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8.74
Description
“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
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곱 편의 여정
2010년부터 우리 사회의 경향과 징후를 기록하는 매체로서 문학이 지니는 영향력을 믿으며 꾸준히 운영되어온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7명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독자와 신인 작가를 잇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미상이 올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읽는 이에게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해온 김멜라가 작년에 이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두 기수상자에 더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얼굴들을 널리 소개하는 것이 젊은작가상의 취지이니만큼 이들의 전복적인 시선과 한 발짝 앞서 걷는 이야기들이 더욱 뜻깊다. 일곱 편의 수상작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계보를 그린다. 두려워하기도, 흔들리기도, 무너지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단하게 감아쥐어보는 인물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이제 막 고립의 시기를 벗어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이미상,김멜라,성혜령,이서수,정선임,함윤이,현호정

2018년웹진비유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데뷔작「하긴」으로2019년제10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대상이미상모래고모와목경과무경의모험…007
작가노트|일기같은소설,일기에가까워지려는소설
해설|소유정모험으로전복하기

김멜라제꿈꾸세요…061
작가노트|펜,깃털,그리고환영인사
해설|전승민커피포리의물질계

성혜령버섯농장…115
작가노트|여기서시작하겠습니다
해설|전청림책임은법보다강하다

이서수젊은근희의행진…153
작가노트|동생을이해하기위하여
해설|김보경관종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공동의행진

정선임요카타…199
작가노트|소설을써서,다행이야
해설|박서양발화의시차로다시쓰는해방의역사

함윤이자개장의용도…243
작가노트|결국이름을적기는했는데요
해설|임정균금기의역사와탈주의규칙

현호정연필샌드위치…291
작가노트|2021년4월20일의일기
해설|인아영가장작은맛

2023제14회젊은작가상
심사경위…329
심사평…332

출판사 서평

이미상의「모래고모와목경과무경의모험」은자신을믿으며나아가고자하는의지의힘,그리고‘할순있지만정말하기싫은일’을대신해주는결속의힘에관한이야기다.집안의돌봄노동을도맡으면서도천덕꾸러기취급을받던고모가세상을떠나고,이를수습하던목경은카페에서소설쓰기방법에관한작가자매의대화를듣게된다.이들의이야기를들으며목경은어린시절고모를따라언니무경과함께떠났던사냥모험을떠올린다.액자식구성으로궁금증을자아내며서서히이야기의핵심에다가가는이작품은압도적인기세를자랑하며심사위원만장일치로대상을품에안았다.김멜라의「제꿈꾸세요」는자살에실패한‘나’가다시살아보고자먹은초코바때문에질식해사망한후자신의시체를발견해줄사람을정해그의꿈속으로찾아가야하는상황을그린다.사랑하는이들의꿈으로가그들을슬프게하는대신즐겁게만들겠다는‘나’의결심에서이미벌어진죽음에압도되지않고해피엔딩을만들어내는전복적인상상력을찾아볼수있다.성혜령의「버섯농장」은휴대폰명의도용사기를당한진화가고등학교친구인기진에게도움을요청하면서시작되는서늘하고긴장감넘치는여정을좇는다.극복과구원을믿지않고,단지스스로를지탱하며살아가는청년의현재가독특한분위기속에서모습을드러낸다.이서수의「젊은근희의행진」은언니문희가직장을그만두고유튜버가된동생근희를이해하고포용하는과정을따라간다.자신을전시하는일이더이상특별한일로여겨지지않는지금이시대를꿋꿋하게살아가는청년들의삶이생생하게묘사된다.정선임의「요카타」는죽은언니의이름과나이를물려받아평생을살아온한할머니에게자신의목소리로삶을요약해보는시간을마련해줌으로써개인의서사가시대의요구에의해어떤경위로재편되고납작해지고마는지진중하게질문한다.함윤이의「자개장의용도」는순간이동을가능하게하는자개장을사대에걸쳐활용해온여성들의삶을펼쳐보인다.위세대여성들과는또다른방식으로자개장의용도를결정하는그녀들의이야기를통해해방과회귀의의미는다시쓰이게된다.현호정의「연필샌드위치」는식이장애에시달리는‘나’가꾸는,연필로만든샌드위치를씹어삼켜야만하는독특한악몽을통해누군가를위한밥상을차리고그밥상을받는일의숭고함과역겨움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먹고먹여야하는여성들의질긴돌봄의내력이읽는이를숨죽이게한다.

치열한난상토론을통해최종결정된올해의수상작은다음과같다.김멜라「제꿈꾸세요」,성혜령「버섯농장」,이미상「모래고모와목경과무경의모험」,이서수「젊은근희의행진」,정선임「요카타」,함윤이「자개장의용도」,현호정「연필샌드위치」.이중읽는이의역량을자극하는호전적인작품「모래고모와목경과무경의모험」을대상수상작으로선정했다.이미비평계의찬사를두루받았지만,단지그이유만으로대상선정을주저할수없을만큼압도적인기세와풍채를자랑하는작품이기에심사위원만장일치로결정이되었다.모든수상작가에게감사와축하의인사를전한다.
그사이믿음을주는작가로거듭나고있는젊은작가상기수상자김멜라와이미상을제외하고성혜령,이서수,정선임,함윤이,현호정은비교적독자에게많이알려지지않은신인작가들이다.세대와젠더,역사와재현,노동과사회,현실과환상을가로지르며전개되는이창의적인작품들을함께감상하며이들의다음행보를기다려주시길바란다.올해에도독자들에게재기와모험으로가득찬이야기꾸러미를건넬수있어더없이기쁘다.이작품들이각자의진의를겨누는방식과그방향들에대해함께토론해주신다면좋겠다._‘심사경위’에서

이미상,「모래고모와목경과무경의모험」그는누구의편도들지않으면서모두가그를자기편이라고믿게만든다.좀잊고산거같은데,원래이런게소설아닌가.이소설을대상으로안뽑을수는없을까고민해봤지만모두실패했다.심사위원이뽑은게아니다.이소설이자기를뽑은것이다._신형철(문학평론가)

“할순있지만정말하기싫은일.때려죽여도하기싫은일.실은너무두려운일.왜할수없는일보다할수있다고믿는일이사람에게더욱수치심을안겨주는것일까.”(『문학과사회』2022년봄호(『이중작가초롱』,문학동네,2022))

김멜라,「제꿈꾸세요」어쩌면김멜라는말이안되는말로더크고깊은울림을만들어내는건지도모른다.여간한솜씨가아니고서는횡사의당혹감을이토록눈깜짝할사이에흥미로운사태로뒤바꿔놓을수없다.빠져읽다보면이른바말이된다는말들의세상이얼마나옹색한지도절로알게된다._구효서(소설가)

나는나라는존재를빈괄호로두고싶었다.이제죽은나를발견해주길원하지않았다.내죽음의경위와삶의이력들을오해없이완결하고싶지도않았다.대신나는나와이어진사람의꿈으로가그들을즐겁게해주고싶었다.(『창작과비평』2022년봄호(『제꿈꾸세요』,문학동네,2022))

성혜령,「버섯농장」이소설의많은장점가운데특히기억할만한것은‘여성청년’이한덩어리의단일한존재가아님을차갑게꿰뚫는시선이다.무엇이인물들을서로같고다르게만드는지그사회관계적조건을살피고,새롭게파생되는질문을독자앞에남기는것.그또한문학이할역할이라고생각한다._정이현(소설가)

우리가아니라네가한거지.기진이말했다.진화는잠시말없이기진을쳐다봤다.내가억울한빚이생겼다고말했을때너는단한번도나를도와주겠다는말을안했어.너어딘가잘못된거아냐?(『에픽』2022년7·8·9월호)

이서수,「젊은근희의행진」이세상에가족만큼가까운사이는없지만,또가족만큼서로를모르는관계는없다.게다가상대의새로운모습,내가모르는훌륭한모습은인정하기싫어한다.그건그사람을판단해온나의오랜관점을파괴해야만가능하니까.이소설은그파괴에관한이야기다._강화길(소설가)

책도아름답지만내몸도아름다워.문장도아름답지만내가슴도아름다워.적절하게찍힌마침표도아름답지만함몰유두인내젖꼭지도아름다워.이렇게생각하는게잘못은아니잖아.오히려감추라는언니가이상한거야.언니는왜우리의몸을핍박하는거야?언니의몸은언니의식민지야?언니는왜우리몸을강탈의대상으로만봐?(『악스트』2022년1/2월호(『관종이란말이좀그렇죠』,은행나무,2022))

정선임,「요카타」구십육세의인간이길위에서“나는지금어디로가야하는지모른다”고중얼거리는결말은전율을불러일으키는데,‘모른다’는느낌은명백히살아있는자만의감각이기때문이다.갈길을몰라도어디로든혼자가야만하는것이생명의처절한특권임을독자가감촉하는순간,소설은가벼운흰새처럼다른공간으로날아오른다._정이현(소설가)

요카타,라고말하면마음이놓였다.요카타는다행이다라는말보다더다행같았고다행스러운일이아니어도요카타라고말하면안심이되었다.어쩌면내의지와상관없이흘러가는하루하루를요카타,라는말로체념하고요카타,라는말로달래왔는지도모른다.그래야오늘을,다시내일을살아갈수있었으니까.(『에픽』2022년1·2·3월호(『고양이는사라지지않는다』,다산북스,2022))

함윤이,「자개장의용도」문만열면어디로든원하는곳으로떠나게해주는무시무시한물건을가보로물려줬던여성가족구성원들이집을떠나고돌아오길반복하며자신의삶을일구어온이야기를전한다.퇴로를계산하면아무데에도이를수없다는여성들의생존의비기가오래된자개장처럼묵직하고반짝거린다._오은교(문학평론가)

내게는하나의갈림길만남았다.한때엄마가앞둔것과같은길이었다.돌아가거나,혹은아주멀리가거나.(『구도가만든숲』,안온북스,2022)

현호정,「연필샌드위치」거식의연대기를완성하는연필샌드위치의이미지는기괴하지만,어딘가서글픈구석이있다.(…)정작자신은밥상앞에서고개를돌리면서도딸에게는단호하게건네는말.“뭐라도먹어야지.”이주술적인목소리로결속된여성들의역사를읽는내내,나는당연히숨을죽일수밖에없었다._강화길(소설가)

‘먹어야한다.’직관을어떻게부인할수있을까?상처의피를참는것이불가능하듯불가능할따름.그러므로바뀐처지를순순히받아들이는태도는악몽을꿀때가장필요한자세다.투쟁은겪어야할고문의종류와시간을늘릴뿐이다.잠이란애초에휴식을의미한다.싸워서무언가얻어내거나이겨야하는시간이아니다.죽음이그렇듯이.(『자음과모음』2022년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