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 1 : 포수의 원칙

범도 1 : 포수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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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포수는 산에서 짐승들과 같이 살아. 농부와 어부는 사람의 질서 속에서 살지만 포수는 짐승의 질서 속에서 사는 거야. 산이 내게 내주는 몫만큼 잡는 거지. 여우에게는 여우의 몫이 있고, 늑대에게는 늑대의 몫이 있고, 범에게도 범의 몫이 있듯이.”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범도는 산야를 떠돌며 포수로 성장한다. 생계를 위해 열다섯의 나이에 평양 군영에 입대한 그는 그곳에서 민란의 참상과 위정자들의 부조리를 목격하고 군영을 떠난다. 다시 떠돌이 포수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범도는 군영에서 함께 싸웠던 동료의 가족들이 일본군에게 처참히 몰살당한 것에 분노해 홀로 일본군을 한 명씩 처단해나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총 한 자루로 일본군과 싸우는 명사수에 대한 소문은 조선 각지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는데 그 많은 일본군과 현흑상단을 다 어떻게 하겠어요?”
“다른 사람의 것은 몰라도 세 명의 목숨값으로 한 명에 왜군 열 두씩, 서른 두는 내가 맡아서 계산하려고.”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해도 죽은 내 친구가 할 수 없으니 아직 살아 있는 내가 그것이라도 해야지.”
_본문에서
저자

방현석

울산에서태어나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서공부했다.소설집『내일을여는집』,『랍스터를먹는시간』,『세월』,『새벽출정』,장편소설『그들이내이름을부를때』『십년간』,『당신의왼편』,산문집『아름다운저항』,『하노이에별이뜨다』,『이야기를완성하는서사패턴959』등이있다.신동엽문학상,오영수문학상,황순원문학상을수상했고‘베트남을이해하려는젊은작가들의모임’회장을지냈다.현재모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범사냥
1장포수의원칙
2장백무아
3장네가알고내가안다
4장그물에걸리지않는바람처럼
5장과연김수협
6장앞물결과뒷물결
7장다이나마이트
8장단독여단
9장포수의것은포수에게

출판사 서평

범을사냥하던포수에서조선독립군장군으로
총한자루로외세에맞선홍범도의불꽃같은생애

대한독립운동에는두가지흐름이있었다.3·1만세운동과같은비폭력저항운동,그리고총을들고일제와싸운무장투쟁.홍범도는무장투쟁을통해스스로의힘으로조국을되찾으려했던인물이다.일제에국권을빼앗겨군대가해산된후조선에서총을가진유일한집단은바로짐승을사냥하는포수들이었다.어린시절부터포수로자라범을사냥하는포수로전국에이름을떨칠정도의명사수였던홍범도는동료의가족들이일본군에몰살당하는참상을목격한뒤홀로일본군과싸우기시작하고,후에는그를따르는포수들을규합해항일연합포연대를구성한다.『범도』는그들이일본군과싸우다강제로해산당해만주와연해주를떠돌고,이후에돌아와대한독립군이되어다시일본군과봉오동에서대격돌하는순간까지를그린다.

『범도』는처음부터대의를품고분연히일어난영웅이아닌,순진무구한소년사냥꾼에서시대의격랑에휘말리며조금씩성장해나가는홍범도를중심으로독립운동이한창이던당시시대상을관통하며나아간다.먹고살기위해군영에들어가고,나라를위해서가아니라동료를위해홀로일본군에복수를감행하고,일제의강제해산명령에궁핍한신세가되어광야를헤매는그의모습은우리가아는일반적인영웅과다르다.『범도』는그래서어쩌면평범했던한사람이시대속에서어떻게신념을갖게되고그것을지켜나가기위해무엇과싸워나갔는지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처음에는혼자였던한소년은새로운세상을꿈꿨던차이경,군영에서생사고락을함께한남창일,연모하고존경했던백무아,전설적인저격수진포등과함께하며비로소‘홍범도’가된다.

하나강조하고싶은사실은이책이소설이라는것이다.『범도』는역사를바탕으로하지만단지역사속인물의활약을나열하는데에그치지않는다.방현석은전란의시대를살아낸이들의치열했던삶의모습을우리눈앞에생생히그려낸다.그래서우리는한반도를비롯해만주와연해주를종횡무진하는홍범도의궤적을통해당시민중들의삶과거대한독립운동의물결을총체적으로경험하게된다.방현석이되살려낸개성강한인물들이펼쳐보이는흥미진진한이야기는강력한읽는재미를선사하기도한다.이처럼마치한시기를함께살아낸듯이야기에빠져들고감동을느낄수있는것은소설만이줄수있는귀한경험일것이다.

1권포수의원칙

“포수는산에서짐승들과같이살아.농부와어부는사람의질서속에서살지만포수는짐승의질서속에서사는거야.산이내게내주는몫만큼잡는거지.여우에게는여우의몫이있고,늑대에게는늑대의몫이있고,범에게도범의몫이있듯이.”

어린시절부모를잃은범도는산야를떠돌며포수로성장한다.생계를위해열다섯의나이에평양군영에입대한그는그곳에서민란의참상과위정자들의부조리를목격하고군영을떠난다.다시떠돌이포수로서의삶을살아가던범도는군영에서함께싸웠던동료의가족들이일본군에게처참히몰살당한것에분노해홀로일본군을한명씩처단해나간다.그리고얼마지나지않아총한자루로일본군과싸우는명사수에대한소문은조선각지로퍼져나가기시작한다.

“누가그랬는지도모르는데그많은일본군과현흑상단을다어떻게하겠어요?”
“다른사람의것은몰라도세명의목숨값으로한명에왜군열두씩,서른두는내가맡아서계산하려고.”
“그런다고뭐가달라지겠어요?”
“아무것도달라지지않는다해도죽은내친구가할수없으니아직살아있는내가그것이라도해야지.”
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