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양장)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양장)

$14.00
Description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세계를 줄 거야.“
- 끝내 살아남을 사랑의 기록
아득하게 먼 우주의 끝, 그곳에서부터 소행성 하나가 날아오고 있다. 지름은 800미터 남짓으로 충돌 시 문명의 대부분을 파괴할 규모다. 우주공학의 최정상에 선 기관이자 우수한 아이들을 선택해 연구원으로 육성하는 학교인 ‘제네시스’에선 소행성 궤도를 바꿔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제네시스의 아이들에겐 부모도, 후견인도 없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사랑할 대상도 믿고 의지할 대상도 오직 울타리 안에서 찾아야만 하는 아이들이다. 이들은 예정된 재앙으로부터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애쓴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소중한 사람을, 또는 소중한 사람이 지키고자 했던 한 세계를.
그리고 어느 토요일, 제네시스 항공기계정비반의 ‘유리아’는 단독 출장을 가 있던 달에서 지구가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는 순간을 목도한다. 더 이상 푸르지 않은 지구를 지켜보며 달에서 버틴 지 어느덧 6개월. 반파된 지구에서 누군가가 리아에게 편지를 쓴다.
“당신을 데리러 가겠습니다. 당신은, 유리아 씨는, 제네시스가 온 힘을 다해 살리려고 한 사람이니까요.”

종말의 비망록인 듯한 이 소설은 ‘기적의 비화’에 더 가깝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놓지 않은 사람들의 궤도가 중첩되었기에 가능했던 기적이었다. 개개인의 사랑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더라도, 사랑이 모여 이루어낸 기적은 어떤 식으로든 기록되기 마련임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소설에는 달의 뒷면처럼 영영 감춰질 뻔했던 ‘궤도 밖 아이들’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기록되었다. 풍화침식이 없는 달 위에 새겨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리아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지구가 반파되는 비극을 목도하면서도 사랑과 연대를 읽어낼 수 있다. 단 한 사람의 무사함이지만, 그 한 사람은 누군가의 세계였으므로.

그러니까 이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놓지 않은 연대의 기록이자
한 세계가 끝나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사랑의 연대기.

세계의 진보와 인물의 진보를 동시에 그려내기 위해, 전삼혜 작가의 상상력은 주류로 일컬어지는 질서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도구로 기능하며 반드시 청소년이 처한 현실을 관통하며 나아간다. 특히 사회적 소수에 해당하는, 주류의 궤도 밖으로 밀려난 청소년들의 현실은 전삼혜 작가가 오랫동안 집중해 온 테마다. 전삼혜가 구축한 세계에서 룸메이트를 사랑하는 청소년, 젠더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청소년, 보호의 바깥으로 내몰린 청소년, 장애를 가진 청소년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궤도를 선명하게 그리며 존재한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SF적 히어로의 자리에 바로 그들이 서 있다.

”외롭다고 느끼는 청소년 퀴어들이
‘이어져 있다’는 감각의 부드러움을 느끼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_전삼혜

이 책은 전삼혜 작가에게도, 그의 작품을 오래 지켜봐 온 팬들에게도 각별할 것이 틀림없다. 작가의 전작 『소년소녀 진화론』(2015)에 수록되었던 단편 「창세기」를 씨앗 삼아 탄생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당시 「창세기」는 「Genesis」라는 제목으로 영역되어 글로벌 문학 웹진 〈Words Without Borders〉 2016년 6월호 퀴어 특집에 실렸고, 2016년 퀴어문화축제의 무지개책갈피 부스에서 소책자 형태로 독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많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지금도 활발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 수년의 시간을 건너, 드넓은 우주처럼 확장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과거의 전삼혜가 제시한 모티프는, 현재의 전삼혜에 의해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같은 대서사시로 진화하였다. 결핍과 갈망, 고립과 연대, 비관과 낙관이 공존하는 세계관은 전삼혜 특유의 담담하고도 서정적인 문장으로 아름답게 연주된다. 소설은 결국 어딘가 불완전하고 나약한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지켜야 할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비틀거리면서도 나아가는 사람들. 사랑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비관적인 현실에서 유일한 선택지임을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힘껏 사랑하는 일을 말하는 소설, 사랑하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무슨 말을 보태야 할까요. 혐오로 가득한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과 나에게. 그 혐오 속에서 우리가 서로 연대하고 사랑하는 일이,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의 방향을 비틀고 표면을 깎듯 예전보다 나은 삶을 위한 우리의 최선이라는 것 외에는.
_작가의 말에서
저자

전삼혜

1987년서울에서태어나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걷다가보니어른이되었다.고등학교2학년인2004년에덜컥[마비노기]를깔았다가많은게변한사람.게임팬픽을공식카페에연재하다지망대학을정했다.2016년부터게임시나리오작가로활동하고있다.또청소년SF의길을힘차게달리고있다.목표는‘한국청소년들이한국SF를더많이접하게하는것’.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SFW...

목차

창세기…007
아주높은곳에서춤추고싶어…041
궤도의끝에서…087
팽창하지않는우주를원해…125
두고온기도…159
토요일의아침인사…185
에필로그:토요일,당신에게…231

작가의말…238

출판사 서평

그러니까이것은,
마지막순간까지서로를놓지않은연대의기록이자
한세계가끝나도결코사라지지않을사랑의연대기.

세계의진보와인물의진보를동시에그려내기위해,전삼혜작가의상상력은주류로일컬어지는질서를해체하고재구성하는도구로기능하며반드시청소년이처한현실을관통하며나아간다.특히사회적소수에해당하는,주류의궤도밖으로밀려난청소년들의현실은전삼혜작가가오랫동안집중해온테마다.전삼혜가구축한세계에서룸메이트를사랑하는청소년,젠더규범에얽매이지않는청소년,보호의바깥으로내몰린청소년,장애를가진청소년은자신만의독자적인궤도를선명하게그리며존재한다.누군가를살리기위해안간힘을쓰는SF적히어로의자리에바로그들이서있다.

”외롭다고느끼는청소년퀴어들이
‘이어져있다’는감각의부드러움을느끼는책이되었으면합니다.“_전삼혜

이책은전삼혜작가에게도,그의작품을오래지켜봐온팬들에게도각별할것이틀림없다.작가의전작『소년소녀진화론』(2015)에수록되었던단편「창세기」를씨앗삼아탄생한소설이기때문이다.당시「창세기」는「Genesis」라는제목으로영역되어글로벌문학웹진〈WordsWithoutBorders〉2016년6월호퀴어특집에실렸고,2016년퀴어문화축제의무지개책갈피부스에서소책자형태로독자들을만나기도했다.많은독자들에게강렬한인상을남겼으며지금도활발히회자되고있는작품이수년의시간을건너,드넓은우주처럼확장된모습으로우리를찾아왔다.
과거의전삼혜가제시한모티프는,현재의전삼혜에의해웅장한오케스트라와같은대서사시로진화하였다.결핍과갈망,고립과연대,비관과낙관이공존하는세계관은전삼혜특유의담담하고도서정적인문장으로아름답게연주된다.소설은결국어딘가불완전하고나약한‘인간’들의이야기이다.지켜야할것을선택하고그것을지키기위해비틀거리면서도나아가는사람들.사랑을지키는일이야말로비관적인현실에서유일한선택지임을잘알고있는인물들은하나같이매력적이다.힘껏사랑하는일을말하는소설,사랑하고싶어지는소설이다.

무슨말을보태야할까요.혐오로가득한시대를살아가는당신과나에게.그혐오속에서우리가서로연대하고사랑하는일이,지구로날아오는소행성의방향을비틀고표면을깎듯예전보다나은삶을위한우리의최선이라는것외에는.
_작가의말에서


[에피소드소개]

Episode1.창세기리아의이야기
푸르지않은지구를보며리아가떠올리는것은오직단한사람.리아는풍화침식이없는달의표면에영원히지워지지않을이야기를새기기시작한다.

Episode2.아주높은곳에서춤추고싶어제롬의이야기
소행성충돌까지앞으로6일남았다고?뭐,괜찮아.한명은무사할테니까.달에착륙해있을나의동료,유리아.난너와함께광장에서춤추던그날을선명하게기억해.

Episode3.궤도의끝에서리우의이야기
지뢰로양다리를잃은리우,두눈이잘보이지않는슈.보육원의룸메이트였던둘은서로의눈이되고다리가되었다.리우가혼자제네시스에오기전까지는.

Episode4.팽창하지않는우주를원해단의이야기
단은행성좌표데이터에주기적으로거짓숫자들을섞어넣는다.소행성이다가오고있음을모두에게숨기기위해서.가끔단은생각한다.이버거운비밀을누군가와나누고싶다고.

Episode5.두고온기도루카(캐롤린)의이야기
제네시스의아이‘루카’는더이상없다.어린시절의기억을숨긴채,바깥세상에서‘캐롤린’이라는이름으로살아갈거야.애인이내리는커피향에잠을깨고도서관에연체된책을반납하는이평화로운일상을지켜낼거야.

Episode6.토요일의아침인사세은의이야기
마지막의마지막까지나는포기하지않아.끝까지싸우겠어.나의룸메이트가돌아올지구를지키기위해서.

Epilogue.토요일,당신에게
충돌이있은지6개월.지구상의누군가가달을향해편지를쓴다.“당신을데리러가겠습니다.”

추천사

궤도밖으로밀려난주체들이사랑을하고,세상을구하려한다.최종의최종까지.이소설을읽으며나는또한번확신한다.세상을바꾸기위한단하나의자격이필요하다면바로간절함이라고.
-천선란(소설가,『천개의파랑』저자)

이것은우정과사랑,신뢰와존중의이야기다.이야기와캐릭터가차곡차곡쌓여도달하는그곳에서,눈물지으며마지막인사를주고받는다.신이기억하기를.무사히어른이되기를.수시로마음이먹먹해져서기도하는마음으로읽었다.
-이다혜(『씨네21』기자,작가)

위태로울때메이트(mate)들이곁을지키려하듯,광활한우주에서우리는어떻게든서로연결될것이다.지구와소행성의충돌을모티브로진행되는이소설은비관적이기보다는차라리아름답다.
-오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