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쓰는가 (양장)

왜 쓰는가 (양장)

$28.00
Description
“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이 내 삶의 거의 전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듯이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깁니다.”

우리 시대의 거장, 문학의 화신化身
필립 로스를 평생토록 사로잡아온 질문

나는 필립 로스의 솔직함을 사랑한다. 문학에 있어서 그는 나의 영웅이다.
_살만 루슈디(소설가)

모두가 필립 로스가 되길 원했지만, 그 누구도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_인디펜던트
저자

필립로스

미국현대문학의거장으로일컬어지는작가.저명한문학평론가해럴드블룸은필립로스를코맥매카시,토머스핀천,돈드릴로와함께‘미국현대문학의4대작가’로꼽은바있다.필립로스는1933년미국뉴저지의폴란드계유대인가정에서태어나시카고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한뒤,졸업후이곳에서문예창작을가르쳤다.이후아이오와와프린스턴,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지속적으로학생들을가르치며창작활...

목차

서문

1부나자신과다른사람들을읽으며

나는전에는늘당신들이나의금식에감탄하기를바랐다”,또는카프카를바라보며
미국에서소설쓰기
새로운유대인고정관념들
유대인에관해쓰기
『포트노이의불평』에관하여
그런데그책은어떻게하다쓰게되었는가?하고내게묻는사람들에게답하여
유대인을상상하기
글쓰기와기성권력
책여덟권뒤에
『누벨옵세르바퇴르』인터뷰
『런던선데이타임스』인터뷰
『파리리뷰』인터뷰
주커먼에관한인터뷰

2부업계이야기―한작가와그의동료들과그들의일

프리모레비와의대화―토리노에서
아하론아펠펠트와의대화―예루살렘에서
이반클리마와의대화―프라하에서
아이작바셰비스싱어와의대화―뉴욕에서브루노슐츠에대해
밀란쿤데라와의대화―런던과코네티컷에서
에드라오브라이언과의대화―런던에서
메리매카시와주고받은편지
맬러머드의모습들
거스턴의그림들
솔벨로를다시읽으며

3부설명

주스냐그레이비냐?
아버지의유산
이디시/영어
나는미국이름들과사랑에빠졌다
나의유크로니아
에릭덩컨
정오표
압제는자유보다잘조직되어있다
체코교육
루두스의우위
『유령작가』인터뷰
스벤스카다그블라데트인터뷰
사십오년뒤에
소설의무자비한내밀함

출판사 서평

온생이문학그자체였던필립로스
그가남긴문학에대한,삶에대한,인간에대한불멸의산문들

1부‘나자신과다른사람들을읽으며’는글쓰기라는행위와문학이라는서사예술에대한산문들이주를이룬다.일종의창작론,또는문학론이라고할수있는글들이다.거기에유대계미국인인필립로스는자신을구성하는정체성에대한고정관념에저항하며문학본질을향해나아가는방향을모색한다.유대인으로서의글쓰기,미국인으로서의글쓰기에대해이야기한뒤그는자신의소설세계를확장하기위한하나의창작방법론인‘무언가가되기’에대해언급한다.그가자신의수많은작품들에서그의얼터에고가되어준소설속인물네이선주커먼으로변신하는순간을묘사하는부분에서는소설쓰기의근본원리에대한힌트를엿볼수있기도하다.

네이선주커먼은연기입니다.그것은모두흉내의기술이에요,안그래요?그게근본적인소설가의재능이죠.주커먼은포르노그래피작가를흉내내는의사가되고싶어합니다.나는포르노그래피작가를흉내내는의사가되고싶어하는작가를흉내내는책을쓰고싶어하는작가입니다―그런다음에는,그는잘알려진문학비평가인척해서연기를복잡하게만들고가장자리에철조망을치지요.가짜전기,허위역사를만들고내삶의실제드라마로부터반半상상의존재를지어내는것이바로나의삶입니다.
_251~252쪽

그는등장이후끊임없이논란의한복판에섰던작가이기도하다.『굿바이,콜럼버스』를발표한직후자기혐오적반유대주의자라는혐의로유대인연맹에맹렬한비난을받았으며,한유대인소년의성적일탈을적나라하게다룬『포트노이의불평』은전세계적인센세이션을일으키며필립로스에게일상생활이불가능할정도로큰유명세와악명을동시에선사하기도했다.특히젊은시절그는그런공격들에전투적으로대응했는데,그수단은역시나글이었다.그가자신이반유대주의자라는혐의에대해강력한논거로항변하고,『포트노이의불평』에쏟아진집중포화를격렬히방어해내는글은뜻하지않게선명한구체성을띤문학론이된다.우리는그의생생히살아있는목소리를통해흥미롭게도문학의본질을조금씩이해해가는경험을하게된다.

책에관한아이디어는내경우는완전히우연의모습으로다가옵니다.물론다끝내고나면일반적으로지금꼴이갖추어진것이이전소설,최근의소화되지않은개인사,내직접적이고일상적인삶의환경,내가읽고가르쳐온책들의상호작용이낳은결과물이라는게보이지만요.이런경험의요소들사이에이루어지는변화무쌍한관계에서어떤제재가분명히나타나고,그때곰곰이생각하면서그것을붙들방법을찾아내지요.
_212~213쪽

2부‘업계이야기─한작가와그의동료들과그들의일’은필립로스가인터뷰진행자로서만난인물들과의대화로이루어져있다.홀로코스트를겪고『이것이인간인가』등의명저를써낸이탈리아유대인작가프리모레비,전체주의체제의체코에서프랑스로망명해『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등의작품을쓴소설가밀란쿤데라를비롯해에드나오브라이언,이반클리마,아하론아펠펠트등다양한사회조건속에서자신만의문학세계를구축해온작가들과나눈대담들이다.필립로스는탁월한작가이자열광적인독서가인그만이할수있는질문들로대담을이끌어나가고,이야기는각각의작가들이개별적예술가로서겪는창작의고뇌에서시작해,집단적폭력,억압적인사회주의체제,자유주의국가등그들이속한세계의구성원으로서의예술행위에대한고민으로나아간다.우리가살아가는세계속에서어떤문학이가능할것인가,그리고그문학을통해무엇이가능할것인가에대한심도깊은대화가이어진다.

신성불가침의확실성에기초한세계에서소설은죽습니다.전체주의세계는마르크스를기초로하든이슬람을기초로하든다른어떤것을기초로하든질문이라기보다는답의세계입니다.그곳에소설의자리는없습니다.어쨌든내가보기에요즘전세계에서사람들은이해보다는심판을,묻기보다는답하기를좋아하고그래서소설의목소리는인간확실성의시끄러운어리석음때문에잘들리지않습니다.
_445~446쪽

3부‘설명’에서는문학과함께살아온자신의삶을시작부터끝까지돌아보며문학의본질에대해이야기하는산문과연설문이수록되어있다.마치한편의단편소설처럼진행되는3부의첫번째글「주스냐그레이비냐?」는갓성인이되어문학적삶을살겠다고결심한뒤일어난일을그리고있다.‘자신만의방식으로눈부’시기위해거울을보며큰소리로다짐하는장면은웃음이나면서도어쩐지적지않은울림을준다.가난한시절매일찾아가던식당,요리사가매번‘주스?그레이비?’라고묻던그식당에서우연히주운종이에정리되지않은채쓰인열아홉개의문장이그가이후평생써나간모든소설의첫문장이되었다는실제인지상상인지알수없는일화는꽤나흥미진진하다.

왜못하겠는가?내아파트에는나를막을사람이아무도없었다―다른누구도들어올수없을만큼좁았다.또매일아침욕실에걸린거울을건너다보며거기에비친나의모습을향해큰소리로“네가할것은오로지일뿐이야!”하고말할때나를방해할것은내눈에보이지않았고,그래서나에게있는모든자유로운자투리시간까지이용했고,눈부신작가가되기위해노력했고,내야망이분명하고또초점이맞추어져있기만하다면,나의불굴의용기가무한하고나의헌신이무결하고내가내상상력을온전히책임지기만한다면내가원하는것을성취할수밖에없다고믿기시작했다.
_535쪽

글을쓰기시작한초기부터작가필립로스에게지대한영향을준작가들에대한이야기와평생을그의문학에재료가되어준미국이라는나라,영어라는언어에대한심도깊은애정과이해가담긴글,문학의미래에대한거시적인전망에대한글들도3부에서만나볼수있다.‘필립로스’항목의오류를정정하기위해위키피디아에보내는편지글형태의「정오표」는필립로스의논리적글쓰기와유머감각이빛나는글이다.

필립로스는2012년더이상소설을쓰지않겠다고선언했다.여든의나이가된그는자신이가진능력으로문학을통해할수있는모든일을다했다고판단한것이다.문학사에는비교적젊은나이에세상을떠난작가,또는삶의한시기에쏟아내듯작품을써내려간작가들은많지만필립로스처럼생애내내꾸준히탁월한작품을써나간이는많지않다.그런그가절필선언이후문학으로이루어진삶을복기하며쓴산문「사십오년뒤에」와연설문「소설의무자비한내밀성」은문학적삶이라는긴역주를끝마친자만이얻을수있는혜안이담겨있다.자신이쓴작품중가장큰애착을가지고있다고밝힌『새버스의극장』을인용하며끝나는「소설의무자비한내밀성」은이책을끝까지읽어낸이에게는마치선물과같은깊은감동을준다.
『왜쓰는가』에서우리는평생을문학에바친한작가의언어에대한사랑,세계에대한통찰,독창적인유쾌함,한계없는상상력을만나게된다.적극적으로자신을세계와격돌시키며사유를확장해온문학인이자“내게더큰고난을다오”라외치며삶을온전히경험하고자했던한인간인그가써내려간이문학론이자창작론,그리고인생론이담긴풍요롭고탁월한산문을읽는것은필립로스이후를살아가는우리만이누릴수있는기쁨일것이다.

거의모든진지한소설가가증언할수있겠지만,자기기량의최고수준에서도이직업이요구하는자기고문의양은대개적지않지요.모든재능에는조건이따라붙지요―그성격,영역,힘.또기간,재임기간,수명.수많은확고한이유로거친모험은끝이났습니다.신음과환희는끝이났습니다.모든사람이영원히열매를맺을수는없습니다.
이제나는평생이걸려발견한것을알고있습니다.그모든것의끝이어떻게되는지알고있습니다.
_6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