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마지막 한숨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

무어의 마지막 한숨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

$22.19
Description
생사를 걸고 이야기하는 현대의 셰에라자드
살만 루슈디가 이슬람 교단의 살해 명령 ‘파트와’ 선고 후
은둔생활 6년 만에 세상에 선보인 첫 소설
2019년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영어소설 100’
1996년 아리스테이온상
1995년 휫브레드 최우수 소설상

#노벨문학상후보 #작가의 사명 #살해위협 #망명중 최초
#인도현대사 #무슬림 #유대인 #다양성 #공존
“우리는 세상을 들이마시고 의미를 내쉰다.
그럴 수 있는 동안. 그럴 수 있는 동안만.”

“내게 글쓰기란 신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것과 같다. 나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코미디와 꿈, 그
리고 새로움을 사랑한다. 소설이란 새로움을 만드는 것이다.” _살만 루슈디

생사를 걸고 이야기하는 현대의 셰에라자드이자 ‘표현의 자유’의 상징이 된 소설가 살만 루슈디의 걸작 『무어의 마지막 한숨』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번으로 출간된다. 살만 루슈디의 『분노』 번역으로 제2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하고, 『악마의 시』『한밤의 아이들』 『2년 8개월 28일 밤』 『조지프 앤턴』까지 살만 루슈디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온 김진준 번역가가 작가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아 완역했다.
『무어의 마지막 한숨』은 살만 루슈디가 ‘파트와’ 선고 후 은둔생활 6년 만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다. 루슈디가 1988년 발표한『악마의 시』는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이며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으로 떠올랐다. 이듬해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는 『악마의 시』를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고 작가를 처단하라는 종교 법령 파트와를 선고한다. 그리하여 루슈디는 영국 정부의 보호하에 도피 및 은둔 생활을 시작하고, 전 세계의 『악마의 시』 번역가, 출판인, 서점이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 본명 대신 ‘조지프 앤턴’이라는 가명으로, 무수한 살해 위협과 숨막히는 공포 속을 살아가면서도 그는 예술로 세상과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사명을 잊지 않았고, 그 어떤 위협에도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무어의 마지막 한숨』을 세상에 선보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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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살만루슈디

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에입학해역사학을전공했다.1975년『그리머스』로문단에첫발을내디뎠고,1981년출간한두번째작품『한밤의아이들』로부커상,제임스테이트블랙메모리얼상등을수상했다.1988년출간한『악마의시』는휫브레드최우수소설상을받고부커상최종후보에오르며작품성을인정받는한편,신성모독논란에휩싸이며이란의지도자아야톨라호메이니가작가를처단하라는종교법령‘파트와’를선언했다.루슈디는1995년까지영국정부의보호하에도피생활을하면서도종교적관용및문학의사회적역할을역설했고‘표현의자유’를상징하는인물로자리매김했다.이후『무어의마지막한숨』등다수의작품을발표하며휫브레드최우수소설상,오스트리아정부가수여하는유럽문학상,독일올해의작가상등유수의문학상을석권했다.특히『한밤의아이들』로‘부커오브부커스’(1993년)와‘베스트오브더부커’(2008년)를수상하는문학사상유례없는기록을세웠다.2000년미국으로이주했고,2007년영국왕실로부터기사작위를받았다.2012년회고록『조지프앤턴』을발표했고,『키호테』『진실의언어』등으로꾸준히작품활동을이어가고있다.

『무어의마지막한숨』은파트와선고후작가가망명중에발표한첫소설이다.가장‘인도’다운도시이자모든것이충돌하며서로를지워가는도시봄베이명문가의일대기를통해독립이후인도의현대사를담아냈다.예술을통해세상과스스로를구원하는작가의모습과단일성혹은양자택일의세계를보며짓는한숨,다양성과혼종성의세상에대한염원이절정의풍요로움과아름다움으로그려진다.

목차

다가마-조고이비가계도8

제1부분열된가족9
제2부말라바르마살라191
제3부봄베이중앙역445
제4부‘무어의마지막한숨’591

감사의글675

해설|혼종성의세계,그리고덧칠한그림_전수용(이화여대명예교수·영문학)675
살만루슈디연보701

출판사 서평

죽음을무릅쓰고세상과스스로를구원하려는작가의고뇌,
관용과사랑에대한염원을담은필사의마지막한숨

“인도의무슬림문화는루슈디에게비자발급을거부하여자기가태어난나라에들어가지도못하게했지만그는아직도그문화를사랑했다.인도무슬림의역사가곧루슈디자신의역사였다.인도가준상처가제일깊었다.루슈디는이를악물고다시작업에몰두했다.『무어의마지막한숨』의무대로삼은나라에서는작가가공연한분열을부추긴다고생각했다.마음이무거웠다.그러나이런괴로움쯤은오기로이겨낼수있었다.그래도글은쓸수있으니까,상상력은발휘할수있으니까.고작거부반응따위에예술이무너져서야되겠는가.”__살만루슈디(『조지프앤턴』에서)

『악마의시』는루슈디의모국인도에서가장먼저금서로지정되었다.작가살만루슈디와그의작품을비판하는인도무슬림의시위는들불처럼번져갔다.후에루슈디는“인도가준상처가제일깊었다”고회상했다.그런상처를딛고이를악물고작업에몰두해『무어의마지막한숨』을집필했다.출간된지삼십년이다되어감에도이책에는생사를넘나들던당시의절박한상황은물론그어떤위협에도꺾이지않겠다는작가로서의사명과의지가여전히생생하다.출간당시도리스레싱,이언매큐언,네이딘고디머가‘올해의책’으로꼽았고1995년휫브레드최우수소설상,1996년아리스테이온상을수상했다.2019년에는BBC선정‘가장영향력있는영어소설100’에선정되었다.
1998년9월,이란대통령이루슈디에게내려진파트와를철회하지만이슬람과격파단체는오히려그에게거액의살해현상금을내걸었다.그럼에도루슈디는꾸준히작품활동을이어가고문학의사회적역할과종교적관용을주장했다.하지만2022년8월,루슈디가뉴욕주셔터쿼연구소에서강연을위해무대에오르다이슬람극단주의자청년의습격을받아크게다치는충격적인사건이벌어진다.이에사람들은작가살만루슈디와연대해표현의자유를외치며거리로나섰다.문학을사랑하는독자들과작가들은소셜미디어에해시태그#StandWithSalman를내걸며루슈디에대한지지를보냈다.

지나치게화려하고끊임없이움직이며
때로는무자비하고,변화무쌍한모국인도……

지나치게화려하고끊임없이움직이는모국인도,자식들을사랑하고배반하고잡아먹고파멸시키고다시사랑하는모국인도,자식들의뜨거운결속과끝없는싸움이사후까지이어지는나라,거대한산맥이영혼의절규처럼펼쳐지고드넓은강줄기마다자비와질병이넘치는나라,바다와야자수와논이있고샘터에는소떼가모여드는나라,수천명이죽어가도아랑곳없이도끼눈을뜨고혀를날름거리며한바탕춤을추는여신칼리처럼때로는무자비하고,그렇게변화무쌍한모국인도._본문98쪽

『무어의마지막한숨』은가장‘인도’다운도시이자모든것이충돌하며서로를지워가는곳,인도봄베이명문가의일대기를통해독립이후인도의현대사를담아냈다.루슈디의또다른대표작『한밤의아이들』이독립당시의인도를담아냈다면『무어의마지막한숨』의무대는그이후의역사다.살만루슈디는1947년인도봄베이의무슬림가정에서태어났다.루슈디의가족은1971년시작된인도-파키스탄전쟁으로인해벌어진힌두-이슬람갈등의심화로인도를떠나야했다.그들은종교갈등의희생자였다.루슈디가평생종교극단주의자들의독단에날선비판을퍼부은것도인도독립후종교갈등이사람들의삶과터전을황폐화하는과정을보았기때문일것이다.『무어의마지막한숨』에서루슈디는줄곧배타적인정체성의불가능성,그리고혼종화와잡종화의아름다움과경계선의투과가가져오는삶의풍요로움을이야기한다.또한이소설에등장하는자식을버리는매정한어머니,버림받은자식의고통,단죄감금같은악몽같은장면들,죽음의공포속에서도세상을향해알려야할일을알리려필사적으로글을쓰는모습은루슈디자신의삶을연상시킨다.

무어의비극―즉다양성이통일성때문에파멸하는비극,
‘여럿’이‘하나’에게패배하는비극

잃어버린세계를아쉬워하는마지막한숨,사라져버린세계를슬퍼하는눈물한방울.그러나이것은마지막환호성이기도하다.최후의,추잡스러운,시끌벅적한이야기한마당,그리고밤샘조객들을위한떠들썩한노래몇자락.소음과분노가가득한무어의이야기.들어보시려는가?뭐,듣기싫어도상관없지만._본문13쪽

인도독립후의혼란기,주인공무어는넉달반만에어머니의뱃속에서나왔다.조산이아니었다.열달을꽉채우고나온아기보다더크면컸지결코작지않았다.오른손은조막손이었다.게다가남들보다두배빠른속도로성장했다.열살에는스무살청년같은모습이었다.노화도두배빨리찾아왔다.스무살에는이미마흔살중년의모습이되어있었다.그의삶은처음부터정상적이지않았다.뒤죽박죽얼크러진시대에어울리는비정상적인모습이었다.
남들보다두배빠른시간을살아가는주인공과그의집안의흥망성쇠에는다원적이고다채로운인도문화가깊이묻어난다.마치작두를탄듯쉴새없이쏟아지는루슈디의수다는김진준번역가의유려한번역으로한층더맛이살았다.이작품에서무어는,루슈디는꿈꾼다.‘여럿’이‘하나’에게패배하지않는세상,다양한모든것과잡종과혼종이공존하는세상을,그리고“실패와소멸과절망뒤에도꿋꿋이살아남은사랑,비록패배로끝났으나그것을패배시킨것보다위대한사랑”을,언젠가“서로의영토를넘나들며한줄기강물처럼흐르”게될그날을.

추천사

루슈디의상상력은마법의장화처럼올해출간된어떤소설보다훨씬더멀리까지그를데려다주었다.이책속에는인생의온갖기쁨과슬픔이넘쳐흐른다.-네이딘고디머(1991년노벨문학상수상자)

『무어의마지막한숨』은올해국내에서출간된소설전체를압도한다.정말괴물같은책이다.사랑받지못한아들,버림받은남자,한아웃사이더의가슴아픈이야기지만넘치는재치와스케일이슬픔마저덮어버린다.-도리스레싱(소설가)

『무어의마지막한숨』은무시무시한이야기솜씨와어마어마한상상력을보여준다.-이언매큐언(소설가)

위풍당당하고복잡하며매력적인문학작품.이소설의위대한속임수는밝고축제같은포장속에씁쓸한충고를담고있다는점이다.-노먼러시

루슈디는여전히가장유쾌하게기발한서사스타일을보여주는작가이자,독창성을깨부수는작가이다.-파이낸셜타임스

경이로운작품이다.화려한색채와질감,광활한시각이돋보이면서도미친듯이웃기다.-인디펜던트온선데이

휘몰아치는문장,사납게뻗어나가는생명력,『무어의마지막한숨』은한권인동시에여러권의작품이다.광기어린가족연대기,뒤틀린성장기,예술의역할에대한탐구와어두운역사적우화.그규모와독창성,작가적야심에있어루슈디자신의81년도걸작『한밤의아이들』과어깨를나란히할대작.-뉴욕타임스

부유한어린시절과터무니없는추락,그리고광인의손아귀에서처형을기다리기까지,인도인주인공의얽히고설킨이야기들이생기넘치게풀려나온다.풍성하고코믹한무어의이야기에압도당한다.-타임(미국시사주간지)

책속에서

나는이렇게그들의이야기를움켜쥐고저승사자에게쫓기며여기저기대문이나울타리나올리브나무에못을박는다.내가마지막여행길에띄엄띄엄펼쳐놓은이이야기는내가있는곳을가리킨다.도주과정에서이세상을해적의보물지도로바꿔놓은셈인데,이런저런실마리를따라가다보면결국X자로표시한위치에서보물을발견하듯나를만나게되리라.내흔적을추적하는자들이나를찾아낼때쯤이면난이미마음의준비를끝내고숨을몰아쉬며묵묵히그들을기다리리라.제가여기섰나이다.이럴수밖에없었나이다.
---p.12

“네운명을받아들여.너를괴롭히는것을즐겨봐.도망치려고만하지말고오히려그쪽으로열심히달려가란말이야.불행과하나가되어야만극복할수있을테니까.”
---p.257

아마도나라전체가그랬겠지만봄베이도영락없이덧칠그림같은도시였으니,지상세계밑에는지하세계가있고합법시장밑에는암시장이있었다.세상만사가그러하거늘,눈에보이는허구밑에서눈에보이지않는현실이유령처럼움직이며모든의미를뒤엎어버리는세상이거늘,아브라함의생애라고어찌달랐으랴?우리가운데그누가이지독한겹겹의덫을벗어날수있었으랴?우리가참다운인생을살수도있었을까?괴물이되어버리지않을수도있었을까?
---p.292

나는사랑없는인생이야말로교만과다름없다고여겼다.사랑을모르는자가아니면그누가스스로완벽하고전지전능하다고믿을수있으랴?사랑에빠지면누구나지혜와능력을잃기마련이다.우리는아무것도모르는채사랑에빠진다.사랑도일종의추락이기때문이다.우리는연착륙을기대하며질끈두눈을감고낭떠러지에서뛰어내린다.물론매번사뿐히내려앉을수는없다.그래도,그래도뛰어내리지않으면살아도사는게아니라고생각했다.그도약이바로탄생의순간이다.
---p.455

우리중에도─외계인이아니라인간중에도─파멸을먹이로삼는자들이있다.규칙적으로불행을섭취하지않으면살지못하는자들.
---p.505

그때까지내가알던모든사실의이면에필연적으로존재했던비밀의세계가비로소모습을드러냈다─온갖신비와환상이가득한마야의베일너머온갖진실이숨어있는것이우리네삶의현실이라면천국과지옥도존재하지않을까?하느님과악마도,그밖에온갖거룩하고사악한것도존재하지않을까?그렇게뜻밖의일이많은세상이라면묵시록도진실이아닐까?
---p.525

돈도종교도제욕망을억압하던모든굴레를벗어던지는시대,지치고허탈한패배자가아니라원기왕성하고야심만만하고탐욕스럽게삶을갈망하는자의시대.
---p.538

봄베이는이야기바다이기도했다.우리는모두이야기꾼이었고모두가한꺼번에지껄였다.
---p.547

봄베이를미화하는이들이여,봄베이가아름다운까닭은이도시가누구의것도아니며또한모두의것이기때문이라는사실을모르시는가?저혼잡한길거리에서날마다일어나는공존의기적을정녕못보셨는가?
---p.548

폭력은폭력,살인은살인,두가지불의를합쳐봤자정의가되지는않는다.나는이진리를충분히인식하고있었다.또한적의수준으로떨어진사람은정당성을잃기마련이다.
---p.571

우리는폭파범인동시에폭탄이었다.폭발한것은우리가지닌악이었으니─물론예나지금이나우리내부뿐아니라경계선너머에도악이도사리고있는것이사실이지만굳이바깥에서원인을찾을필요는없다.우리는스스로두다리를잘라버렸다.몰락을자초했다.그리하여이마지막순간에우리는─너무나약해서,너무부패해서,너무하찮아서,너무한심해서─지키지못한것을생각하며눈물을흘릴뿐이다.
---p.584

우리의마음속에도선과악이공존하며전국방방곡곡에서그렇듯두양면은늘티격태격싸운다.악이승리하는경우도더러있다.그래도우리는선을더사랑했다고─진심으로─말할수있다.
---p.589

우리는인생의대부분을과거나미래속에서보내거든요.
---p.594

실패한사랑도소중하니까,사랑없이살아가는사람은작은승리조차맛보지못하니까.
---p.659

우리에게도,우리모두에게도일말의빛,일말의가능성은있으니까.그빛,그리고상반되는어둠.누구나그렇게시작한다.두세력은우리의삶을소모하며맹렬히싸우고,운이좋으면무승부로끝난다.
---p.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