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컨슈머 :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

디컨슈머 :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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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고 또 사는 것’이 시민의 의무인 시대 vs
급격히 빨라지는 ‘기후 재앙 시계’

경제 쇼크와 기후 위기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경제학자들은 우리가 항상 더 많이 소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가 아주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심각한 경기 침체와 불황이 찾아올 거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 비단 경제학자만이 아니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고 9일 뒤, 부시 대통령은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 국민에게 “미국 경제에 계속 참여하고 경제를 신뢰해주길 바란다”고 연설하며 ‘소비하라’고 역설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최소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산과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이는 테러리스트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가 갑자기 소비에 열정을 잃은 결과였다. 이 상황을 두고 경제학자들은 소비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결론을 지었고 부시의 연설 이후, 소비가 줄어들 때마다 세계 지도자들이 ‘나가서 소비하라’고 부추기는 일은 당연시되었다. “마치 소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말이다.”(본문 21쪽)

비단 위의 사례뿐일까. 21세기에 들어서며 우리 인류가 깨우친 핵심 교훈은 ‘사고 사고 또 사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구매하는 의류를 전부 합치면 매년 5000만 톤에 달하는 옷 무더기가 된다. 이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로 떨어지면 웬만한 대도시는 전부 산산조각나고 전 세계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다.”(본문 16쪽) 나날이 쏟아지는 광고와 할인, 유행,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 오락, 최신 전자기기와 이 모든 것에 대한 집착들이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비가 곧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은 매년 디지털 기기에 2500억 달러, 개인 미용 및 위생용품에 1400억 달러 이상을 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가장 쇼핑에 중독된 망나니’라는 미국의 이미지는 이제 다른 나라들에 물려줘야 할지도 모른다. 카타르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같은 석유 부국이 미국의 1인당 소비량을 넘어섰으며, 유럽연합의 전체 쇼핑객은 거의 미국 쇼핑객만큼 돈을 쓴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가난한 시민들조차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꺼이 값을 지불하고 싶은 것’을 구매한다. 전 세계 45억 명의 저소득층은 매년 5조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_17쪽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소비가 ‘가속화’될수록 ‘기후 재앙 시계’는 ‘초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유엔의 국제자원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새 천 년이 시작될 무렵 소비는 인구수를 제치고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환경과학자들은 우리가 너무 많이 소비한다고 말한다. 재활용 기술과 에너지 효율 개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을 인상적일 만큼 높였지만, 그것만으로는 탄소 배출량을 단 한 해도 줄이지 못했다. 그 어떤 기술과 조치도 소비 욕구가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사느냐(buy), 사느냐(live), 이것이 문제로다. 지금, 우리는 소비와 환경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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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J.B.매키넌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신문방송학과부교수로환경및경제문제를해결하기위한방법을연구하며,『뉴요커』『내셔널지오그래픽』『애틀랜틱』등에소비자이슈,생태학문제와관련된글을기고하고있다.인간의도시문명,즉도로나철도가야생에미치는광범위한영향을탐구한[베어71]의시나리오를집필했으며,이영화는선댄스영화제에초청상영되었다.저서로는자연세계의복원을다룬내용으로내셔널매거진어워드를수상한『잃어버린야생을찾아서』,로컬푸드운동의기폭제가된『농장에서식탁까지100마일다이어트』(공저),전세계디아스포라들의이야기를담은『나는여기산다』(공저)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세상이소비를멈추는날,무슨일이벌어질까

1.조짐:우리가알던세상의종말
1장첫번째희생자는아마존이될것이다
2장그들이물건대신사는것
3장이제,다른종류의시간이흐르기시작한다
4장'탈성장'이라는불가능혹은해결책
5장다시밤에익숙해지다

2.균열:디컨슈머의탄생
6장성장의종말vs경제의종말
7장일상의소비재난이끝나는순간
8장유혹적디마케팅과과시적디컨슈밍
9장변화는상상보다더빨리일어날수있다
10장그는경제가망하는것을본적이있다

3.적응:사지않을자유혹은권리
11장계획적진부화,그리고와비사비
12장패스트패션이꼭사라질필요는없을지도모른다
13장비즈니스는기나긴게임이다
14장더이상소비자가아니라면우리는누구일까
15장의식하지못하는비과시적소비
16장어떻게부자가될수있을까

4.변화:사는것을멈추는순간,진짜삶이시작된다
17장덜살수록더살수있다
18장자발적간소함,그리고풍성한고요함
19장소비주의가살아남을마지막기회
20장더좋은것을,더적게소유하는경제
21장미래를돌려주기위한단절의순간

에필로그:하나의질문에서시작되었다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경제학자들은우리가항상더많이소비해야한다고말한다.소비가아주조금이라도줄어든다면심각한경기침체와불황이찾아올거라고경고한다.하지만소비의중요성을강조하는건비단경제학자만이아니다.
2001년9·11테러가발생하고9일뒤,부시대통령은충격과슬픔에휩싸인국민에게“미국경제에계속참여하고경제를신뢰해주길바란다”고연설하며‘소비하라’고역설해세계적인화제를모았다.9·11테러이후미국은최소600억달러규모의자산과50만개이상의일자리가사라졌는데,이는테러리스트때문이아니라미국과전세계가갑자기소비에열정을잃은결과였다.이상황을두고경제학자들은소비가발생하지않는상황이경제에치명적이라는결론을지었고부시의연설이후,소비가줄어들때마다세계지도자들이‘나가서소비하라’고부추기는일은당연시되었다.“마치소비가선택이아닌필수인것처럼말이다.”(본문21쪽)
비단위의사례뿐일까.21세기에들어서며우리인류가깨우친핵심교훈은‘사고사고또사는것’이시민의의무라는것이다.“오늘날우리가구매하는의류를전부합치면매년5000만톤에달하는옷무더기가된다.이크기의소행성이지구로떨어지면웬만한대도시는전부산산조각나고전세계에지진이발생할것이다.”(본문16쪽)나날이쏟아지는광고와할인,유행,패스트푸드,패스트패션,오락,최신전자기기와이모든것에대한집착들이소비문화를형성하고있으며,소비가곧경제와사회를지탱하고있다.

현재미국인은매년디지털기기에2500억달러,개인미용및위생용품에1400억달러이상을쓴다.그러나‘전세계에서가장쇼핑에중독된망나니’라는미국의이미지는이제다른나라들에물려줘야할지도모른다.카타르와바레인,아랍에미리트같은석유부국이미국의1인당소비량을넘어섰으며,유럽연합의전체쇼핑객은거의미국쇼핑객만큼돈을쓴다.세계은행보고서에따르면가장가난한시민들조차‘자신에게‘필요’한것이아니라기꺼이값을지불하고싶은것’을구매한다.전세계45억명의저소득층은매년5조달러이상을지출하는거대한소비시장이다._17쪽

문제는여기서시작된다.소비가‘가속화’될수록‘기후재앙시계’는‘초가속화’되고있다는것.유엔의국제자원전문가위원회에따르면,새천년이시작될무렵소비는인구수를제치고가장심각한환경문제로떠올랐다.이에환경과학자들은우리가너무많이소비한다고말한다.재활용기술과에너지효율개선에수십억달러를투자하고,재생에너지공급을인상적일만큼높였지만,그것만으로는탄소배출량을단한해도줄이지못했다.그어떤기술과조치도소비욕구가불어나는속도를따라잡는데실패했다.
사느냐(buy),사느냐(live),이것이문제로다.지금,우리는소비와환경사이의딜레마에빠져있다.

성장의폭주끝에마침내우리는소비를멈추었고
전세계가답하기시작했다

이제,소비를적극적으로줄이는‘디컨슈머’들이온다!

『뉴요커』『내셔널지오그래픽』의저널리스트J.B.매키넌은이딜레마를해결하기위해‘어느날소비의25퍼센트가사라지면어떤일이벌어질지’각종연구와문헌,인터뷰등을통해총합적으로분석하고예측했다.수렵·채집문화를보존하고있는나미비아의작은마을부터정확하게지속가능한비율로소비하는에콰도르의공동체까지,매키넌은지구곳곳에서소비를멈추었을때마주하게될세상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
분석의결정적계기는코로나로부터시작되었다.2020년초,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인해전세계소비의20퍼센트가감소했고,말그대로경제가붕괴하기시작했다.팬데믹시기,소비지출이급감하자,쇼핑이단순한취미가아니라문명의붕괴를막을유일한보루라는생각은우리귀에지극히평범한말로들리기시작한것이다.동시에소비의25퍼센트가감소한시기에대한저자의가정과이에기반한사고실험은관찰가능한전제가되었다.
과연소비의종말이불러올미래는성장의종말,즉경제와사회의붕괴일까?매키넌은소비하지않는소비자,‘디컨슈머’들이만들어가는새로운소비문화에그답이있다고말한다.디컨슈머는자신또는세상의소비가줄어들기를적극적으로바라는사람들이며,‘영리적시간’보다‘비영리적시간’의중요성을아는사람들이다.무엇보다디컨슈머는소비자로서‘사지않을자유혹은권리’를정확히인지하고있다.그렇기에이들을공략하려면다른접근이필요하다.
2011년파타고니아는미국최대의소비대목인블랙프라이데이를앞두고뉴욕타임스에이런광고를실었다.“이재킷을사지마세요.”또한“필요하지않은것을사지마세요.무엇이든신중히고민하고구매하세요”라고덧붙이며,재킷한벌을생산하고운반하는과정에서소모되는자원과배출되는이산화탄소양을표시하기도했다.‘디컨슈머’를겨냥한‘디마케팅전략의시작’이자‘새로운소비문화의탄생을알리는신호탄’이었다.
이미디컨슈머들은더질좋은물건을더적게구매하는시장을형성하고있으며,파타고니아와리바이스등의기업들은디컨슈머시장을공략하기위해경영전략을대폭수정했다.심지어리바이스는의류산업이“불필요한소비위에세워져있다”라고공공연하게선언하는것으로도유명하다.단기적목표대신지속가능성에중점을두는‘딥타임(deep-time)사업관’을실천한일본의제과회사‘토라야’는덕분에약420년이라는긴역사를이어오고있다.
매키넌은이러한기업들의사례를통해소비가줄어든세상에서기업들이어떻게살아남을수있을지,디컨슈머시장이경제를어떻게바꿔나갈지를예견한다.‘영원히성장하는소비경제와깨끗하고건강한삶을동시에가질수있는가’라는오래된질문에디컨슈머가새로운해답을제시한다.

리바이스가지향하는사업모델은소비자가상품구매를줄이고,오늘날시장에나와있는일반적상품보다품질이좋은상품을주로구매하는것,즉더질좋은물건을더적게구매하는경제다.이모델은브랜드서사로서도리바이스에잘부합하는데,리바이스가내세우는특장점이오래입을수있는내구성좋은상품이기때문이다.세이는계산기를두드려본결과소비를줄이자는메시지를전달하면서도여전히성장할수있음을믿게되었다고말했다.그러려면기존고객이리바이스의의류를더적게구매해더오랫동안입는동시에,회사는패스트패션에서떨어져나와반소비적사고로향하고있는새고객을끌어들여야한다._183쪽

“사느냐(buy),사느냐(live),이것이문제로다”
사는것을멈추는순간,진짜삶이시작된다

경제성장이성공의주요척도인소비사회에서우리는‘소비를하던사람’에서‘소비자로살아가야만하는사람’이되었다.인간의여러정체성중하나에불과했던소비가오늘날유일한정체성이되어버렸다.매키넌은디컨슈머사회에서는우리가그동안잃어버린정체성들을되찾을거라고말한다.
디컨슈머들은소비집착에서벗어나간소함을추구하고내재적가치에집중하는삶의방식으로기존소비문화의빈자리를채운다.매키넌은다운시프팅붐이퍼졌던1980년대말미국사회를재조명하는것을시작으로참여문화를통해지역전체의소비문화를변화시킨런던교외의바킹대거넘자치구까지,지구곳곳에서새로운우선순위에따라구성하는삶의모습을제시함과동시에디컨슈머가수십년,심지어수천년뒤에우리를어디로데려갈지살펴본다.
세상이소비를멈추는날,디컨슈머들이만난것은녹색경제,새로운시장,변화된삶이었다.

내재적가치를추구하는활동은물질주의보다심리적욕구를더욱잘충족시키기때문에,보통간소한사람들은소셜미디어와텔레비전,음반소비를줄이면서까지내재적가치를추구하는시간을늘린다.소비를멈춘세상은정말로더차분한세상이될것으로보인다.오늘날빠른속도의삶이필수처럼느껴지듯이,느린속도가필요하다고생각할수도있다.간소한삶이자기목소리를더욱명확하게듣는것이라면,실제로풍성한고요함이필요할지도모른다.루어스의말마따나,“일단스스로에대해알게되면자신이원하는것은그저연못에서개구리소리를듣는것임을깨닫게될수도있다”._314쪽

이책『디컨슈머』는만약우리가지구의자원을훨씬더적게소비한다면경제,소비문화,환경문제를비롯해우리자신에게무슨변화가일어날지탐구하는일종의사고실험이다.매키넌은경제학,인류학,기후과학등여러분야전문가와의인터뷰를통해우리가어떻게소비를멈출수있는지,그리고소비중심주의를탈피한우리삶이어떤모습일지보여준다.즉이책은‘소비와환경사이에서길잃은사피엔스들’을위한일종의가이드라고도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