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간신히 대국에 광명이 비춰졌다.
작지만 확실한 빛이.
작지만 확실한 빛이.
동양적인 세계관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판타지 소설 ‘십이국기’ 시리즈. 그 아홉 번째 권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이 출간되었다. 식(蝕)으로 인해 행방불명되었던 다이키가 돌아오면서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대국의 왕 교소를 찾아 모든 일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18년 만에 출간된 장편소설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은 시기적으로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과 『마성의 아이』에 이어지는 내용이자,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의 6년 뒤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에,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과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마성의 아이』를 읽은 뒤 읽는 것을 권장한다.
리사이는 한 마을에 은신하던 무장을 찾아가지만 그의 죽음을 알고 낙담한다. 한편 다이키가 ‘신왕 아센’을 공표하자, 권력에도 정치에도 관심이 없어 보이던 아센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과연 그는 등극을 위해 교소를 찾아 나설 것인가.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이 실종되고 위왕이 섰다. 사라진 왕을 대신해 나라를 바로 세워줄 위왕이라고 생각했지만, 조금이라도 반대되는 의견을 내면 위왕의 주벌이 따른다. 게다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대국에는 어김없이 매년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다. 백성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기댈 곳이 있다면 실종된 왕의 존재이지만 그 왕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천계라는 룰은 왕이 죽지 않고 실종된 속에서 위왕이 서고, 기린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고장 난 듯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기린이 돌아오지만, 절대적이고 기적적인 존재로 통하는 기린은 능력을 잃고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시작하는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의 앞날은 어둡다.
십이국기 시리즈의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백은의 언덕 검은 달』에는 절대적인 악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국을 황폐로 몰아넣은 원흉인 위왕 아센마저도 절대적인 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태왕 교소와 비견당하는 것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왕위를 찬탈하기는 했지만 그가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야심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것뿐인 그가 뭘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선악을 판단할 수조차 없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그런 동물이 아니던가? 신왕과 자신을 하나하나 비교하지. 비교해놓고 자신이 부족하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야. 애초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우월하다는 걸 가늠하기 위해서지.”
(3권 본문 106-107쪽)
십이국기의 세상에는, 아니, 『백은의 언덕 검은 달』에서만큼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차디차고 매정한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절대적인 힘을 빼앗고, 구원을 내리지 않는다. 십이국기 세계가 성립하는 근본인 천계라는 이치에, 작가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세계는 무엇일까? 기린이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왕과 기린의 관계는 무엇인가. 천계가 움직이는 요소를 배제하면 과연 하늘은 어떻게 반응할까. 십이국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에 근본적인 성립 여부를 묻는다.
판타지 소설 ‘십이국기’는 현실과 지독히도 닮아 있다. 신과 신선, 기린과 요수가 존재하는 세상에서도 지름길은 없고 기린이나 왕일지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구원해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메시지는 혼란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과거에 쌓아 올린 자그마한 돌이 부지불식간에 커다란 결과로 이어졌다.
리사이는 근래 그렇게 느끼는 일이 많았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그렇다면 지금이 미래를 만든다. 설령 연결점이 보이지 않더라도.
(4권 본문 464쪽)
일본 현지에서 18년 만에 출간된 장편소설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은 시기적으로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과 『마성의 아이』에 이어지는 내용이자,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의 6년 뒤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에,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과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마성의 아이』를 읽은 뒤 읽는 것을 권장한다.
리사이는 한 마을에 은신하던 무장을 찾아가지만 그의 죽음을 알고 낙담한다. 한편 다이키가 ‘신왕 아센’을 공표하자, 권력에도 정치에도 관심이 없어 보이던 아센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과연 그는 등극을 위해 교소를 찾아 나설 것인가.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이 실종되고 위왕이 섰다. 사라진 왕을 대신해 나라를 바로 세워줄 위왕이라고 생각했지만, 조금이라도 반대되는 의견을 내면 위왕의 주벌이 따른다. 게다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대국에는 어김없이 매년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다. 백성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기댈 곳이 있다면 실종된 왕의 존재이지만 그 왕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천계라는 룰은 왕이 죽지 않고 실종된 속에서 위왕이 서고, 기린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고장 난 듯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기린이 돌아오지만, 절대적이고 기적적인 존재로 통하는 기린은 능력을 잃고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시작하는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의 앞날은 어둡다.
십이국기 시리즈의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백은의 언덕 검은 달』에는 절대적인 악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국을 황폐로 몰아넣은 원흉인 위왕 아센마저도 절대적인 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태왕 교소와 비견당하는 것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왕위를 찬탈하기는 했지만 그가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야심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것뿐인 그가 뭘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선악을 판단할 수조차 없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그런 동물이 아니던가? 신왕과 자신을 하나하나 비교하지. 비교해놓고 자신이 부족하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야. 애초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우월하다는 걸 가늠하기 위해서지.”
(3권 본문 106-107쪽)
십이국기의 세상에는, 아니, 『백은의 언덕 검은 달』에서만큼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차디차고 매정한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절대적인 힘을 빼앗고, 구원을 내리지 않는다. 십이국기 세계가 성립하는 근본인 천계라는 이치에, 작가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세계는 무엇일까? 기린이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왕과 기린의 관계는 무엇인가. 천계가 움직이는 요소를 배제하면 과연 하늘은 어떻게 반응할까. 십이국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에 근본적인 성립 여부를 묻는다.
판타지 소설 ‘십이국기’는 현실과 지독히도 닮아 있다. 신과 신선, 기린과 요수가 존재하는 세상에서도 지름길은 없고 기린이나 왕일지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구원해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메시지는 혼란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과거에 쌓아 올린 자그마한 돌이 부지불식간에 커다란 결과로 이어졌다.
리사이는 근래 그렇게 느끼는 일이 많았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그렇다면 지금이 미래를 만든다. 설령 연결점이 보이지 않더라도.
(4권 본문 464쪽)
십이국기 9 : 백은의 언덕 검은 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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