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로그 - 생존과 쾌락을 관장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

애널로그 - 생존과 쾌락을 관장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

$17.34
Description
생물학에서 정신분석학, 미학, 문화인류학에 이르기까지
더럽고, 음습하고, 부끄럽다고 치부된 항문의 경이를 파헤치다
인간의 신체 기관 중 가장 말하기 꺼려지는 곳은 어디일까?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수치스럽고, 의사에게 묻기도 부끄러워 항상 정확한 명칭 대신 ‘그곳’ ‘뒷구멍’ ‘똥꼬’ 등으로 언급되는 부위 말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 신체의 배출구이자 또다른 숨구멍, 항문이다.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인체의 구석구석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리고 의학 지식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 지금도 항문은 다들 말하기 꺼리는 기관이다. 배아세포의 발달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기고, 생명 유지에 중요한 기관인 항문이 더럽고 음습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 활동의 중심, 항문을 계속 무지와 편견의 영역에 남겨둘 수는 없다. 저자 이자벨 시몽은 생물학에서 문화인류학까지 여러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항문이라는 기관에 대한 지식을 샅샅이 파헤친다. 항문에 씌워진 오명을 하나씩 벗기는 이 책은 인간 신체활동에서 항문이 차지하는 주요한 역할과 항문을 둘러싼 인류 역사와 문화, 현실의 문제를 폭넓게 탐구한다.

갑자기 모든 게 단순 명료해진다. 우리의 항문은 제명당한 상스러운 구멍이 아니다. 항문은 공기가 통하는 구멍이며, 이것 없이는 어떤 육체도 숨쉴 수 없다. 그리고 이 중심관 자체도 그것을 둘러싼, 감각과 감정들을 느끼는 몇 킬로그램의 살이 없다면 그저 한 줌 바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남자와 여자 모두가 가진 중심축이자 중심관, 신경들과 생명력으로 팽팽한 이 기둥이야말로 인간존재의 상징으로 남근보다 훨씬 더 적합하지 않을까? _42~43쪽
저자

이자벨시몽

일러스트레이터이자사진작가,작가.세르지퐁투아즈국립미술학교에서공부한뒤국립니스미술학교에서일러스트레이션을전공했다.10년동안출판·언론계에서일했고동화『보도블록위의꼬마들』등여러권의책을집필했다.

목차

들어가며

1장모든동물에게는항문이있다
2장애초에인간은항문이었다
3장루이14세도피할수없던치루
4장사춘기만큼중요한항문기
5장항문이선사한쾌락
6장고문에서마약운반까지항문의흑역사
7장구멍안에든무궁무진한상상들
8장예술의최고급재료,항문
9장다양한맛과다채로운색깔
10장순수한즐거움
11장항문예찬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항문을주제로책을써보겠다니,이무슨해괴망측한발상인가!그건사실입밖으로꺼내기껄끄러운주제가아니던가?천만에,오히려그반대다!항문은판의중심부다.항문은세상의중심이며,세상은항문을축으로균형을잡는다.이책에서항문에관해함께살펴보고나면항문이세상의중심이라고까지말하지는못하더라도,인간적인모든것의중심이라는사실만큼은분명히이해하게될것이다.
-p.9

기린의경우,동성애행위의빈도가이성애행위빈도를능가한다.이들은열에아홉은수컷끼리짝짓기를한다.사실,동성애적행동이전혀관찰된적없는종은체외수정을통해번식하는종들뿐이다.만약당신이찬장안에서진드기를봤다면쌀통이나밀가루통안에서거짓쌀도둑거저리들이비역질을하고있을지도모른다는사실을명심하라.떠도는소문에지나지않지만,유니콘들이항문으로재미를톡톡히본다는사실도잊지말자.
요컨대,동물에게양성애는지극히정상적인것이다……
-p.26

의학적으로무지했던시대에는사혈과관장이라는두가지치료법이공식적으로인정받았다.프랑스절대왕정의상징이던태양왕은자신이관장하는광경을2000번넘게사람들에게보였을것이다.살균소독의개념이없던당시에이극성스러운치료법은널리알려진그의치루와분명관련이있었을것이다.그런가하면,17세기에날던새도떨어뜨리며온갖영광을다누렸던프랑스기병대사령관페르테공작은자신의치루에대해이렇게한탄했다.“내엉덩이안에포탄한발이박혀있었는데,그걸터뜨릴수도떼어낼수도없었다.얼마전심한복통과설사를겪고난뒤주치의가나에게관장을권고했다.그처방에따라약사가관장기로나를아주고통스럽게만들어서저절로비명이나왔다.내엉덩이에상처를입히는그온갖종류의대포포신같은관장기를이용해야만하는운명을소리높여원망하지않을수없었다.”
-p.60

터무니없이비싼밑씻개로쾌감을얻고벨벳이나새틴같은보드라운천의감촉을느끼는사람들도있었지만하층민은여전히막대기에의존했다.유럽에서는인체공학에맞춘곡선형막대기를선호했다.중세일본에서는통나무를잘게썰어매끈하게다듬은작은작대기를사용했는데,주인이사망하면불에던져태워버렸다.하지만동시대의중국인들은그것을깨끗이씻어서대대손손물려주었다.중국에서밑씻개로비단종이를사용하는최고의사치를누릴수있는사람은오직황제뿐이었다.14세기말,중국명나라황실은밑씻개용으로비단종이72만장을만들라고명령했다.역사책에분명히기록되어있는명백한사실이다.그런가하면,프랑스왕족베리공작은삼부스러기를킬로그램단위로공급받았고,샤를6세는아마로만든밑씻개를주문했다.당시회계장부를살펴보면전부확인할수있는사실이다!
-pp.102~103

어느날,영장류가허리를펴고일어나두발로걸으면서인간이되었다.엉덩이는근육이발달되며둥글둥글해졌고,항문은그사이에파묻혀눈에보이지않게되면서성적매력이뛰어난부위가되었다……유사이래로항문은늘인간의중심에있었다.세속적이건신성하건간에항문과관련된제의와관습들역시이런저런형태로분명하게존재했다.
-p.114

옛날부터세계곳곳의어떤문명에서든방귀는가장확실하게흥행을보장하는공연요소였다.방귀를뀌는인물은아이에게나어른에게나항상인기가많다.역사를살펴보면,방귀를뿡뿡뀌어대는전문적인방귀공연예술가에대한최초의언급은5세기로거슬러올라간다.아우구스티누스는『신국론』에서“어떤이들은항문으로마치노래를부르듯자유자재로연주를할수있다(게다가악취도전혀풍기지않고)”라고언급했다.
-p.251

무엇이든얻기위해서는대가를치러야하는냉정한물물교환의세계에서,항문정신은애정어리고자유롭고다정한몸짓으로심장을두근거리게한다.아무것도붙잡아둘수없고자기를위해아무것도간직할수없는항문은흩뜨리고쏟아낸다.항문은미개한기관이고방랑하는기관이며너그럽고방탕한기관,자유와무상의기관이다.축적하고성공하고획득하는것에전혀관심이없으며그저흘러가는대로내버려두고,시간이흐르는것을인정하고,모든것이자신에게서빠져달아나는것을기꺼이받아들인다.
-pp.31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