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아이 : 제10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 문학동네 동시집 85 (양장)

여름 아이 : 제10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 문학동네 동시집 85 (양장)

$12.50
Description
오늘 아침 열 시 나는 교실에 없죠
5학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해 본 일!

제10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수상작 『여름 아이』
제10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최휘 시인의『여름 아이』가 출간되었다. 2012년 문학동네동시문학상이 시작된 이후 10년, 김개미, 김륭, 김준현 등 기수상자들이 동시단에서 주목할 만한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독보적인 수상작으로 손꼽힐 또 한 권의 동시집이다. 심사를 맡았던 김개미, 유강희, 이상교 시인은 “과장 없는, 그러나 충분히 드러난 아이의 천진함” “단선적이지 않고 심층적으로 대상을 파고드는 시선” “공들여 읽고 싶어지는 신선한 소재와 표현”을 이 동시집의 매력으로 짚어내며 『여름 아이』를 145편의 응모작 중 대상작으로 건져 올렸다. 무엇보다 한 작품 안에 “다정하고 발랄한 감성”과 “삶의 가혹함과 절망”을 함께 담아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한 『여름 아이』는 동시문학에 당당히 첫발을 내디딘 최휘 시인의 작품으로, 지금껏 본 적 없던 “선명하고 탄성도 높은” 언어로 가득 차 있다.

“궁금하면 네이버 찾아보든가/ 귀찮으면 그냥 읽어 보든가”(「여름, 누구게」)라는 당돌한 질문을 던지며 44편 동시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 있는 ‘여름 아이’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병원 가느라 처음 결석한 날, 나 하나 쏙 빠진 교실을 머릿속에 그리며 자신의 부재에서 자신의 존재를 더 생생하게 감각하는 아이의 당찬 기운이 동시집 전체를 감싼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10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저자

최휘

경기도이천장호원에서태어났다.
2012년《시로여는세상》으로등단했다.
시집『야비해지거나쓸모없어지거나』,동시집『여름아이』가있다.
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수상하였다.

목차

1부온몸에빨강을칠해놓고
여름,앵두14
결석16
여름,누구게18
구름매운탕20
여름,숙제22
동네사람23
여름,질문24
공부방고양이26
체리트럭28
여름,죽음30
여름,일기32

2부이야기들이밤새이야기하는곳
목련버스36
금화당할아버지38
마트료시카40
여름,야외수업42
여름,옛날이야기44
여름,폭설46
묘안석반지48
책사용법49
여름,키조개50
꿈공부52
여름,복숭아뼈54

3부달팽이가짊어지고가는꿈
식물일기58
여름,태수60
어색한우산62
여름,술래64
만약에66
여름,귀는지워지지않고68
여름,짜증69
여름,아빠만놀아요70
칸막이72
달팽이73
여름,비틀비틀74

4부여름,어디까지갔니?
여름,오후세시78
아직도80
여름,새끼손가락82
발걸음84
여름,수능샤프86
국립중앙박물관88
세상에서제일큰웃음90
왼손잡이92
피터팬에게93
꿈의신호94
여름,어디까지갔니?96

해설_김개미100

출판사 서평

눈맞춘모든것에,마음머문모든것에
가지런히놓아보는‘여름’이란두글자

“읽고나면작품과작품사이에분명히존재하는한마을에서
한아이를만나한계절동안이야기하고웃고울고놀다온것같은기분이든다.”_심사평에서

‘한해의네철가운데둘째철.봄과가을사이.낮이길고더운계절.’우리가아는여름의정의는대략이러하다.계절은모두에게공평하게부여되는것이지만저마다,그리고해마다조금씩다른모양과색채와질감으로기억된다.그렇기에누구와도다른나만의고유한계절이생긴다.『여름아이』는한아이가여름이라는계절을건너며자신만의‘고유한여름’속으로독자들을이끄는이야기동시집이다.속도감있는문체와재치있는시어들로지루할틈없이읽어나가다보면호만천이흐르고이마트가있는동네에살면서(「결석」),글쓰기하나는잘한다고자신하며(「여름,야외수업」),머리맡에책을놓고자는(「책사용법」)한아이의모습이구체적으로그려진다.아이의곁에는낚시와술을좋아하는아빠,여름한철복숭아를따느라바쁜엄마,아이를만날때마다질문을쏟아내는친구도함께여름을지나고있다.

너는숙제가많아서팔빠진적있니?
선율이가말했어요

난빠진적있어.그런데넌왜민트색을좋아하게된거야?
선율이가말했어요

넌고양이가귀여워?강아지가귀여워?
선율이가말했어요

선율이를만나면우글우글생각을하느라대답을하느라
내시간은하나도없어요
_「여름,질문」전문

이동시집의독특한구성은편편의제목들에서도드러난다.밀려있다가한꺼번에밀어닥치는문제집속문제들(「여름,숙제」),술취한아버지의비틀거림(「여름,비틀비틀」),오늘은뭘써넣어야할지고민하게만드는일기장의백면(「여름,일기」)앞에‘여름’두글자를내려놓는순간,그것들은한계절동안나와눈을맞추고마음을나누었던고유한대상으로특별한의미를가지게된다.닿음에서머무름으로이어지게하는동시의힘을시인은가장단순하면서도효과적으로우리에게보여준다.이렇게‘여름’이란갈피를끼워넣으니흐릿했던일상은색다른공기를지닌‘그날의사건’으로움튼다.

다독이고다독여도마음은흙빛
마음에고요히드리운빛과어둠
아픔을통과하는찬란한그늘의시간

그날밤,달팽이가나를짊어지고가는꿈을꾸었어요

장마가끝나도록달팽이는돌아오지않았어요
그렇지만나는멀리가지않을거예요

여름이끝나면아픈다리를수술하기위해
까무룩멀리가야할테니까요
_「달팽이」부분

봄이가면여름이오고여름이가면가을이오는계절의법칙을따르는듯아이는다음,또다음으로나아간다.온몸에빨강을칠한앵두처럼“다다다다”힘껏달리다가,반복되는일상을“터벅터벅”능청스레걷다가,개망초꽃모가지를“똑똑”따던지며억지걸음도걷는다.꽃내음가득한풍경을따라걷다보면자연스레이아이는다리가아픈아이라는사실을알수있다.아이의육체적인병증은이야기곳곳에서돌출되지만그것을말하는목소리에흔들림이없어통증은대상화될틈없이읽는이의마음깊은곳에파고든다.이담백한돌출로인해아이와의만남은오래도록잊히지않는다.

이처럼아이에게여름은“다리가아픈”계절이다.아이는다리를자르게될지모른다는불안감과다른친구들처럼물놀이를할수없다는울적함을있는그대로드러내면서도아픔의시간을묵묵히통과하고있다.이여름이끝나면“아픈다리를수술하기위해/까무룩멀리가야”하기에.부모에겐가장바쁜계절을혼자견뎌내야하지만통증에매몰되지않고그날그날의사건과관계로다채로운일상을꾸려가며회복과치유를향한걸음을이어간다.곱창에소주를마시느라돌아오지않는아빠(「여름,일기」),“죽으면어디로가지?”낮은목소리로묻는봉희(「여름,죽음」),달리기를잘하지만느린척뛰는선율(「여름,술래」),삐뚤한책상과의자만남기고부산으로가버린태수(「여름,태수」),동생모르게눈짓으로대화하는언니들(「세상에서제일큰웃음」)도모두저마다의눈부신낮과어둑한밤을건너는중이다.복잡하고찬란한감정들을꽃피우며여름은계속흐른다.

“매미가울어대고깔끄러운복숭아털이여기저기날리는어느날,나는복숭아밭,여덟명의동네친구,네명의언니와여동생하나남동생하나,과수원에서바쁘게일하는엄마아빠와사람들,그리고다리가아파혼자집에남겨져있는어린내앞에도착했어요.”_최휘,수상소감에서

“내문학의처음은혼자서나를기다리고있는아픈아이”라고최휘시인은고백한다.‘나’라는개인을통해보편적인간에이르고자했던몽테뉴가그러했듯,시인은치열하고정직한자기탐구의시간을통과하여‘여름아이’라는혼자이면서우리모두인캐릭터를창조해냈다.덕분에“대상을억압하지않고자유롭게풀어주는방식으로독특한언어미감을선사한다”는심사위원의말처럼학교와집,동네,심지어꿈속까지힘차게뛰어다니는아이의가쁜숨결이시집을읽는이들에게까지온전히전해져온다.툭툭떨어지는복숭아에서,아무데나버려지는수능샤프에서죽음의그림자를목격하기도하지만강포저수지의하얀구름떼에서,할머니의묘안석반지에서오늘밤꿈의재료를차곡차곡수집하며지금이여름을살아가는아이.다양한생명들이여름의태양아래서힘껏자라나고,그생명들의기운과응원을잔뜩받으며아이는하루하루자신의길을만들어갈것이다.다가올가을도,겨울도,봄도,그리하여또다시고유한색과모양으로그려나갈여름을기약하며.

알록과달록이쏟아지는여름의상
계절이깊어갈수록차오르는꽃내음풀내음
뾰족한마음을어루만져주는포근한그림

혼자우물우물쭈물쭈물집을지키다가도세상에서제일큰소리로웃을줄아는‘여름아이’는김규아화가의손에서더사랑스럽고씩씩한모습으로그려졌다.“혼자서밀고올라오는”초록과“유리창을톡톡두드리는”분홍,“한줄기빛을번뜩이”는노랑과“우르르몰려나오는”하양,그리고“토마토를던진것처럼”하늘을물들이는빨강까지,다양한색들이마치아이의여름을살펴주듯제존재감을활짝드러낸다.화가의기질을가진시인과시인의기질을가진화가가만나한권의다채롭고향기로운이야기동시집이탄생했다.

금화당할아버지가커다란벽시계뒤에서걸어나와요
뻐꾸기시계를한번올려다보더니까만확대경을써요

금화당앞화단에는분홍백일홍꽃이활짝피었어요

할아버지는고개를숙인채시계만고쳐요
할아버지는시계가되고시계는할아버지가되고

분홍이금화당유리창을톡톡두드려요
할아버지가고개를들어분홍을바라봐요

할아버지는고장난시계를살펴주고
분홍은금화당할아버지를살펴주고
_「금화당할아버지」전문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