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봄 - 문학동네 동시집 88 (양장)

여기도 봄 - 문학동네 동시집 88 (양장)

$11.75
저자

신혜영

경기도남양주에서태어나한양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성신여자대학교교육대학원을졸업했다.현재아이들에게독서논술을지도하면서‘동화창작모둠’에서동화를공부하고있다.2011년단편동화「살구나무선물」로‘한국안데르센상’우수상을,단편동화「나의철부지아빠」로제9회푸른문학상‘새로운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처음보는것처럼

여기도봄12·처음보는것14·두꺼비를만났습니다16·햇살을등지고있으면18·퐁퐁끙끙19·만만한창문20·물재우기22·고둥이궁금해서24·자전거타고가요26·오늘만개구리28

2부콩만한걸굴려서달콤한걸첨가해

포도한송이32·수학시간에나온사자33·숨바꼭질달팽이36·해바라기농사38·언니할사람40·암호42·고릴라일기44·아빠가궁금한날46·천적48·오래된시소50·노래를불러52

3부도토리는궁리중

도토리는궁리중56·개미산58·감자이삭줍기59·쉿!60·막대사탕62·보내기64·고둥껍데기와소라게66·소금이온다68·겨울호수72·씨앗하나떨굴때마다74·초대합니다76

4부공룡아,이사와줘서고마워

눈으로80·급식시간82·도둑아님84·나보다심한놈86·가오리연88·워메할머니90·어느날학교에서92·연꽃93·샌드위치먹기좋은공원94·공룡의이삿날96·산책시간98

해설함기석100

출판사 서평

천번도넘게본것을처음본것처럼,
경이롭고소중하게우리를이어주는‘여기도봄’의세계

할머니집닭들이알낳는걸봤어요
정말신기해요

처음보는건신기한법이래요
할머니는천번도넘게봐서
신기한지잘모르겠대요

할머니는
알을보고좋아하는
내모습이신기하대요

나는알을보고웃고
할머니는알을보는나를보고웃고
나는알을보고웃다가
나를보는할머니를보고웃어요

할머니가알을담아요
천번도넘게본알을
처음본것처럼조심조심

_「처음보는것」전문

천번도넘게본것을처음본것처럼대하는마음은어떤것일까?경이롭고,궁금하고,조심스럽고소중하기도한마음.그마음의뿌리는동시집첫머리에실린‘시인의말’에서캐볼수있다.‘눈치채다’와‘마중’.이두가지는시인의시세계를발아시킨씨앗이다.이씨앗이대상을눈여겨보게하고,더알고싶게하고,반갑게마중하게만든다.나자신에게도그렇다.자신을눈여겨보고발견하고마중하는것.그것을시인은“내가더소중한사람이되는비법”이라말한다.그비법으로시인은달콤하고으쓱기운돋는포도한송이를선물한다.

내짝이누군가에게하는
내자랑

가만히들어보면
아예거짓은아냐

콩만한걸굴려서
달콤한걸첨가해
포도알만큼커져있지

모아보니
난포도한송이였어
한알한알알알이박힌

_「포도한송이」전문

짧은시이지만담긴말은큰시이다.콩알만한내장점,내가미처몰랐던,깊이생각해보지않았던나를알아봐준덕분에,난좀대단한사람이되어있다.아니몰라서그렇지그것이꼭진실인것만같다.마음에두고두고껴안아볼,포도한송이의꽉찬기쁨을맛볼수있는시다.

‘눈치챔’‘눈여겨봄’은나에게서바깥으로뻗어나가,겨울을견뎌봄빛을품은참새와낙엽에게로,먼길을달려우리집까지온물에게로,짧은다리로오종종걷는강아지에게로,급식시간싫어하는반찬을서로먹어주는단짝에게로,소금창고에기대어할아버지땀내를풍기는대파에게로이른다.‘애씀’을꿰뚫어보는눈,‘귀함’을끄집어내는눈,옅은고동소리를듣고낮게엎드려있던것을오뚝일으키고……그감각으로마중하는세계는만물이다시금약동하는“눈부시지않아도봄빛인”봄,‘여기도봄’의세계가아닐까.

화려함의힘을넘어서는진정성이신혜영시인의동시가가진힘이다.가공된인공의동심이아니라자신의몸에서샘물처럼흘러나오는동심으로세상과아이들세계를바라본다.이런의식때문에아이로읽어도어른으로읽어도무리가없는화자들이등장한다.이는시인이동시라는통념적울타리에사로잡혀서아이를우상화하지않고아이들세계를천사의세계로신비화하지않는다는의미이기도하다._함기석(시인)

신혜영시인의첫동시집
‘사랑’을가진모든‘나’가서로이어지고포개어진세상,그섬으로

『여기도봄』은신혜영시인의첫동시집으로,“무엇보다탁월하게조탁된정갈함”(대산창작기금심사평)이장점으로꼽히며2020년대산문화재단대산창작기금을받은작품집이다.이세상어떤것도시가될수있다는시인의생각을들어보면,시가될수있다고생각하게되는과정에는그대상들,그것이자기마음이든경험이든자연물이든,그것들을소중히여기는마음,즉사랑이들어가있기에그럴터란다.그‘사랑’을가진모든‘나’가연대하는세상.시인은이바람을싣고자전거를달려우리와함께‘그섬’에다다르려한다.그섬은반지하방창문이‘만만한창문’이아닌친구얼굴이맨먼저찾아오는소통의창문이고,이사오는이가없어쓸쓸한시골마을은공룡이이사를와떠들썩해지고,하늘을나는가오리연과얼레가,얼레와바람이,연을날리는아이의손과어른의손이서로이어지고포개어진세상이다.

어린이를독자로한글이다보니,시인은요즘의아이들과동떨어진이야기를하고있진않은지점검하며,어린이의마음을놓치지않으려한다.혼자필수있다고‘끙’기합을넣는도라지꽃같은씩씩함,밤새고릴라가일기를써주고갔다고말하는엉뚱함,부재하는이를향한그리움……다양한질감으로곳곳에서우리를마중하고공감하게하고웃게하고뭉근하게데워놓는다.

학원에올라가는
엘리베이터안에서
대단한놈을봤다

허벅지에문제집올리고
왼손엔답이적힌휴대폰들고
답을베끼는녀석
누가봐도
학원숙제랑걸판지게
씨름한판하는중

장단맞춰바쁘게답써주던
샤프연필이책에구멍을내도
끄떡하지않았다

나보다심한놈

그래도난
학원버스에서했는데

_「나보다심한놈」전문

호흡을고르게가다듬어주는,봄을물씬안은그림

『여기도봄』에펼쳐진도타운봄빛은핸짱화가의손끝에서뻗어나왔다.편안한그림체,따듯한노랑과파랑과초록의빛,사랑스러운캐릭터들이시와어우러져호흡을고르게가다듬어준다.가만히시속으로들어앉게한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