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이규리 시집)

뒷모습 (이규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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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저자

이규리

1994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앤디워홀의생각』『뒷모습』『최선은그런것이에요』『당신은첫눈입니까』가있다.질마재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개정판시인의말

1부
살얼음/우듬지/석유냄새때문에/코스모스는아무것도숨기지않는다/수면내시경/꽃/흰모습/지금몸이좀아파서/천천2리/예쁘기를포기하면

2부
유월비/풍경이흔들린다?/역류/발지도/몸한다/당나귀와당나귀같은아이와/벚꽃,아프다/파티,좋아하나요/발목을잡는다고/알고보면

3부
와리바시라는이름/그늘값/탁본/말은안으로한다/낮달/부록/님짜장/비닐까마귀/국물냄새/일박(一泊)한다

4부
만지면아프겠다/날개,무겁다/대낮/젖는다/,/연속극처럼/서서오줌누고싶다/삼각김밥/화물트럭주차장/예행연습/가위

5부
사물함/공휴일/그비린내/매독/잘가라,환(幻)/소주넥타이/슬픔/월정사귀고리/커튼/젖

6부
어느날,우리를울게할/뒷모습/봄,싫다/3면과4면사이/아직때가안돼서/젊은의사가좋긴한데/이런일,/돌아간다/물이야기/추위속을들여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