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없는 남자 2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6

특성 없는 남자 2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6

$19.63
저자

로베르트무질

오스트리아클라겐푸르트에서태어났다.일찍이집안의권유로아이젠슈타트초급군사학교,빈사관학교에서수학하였으나좀처럼적응하지못하고기계공학으로진로를바꾸어브륀공과대학교에입학한다.수학하면서니체,도스토예프스키,메테를링크,에머슨등의작품을읽었다.이후베를린대학에서철학과논리학,심리학을공부하면서첫소설『생도퇴를레스의혼란』(DieVerwirrungendesZoeglingsToerleß,1906)을발표하여평단의좋은평가를받았다.

1908년같은대학에서에른스트마흐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고이후철학교수직을제의받았으나거절하고작가로서의길을걷는다.1930년과32년평생의역작『특성없는남자』(DerMannohneEigenschaften)1,2권을출간했으나1938년나치정권에의해독일과오스트리아에서판매가금지되었다.이후『특성없는남자』를완성하기위해스위스로이주했으나질병과생활고에시달리다가결국미완성인채로제네바에서숨을거두었다.생전에평단외에큰주목을받지못했던『특성없는남자』는아돌프프리제가유고를정리한전집이출간되면서세계적인관심을끌었고지금은20세기에발표된가장중요한독일어소설로꼽히고있다.

이들작품외에단편집『합일』(Vereinigungen)『세여인』(DreiF...rauen),희곡『몽상가들』(DieSchwaermer),문집『생전의유고』(NachlasszuLebzeiten)등이있다.

목차

80.느닷없이지성회의에모습을나타낸슈툼장군을알게되다9
81.라인스도르프백작이현실정치에대해의견을피력하고,울리히가협회들을설립하다19
82.클라리세가울리히의해年를요구하다26
83.비슷비슷한일이일어나다.또는사람들은왜역사를지어내지않을까?33
84.일상의삶에도유토피아적성격이있다는주장44
85.슈툼장군이민간정신에질서를부여하려고애쓰다55
86.제왕적상인,그리고영혼과사업의이해관계적합병.정신으로이르는모든길은영혼에서출발하지만누구도되돌아가지는않는다72
87.모스브루거가춤을추다93
88.위대한것들과의연결100
89.사람은시대와함께걸어가야한다103
90.이성적지배권력의폐위113
91.인간역사에대한정신의투기.하락장인가?상승장인가?119
92.부자들이갖고있는삶의몇가지규칙133
93.몸문화의길위에서도시민오성은제어하기어렵다137
94.디오티마의밤들139
95.대저술가,이면의생각148
96.대저술가,표면의생각154
97.클라리세의신비스러운힘과사명158
98.언어적결함으로몰락한나라175
99.어중간한똑똑함과그똑똑함의생산적인다른반쪽,두시대의유사성,사랑스러운제인이모,그리고새로운시대라불리는허튼소리에대하여187
100.슈툼장군은국립도서관에침투해사서와도서관하인,정신적질서에대한정보를수집하다197
101.적대적인두사촌206
102.피셸집에서의싸움과사랑227
103.유혹242
104.전투상황에돌입한라헬과졸리만257
105.고결한사랑에는웃음이없다266
106.현대인은신을믿는가,아니면세계적인회사의수장을믿는가?아른하임의망설임272
107.라인스도르프백작이예상밖의정치적성공을거두다282
108.구원받지못한민족들과‘구원’이라는용어에대한슈툼장군의생각290
109.보나데아,카카니엔.행복과균형의체계들297
110.모스브루거의해체와보존309
111.법률가들의사전에는반쯤미친인간이란없다316
112.아른하임이자신의아버지자무엘을신들의반열에올려놓고,울리히를자기사람으로만들기로마음먹다.졸리만은왕족아버지에대해좀더상세히알고싶어하다323
113.울리히는초월적이성과종속적이성사이의경계언어로한스제프,게르다와이야기를나누다339
114.상황은점점첨예해지고,아른하임은슈툼장군을무척자애롭게대하고,디오티마는무한성의영역으로들어갈채비를하고,울리히는읽은대로살아갈가능성에대해상상의나래를펼친다363
115.너의젖꼭지는양귀비잎같다384
116.삶의두그루나무,그리고정확성과영혼의세계사무국에대한요구395
117.라헬의검은날424
118.그를죽여라!430
119.대항책과유혹448
120.평행운동이소요를부르다462
121.대담476
122.귀갓길498
123.반전508

출판사 서평

‘세계의정신적극복’을꿈꾼미완의기획

한세기가저물어가던1999년,독일에서는20세기를대표하는독일어소설을묻는설문조사가있었다.여기서토마스만의『마의산』,프란츠카프카의『소송』을제치고첫자리를차지한것이로베르트무질의『특성없는남자』다.이러한평가에걸맞게무질은오늘날더욱활발히연구되고있으며최근오스트리아에서전집이새로발간되어작품에대한독자들의접근성도한결높아졌다.작가로서생전에충분히받지못한평가와인정을이제는톡톡히받고있는셈이다.

『특성없는남자』의배경은전통적인가치가붕괴하고새로이‘현대’가도래한20세기초유럽(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일명‘카카니엔’)이다.실증주의학문이발달함에따라개인은분해가능한요소들의합으로해체되어통계상의수치로환원되고,중요한일도더는개인적인차원에서일어나지않는다.무언가에관해종합적인인식을갖는것이불가능해지면서각자자신의관점대로만세상을바라보게된다.이소설은현대인의이러한실존의문제를치열하게고민한작가의정신적여정이담긴작품이다.무질은20여년을매달려작품을구상하고집필했으나끝내마무리를짓지못했다.1919년부터‘스파이’‘구원자’‘쌍둥이남매’라는제목으로여러번집필을시도한끝에1930년『특성없는남자』1·2부,이어서1932년집필중이던3부의앞부분을출간했고이때만해도머지않아작품을끝맺으리라는전망이있었다.

그러나나치의집권과잇따른이차대전이작가의삶과작품의운명을크게바꿔놓았다.시대의소요속에소설의방향성은여러번수정될수밖에없었고고민이깊어지는사이정치적상황은악화일로를걷기시작한다.1938년3부의속권을출간하기로어렵게결정하지만미처교정쇄를다확인하기도전에오스트리아가독일에병합되고출판사도망명길에오르며계획도무산된다.무질역시기존에작성했던스케치와초고를챙겨스위스로망명해작업을이어갔으나출판금지와금서지정으로작가로서의입지가좁아진탓에극심한생활고에시달리게된다.1942년무질이뇌졸중으로사망하면서『특성없는남자』는1만1천여장에달하는유고를남긴미완의소설로남게되었다.

“이책은풍자가아니라확실한공식이다.고백이아니라풍자다.심리학자를위한책이아니다.사상가를위한책이아니다.쉬운책도어려운책도아니다.그것은독자에게달려있기때문이다.이런식으로계속해서나열할필요없이,어떤책인지알고싶다면직접읽는것이최선이다.작가인나를비롯해타인의판단에맡기지말고,직접읽기를권한다.”_로베르트무질

무질은작품을구상하던단계에서부터갖고있던아이디어중많은부분을폐기하지않고하나의가능성으로서간직했다.비록완성된형태의결말은존재하지않지만그가작품에관해남긴방대한기록을통해그방향성과의도를짐작해볼수있다.1926년로베르트무질은“내가표현하는대항적흐름,세력그리고운동의모든총합이바로전쟁이었고,전쟁일수밖에없었으며여전히그렇다”고언급했다.끝내실현되지못한소설의결말에관해서는“모든노선은전쟁으로치닫는다”고도썼다.『특성없는남자』는기계이성의힘이최고조로발현된시대에일차대전에이어이차대전의전쟁을불러온,유럽정신의몰락과문명의야만을예고하는역사적궤적이담긴이야기로도읽을수있을것이다.작가는전형적이고도식적인개념으로추상화된현대의삶을,파편화된이세계의무질서를정신적으로극복해내기위한대담하고야심찬기획으로이소설을썼다.

사유하는주인공,에세이즘의탄생

성(姓)도없이시종일관이름으로만불리는주인공울리히에겐‘특성없는남자’라는별명이있다.언뜻보기에는개성이없다는말과같아보이지만실제맥락상의의미는정반대에가까워서,식별가능한특성이없어유형화시킬수없는종류의인간이라는뜻으로쓰인다.개별인간이여러속성과기능의총합으로여겨지는현대사회에서그런식으로분해되고조립되기를거부하는그의존재는유별나다고여겨진다.사실울리히는현대적인삶에요구되는모든능력을전부갖춘탓에어떠한가능성이든내포하고있는,확정되지않은존재다.그의미도애매한‘위대한남자’가되고싶어군인,공학자의길을거쳤고지금은수학자가되었다.무엇보다수학적사고에매혹을느꼈기때문인데,수학의정밀한눈으로삶을꿰뚫어보고새롭게사고할수있다면인간은지금과다른식으로살수있으리라생각하며자기삶에서그가능성을실험하는시간을갖기로한다.이른바‘삶으로부터일년동안휴가’를얻게된것이다.

하지만아무런목적없이사는듯보이는아들을염려하는현실적인아버지때문에다른가능성을살필겨를도없이여러유력인사가조직한애국대운동에관여하게된다.이운동은소설에서유일하게줄거리를구성하는사건으로작용한다.이웃나라독일에서빌헬름2세의즉위삼십주년행사를준비한다는소식이들려오자,대항적인의미에서더욱성대하게황제프란츠요제프1세의즉위칠십주년을기념하려는의도를담은까닭에‘평행운동’으로불리는운동이다.『특성없는남자』가1920년대들어집필되기시작한작품이고전쟁의경험을계기로쓰인작품임을감안하면,일차대전으로1918년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붕괴해이미존재하지않게된시점에서제국과황제의평화와영광을기리는‘평행운동’을서사의주축으로삼은것은묘한아이러니를자아낸다.

이운동이추진되는과정을살펴보면작품속에담긴풍자의의미를엿볼수있다.온갖분야의지식인들이모인자리에서제기되는다양한주장은실상비슷비슷한내용일색이고,사람들은회의를보람있게마무리하기위해무엇이됐든상관없이결론내린다.어마어마하게밀려드는민중의소망을정리한두개의서류철에도지표나방향이없이각각‘○○로돌아가자’와‘○○로나아가자’라는제목이붙어있다.시대는나아가야할곳을잃었고사람들은각자의이해에따라옛것으로회귀하거나진보로나아가기를부르짖는다.누구도제대로된상이없는채로각자현상의일면만보고살아가는세상에서울리히는어느쪽에도서지못한다.

“진리를원하는사람은학자가되고,주관성의놀이를즐기고싶은사람은아마작가가될것이다.그렇다면이둘사이에존재하는무언가를원하는사람은어떻게해야할까?”_1권,제2부393쪽

그러다어느순간,결단을내려야할때가왔을때울리히는다른사람들처럼도달할수있는목표를추구하며살아야할지아니면‘불가능성’을진지하게마주해야할지를두고고민한다.그리고3부에서아버지의부음소식을듣고다시찾은고향에서잊고있던‘샴쌍둥이’여동생아가테를만나고나서는둘만의독자적인목표점인‘다른상태’의도덕적삶,‘천년제국’을향해나아가자는계획을세우게된다.

『특성없는남자』은서사나사건위주의전통적인소설구조를따르지않는다.무슨일이벌어지는지는본질적으로중요하지않고주인공울리히와그주변인물들의내적사유가이책의핵심이된다.현실속에서사건은추상적,간접적,파편적으로만경험할수있을뿐인데작가가여전히극적긴장감을유발하는전개나하나의단일한서사에의존한다면시대적진실에부합하지않는것이다.그런생각에서무질은새로운글쓰기전략을취한다.차례에서보다시피,장면단위로소제목을상세하게달아어떤내용이이어질지를미리알려주는가하면,2부28장‘건너뛰어도되는장’이나68장‘여담’에서처럼뛰어넘고읽어도되는장을구분해주기도한다.다시말해서사의진행에상관없이주인공울리히가어떻게행위하고무슨생각을하는지,그주변인들이어떻게살아가는지가이소설을진행시키고있는셈이다.이로써이인물들의내적독백이담긴문장들에서작가가드러내고자한세계의무질서,유폐당하고분열된개인의실존이비로소드러난다.

이런에세이적성격은사건보다사유의흐름이중요한이른바‘사유소설’에서독보적인매력을발한다.작품에서에세이를“하나의대상을여러절(節)로나누어다양한측면에서다루는것”으로묘사하면서삶과세계의모습도에세이를닮아야한다고한대목이있다.대상을하나의전체로파악하려고시도하지않는에세이야말로개별적인것의가치를담보하면서도총체성에다가가기를멈추지않기위한작가의수단이기때문이다.다민족이중국가체제였던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카카니엔’)을배경으로분절되고파편화된세계의합일을꿈꾸던인물들의여정을다룬내용면에서도,기존소설형식의한계를극복한독창적인에세이즘적글쓰기를택한구조면에서도,내용과형식사이의합일을도모해나가는이과정에서무질은오늘날모더니즘의걸작으로꼽히는작품을남겼다.같은장을스무번씩고쳐쓸정도로자신의현실과일치하는소설을쓰고자집요하게노력한무질과여러갈래의가능성으로남게된울리히의지치지않는탐구가겹쳐보이는지점이다.주인공의입을빌려“안타깝게도사유하는인간만큼문학작품속에서재현하기어려운것은없다”고했으나,무질은이소설을통해이를획기적으로입증해냈다.

마지막으로150여권의책을한국독자에게소개해온박종대번역가는작품의시간적공간적배경,핵심인물에대한소개를곁들인상세한해설을3권말미에덧붙여독자의이해를돕고자했다.“독일에서‘무질의노벨레’로박사학위논문을쓰던중,1996년간첩조작사건에연루되어학업을중단해야했는데,논문을마저끝내지못한아쉬움을이번역으로갈음하고자한다.이제야학문과연결된삶의한시기를갈무리하고홀가분한마음으로무질을떠나보낼수있을듯하다”고밝힌개인적소회에서보다시피,번역가는무질의대표작『특성없는남자』의한국어판을완성도높은번역으로내놓기까지꼬박십년간이책번역에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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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어져가는현대사회와그안에서일어나는의식의붕괴를하나의형식안에담아내고자한대담한시도._도이칠란트풍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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