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시티

에메랄드 시티

$14.50
Description
『에메랄드 시티』는 명실상부 동시대 미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제니퍼 이건의 첫 소설집이자 유일한 소설집으로, 표제작 「에메랄드 시티」와 『뉴요커』에 실려 작가로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스타일리스트」,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 국내 출간 당시 계간 『문학동네』 지면에 소개된 「스페인의 여름」을 포함해 열한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장편 데뷔소설 『인비저블 서커스』에서 견지하는 ‘여행과 각성과 갱생의 메커니즘’을 각각의 버전으로 변주하며 상실과 결핍을 떠안고 변화와 구원을 찾아 자기 현실의 바깥으로 나선 다채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확고한 세계를 이미 구축하고 반열에 오른 작가 제니퍼 이건의 시작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제니퍼이건

JENNIFEREGAN

1962년시카고에서태어나샌프란시스코에서성장했다.펜실베이니아대학과영국케임브리지의세인트존칼리지에서영문학을공부했으며,1989년〈뉴요커〉에실린「스타일리스트」를비롯한다수의단편소설로주목받기시작했다.1995년첫장편소설『인비저블서커스』를,1996년소설집『에메랄드시티』를발표했다.2001년9·11테러직후출간한『나를봐』로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다.2006년출간한『킵』은큰호평을받으며고딕소설의새로운고전반열에올랐고〈뉴욕타임스〉〈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주목할만한책’에선정되었다.2010년발표한『깡패단의방문』은〈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퍼블리셔스위클리〉〈타임〉등주요매체에서그해최고의소설로꼽히며찬사를받았고퓰리처상,전미비평가협회상,LA타임스도서상수상의영예를안았으며펜/포크너상최종후보에올랐다.2012년〈뉴요커〉의트위터계정을통해SF스파이스릴러「블랙박스」를연재했다.2017년발표한『맨해튼비치』는〈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선정‘주목할만한책’,〈USA투데이〉〈파이낸셜타임스〉〈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가디언〉〈타임〉선정‘올해최고의책’에이름을올렸고,매년뉴욕공립도서관주관하에함께읽고싶은한권의책을결정하는‘OneBook,OneNewYork’캠페인에서1위로선정되었으며,전미도서상픽션부문후보에올랐고앤드루카네기메달을수상했다.2018년부터삼년간펜아메리카회장을맡았으며,2022년『깡패단의방문』의후속편인『캔디하우스』를발표했다.

목차

왜중국이에요?…009
성심학교…047
에메랄드시티…067
스타일리스트…091
한조각…113
묘기를구경하다…139
모자돌리기…163
푸에르토바야르타…181
스페인의겨울…207
조세핀에게보내는편지…229
달의자매…257

옮긴이의말…277

출판사 서평

‘풍자가의눈과로맨스소설가의심장’
퓰리처상수상작『깡패단의방문』의제니퍼이건

그찬란한시작이담긴단한권의소설집

『에메랄드시티』는명실상부동시대미국문학에서가장중요한작가중한명인제니퍼이건의첫소설집이자유일한소설집으로,표제작「에메랄드시티」와『뉴요커』에실려작가로처음주목받기시작한「스타일리스트」,퓰리처상수상작『깡패단의방문』국내출간당시계간『문학동네』지면에소개된「스페인의여름」을포함해열한편의단편이수록되어있다.이책은장편데뷔소설『인비저블서커스』에서견지하는‘여행과각성과갱생의메커니즘’을각각의버전으로변주하며상실과결핍을떠안고변화와구원을찾아자기현실의바깥으로나선다채로운인물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이제,확고한세계를이미구축하고반열에오른작가제니퍼이건의시작을만나볼수있다.

제니퍼이건은지금껏여섯편의장편소설과한권의소설집을발표하는동안그때마다스스로에게도전하듯새로운스타일을선보였다.『인비저블서커스』에서는전통적인소설문법의성장서사에히피와게이와펑크록의전성기였던1970년대말의샌프란시스코를녹여냈고,『킵』에서는고딕소설과메타픽션을뒤섞으며장르의전복을꾀했다.『깡패단의방문』은시간의비가역성이라는주제를말그대로‘보여주기’위한형식으로파워포인트와문자메시지를활용했으며,SF스파이스릴러『블랙박스』는트위터계정연재라는실험적시도의결과물이었다.그후로는다시전통적인작법을따르되역사소설,페미니즘소설,누아르를새롭게결합한대작『맨해튼비치』를선보였다.그리고최근『깡패단의방문』후속작에해당하는『캔디하우스』로현지에서뜨거운반응을불러일으키고있다.

이처럼끊임없이자기를갱신해온제니퍼이건은제일먼저단편소설로주목받았다.1989년부터1996년까지『뉴요커』『마드무아젤』『GQ』등의잡지에발표한작품들을모은『에메랄드시티』는눈부신통찰과감정의대담성으로강렬하게어필한다(엘르),새롭게부상하는재능있는작가의모든특징이각인되어있다(시애틀포스트인텔리전서),현대인의삶을이해하는영리한소설집(피플)등의상찬을받았다.이건특유의지적이고건조하면서도감각적인글쓰기는단편마다그진가를유감없이발휘하며다양한감정이충돌하는인물들의내면풍경으로우리를단번에데려다놓는다.

어떤소망도이루어진다는에메랄드시티까지
변화와구원에대한열망으로각자의여정을시작한사람들
자기현실의바깥에서뭔가를찾고있는그들의이야기

『에메랄드시티』속인물들은인생의벼랑끝에서있다.그들이처한현실은오랫동안염원해온바람을저버리고좌절감만안길뿐이다.월가에서뼈빠지게일하며중산층가정을꾸려온가장에게도,꿈을좇아화려한도시로찾아든모델지망생에게도,몇년동안전세계를돌아다니며일한스타일리스트에게도,지금껏남부럽지않은결혼생활을하고있다고자부해온젊은여자들에게도,외로움을채워줄존재를드디어찾았다고생각한십대여자아이들에게도위기는찾아온다.가정을지탱하려다가사기를당해횡령까지저지르고,원하는자리에모델로발탁될길은끝내보이지않고,‘일하는동네’분위기상자신은가진것없이이미늙어버렸다는느낌이엄습하고,여유롭고안정적이었던관계가외도고백으로,과거폭로로흔들리는순간이닥치고,애써다가간친구들은말한마디없이모습을감추거나무시하고따돌린다.이들은그래서여행을떠난다,탈출을희망하며자기현실의바깥에서무언가를찾으려한다.이는“참담하지만거치지않고선이른바성찰을얻을수없는과정,그래서특별히여정이라불리는것”(277쪽)이다.

그들이여행을떠났을때도그런기대가있었으리라.도로시가예기치않은사고로오즈에불시착한것과달리,그들은막연하지만절실한목적성을가지고여행을떠났다.그들이어떤소망도이루어진다는머나먼‘에메랄드시티’까지간것은,다만물리적인귀향을바랐던도로시와달리,변화를,내처구원을기대해서였던것같다.277~278쪽,‘옮긴이의말’에서

때로녹록지않은이길을그들은각자의방식으로지나간다.자기자신그리고피하고싶었던아픈과거와대면하면서.‘여행지는가혹한운명의시험장이되기도’(278쪽)하지만,‘여행의하찮은일화가절망에빠진삶을단숨에,희망으로전향시키기도’(283쪽)한다.지난관계를끊어낸여자들은이후에도또다른인생이가능할것임을깨닫고,십대소녀들은불안했던시절을견디고살아남을것이다.꿈은가까이가도멀어지기만할뿐도무지손에잡히지않지만,이제“이도저도안되면그때는세상을달리보게”(89쪽)될거라고,“새로운일이일어나길기다리고있”(211쪽)다고담담히말할수있을것이다.“실패해도삶은다른전망을보여준다.”(280쪽)
제니퍼이건은각각의단편에서이모든인물을날카롭지만사려깊은시선으로그려보이며공감을이끌어낸다.

「왜중국이에요?」월스트리트에서일하는샘은횡령정황이포착되어내사가시작되자아내와두딸을데리고중국으로도피하듯여행을떠난다.그리고원수는외나무다리에서만난다고했던가,그를이지경에빠뜨린사기꾼과맞닥뜨린다.그곳신문사의기자행세를하며뻔뻔하게도샘을전혀몰라보는척하는그작자는그와그의가족에게시안행기차표를구해주고가이드까지자처한다.

「성심학교」가톨릭학교에다니는세라는전학생어맨다의자해현장을목격한다.학교에도새아빠가생긴집에도마음을못붙이는세라는어딘가그늘진어맨다가자신과같은부류라고생각해온터였다.그날어맨다는태연히대신상처를내달라며부탁하고두려움을참고끝까지해낸그녀에게키스해준다.어느날말도없이학교에서모습을감춘어맨다와세라는뜻밖의장소에서재회한다.

「에메랄드시티」힙스터의삶을바라며뉴욕에와포토그래퍼의조수로일하는로리에게는모델지망생여자친구가있다.잘나가는모델로전세계를누비겠다는꿈을이루기위해악전고투하는스테이시,번번이좌절하는그녀를곁에서비참하고안타까운심정으로지켜보는로리,둘에게뉴욕은다가가도결코닿을수없이멀리떨어진채빛을발하는곳같다.

「스타일리스트」몇년째스타일리스트로일하고있는버나뎃,지금은철없고변덕스러운십대모델들과함께사막의패션사진촬영현장에있다.매력적인포토그래퍼와함께하룻밤을보내며세계곳곳의촬영지에대한추억을얘기하던중자신이스타일링한옷을입은모델사진이아닌자기사진은한장도없다는것을깨닫는다.

「한조각」브래들리는열살때실수로,정말실수로엄마를죽게한뒤위험천만한모험에자기를내던지며살아간다.홀리는그런오빠에게서한시도시선을떼지않고지켜주려한다.거칠고충동적인브래들리를향한주위의우려가커져가는가운데,홀리는그에게씌워진죽음의오명을걷어내기위해과감한방법을택한다.

「묘기를구경하다」다이애나와제임스부부는소니의약혼을축하하기위해선상파티를연다.제임스의친구이자남의신부뺏기가취미인난봉꾼소니는이번에도딴남자와의결혼식을하루앞두고있던젊은여자와함께다.취기가오르자소니는느닷없이오래전그일을폭로하고,두남자는엉겨붙어싸우기시작한다.

「모자돌리기」저택을사들이고자식을사립학교에보내고여름이면파티를여는,여유롭고안정적인삶을사는샬럿에게는스릴을맘껏즐기며숱한염문을뿌리는캐서린이눈엣가시같은존재였다.이년전캐서린의권총자살소식을들었지만샬럿은크게놀라지않는다.

「푸에르토바야르타」멕시코의휴양도시푸에르토바야르타로여행온엘런가족.그곳에서아빠는딱한번의외도사실을고백하지만,엘런은거짓말이라는걸안다.호주로출장간다는아빠가딴여자와있는걸보고말았다.

「스페인의겨울」서른두살앨리슨은이혼후무작정떠나왔다.위험하고아름답고공허한겨울의스페인으로.낯모르는남자와하룻밤을보내며떠도는기이한여정중에지난결혼생활이,두고온딸에대한기억이불쑥불쑥끼어든다.대학동창과의우연한만남,이후의작은해프닝은아직다끝난게아니라는깨달음의순간으로이어진다.

「조세핀에게보내는편지」부유하지만지루한파커와결혼한루시.보라보라섬의아름다운해변으로여행온참이지만남편의관심은온통전쟁관련책에쏠려있다.그곳에서미모의금발여자를보고루시는소식이끊긴옛친구조세핀을떠올린다.

「달의자매」유니언스퀘어를본거지로몰려다니며약을하고그라피티를일삼는그패거리에끼고싶고경찰에붙잡히는것보다따돌림을당하는게더나쁘다고생각하는톨리지만,그들과완벽한‘달의자매’가되기는쉽지않을것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