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개정증보판)

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개정증보판)

$26.94
Description
최근 연구 성과를 더한 11년 만의 개정증보판!
영화 〈사도〉 이준익 감독 추천!
중국어판 출간 즉시 온라인 서점 당당왕 세계사 신간 1위


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을 밝히다!

조선의 르네상스,
그 뒤에 감춰진 광기의 그림자
『권력과 인간』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중심으로 18세기 궁궐사를 꼼꼼히 읽어나가며 비정한 권력의 이면과 당대 역사를 통찰한 책이다. 사도세자가 태어날 때부터 성장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 영조의 반응과 정조의 역사 왜곡, 나아가 순조 때 혜경궁이 『한중록』을 집필하는 과정까지 일 세기 동안의 역사를 생생히 되살려냈다. 출간 11년 만에 새로운 표지의 개정증보판으로 독자를 찾았다. 몇몇 오류를 바로잡고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부록에 보강했다. 이 책에서는 각종 사료를 토대로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역사의 다단함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다.
저자

정병설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한국고전문학을전공했다.문학작품을통해주로조선시대의주변부문화를탐구했다.『나는기생이다』『구운몽도』『조선의음담패설』『죽음을넘어서』『조선시대소설의생산과유통』『한국고전문학수업』『나의문학답사일지』등을저술했고,『한중록』『구운몽』『춘향전』『혜빈궁일기』등을번역하고해설했다.

출판사 서평

왜아버지는아들을죽였을까?

아버지영조가아들사도세자를죽인임오화변(壬午禍變)은한국사를통틀어전무후무한사건이다.그것도뒤주에가두어세자가죽기까지칠팔일을기다렸다.그렇기에이역사적사건은<옷소매붉은끝동><사도><이산>같은드라마와영화의소재로끊임없이각색되었다.하지만이렇게대중적으로알려진사도세자의죽음은정작학문으로심도있게논의되지않았다.사도세자가미쳤다하여영조가그를죽일수밖에없었다는‘광증설’,우수한자질을가진사도세자가약소당파를편들다가억울하게죽었다는‘당쟁희생설’정도의논의가있었으나두가지설모두제대로된근거자료가뒷받침되지못한그저단순한견해에그쳤다.이렇게제대로된학문적논의가이뤄지지않은상황에서출간된『권력과인간』은‘광증설’과‘당쟁희생설’사이에서우리가그동안오독해온사도세자의죽음을다각도로분석하고자한첫성과다.이책은큰반향을불러일으켰으며,이를계기로정병설교수는2015년에개봉된영화<사도>의감수를맡기도했다.『권력과인간』은치밀한문헌고증을바탕으로연구한궁궐사를유려한문장으로표현해내지금껏수많은독자를사로잡으며대중역사서로자리매김했다.2023년에는중국어판출간즉시온라인서점당당왕에서세계사신간1위를차지하기도했다.

애통은애통이고,의리는의리라

역사적진실에다가가고자하는끈질긴집념이『권력과인간』에담겨있다.정병설교수는결론적으로사도세자가정신이온전하지않은상태에서영조를공격하려다가반역죄에걸렸다는『한중록』의설명을따르지만,『한중록』을무비판적으로수용하지는않는다.『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를비롯해『이재난고』『현고기』『대천록』같은각종사찬역사서,개인문집등다양한사료를활용해폭넓은관점으로사도세자의죽음을분석하고고찰한다.

누구보다가까이에서사도세자를지켜본혜경궁또한『한중록』을통해세자의병증을치밀하게그려냈다.『한중록』에따르면사도세자는아무옷이나입지못하는의대증에걸렸고,충동을통제하지못하여사람을때리고죽이는가학증도점점심해졌다.처음에는내관이나내인에게폭력을휘두르다가이내후궁이나아내,심지어는생모선희궁과부왕영조에게까지그칼끝이향했다.이런상황을더이상좌시할수만은없었다.

단순히미쳤다면치료를하거나보호하여감시하면될일이다.하지만영조는세자를뒤주에가두어죽이는방법을택한다.단순히그런이유만으로죽인게아니기때문이다.세자가뒤주에갇히기한달전,나경언이세자가역모를꾀한다는고변을올렸다.영조는세자를얕보았기때문에그가무엇을결행할만한인물로보지않았다.그래서그를당장처분하지않고처소로돌려보내반성하게내버려뒀다.그로부터한달뒤,더큰일이벌어졌다.세자는뒤주에갇히기하루이틀전,영조를죽이려고칼을차고영조가있는경희궁쪽으로갔다.이소식을비롯해그동안세자의비행에대해선희궁에게전해들은영조는마침내결단을내렸다.역모죄를이유로세자를처벌했다.그누구도세자를죽이는데선뜻나서지못했기에영조는세자를뒤주에가둔다.그렇게여드레동안뒤주속에서세자는천천히죽어갔다.

조선최고의비극,
‘사도세자죽음’에얽힌권력과인간의진실을밝히다

『권력과인간』은사도세자의삶과죽음을둘러싼인물들의이야기를다양한관점에서들여다본다.이렇게폭넓게궁중사를소개한것은사도세자죽음의본질을제대로파악하려면사건의배경과경과,나아가그에대한담론의변화까지읽어야하기때문이다.걸핏하면주위에분노를폭발했던비정한임금영조,그런남편에게소박을맞아평생울화를가슴에안고쓸쓸히살았던왕비정성왕후,영조의후견인이지만때때로그와심한충돌을빚었던대비인원왕후,신분때문에그저사도세자를낳은여자로만족해야했던생모선희궁.사도세자와그들의역학관계를제대로이해해야만사도세자를파악할수있다.그들의권력욕,권모술수,배신과절망그리고공포를읽지못하면사도세자죽음의진실은쉽게드러나지않는다.

기본적으로『권력과인간』은사도세자죽음의진실을해명하기위한작업이지만그시대궁궐로깊이들어가궁중사람들을만나는기회이기도하다.정병설교수는일차원적인관점에서영조와사도세자사이의갈등만다룬것이아니라임금,왕비,대비,후궁,세자,내관,내인등궁중사람들의현실,꿈,욕망을두루살펴자연스럽게독자가입체적으로사건에접근하게끔돕는다.이같은접근은사도세자의죽음이라는사건의실체를더욱적확하고객관적으로읽게했고,때로는권력이면에숨겨진인간의모습까지드러냈다.

절대권력자는자기것을뺏으려드는자도공격하지만,권력을뺏을힘을가진자도미리싹을자른다.권력의존립을위해서는한치의양보도없다.권력의비정함은여기서나온다.영조는평소사도세자에게냉정하고엄격했다.자식을죽일정도였으니더말이필요없다.영조는종묘와사직을위한다면서자식에게죽음을요구했다.하지만본질을보면그가말한사백년종사는다름아닌자신의권력이다.권력의핵심인자기자신에대한도전은털끝만한것이라도용서하지않는다.자식이라도봐줄수없다.평범한아버지로서는도저히납득할수없는일이지만,권력의일반적논리에따르면이해하지못할일이아니다.비정함은정조역시다르지않았다.정조는즉위하자마자외가를박살냈고그과정에서어머니까지속였다.나중에는친구처럼가까웠던홍국영마저죽음으로몰았다.권력자에게는친구도집안도부모도자식도없다._331~332쪽

“아,과인은사도세자의아들이다!”
영정조시대는전쟁으로황폐해진조선이다시한번기강을잡는시기이자실학의융성으로조선의르네상스라칭할수있었던때였다.영조와정조는자기주변사람에게는물론자기자신에게도매우엄격했다.사치를멀리하고소박한삶을추구했으며누구보다성실했다.어쩌면그토록냉정하고엄격했기에최상의통치가이루어졌을지도모른다.하지만영조와정조라는빛뒤에는사도세자라는그림자가있었다.이그림자를제대로들여다보지않고서영정조시대를온전히이해할수는없다.『권력과인간』속비정한세계를읽어가다보면가슴한편이답답해진다.“내가권력이되고권력이내가되는”상황,“원래자기에게주어진것이니오로지자기만이가질자격이있다는식”의비약.떠날때를알지못하고권력에집착하는이들의모습을보면그고위(孤危)함에마음이절로무거워진다.하지만이렇게권력을통해인간을읽는과정을통해독자는인간의내면을더깊이있게이해하게되며,나아가더밝은역사로나아가는힘을얻게된다.시대를넘어18세기궁중사를읽어야하는의의를여기서찾을수있다.

비정함은사람을외롭게한다.자기것을나눌사람이없으니혼자일수밖에없다.주위에많은사람이모여웃고떠들어도자기가그들에게진정을나누지않는한그들도진심을줄리없다.이렇게혼자인몸은자연위태로울수밖에없다.늘권력의안위를염려해야만한다.권력자는혼자고위한데불과하지만,의심많은권력으로인해권력주변에는고통이끊이지않는다.권력자의분노에두려워하고,속임수에실망하면서,때로는울고때로는가슴을친다.그러면서도권력주변에서물러날때를알지못하면마침내바닥까지추락한다.그것을뻔히알면서도쉽게떠나지못하는것이권력이다.너무도아름다운보석이어서떠날때를몰라서도못떠나고알고도차마못떠난다._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