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장편소설)

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장편소설)

$16.46
Description
2021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최신작
짙게 드리운 운명과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 평범한 삶들
그 잊힌 기억과 지워진 세계를 되살린 경이로운 역작!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최신작 『그후의 삶』이 출간되었다. 1948년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이슬람계 아프리카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1987년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을 출간한 이래 총 10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망명, 정체성, 소속감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떠나간 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날카로우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리는 작가의 탁월한 재능은 2020년 발표한 최신작 『그후의 삶』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전의 삶에서 떠나고 도망쳤던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에서 작가는 전쟁과 점령의 여파를 겪어나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아 써내려간다. “사랑의 황홀한 특성을 이토록 압축적으로 담아낸 책을 읽는 것은 평생 매우 드문 일이다”(〈타임스〉)라는 극찬을 들은 이 작품은 이듬해 오웰상 최종후보와 월터스콧상 후보에 올랐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압둘라자크구르나

AbdulrazakGurnah
2021년노벨문학상수상자.1948년12월20일영국보호령잔지바르섬에서케냐와예멘출신부모사이에서태어났다.
포르투갈식민지에서오만제국의속국을거쳐영국식민주의보호령이되었던잔지바르는1963년12월술탄을지도자로하는독립군주국이되었으나불과한달만인1964년1월잔지바르혁명이발발하며이슬람왕조가전복되었고,혁명을주도한흑인정권이탕가니카와의합병을주도해,같은해10월수립된새로운국가탄자니아의일부로편입된다.이혁명의여파로아랍계엘리트계층및이슬람에대한박해가거세지자구르나는1968년잔지바르를떠나학생비자로영국에도착한다.페르시아어로'검은해안'을뜻하는잔지바르는전통적으로아프리카와아라비아와인도를연결하는무역항이자세문화의교차점역할을해왔는데,이러한혼종성은구르나가잔지바르를떠나기전까지그의정체성을확립해나가는토양이되어주었으며,기독교와백인이중심인영국사회에서아프리카인이자이슬람으로살아가게된그가겹겹의억압과차별속에서역설적으로자신만의시각을갖추고문학과삶을대하는것을가능하게해주었다.
1968년캔터베리크라이스트처치칼리지에입학했으며,이듬해부터영어로소설습작을시작했다.1976년런던대학교에서교육학학사학위를받고(당시크라이스트처치칼리지는런던대학교에서학위를수여)1982년켄트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80년부터교수임용전까지나이지리아바예로대학교에서강의했으며,1983년켄트대학교영문학및탈식민주의문학교수로부임해2017년퇴임하기까지34년간재직했다.2006년영국왕립문학회펠로에추대되었고2016년에는부커상심사위원에위촉되었다.“식민주의의영향과대륙간문화간격차속에서난민이처한운명을타협없이,연민어린시선으로통찰했다”는평과함께2021년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1987년장편소설『떠남의기억』을시작으로『순례자의길』『도티』『낙원』(부커상및휫브레드상최종후보/문학동네출간)『침묵을기리며』『바닷가에서』(부커상후보,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문학동네출간)『배반』(커먼웰스상최종후보/문학동네근간예정)『마지막선물』『괴로운마음』『그후의삶』(월터스콧상후보,오웰상최종후보/문학동네출간)까지10편의장편소설을출간했다.이밖에7편의단편소설을발표하고다수의에세이와비평을집필했으며2편의에세이를편집했다.
영어를주집필언어로사용하면서도모국어인스와힐리어와아랍어,독일어등을작품에그대로노출시키는것을꺼리지않는다.작품대부분이동아프리카연안을배경으로하고있으며,잔지바르가원경으로등장하는경우가많다.노벨문학상수상이전에도부커상과휫브레드상최종후보에오르는등비평가들로부터좋은평가를받았음에도,노벨문학상수상이전까지영국이외지역에서는작품이거의출간되지않았을뿐만아니라,영국내에서는과거출간되었던작품들이한동안절판되기도했다.
1984년아버지의임종을지키기위해17년만에잔지바르를다시찾았고,가족과친지들은여전히거주하고있는탄자니아에대해“나는그곳에서떠나왔지만,마음속에서는그곳에산다”고말한바있다.현재켄트대학교영문학및탈식민문학명예교수이며,캔터베리에거주하고있다.

목차

1부…007
2부…079
3부…201
4부…329
옮긴이의말…421
압둘라자크구르나연보…425

출판사 서평

“그한가운데혼란과폐허가있다해도
세상은늘움직인다.”

탕가니카의작은해안마을.동아프리카각지에서유럽열강사이에전쟁이벌어지고,독일군의점령에저항하는봉기가일어나고또스러지는가운데이름없는이작은마을의사람들은하루하루일상을살아나간다.어린시절가난한집에서가출해군대에납치되었던일리아스는운좋게구출되어,독일인이운영하는커피농장에서자라면서독일어를배우고교육받는다.성인이된일리아스는고향근처해안마을로돌아온뒤상인의직원으로일하는칼리파와친구가되고,잃어버렸던여동생아피야를찾아함께살면서마을에정착한다.아피야는어머니가돌아가시고아버지가떠난뒤홀로이웃에게맡겨져온갖궂은일을하며살아가다,오빠일리아스를만난뒤비로소행복하게웃을수있는나날을보내게된다.그러나일년후독일과영국사이의전쟁이일어나자일리아스는어린동생을남겨둔채독일군에자발적으로입대하며마을을떠난다.아피야는전에살던이웃의집으로다시보내져전보다더심하게학대를당하다,오빠의친구칼리파의도움으로그집에서나와칼리파부부와함께살게된다.
한편,함자는견딜수없을것만같은이전의삶에서도망쳐충동적으로독일군에입대한다.하지만폭력에익숙하고오직힘과거친성질만을높이평가하는남자들사이에서함자는두렵고불안한마음을감출수가없고방향을잃은것만같은느낌이든다.독일인장교가그런함자를눈여겨보다가자신의당번병으로지목하고,함자는그에게서독일어를배우는한편장교에게편애를받는다는이유로조롱과멸시를당하기도한다.그러던중전쟁막바지에함자는치명적인부상을입게되고,함자를아끼던장교덕에가까스로목숨을건진다.이제함자는약해진몸외에는아무것도가진게없는채로어린시절을보낸해안마을로돌아오고,마을목공소에서일자리를구하며새로운삶을시작한다.그리고그곳에서예기치못한운명을만나사랑에빠지게된다.

과거의기억을보존하고잊지않으려는
거장의공감어린시선

『그후의삶』의이야기는1907년경,독일이탄자니아를포함한동아프리카일대를식민지배하며‘독일령동아프리카’에서일어난저항과반란을진압한마지막단계에이르렀을때본격적으로시작된다.독일사령부가“마을을불태우고들판을짓밟고식량저장고를약탈”한것은물론“초토화되고공포에질린풍경을배경으로,길가의교수대에는아프리카사람들의시신이매달”리는일이여기저기서일어난다.독일군부대인‘슈츠트루페’와그들못지않게사납고무자비한아프리카인용병‘아스카리’들은모든피지배인을야만인으로간주해가혹하고잔인하게짓밟는다.
소설의배경이되는해안마을사람들은전쟁과반란이라는참혹함에서조금비켜나비교적평온한일상을살아가지만,그들도식민주의의그림자에서완전히벗어날수는없다.길에서납치되어군대에강제로끌려가기도하고,독일과영국의전쟁으로항구가봉쇄되어하룻밤사이에극심한물자부족을겪기도한다.독일식미션스쿨에서교육받아독일어를자유롭게구사하는일리아스가“독일인은명예롭고교양있는사람들이고,여기에와서좋은일을많이했다”고독일을옹호하는발언을하자한마을사람은“친구,놈들이자네를먹어치웠군”하며이렇게반박한다.

“잘들어,독일인남자한명이자네한테친절하게대해줬다고지난세월동안여기에서일어난일이바뀌는건아니야.”마흐무두라는다른남자가일리아스에게말했다.“이땅을차지한삼십년넘는세월동안독일인은이나라전체에해골과뼈가흩뿌려지고땅이피로젖을만큼많은사람을죽였어.과장하는게아니야.”_본문에서

대륙전체가유럽인의손에넘어가원래의이름을잃고‘영국령동아프리카,독일령동아프리카,포르투갈령동아프리카,벨기에령콩고’등으로불리고,그속에서는누군가는저항하다죽어가고또누군가는자발적으로식민지본국에부역하는것은,일본식민지배의역사를경험한한국독자로서는너무도익숙하고공감할수밖에없는이야기다.그리고그이야기가승자의관점이아니라,과거의기억을잊지않으려는탄자니아출신작가의시선에서쓰였기에,소설의한문장한문장에더욱마음깊이동감하게된다.

오랜시간이흐른뒤어린시절을보낸도시의거리를걸으면서나는사물이,건물이,사람이겪은수모를보았습니다.머리가희끗희끗하고이가빠진사람들이행여과거의기억을잊을까두려워하며살아가는것을보았습니다.그기억을보존하고,거기에존재하는것에대해쓰고,사람들에게삶의방향을제시하고스스로를이해할수있게해준순간들과이야기들을복원하기위해노력해야만했습니다.우리의지배자들이자축하며우리의기억속에서지워버리려했던폭력과잔혹성을써내야만했습니다._노벨문학상수상연설중에서

전쟁과식민주의그이후를살아가는
평범한삶들의특별함

구르나는『그후의삶』에서다른무엇보다도기록되지않은채잊힌평범한사람들의삶에초점을맞춘다.아무도굳이수를헤아려보지않은죽은병사들과짐꾼들,그저전쟁중에벌어진무작위한불운에휘말린사람들,그리고커다란역사의격류속에서도일하고또사랑하며하루하루를살아가는보통사람들과그들이지키고자했던소중한가족,공동체의이야기가함자와아피야,그리고이들에게도움의손길을내민칼리파를중심으로펼쳐진다.
함자는이전의삶에서도망치며인생을되돌릴수있으리라기대하지만,결국몸이반쯤망가진채빈손으로원래있던곳에돌아오게되고,자신의처지에무력함을느끼며세상에서자기자리를잃었다고생각한다.아피야의눈에그런함자는“대롱대롱매달린사람,뿌리뽑힌사람,헐렁헐렁떨어지기쉬운사람”으로보인다.어린시절부모를잃은아피야는축복처럼찾아왔던오빠마저삶에서떠나버린후집안에갇힌삶에서오는좌절감을견뎌내기위해애쓰는한편나이를먹어가며여성의격리된삶에서따라오는무한한분노를이해하기시작한다.그리고칼리파는두사람모두에게살곳을내주고일종의가족이되어주기를자처하면서,커다란역사의격류속에서도애정이깃든공간들을계속그자리에존재하게만들기위해고군분투한다.
이렇듯기록으로남겨지지않은이들의삶,지금껏충분한관심을받지못한채잊혔던평범한삶들에주목하면서작가는식민주의와전쟁이이들에게어떤상흔을남겼는지이야기한다.서로다른방식으로상처를얻고트라우마를겪은이들이어떻게살아남아자신들의삶을되찾았는지,어떻게그모든일을통과하면서자기자신을,또사랑과신뢰를잃지않았는지를날카로우면서도공감어린시선으로들여다본것이다.타협하지않는단호함과깊은연민이깃든마음으로써내려간이특별한소설은,우리가잊히고지워진이들의이야기를어떻게기억해야할지에대한지침처럼느껴지기도한다.식민지배의역사를경험한아프리카계로서,떠나온삶을절박하게기억한망명자로서,다른무엇보다인간의삶에대해,잔혹성과사랑과나약함에대해진실되게써야만한다고믿는작가로서압둘라자크구르나가우리에게전하는메시지인것이다.

[추천사이어서]
살아있는가장훌륭한아프리카작가.자일스포든(소설가)

식민주의의영향과대륙간문화간격차속에서난민이처한운명을타협없이,연민어린시선으로통찰했다.노벨문학상선정이유

압둘라자크구르나는진실에전념하고단순화를극도로배제한다는점에서두드러진다.이로인해작가는타협하지않는단호한태도를보이면서도굽히지않는헌신과깊은연민이깃든마음으로등장인물개개인의운명을전개해나간다.그의소설은정형화된서술에서벗어나,문화적다양성을갖춘동아프리카를바라보는우리의시각을넓혀준다.스웨덴한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