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 정여울 에세이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 정여울 에세이

$16.00
저자

정여울

문학과예술에대한열정으로꾹꾹눌러쓴글들로50만독자들의애정과찬사를받아온에세이스트.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KBS제1라디오〈강유정의영화관,정여울의도서관〉,네이버오디오클립〈월간정여울〉,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살롱드뮤즈〉를진행하고있다.
미술관에가기위해여행을계획하고,낯선도시를찾아헤매고,마음을어루만지...

목차

프롤로그_가장좋은것을너에게주는마음005

1부따스하고복잡하며구슬픈당신에게

미안하다는그한마디가왜그리어려웠을까018
어느내성적인사람의수줍은사랑028
≫이제다시는그런사랑을받을수없겠지_나의다정한스승황광수선생님께보내는편지033
내게는결코친절하지않은당신에게041
그것은남의일이아닙니다044
≫계산하지않을용기,주목받지않을용기049
기적은늘디테일안에있다054
창문이있어더욱아름다운세상059
눈부신카이로스의시간을위하여077
세상이날받아주지않더라도083

2부가장아픈시간은끝났다

그네가없는동네에서산다는것090
아무도사랑해주지않은아이의죽음096
잃어버린통장의역사100
당신은‘미투Me,too’를오해하고있다105
어젯밤꿈이야기110
≫거절에서툰당신에게보내는편지114
우리,어쩔수없는동물122
소중한걸잃을때마다나는더강해졌다124
≫당신은왜자꾸아픔을숨기는건가요?131
그상처는나를죽일수없어136
그림자로인해더욱아름다운빛143
아름다운매듭짓기,눈부신엔딩크레디트를꿈꾸며149

3부우리가서로를돌볼수만있다면

≫아무도주눅들지않는,누구도초라하지않은_나의소중한독자M에게156
그럼에도불구하고포기할수없는따스함163
포기하지않고너를보듬을게168
기차,또하나의여행지174
비울수록오히려채워지는180
대접받지않아도괜찮습니다184
넷플릭스로‘윈터링wintering’중입니다188
팬데믹시대,인류에게돌봄의가치를일깨우다194
만짐,살아있음의온기198
≫작고명랑한사랑이내게달려왔다_나의친구K에게203
어떻게너를위로해야할지몰라서212
가끔은아무것도하지않을용기218
울고있는피터팬을보듬어야할시간223
자존감,높지않아도괜찮아228
MBTI,흥미롭지만기대지않기233
나보다당신이더빛나도괜찮아요240
뷰맛집의시대,나만의대청마루를꿈꾸며245

4부사랑이야기는끝나지않는다

내사랑은아직부족한것일까252
채링크로스84번지,그곳에내마음을두고왔네257
지루해하거나귀찮아하지않고고통을경청하기263
깊은한숨의오케스트라269
≫우리,글쓰는여자들을위하여_타인의행복을질투하지않는내친구L에게274
쉽게시작하고쉽게끝나는사랑을넘어서286
≫진정한소울메이트를찾는법292
‘자기만의방’을넘어우리모두의방으로298
≫그들이깜빡한존재들302
≫무엇이당신을꿈꾸게하나요311

에필로그_희망과용기를잃지않는사람이세상을바꾸니까318

출판사 서평

팬데믹이후제가매일던진질문은이것이었습니다.우리는무엇으로버티고있는가.무슨힘으로이기나긴고통을견뎌내고있는가.생각해보니내가가진가장밝고찬란하고해맑은사랑의힘으로,나는매일의고통을버티고있는것이었습니다.이세상을떠나는마지막날내곁의소중한이에게꼭남기고싶은,그렇게가장좋은것만을소중한이에게선물하고싶은마음으로글을썼습니다.이책의꿈은당신의이름은물론얼굴조차모를지라도당신을무조건환대하는것입니다.나아가우리가살아가는삶,이못말리게복잡하고예측불가능한삶자체를두팔벌려기쁘게환대하는것입니다.
_프롤로그에서

아무리힘든순간에도,
우리아직은괜찮다고느끼던순간들에대한이야기

팬데믹의터널을통과하는동안어떤이들은참고참다가마침내인내심을잃어버렸다.세상엔점점이상하고이해할수없는사람들이많아지는듯하고,사람들은끝없이경계를가르고서로를경계한다.하지만정여울작가는타인혹은나와다른집단에라벨을붙여왕따시키는사람은‘자신을충분히사랑하지않는사람’이라고말한다.“타인의다름과독특함을받아들일용기가없는사람들”이마치겁에질린듯사람을내친다는것이다.내가좋아하는것,나와비슷한부류에다정해지기는쉽다.그러나나와다른것,나를아프게하는것을환대하고보살피기는쉽지않다.
이책의1부‘따스하고복잡하며구슬픈당신에게’에서는우리내면의복잡하고모순적인감정들을짚어보면서가장가까운곳에서무너진마음을일으킬만한조각들을찾는다.아마도우리가가장환대하기어려운존재는가족과나자신일지도모른다.노부모와크게다투고돌아서는길,왜내부모는내마음같지않을까원망스러워지고괴로울때그가선택한하나의길은마음을울린다.또한32년의나이차에도불구하고더없이다정했던벗이자스승황광수선생이돌아가신뒤,길을걷다가도일을하다가도뚝뚝눈물을떨구며슬픔에서헤어나오지못하던그의마음을열어주었던인연에대한이야기도있다.삶에서가장중요한것을영영잃어버렸거나스스로망쳐버렸다고느낄때,우리를늪에서건져낼이야기가여기있다.

2부‘가장아픈시간은끝났다’는인생에서우리를수시로주저앉히는지나간시절의상처와트라우마로부터나자신을토닥이는법에대한이야기들이담겨있다.정여울작가는이에세이의원고를넘기며편집자에게‘에세이의끝까지가보고싶다’고말했다.그리고그는독자들에게자신의마음바닥에눌러둔내밀한상처를먼저열어보이며‘스스로를돌아보고보살피는에세이의끝’으로점차나아간다.학생이아닌선생으로부터먼저따돌림을바랐던어린시절의충격,부모의큰기대를배신할수없어괴로워했던모범생의힘겨움,여성으로살아가면서겪은모욕과차별,지금까지도수많은역할과책임중그무엇도쉽게거절하거나내려놓지못하고스스로를온힘을다해지탱하며하루하루위태롭게버텨내고있는과로의나날들에대하여.그러나상처를스승으로여기는정여울작가는알고있다.그어떤아픈시간도결국은‘끝’이있음을.그리고상처와아픔을비정상적이고불행한상태로바라보는것이아니라,상처와트라우마가폭풍처럼지나간뒤의어느안온한날에잠시미소지으며,행복을당연하게여기지않는것이결국삶의진실에가닿는길임을그는써내려간다.

그림자를품어안는삶의아름다움은‘빛을당연하게여기지않는겸허함’에서시작된다.뉴욕의브로드웨이극장가에서팬데믹의기나긴터널을뚫고마침내2년만에첫공연을시작하게되었을때한배우가이렇게말했다.
“더이상이무대를당연하게여기지않겠습니다.”
평소에는매일매일출연할수있었던바로그무대가때로는지긋지긋했지만,팬데믹으로인해‘아무리서고싶어도결코무대위에설수없었던2년’이그들에게무대의소중함을가르쳐주었던것이다.우리의행복은결코당연하지않다.그림자를극복해낸사람만이빛의소중함을온몸으로받아들인다.때로는당신의그림자가당신을위협하는것처럼보일것이다.당신의콤플렉스,트라우마,슬픈기억이인생의발목을잡는것처럼느껴질수도있다.
하지만끝내우리의삶을아름답게만드는것은그림자를품어안는용기,그림자를극복하는희망,그림자로인해더욱찬란하게빛나는우리의사랑이다.(148쪽,「그림자로인해더욱아름다운빛」중에서)

“세상이날받아주지않더라도,이것만있다면괜찮아요.
모든날이끝내괜찮답니다.”

3부‘우리가서로를돌볼수만있다면’에서그는팬데믹의시대를지나며우리에게새삼소중해진것들,그리고비대면으로도주고받을수있는연결의감각들에대해말한다.그는어느날학원도안가고게임도안하고아무것도안하겠다고선언하는조카를보며자신은한번도내어보지못한‘가끔은아무것도하지않을용기’에대해생각한다.그리고요즘사람들을사로잡고있는OTT드라마들가운데서도자신이사로잡히는어떤주제를발견한다.그것은바로‘리줌(resume),모든것을다시시작하는사람들의이야기’‘제2의인생을열기로결심한사람들의이야기’이다.“모든것을다시시작할용기를주는사랑과우정의이야기는보고또봐도질리지않는인류의스토리텔링이다.꿈과희망이다무너져버린것같은곳에서도인간은다시사랑을시작할수있다는것.”(192쪽)우리는어떤상황에서도서로를돌보고환대할수있다.

4부‘사랑이야기는끝나지않는다’에서는인문,심리,여행,문학,평론등의장르를종횡무진넘나드는글쟁이답게영화와드라마,고전문학작품과최신간베스트셀러를오가며아무리힘겨운순간에도우리에게미소를잃지않게하는온기를지닌작품과사람들을벗삼아어려운날을지나가는법을일러준다.준열한르포작품으로알려진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가사실은커다란‘듣는귀’로독자들의마음을여는인류애로가득한작가임을소개하고,바로그‘듣는귀’가환대의시작이될수있음을말해준다.한무명작가가머나먼타국의책방주인과거래하며나누기시작한편지가국경을초월하는우정으로이어진기록『채링크로스84번지』를언급하면서는“이제는만나지못하는친구를,혹은한번도만나지못한친구까지도영원히사랑하는법”에대해생각한다.
그리고그저이미쓰인사랑과환대의이야기들을읽는데서멈추는것이아니라,한걸음더나아가끊임없이우리자신의서사를기록함으로써‘글쓰는사람’으로,자신의삶과상처를돌보고살피는사람으로살것을제안한다.정여울의문장은그렇게읽는사람을쓰는사람으로만든다.

“친절하라.당신이마주치는모든사람들은
저마다힘겨운전투를치르고있으니.”

이책에서는정여울작가와오랫동안책작업뿐만아니라삶을함께한동반자사진작가이승원의사진들도눈여겨봐야한다.책앞부분에서는온전히흑백사진이흘러가다가맨마지막에이르러돌연창문이열려햇살이쏟아져들어오듯찬란한빛깔의컬러사진들이빛을뿜는다.마치흑백사진처럼단순하고무미건조한듯한날들에도미소와발견,더없이아름다운사람들의몸짓과표정이있고,컬러사진같은행복은인생이나책전체로따져보면몇페이지안될지모르나,잊지못할강렬한인상을남긴다는것을보여주듯이.언제어디서왜찍었느냐가중요한사진이아니라,언제여도좋고어디여도좋은한순간이만들어낸사람들의재미있고감동적이고어여쁜얼굴과모습들을포착한이사진들또한큰주제는‘다정과환대’일것이다.
어려운시절을지나는동안우리는여기저기닳고긁히며마음의여유를잃어간다.그러나지독한슬픔과분노가우리를덮칠때에도정여울작가는증오와복수로그에응답할것이아니라,그슬픔과분노를나에게안긴이의마음과고뇌를응시하는노력과용기를주문한다.왜냐하면나를박대하고비난하는그사람도나만큼이나힘겨운전투를치르고있을것이기에.증오와편견,혐오와갈라치기의시대,결국우리를구원하고보듬는것은단한사람의다정과이해,환대이다.

슬픔과분노가가슴저밑바닥부터마그마처럼끓어오를때,떠올리는문장이있다.
“친절하라.당신이마주치는모든사람들은저마다힘겨운전투를치르고있으니.(Bekind.Foreveryoneyoumeetisfightingahardbattle.)”
플라톤의문장으로알려져있으나출처가확실치는않다.특히너무화가나서타인에게미소지을마음의여유자체가깡그리사라져버릴때,이문장을가만히되뇌며스스로를토닥인다.나에게상처준바로그사람도오늘,아니평생쉴새없이,자기나름의힘겨운전투를치러왔을거라고.나를비난하고박대하며증오하는사람을만날때마다나는그문장을내식으로바꾸어스스로를토닥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친절하자.나를슬프게하는사람들은내게드러낸저적개심보다천배는더쓰라린남모를고통을견뎠겠지.이문장과쌍둥이처럼닮은문장을파리의서점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에서만났다.
“낯선사람을박대하지말라.어쩌면그는변장한천사일지도모르니.(Benotinhospitabletostrangers,lesttheybeangelsindisguise.)”
부디온세상이증오와편견으로가득차있을지라도,우리가타인을아무조건없이반가이맞아줄수있는따스한미소만은잃지않기를.(41~42쪽,「내게는결코친절하지않은당신에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