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속죄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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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최고작이자 전 세계적인 메가셀러 『속죄』를 새롭게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2003년 처음 소개된 이후 쇄를 거듭하며 꾸준히 사랑받았고, 출간 20년 만에 세계문학전집으로 새롭게 펴내며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번역을 통해 이언 매큐언의 작품세계를 더욱 완성도 높은 판본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이야기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영국 상류층이 마지막으로 좋은 시절을 보낸 1935년, 교외의 저택에서 시작된다. 제1부에서 브라이어니 탤리스는 작가를 꿈꾸는 열세 살의 소녀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질서정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온 브라이어니의 언니 세실리아는 뭔지 모를 답답함과 자립해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세실리아의 소꿉친구이자 탤리스가家 가정부의 아들인 로비 터너가 있다. 계급적 거리감, 그리고 둘 사이에 막 싹트기 시작한 성적 긴장감 때문에 세실리아를 멀리해온 로비와 이를 눈치채고 표현하기 힘든 울분을 느끼는 세실리아가 어느 뜨거운 여름 오후 정원에서 마주친다. 두 사람은 꽃병을 사이에 두고 공연한 실랑이를 벌이고, 결국 깨져버린 꽃병 조각이 분수대 물속에 빠지자 세실리아는 알 수 없는 분노에 휩싸여 여봐란듯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저택의 위층 창가에서 브라이어니가 그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그날 저녁 저택에서는 또다른 사건이 벌어진다. 탤리스가에 와 있던 친척 쌍둥이 형제가 실종되고, 손님으로 방문한 폴 마셜까지 동원되어 아이들을 찾으러 나섰다가 쌍둥이의 누나 롤라가 강간을 당한 것이다. 몇 시간 전 로비와 세실리아 사이의 알 수 없는 행동을 목격하고 거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인 브라이어니는 로비를 강간범으로 지목하고, 의대에 진학하려던 총명한 청년 로비와 그를 향한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세실리아의 운명은 비극을 향해 치닫는다.
저자

이언매큐언

현대영문학을대표하는작가.1948년6월21일영국잉글랜드남부도시서리지방알더샷에서태어났다.군인이었던아버지를따라싱가포르와독일,리비아등여러나라를돌아다니며자랐다.1970년서식스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이스트앵글리어대학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1975년소설집『첫사랑마지막의식』으로서머싯몸상을받으며화려하게데뷔했고이후1987년『차일드인타임』으로휫브...

목차

제1부…11
제2부…275
제3부…383
1999년런던…503
감사의말…535
해설|세상을파괴하는상상력과아름다운곳으로만드는상상력…537
이언매큐언연보…545

출판사 서평

시간이멈춰버린뜨거운오후,
소녀의오해가불러온젊은연인들의비극
그리고이를되돌리려는한소설가의평생에걸친지난한속죄!

이야기는2차세계대전이발발하기전영국상류층이마지막으로좋은시절을보낸1935년,교외의저택에서시작된다.제1부에서브라이어니탤리스는작가를꿈꾸는열세살의소녀로상상력이풍부하고감수성이예민한동시에자신을둘러싼세계가질서정연해야직성이풀리는성격이기도하다.대학을졸업하고집으로돌아온브라이어니의언니세실리아는뭔지모를답답함과자립해야한다는막연한의무감에시달린다.그리고세실리아의소꿉친구이자탤리스가家가정부의아들인로비터너가있다.계급적거리감,그리고둘사이에막싹트기시작한성적긴장감때문에세실리아를멀리해온로비와이를눈치채고표현하기힘든울분을느끼는세실리아가어느뜨거운여름오후정원에서마주친다.두사람은꽃병을사이에두고공연한실랑이를벌이고,결국깨져버린꽃병조각이분수대물속에빠지자세실리아는알수없는분노에휩싸여여봐란듯옷을벗고물속으로들어간다.그리고저택의위층창가에서브라이어니가그모습을숨죽여지켜보고있다.그날저녁저택에서는또다른사건이벌어진다.탤리스가에와있던친척쌍둥이형제가실종되고,손님으로방문한폴마셜까지동원되어아이들을찾으러나섰다가쌍둥이의누나롤라가강간을당한것이다.몇시간전로비와세실리아사이의알수없는행동을목격하고거기에자신의상상력을덧붙인브라이어니는로비를강간범으로지목하고,의대에진학하려던총명한청년로비와그를향한사랑을뒤늦게깨달은세실리아의운명은비극을향해치닫는다.

후반부에서소설은시간을훌쩍뛰어넘어2차세계대전의한복판으로독자들을이끈다.제2부에서는강간혐의로복역하던로비가조기석방을조건으로참전해프랑스의전장에서지옥을겪는장면들이펼쳐진다.이언매큐언의충실한역사적고증과이를손에잡힐듯생생하게풀어낸장인적묘사가돋보이는대목으로,연합군이마지노선에서퇴각해됭케르크까지철수하는아비규환의상황과폭격의공포,본국으로떠날배가없어서절망에처한병사들이저지르는집단적폭력이그려진다.제3부에는공습이이어지는런던에서브라이어니가안락한가정환경을버리고간호사로자원해참혹한전쟁의와중에부상을입은군인들을돌보며시간을쪼개소설을쓰고자신이저지른잘못을속죄하려애쓰는장면들이펼쳐진다.롤라는아이러니하게도그모든비극을몰고온장본인과결혼식을올리고,브라이어니는잘못을빌고모든것을바로잡기위해세실리아를찾아간다.세실리아는그여름밤의사건이후집을나가브라이어니보다먼저간호사로일을시작해혼자살고있다.브라이어니는언니의하숙집에서뜻밖에로비와마주치고,자신이저지른그엄청난잘못도,모든것을휩쓸어버리는전쟁도두사람을갈라놓을수없다는것을깨닫는다.하지만과연두연인은정말행복한결말을맞이한것일까?

현대영문학의최고지성이언매큐언
그의모든것이집약된필생의역작

『속죄』는치밀한구성,영화를보는듯한흥미진진한스토리,뚜렷한개성을지닌등장인물들에대한탁월한심리묘사,섬세하고도장중한문체로독자를사로잡는다.주요인물들의시점을오가는사이우연과오해,악의가절묘하게맞물려무시무시한결과를빚어내기까지전반부의이야기는서스펜스를조절하는특유의필력이유감없이발휘되어긴장감을자아내고,전쟁의무상함과공포,인간이저지를수있는폭력의다양한수위를포착하는후반부에서는철저한고증을거친치밀한서술과역사의식에대한거시적인통찰이결합되어장인의경지에이른예술적기교를느끼게한다.

이작품은영문학에대한애정을고백하는동시에문학창작의본질에대해숙고하는소설이기도하다.제인오스틴,새뮤얼리처드슨,T.S.엘리엇,D.H.로런스등영문학사에쟁쟁한자취를남긴문인들이거론되고시릴코널리,엘리자베스보엔같은실존문학비평가가등장하며,주인공브라이어니는소설가가되는과정에서버지니아울프의영향을강하게받는다.그리고소설을씀으로써평생에걸친속죄를하려했던브라이어니의삶은그자체로상상력과그산물인문학작품에어떤힘과한계가있는지에대해매큐언이던지는진지한물음이기도하다.소설이결말을향해나아가는사이이러한메타픽션적요소는전체이야기와결합되어묵직한울림을안긴다.

브라이어니에게,그리고브라이어니로인해운명이송두리째흔들린두연인에게는어떤운명이기다리고있을까.하나하나의조각이서서히맞춰지면서마침내충격적이고도감동적인결말에이르렀을때,독자는오직1급의소설만이선사할수있는환희와여운을만끽할것이다.

책속에서

자신이본격적인작가의길로들어섰다고믿는브라이어니는이제다른차원에서만족을찾게되었다.글쓰기는자기만의비밀이생겼다는짜릿함뿐만아니라세상을축소하여손안에넣는즐거움까지맛보게해주었다.단다섯페이지안에세상을,장난감농장보다훨씬더기쁨을주는세상을그려넣을수있었다.(19쪽)

소설은직접적이고단순해서그어느것도작가와독자사이에개입할수없었다.개인적욕심이나무능력같은것이끼어들자리가없었고,시간압박을느낄필요도,제한된자원때문에애태울필요도없었다.상상하고바라는대로글을쓰기만하면그자체로완벽한세계가탄생했다.(62쪽)

인생이라는이야기는얼마나빨리끝나버리는가.압도되지도않았고허무하지도않았다.다만너무빨리끝나는것이잔인하다는생각이들었다.(223쪽)

그녀는자기가만든미로속에자신을가두고맹목적으로걸어들어갔으며,너무나어렸고,두려움을느끼고있었을뿐아니라다른사람들을기쁘게해주고자하는마음이너무컸기때문에갔던길을되돌아나올엄두를내지못했다.그녀는천성적으로독립심이없었거나독립심을가지기엔너무어린나이였다.(252쪽)

로비는어둠속에서그마지막두문장을소리없이되뇌어보았다.내삶의이유.생활의이유가아니라삶의이유.바로그거였다.그녀는그의삶의이유였고,그가살아남아야하는이유였다.(304쪽)

그녀의어깨를농가대문쪽으로미는데,슈투카특유의사이렌소리가들리기시작했다.악몽이과학의힘을통해현실이되었다.누군가가,한낱인간이이런악마의소리를상상하고만들어낸것이다.그리고효과는만점이었다.소리는공포그자체였고,점점더커지며모든사람이곧맞닥뜨릴파멸을예고하고있었다.어느누구도운명에서예외일수없음을알리고있었다.(341쪽)

의도한바는아니었겠지만,그편지는그녀의아픈곳을찌르고있었다.소녀가그들사이에끼어들어그들에게끔찍한불행을가져다줄수도있지않을까요?그렇다,정말로그럴수있을것이다.그리고그렇게했다.그래놓고보잘것없는글재주로하찮은소설한편을써냄으로써그사실을감출수있다고생각한것일까?그소설을잡지사에보냄으로써허영심을만족시키려한건아닐까?빛과돌과물에대한장황한묘사,세명의관점으로나뉜서술방식,아무일도일어나지않은채끝없이계속되는고요.그어떤것도그녀의비겁함을숨길수는없었다.그녀는정말로남을모방한소위현대적글쓰기방식뒤에숨어서의식의흐름―그것도세명이나되는사람들의의식의흐름―속에죄책감을익사시킬수있다고생각했던것일까?그녀의소설에없는것은그녀의삶에도없었다.그녀가삶에서정면으로부딪치길원치않았던것은소설에서도빠져있었다.진정한소설이되기위해빠져서는안될것이바로그것이었는데도말이다.이제어떻게해야하나?그녀에게부족한것은소설의척추가아니었다.그녀자신의척추,그녀인생의척추였다.(458쪽)

지난오십구년간나를괴롭혀왔던물음은이것이다.소설가가결과를결정하는절대적인힘을가진신과같은존재라면그는과연어떻게속죄를할수있을까?소설가가의지하거나화해할수있는,혹은그소설가를용서할수있는존재는없다.소설가바깥에는아무도없다.소설가는자신의상상속에서한계와조건을정한다.신에게도소설가에게도속죄란있을수없다.비록그가무신론자라고해도.소설가에게속죄란언제나불가능한일이며,중요한사실은그것이다.오직속죄를위한노력만이존재할뿐이다.(533쪽)

추천사

러브스토리이자전쟁이야기인동시에상상의파괴적인힘에대한이야기.천진함이초래한파국,영속적인영향을미치는과거의사건,평범한일상에침입하는악등작가가천착해온모든주제를결합한관현악같은소설이다.한마디로걸작.이야기의서스펜스를조절하는매큐언의능력은장인의경지에이르렀다.뉴욕타임스

‘마스터피스’라는칭호를기꺼이붙일수있는작품은드물지만,이작품은진정으로자격이있다.믿을수없을만큼깊이있고인간에대한연민과통찰이빛나는소설.이코노미스트

원래좋은글을쓰는작가라는기준으로봐도『속죄』는특출난작품이다.빠짐없이설득력있고,특유의정묘한문체는이작품에서더욱깊은울림을안긴다.타임스

우연과윤리적선택사이의갈등을탐구하는이위대한소설에서우연히선택된단어는단하나도없다.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아무런갈등없이이언매큐언의최고걸작으로꼽고싶은작품.런던리뷰오브북스

절묘한엔딩으로유명한소설은서두를잊기쉽다.하지만『속죄』는끝까지읽은뒤다시첫페이지로돌아가게하는힘이있다.벌처

심리를꿰뚫어보는통찰과관능적인순간의분위기와역사적디테일을자유자재로구사하며누구라도몰입할수밖에없는소설적세계를창조해냈다.월스트리트저널

매큐언은타의추종을불허하는영국문학의거인이다.매혹적으로기이하고독창적이며눈을뗄수없는소설.인디펜던트

이것은픽션에대한비판인동시에픽션에대한옹호다.뉴리퍼블릭

아름답고황홀한픽션의파노라마.존업다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