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발신자 (프루스트 미출가 단편선)

알 수 없는 발신자 (프루스트 미출가 단편선)

$16.00
Description
프루스트 사망 100주기 미발표 원고 공개
프루스트 연구의 개척자 베르나르 드 팔루아의 원고 발굴과
연구자 뤼크 프레스의 눈부신 해설로 되살아난
잃어버린 프루스트를 찾아서

“부탁드립니다. 당신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_「알 수 없는 발신자」 중에서

+ 프루스트의 육필 원고 수록
+ 연구자 뤼크 프레스의 해제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프루스트의 단편소설 원고를 발굴하기란 분명 흔한 일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초기작들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이는 비어 있었다. 이는 프루스트가 글을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프루스트가 쓴 글을 우리가 알지 못해서 생긴 공백이었다. 작가는 왜 이 원고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가? 이 글들은 왜 오랫동안 세상에 나오지 못했는가? ‘다시는 볼 수 없는, 단 한 번 드러난’ 그것들은 대작을 쓸 당시 작가가 어떤 조건에서 글을 썼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이 글들은 프루스트가 그 누구에게도 고백한 적 없는 내면 일기다.” _뤼크 프레스
저자

마르셀프루스트

프랑스작가(1871-1922)로제임스조이스,프란츠카프카와함께20세기현대문학을열었다.아버지아드리언프루스트박사파리대학교출신의외과의사였고,어머니잔은유대계출신이었다.9세때부터천식에걸렸는데,이는죽음에이르기까지평생의숙환이되었다.또어떤시기부터자각하게된동성애의습벽이인생에어두운부분을형성하게되었다.부유한집안에서태어나소르본대학교를졸업했으나이렇다할직업없이지내다가부모가작고한뒤필생의대작『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몰두하여‘공쿠르상’을받았다.스물다섯의나이에습작을엮어첫작품집『즐거운나날들』을출간했으며,이중산문시를엮은것이『시간의빛깔을한몽상』이다.음악적이며,물결치는몽상처럼유연하고시시각각변하는자연과심정을나타내는시들로이루어져있다.

목차

서문_뤼크프레스_009
수록된글들에관하여_033

폴린드S._035
알수없는발신자_045
어느대위의추억_075
자크르펠드(낯선사람)_087
지하세계에서_097
베토벤8번교향곡이후_113
그녀를사랑한다는자각_123
요정들의선물_133
“그는그렇게사랑했고……”_147

부록.『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뿌리_뤼크프레스_153
프루스트는사회학자가브리엘타르드를알고있었다_156
어느의지이론가_161
“오랫동안나는일찍잠자리에들었다”이전_168
『스완네집쪽으로』시작부분의한대목_171
스완일가를둘러싼이야기_173
질베르트의모델이된남자아이들_175
라발뤼추기경이갇혔던우리_178
꽃핀젊은이들의그늘에서_180
발베크의지리:각자의자리_186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몇권으로출간할것인가_188
파리거리에서외치는소리들_194
주인공,‘마르셀’과프루스트_199
죽음_201

옮긴이의말_프루스트라는대성당의흔적을찾아서_203

출판사 서평

사망100주기에펴내는프루스트미출간단편선,연구자들의노고로되살아난책

2022년11월18일은20세기를대표하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작가마르셀프루스트의사망100주기다.이를기념해이번에특색있는한국어판『알수없는발신자』를소개한다.이책에는프루스트의미발표단편9편과연구자뤼크프레스가쓴해제및프루스트의원고교정에따른다양한이본들의흔적을추적한각주들이담겨있다.

작가사후에이원고가발굴되어책으로나오기까지지금껏두명의연구자가큰몫을했다.우선유족으로부터프루스트의원고와자료들을건네받은프루스트연구의‘개척자’베르나르드팔루아BernarddeFallois가후대의연구자들을위해국립도서관에방대한원고와자료를기증했다.생전에이미팔루아는정리되지않고흩어져있던프루스트의원고들에서『장상퇴유』(1895~1899년집필/1952년출간),『생트뵈브반박』(1908년경집필/1954년출간)을추려내세상에처음책으로펴낸장본인이다.또한연구자뤼크프레스LucFraisse는그원고더미에서여러자료를살피며베일에쌓여있던20대의젊은프루스트가천착한글들의중요성을밝히는해제로이글들을되살려냈다.프레스는말한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제외하면마르셀프루스트에게무엇이남을까?젊은시절에쓴소품『쾌락과나날』(1896)책한권.그가번역한존러스킨의작품들.이미알려진초기작들과『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사이가비어있는것은프루스트가글을쓰지않아서가아니라,프루스트가쓴글을우리가알지못해서생긴공백이었다.”그공백곳곳을메우는이두연구자의과업이없었다면,실로이번에발굴된이원고들의의미나가치는축소되고말았을것이다.

이번에소개되는단편들은첫작품집『쾌락과나날』과같은시기에썼으나그책발간당시목차에서일부러작가가빼버렸고생전에한번도세상에내놓지않았던글들이다.과연어떤내용이길래,그간오랫동안아무에게도공개하지않았던것일까?

이단편들만이지닌언어의특수성과그내용:
프루스트는왜자신의원고에대해아무에게도말하지않았는가?
처음소개되는이단편소설들은어떤내용을담고있는가?

연구자뤼크프레스가프루스트연구전반에서이책의배경과의의에대해밝히는「서문」에따르면,팔루아가이미주목했다시피,이미발표단편들에는그간독자가알지못한프루스트의특수한문학언어가존재한다.즉아주강렬한심리적드라마를서스펜스,요정과현실의세계가갈마드는판타지,동화와교훈적우화,죽은자들의대화등여러형식으로쓴『알수없는발신자』에서주요테마는바로‘동성애’다.당대의사회적분위기에서20대의프루스트에게동성애는“개인적이고정서적인짐”이었기에,프레스의말마따나“이책은프루스트가그누구에게도고백한적없는내면일기”다.앙드레지드에게말했듯“결코‘나’라고말하지않는조건에서”작가는고통받는자신의정체성에대한고뇌와절망을이단편들을통해여실히보여준다.또한이책에는대작『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내놓기까지점점확장되어갈그의“문학적기획”의맹아가곳곳에흩뿌려져있다.이에대해각단편마다덧붙인프레스의짧지만긴요한해제는,프루스트의전기적사실은물론그당시의독서이력(라신,위고,스탕달,뒤마,포,네르발,톨스토이등즐겨읽던작품들의영향),타르드나쇼펜하우어등미학적철학적사상과인물,이후대작과의연관성에관한지도등을명쾌하게그려주고있어독자에게작품읽기의풍성함을제공한다.

이단편들의개요는다음과같다.죽을병에걸린폴린을방문한후새삼깨닫는일상에대한‘나’의자각과메멘토모리에관한교훈적명상「폴린드S.」,군에서만난어느하사에대해잊을수없는감정을뒤늦게떠올리는‘나’의이야기「어느대위의추억」,사랑의아픔으로매일볼로뉴숲호수를찾는작가르펠드를궁금해하는‘나’의심리「자크르펠드(낯선사람)」,지하에서죽은자들(삼손,앙리3세의총애를받던켈뤼스,르낭)끼리벌이는동성애에관한격렬한토론「지하세계에서」,연인에게서결코사랑받지못하리라는운명의비감에빗댄불가해한음악의본질「베토벤8번교향곡이후」,거절당한사랑에상처입어고독과절망에휩싸인‘나’를보이지않게따라다니며위로해주는그대(청설모)라는짐승「그녀를사랑한다는자각」,민감한감수성탓에사는내내고통받게될요람의아이에게건네는착한요정들의말「요정들의선물」,익명의편지로사랑을고백하며죽어가는여인의절망과이를모른채두려워하는그친구의치명적인엇갈림을다룬레즈비언이야기「알수없는발신자」,창조주신에게기대어사랑의고통과행복의관계를이야기하는우화「“그는그렇게사랑했고...”」등,이단편들은하나같이시간-기억-사랑의고통과저주에사로잡힌청년프루스트의역동적인내면을강렬히현상하고있다.

부록(『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뿌리)에서는,오랫동안프루스트를연구하고이전집의새판본발간에기여해온프레스의업적이드러난다.즉작품창작의발생론적관점을흥미로운자료들과더불어조망하게해준다.사회학자가브리엘타르드와철학자쇼펜하우어와의상관성에대한입증,굉장히유명한첫문장(“오랫동안나는일찍잠자리에들었다”)을프루스트가초고들에서어떻게여러번다르게썼는지에대한비교,전집출간시구성을어떻게하고몇권으로펴낼지출판사와오간기록소개,파리거리에서외치는상인들의소리를하인에게메모해오라고한프루스트의일화와그이미지자료들등이소개된다.

대작가의쓰기에관한망설임,퇴고와개작의고뇌가역력히묻어나는책

무엇보다이책에서는훗날원숙한경지에이를신예작가로서프루스트의실험적인잠재성이곳곳에엿보인다.프루스트독자에게는생소한형식의드라마는물론,훗날『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사교모임,호텔지배인,삯마차등으로그려질스완의세계나“진짜라는확인인장lagriffed’authenticité”과같은프루스트만의특유한표현문구의등장역시목격할수있다.

행간들에빼곡히들어찬초고,이본,수고본등의쓰고지운퇴고와개작의흔적을담은각주들은대작가의쓰기에관한고민과망설임,글쓰기의완성도에대한집념,자신을감추면서드러내고자하는작가의모순적인갈등과초조한긴장을반증한다.

수록문출처및최근에출간된프루스트의책들을참조차간략히덧붙인각주와「옮긴이의말」도,독자들한테는프루스트작품의출간현황에대해한눈에보게끔갈무리해주는자료다.여기에덧붙여도판자료로삽입된육필원고복사본들에서작가의필치나작품구상안도넘겨다볼수있다.젊은작가프루스트는완성되어가는글속에서‘자기목소리찾아가기’를포기하지않은대작가였다.윤진번역가의말대로,“프루스트가남긴다양한이본들이보여주듯작가는다양한유혹을체험하고가능한어휘와표현들사이에서망설이고끊임없이지워가며선택을이어간다.어떤의미로,최종적으로선택한것들로세상에내보이는자기모습을완성하는작가는선택되지않은더많은것들로이루어진다!지금독자들은프루스트라는대성당을바라보고그안에들어갈수있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