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래 평전

박용래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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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60~70년대 한국적 서정의 독보적 경지를 선보이며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박용래 시인의 시전집과 산문전집, 평전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울타리 밖」을 비롯해 「겨울밤」 「저녁눈」 「점묘」 등의 명시들로 확고한 문학사적 평가를 얻고 후배 시인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지만, 그의 문학성이 온전히 갈무리된 전집이 미비한 점은 오랜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정본 백석 시집』 등의 작업으로 시 정본 연구의 면밀함을 인정받은 고려대 고형진 교수가 수년간의 자료 조사와 연구 끝에 내놓은 『박용래 시전집』 『박용래 산문전집』, 그리고 그의 문학적 일대기를 담은 『박용래 평전』은 시인이 생전에 발표한 시와 산문 작품, 미발표 원고, 편지 등을 망라하고 시인에 대한 전기적 사실과 증언 등을 두루 참조하여 박용래 시인의 문학세계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고형진

1925년충청남도강경에서태어나강경상업학교를졸업하고조선은행에입사했다.1946년정훈,박희선과함께『동백』지를창간했으며,1947년조선은행을사직하고시쓰기에전념했다.1955년『현대문학』6월호에「가을의노래」,1956년1월호와4월호에「황토길」과「땅」이박두진시인에의해추천되어시단에나왔다.1969년첫시집『싸락눈』을간행하고이듬해제1회현대시학작품상을수상했으며,1975년두번째시집『강아지풀』,1979년세번째시집『백발의꽃대궁』을펴냈다.1980년11월심장마비로별세했다.사후에제7회한국문학작가상을수상했다.전통적인서정시의가락에섬세한언어로세공한독자적인형식을입힌그의시는전후한국현대시사에중요한자취로새겨져있다.

목차

머리말

시인의죽음
영결식과보문산시비
본적,부여
고향,강경
유년시절
강경상업학교입학
홍래누이의죽음
군산의바다
조선은행경성본점
북방의설경과유이민의초상
조선은행대전지점
해방과『동백』창간
김소운을찾아서
목월과의만남
대전문학의현장
6·25전쟁과『호서문학』
대전의문화예술인들
습작
『현대문학』신인추천
이태준여사
등단
공주의동료시인들
가장의삶과가학리
오류동의청시사靑枾舍
부여와대전의후배시인들
시인의비애와좌절
문단의다변화와운명의미소
첫시집『싸락눈』
제1회현대시학작품상
시상식풍경
「호박잎에모이는빗소리」연재
공동시집『청와집』
문단활동의절정기
대전의조각가와도예가
대전의화가들
시집『강아지풀』
시세계의변모와육사陸史의정신
「월훈月暈」의탄생
동요풍의출현
목월의죽음
고향방문과홍재의죽음
시집『백발의꽃대궁』
마지막한해
시인의죽음,그이후

박용래연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눈물의시인’박용래문학세계의모든것

박용래시인은1925년충청남도강경에서태어났다.그는명문인강경상업학교를졸업하고조선은행(현한국은행)에입사했으나은행업무에대한환멸과시에대한열망으로3년만에그만두었고,그뒤몇차례의짧은교직생활을제외하고는줄곧시쓰기에전념했다.1955년박두진시인의추천으로『현대문학』6월호에「가을의노래」,1956년1월호와4월호에「황토길」과「땅」을발표하며시단에나온그는등단13년만에첫시집『싸락눈』을간행하고이듬해제1회현대시학작품상을수상했으며,1975년두번째시집『강아지풀』,1979년세번째시집『백발의꽃대궁』을펴냈다.
박용래의시는짧은시행안에풍경을있는그대로서술하면서도한폭의아름다운그림과같이다가온다.여기에는함축적인이미지와엄격한언어조탁에서비롯된그의독특한회화적형식미가크게작용하고있다.이를박용래시인은스스로‘점묘의기법’이라고부른바있다.

잠이루지못하는밤고향집마늘밭에눈은쌓이리.

잠이루지못하는밤고향집추녀밑달빛은쌓이리.

발목을벗고물을건너는먼마을.

고향집마당귀바람은잠을자리.
-「겨울밤」전문

일체의감정을배제하고극단적일만큼간결한형식을구사함으로써오히려응축된시적감흥을담아내는이러한방법은박용래시의가장큰특징이라할수있다.그리고그바탕에는사라져가는가난하고가여운것들에대한그리움과연민이깔려있다.그것은때로는아득한고향을그리는슬픔으로,때로는소박한사물들을들여다보는다정한눈길로드러난다.생전어느자리에서고자주눈물을보여‘눈물의시인’으로불렸던박용래시인은그눈물을고이모아그정수를시로세공해냈다.사랑하는모든것에대한다정과스스로에대한엄격과염결이그의시를지탱하는원동력인셈이다.

눌더러물어볼까나는슬프냐장닭꼬리날리는하얀바람봄길여기사부여扶餘,고향故鄕이란다나는정말슬프냐.
-「고향」전문

이처럼전통적인서정시의가락에섬세한언어로세공한독자적인형식을입혀독특한시세계를이루어온박용래시인은1970년대중반이후그시적기법과정신의폭을넓혀나가던중1980년11월갑작스러운심장마비로세상을떠나고말았다.시에대한지나칠만큼의엄격함으로등단이후25년동안이백편이채안되는작품만을남긴과작의시인이었던만큼시인의때이른죽음은한국현대시사의큰안타까움이되었다.
박용래는백석을비롯해이장희,윤동주,이육사,오장환,박목월등의시인으로부터큰영향을받았다.이는그의작품에원용되는이들의시와그가산문에서직접언급한시인들의이름으로도확인할수있는바다.특히박용래시인이백석시의애독자였고「우유꽃언덕」「그봄비」등의시에백석과의긴밀한연관성이드러난다는고형진교수의지적(『박용래평전』,111~115쪽)은박용래시인의시적계보를확인하는데중요하게다루어져야할점이다.개별시작품뿐아니라시인의산문과전기적사실을종합할때얻어지는이와같은발견과통찰은한시인의문학세계를총체적으로살필수있는정돈된자료와저술이긴요한까닭을잘보여준다.박용래시인이남긴모든시와산문,그리고그의시적생애를아우른세권의책은그러한발견을위한자산이자,그의시를사랑하고또새롭게읽어나갈이들모두에게값진선물이될것이다.

삶속에서문학을살아간시인의초상

『박용래평전』은박용래시인의시전집과산문전집을엮으며누구보다그의문학세계를깊이들여다본고형진교수가수년에걸쳐시인에관한기록과자료를검토하고,그와가까웠던이들을찾아직접확인한사실들을바탕으로시인의문학과일생을조명한뜻깊은저작이다.특유의면밀한조사와연구로시인에대해알려진사실을하나하나검토해오류를바로잡고,시인의고향을비롯해그가거쳐간장소를일일이방문해그의내면풍경을상상하고,그와관련된인물과텍스트를두루참조해그영향관계를밝히는열정과수고는박용래시인에대한깊은애정이없이는불가능한일일것이다.
때로는엄밀한논증으로,때로는극적인이야기로전해지는박용래시인의일생은“오직시인으로만살았던”(6쪽)이의일대기로다가온다.어린시절자신을어머니처럼돌봐주었던열살위누이의갑작스러운죽음을겪고,시쓰기에매진하기위해남들이부러워하던은행원이라는직업을미련없이그만두고,존경하는시인을만나기위해무작정먼길을떠나밤길을헤매고,마음이통하는시인예술가들과함께하는자리에서기꺼이눈물을글썽이는시인의모습은운명적으로시인의길을걸어간,삶속에서문학을살아간시인의초상을생생하게보여준다.또한시인이온몸으로통과한일제강점기부터1970년대까지의극적인현대사와당대의문단풍경은학술적인연구서로는접하기어려운당대역사와문학의미시적인면면을흥미롭게들여다보게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