까.

다른엄마들도다이런가.늘이렇게살짝겁에질려있을까.다른엄마들은그렇지않고자신에게만문제가있는것일까봐걱정이되었다.아이들과함께있다는건정말이지얼마나엄청난일인가,매초도사리고있는부상의가능성,그아찔함을선명하게의식하며매순간을보낸다는것은.(35쪽~36쪽)

누군가를돌보는노동으로자신을희생해본사람이라면‘내몸이두개라도모자란’순간에대해알것이다.이때나와완전히같은마음으로아이를돌봐줄누군가를원하는것은결코과한바람이아닐것이다.나와같은손과몸이라면더좋다.설령그것이평행우주에서온존재일지라도.바로이러한상상으로부터이매혹적인이야기는탄생했다.

인정하기싫었지만그녀의오랜꿈이현실이된순간이었다.두곳에동시에있는것.두개의몸을갖는것.그녀자신이회복하는동안그녀와똑같이아이들을사랑하는사람이아이들을보살펴주는것.(323쪽)

소설은모성애라는문제적인개념을낯설지만담대한방식으로실험한다.가장익숙하고안전해야할공간인집에,가장이질적인침입자가등장하며우리가믿고있던진실들은흐릿해지고,눈앞에는극단적인선택의갈림길이나타난다.두명의같고도다른엄마가선보이는아찔한결투는묻는다.여성이엄마로서가지는본능의실체는무엇인가,그리고엄마로산다는건어떤것인가.아이들을위해서라면누군가를죽이고자신도죽을수있다고말하는마음과,환청을듣고만성적인불안에시달릴만큼육아에지친육체의모순이야말로모든‘엄마’가경험하는어떤것일지도모른다.소설은바로이모순을생생한서스펜스와함께우리에게체험시키고,그녀들의선택을끝끝내이해하게만든다.

수십억개의우주속수십억명의몰리들
서로다른가능성의세계들사이에서

고식물학자인몰리가일하는발굴현장에서는얼마전부터정체를알수없는물건들이발굴되기시작한다.흔하면서도어딘가조금씩다른물건들이다.글씨가이상한방향으로기울어진코카콜라병이나보통의것보다조금더깊고좁은알토이즈통,그리고이세계와는다른명사로신을지칭하는성경.이세계의것과완전히같으면서완전히다른발굴품들은어쩌면『당신이필요한세계』그자체와도닮아있다.낯익은문장들은예상치못한곳에서반복되고변형되며기시감을자아내지만어떤확신도주지않는다.

익숙하지만아주살짝,그러나근본적으로다른물건이풍기는섬뜩함을.빨간바탕에흰색글씨가오른쪽이아니라왼쪽으로살짝기울어진코카콜라병.잠깐,내가착각하는건가?(52쪽)

언캐니(uncanny)한발굴품들,그리고섬찟한익숙함이자아내는긴장감은침입자의등장으로배가되며놀랍게도에필로그를덮을때까지계속된다.짧고힘있는문장을정신없이따라가다보면어느새이야기는또다른우주를향한사색에까지닿아있다.어디로향할지모르는전개속에서질문과해답은뒤엉킨다.생생한현실속에스며드는비현실은일상을깨는아이의울음소리처럼뇌리에박혀머문다.두려워도멈추지말고의심할것,그리고모든가능성을열어둘것.서로다른가능성의세계들사이를헤매다보면낯선두개의그림자위에서있는자신을발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