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매트릭스

$16.00
Description
장편소설 『운명과 분노』(2015)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거머쥔 소설가 로런 그로프가 단편집 『플로리다』(2018) 이후 삼 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 『매트릭스』를 펴냈다. 프랑스어로 시를 쓴 최초의 여성으로 알려진 12세기 실존 인물 마리 드 프랑스의 생애를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탁월하게 재구성한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시적이고 지적인 문체와 독창적인 세계관, 물 흐르듯 우아하면서도 몰입도 높은 서사를 어김없이 보여주며 “산문의 거장”이자 “동시대 가장 뛰어난 미국 작가 중 한 명”이라는 타이틀을 공고히한다. 『매트릭스』는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운명과 분노』에 이어 두번째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2021)에 올랐으며 조이스 캐럴 오츠 상(2022)을 수상했고,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파이낸셜 타임스〉 〈에스콰이어〉 〈마리 클레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NPR 등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전작인 『아르카디아』(2012)가 1970년대 히피 대안 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매트릭스』는 거의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을 거슬러올라가 십자군전쟁이 한창이던 중세의 혼란기 한복판으로, 그곳에 자리한 혁명적인 여성 공동체의 중심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가난한 잉글랜드 수녀원의 부원장으로 임명된 열일곱 살짜리 왕가의 사생아 마리가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이 소외된 공동체를 부강한 불가침의 성역이자 오직 여성들만을 위한 유토피아로 바꾸어놓는 치열한 과정이 생생한 필치로 유려하게 펼쳐진다. 로런 그로프는 남성들만의 역사를 걷어내고 그 아래에서 번득이는 여성들의 지성과 비전을, 다채롭게 빛나는 우정과 사랑과 다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작가의 섬세하고 정밀한 언어 감각은 중세 수녀원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 살아 숨쉬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창문으로 들이치는 바람의 촉감까지 마법처럼 구현해내며 “팔백여 년 전의 중세에 동참한 듯한 긴박한 현장감으로 질식할”(구병모) 것 같은 느낌을 안기는 동시에, 남다른 기지와 지혜와 강인함으로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한 여성의 영웅적 삶을 조명하며 “오직 남성 중심으로 기록되어온 서사시의 새로운 원형에 도달한다”.(천희란)
저자

로런그로프

LaurenGroff
폭발적인서사,시적이고우아한문체,지적이고독창적인서술로“동시대가장뛰어난미국작가중한명”“산문의거장”이라는평가를받는소설가.
1978년미국뉴욕주에서태어났다.애머스트칼리지에서불문학과영문학을전공했고,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캠퍼스에서문예창작석사학위를받았다.2008년발표한첫장편소설『템플턴의괴물들TheMonstersofTempleton』이아마존,〈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오르고,오렌지상,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에오르며단숨에주목받기시작했다.
두번째장편소설『아르카디아』(2012)가〈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등여러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며미국문학계에서입지를다졌다.세번째장편소설『운명과분노』(2015)는아마존‘올해의책1위’에선정되었고,전미도서상과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최종후보에도이름을올렸으며,버락오바마전미국대통령이2015년최고의책으로뽑아화제가되기도했다.2018년출간된『플로리다』는11편의단편이실린소설집으로,그해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오르고다음해스토리상을수상했으며,NPR‘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2021년프랑스어로시를쓴최초의여성으로알려진12세기시인마리드프랑스의생애를문학적으로재구성한『매트릭스』를출간해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오르고이듬해조이스캐럴오츠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9
2부73
3부125

감사의말331
옮긴이의말:모든것이참으로아주좋다333

출판사 서평

존재자체가혁명인여성,마리드프랑스
그가일군공동체의웅장한일대기이자
오직여성의언어로쓰인서사시의새로운원형

1158년,열일곱살의마리는흩뿌리는찬비속에서추위에떨며홀로잉글랜드의어느왕립수녀원에도착한다.굶주린스물남짓의수녀들이간신히목숨을부지하고있는이누추한회색빛공간은왕가의핏줄이지만강간으로잉태된사생아라는신분과건장하고‘여성스럽지’않은외모탓에평범한귀부인의삶을누릴수없는마리에게주어진감옥이자유배지다.이우울한수녀원처럼그녀의남은인생도온통회색빛일거라고,절망속에서마리는생각한다.게다가마리를이곳으로내쫓은사람이그녀가가장경애하는빛나는여인,왕비알리에노르라는사실이마리의가슴을더욱아프게한다.평생한번도종교적인믿음이나신앙심을가져본적없는,남성의갈빗대에서만들어졌다는이유로여성을열등한성별로취급하는종교에의문과반감만을가지고있던마리에게수녀원은너무나도낯설고척박한곳이다.물론난데없이왕비가보낸이거대한체격의어린신임부수녀원장을보는수녀들의시선또한곱지않다.캄캄한새벽부터깨어나어디에도가닿지않는듯한기도를올려야하는고된일과속에서마리는다시밝고따뜻한왕궁으로돌아갈계획을세운다.왕비에게바치는진심어린사랑의시를지어서마음을돌려보겠다고결심한다.그러나왕비에게서는매번침묵만이되돌아올뿐이다.

시간이흐르면서수녀원을떠날수있다는희망은점차희미해진다.그러나희망이사라진자리에새로운각오가차오르기시작한다.이비참한곳에서주어진삶을최고로살아내리라는각오,자신을쫓아낸자들이스스로한일을후회하도록,언젠가자신의위엄을보고경외감을느끼도록만들겠다는각오가.그렇게마리는수녀원을개혁하는거대하고장기적인계획에돌입한다.겸손을가르친다는명목으로수녀들에게각자가장못하는일을시키던관행을능력과강점에따라배분하도록고치고,엉망인회계장부를정리하고,직접소작농들을찾아가위협하며밀린소작료를걷는다.처음에는마리의지나치게공격적이고파격적인방침에거부감을느끼던수녀들도점차수녀원의운영이체계화되고생활이풍족해지는것을보며마리의능력을인정하고따르기시작한다.

“이곳에서는마리의권위말고는누구의권위도존재하지않을것이다.그리고그들은수녀원이늘존재해온이땅에계속살겠지만,그녀의딸들은세상과멀리떨어져미로에둘러싸인채로안전할것이다.그들은그들끼리만오롯이지내며자급자족할것이다.여자들의섬이되는것이다.”_본문133쪽

어느덧기도와노동으로점철된삼십년의시간이흘러마리가수녀원장이되었을때,수녀원은백명에가까운수녀와수십명의하인과수많은농노를거느린번영한곳이되어있다.그러나마리는여기서만족하지않는다.이따금들이치는바깥세상의위협,전쟁과남자들의위협으로부터더욱안전한보금자리를만들방법을고민하던마리에게동정마리아의첫번째환시가찾아온다.사랑의빛이반짝이는마리아의얼굴과함께흩날리는장미꽃잎으로된미로가눈앞에펼쳐진다.마리는그것이수녀원주변에미로를만들어야한다는뜻임을이해한다.그들의성스러운집이외부인은아무도접근할수없는요새,온전한여자들만의세계가되도록.그리하여마리의지도아래거대한창조의프로젝트가개시된다.에덴동산에서추방당한여성들의손에의해지상에두번째에덴동산이형태를갖추어나가기시작한다.

역사속에묻힌중세의시인에서
과거의땅에미래를건설한위대한여성지도자로

이소설에영감을준실존인물마리드프랑스에관한역사적인기록은사실상거의존재하지않는다.12세기잉글랜드헨리2세의왕궁을드나들며유명한로맨스서사시와우화집등을남긴뛰어난여성시인이라는것정도가전부다.그러나로런그로프는대학에서마리드프랑스의작품을번역하는수업을듣다가까마득한시간의베일속에묻힌이인물에게완전히매료되었다.그후이십년이넘는세월동안그로프의머릿속을떠날줄모르던중세의시인은21세기작가의상상력을통해점점구체화되어,과거의땅에미래를건설한강력하고뛰어난여성지도자로현재속에재탄생했다.“여성으로서자율권을잃어가는이나라에서권력에대해,자율권에대해이야기할수있는인물을만들어낼필요성”을느꼈다는작가의말처럼마리의삶은사실적으로구현된중세라는시대적배경속에서도놀라울만큼시의적인이야기로다가온다.

“몸으로하는일에서자부심을느낀다고잘못된것은없다고,그녀는생각한다.자기를낮추어야한다는주장이,그녀는한번도납득된적이없었다.신도당연히,당신이모든일을좋게해냈으니,모든일이좋게되기를바랄것이다.”_본문80쪽

로런그로프가형상화한『매트릭스』속마리드프랑스는외모부터성격,그리고종교를대하는태도까지당시여성들에게기대하거나강요했던전형으로부터완전히벗어나있다.마리는신을섬기는순종적인성직자가아니라신의이름으로자신과수녀들의안전과이익을쟁취해내는투쟁가이자정치가다.마리에게이따금찾아오는성스러운종교적환시(vision)는뛰어난지도자에게찾아오는혁신적인‘비전’처럼보이기도한다.마리는수녀원에평생을바쳤으나그행위는그저희생적인고행이나봉사가아니라구체적이고현실적인성취이자보람이다.작가는성애적인욕구를포함해육체적이고세속적인기쁨을수녀원의성스러운여인들에게허락한다.육신을가진지상의인간으로서누릴수있는즐거움을긍정한다.마리의야망을통해수녀원이부강해졌듯수녀들의영혼은각자의성취와육체적기쁨을통해비옥해진다.

매트릭스,
태초이자최후의보금자리,
여성의,여성에의한,여성을위한성스러운거처

“죽음의집인이브의자궁이없었다면,생명의집인성모마리아의자궁도없었을것이다.최초의매트릭스가없었다면,모든매트릭스중에서가장위대한매트릭스인살바트릭스[여성구원자]는있을수없다.”_본문152쪽

소설의제목인‘매트릭스(Matrix)’는‘어머니’를뜻하는라틴어‘mater’에서비롯된말로무언가를생성해내는‘모체’이자‘자궁’을뜻한다.작가는책을출간하는과정에서(유명한동명의SF영화를연상시키는)이제목을고수하기위해애썼다고밝혔는데,‘매트릭스’야말로작품을관통하는핵심적인키워드이기때문이다.매트릭스는수녀원장으로서소속수녀들에게‘어머니’라불리는마리를,수녀들을보듬는수녀원자체를의미하기도하며,최초의어머니인동정마리아와이브를상징하는등다층적인차원에서작품의주제와문제의식을반복적으로환기한다.또한작가는수녀원의모든직책명에‘-trix’와같은여성형접미사를붙여(셀라트릭스,칸트릭스,인퍼매트릭스등)등장인물이여성임을명시함으로써이소설이그자체로여성들을담는그릇임을강조한다.

반대로작품속에서남성은구체성이결여된외부적인위협으로서,타자로서만존재한다.심지어마리가사랑하는왕비알리에노르는매우공들여묘사되지만정작당시왕이었던헨리2세는그이름조차언급되지않으며그저왕비의남편으로(그리고마리가왕비의질투를유발할수단으로)만스치듯등장할뿐이다.결정적으로소설의후반부마리의마지막환시에서신은거대한암탉의형상을하고있으며여성형대명사로지칭된다(“신은당신의[her]알들로이세상에선[善]을낳았다.”)역사서나문학작품에서여성이타자화되거나지워졌던기나긴과거를떠올려보면이단순한전환이그토록대담한반역처럼,혹은혁명처럼느껴진다는사실자체가여전히이러한시도가의미있다는증거일것이다.

나아가주인공마리를통해드러난강력한‘여성성’이‘선함’이아니라‘위대함’이라는사실역시주목할만하다.마리는결국자신이선함으로충만한다른수녀들처럼될수없음을깨닫는다.대신자신에게주어진소명은위대함이며그것을자매들을위해쓸수있다는사실을이해한다.그렇게마리는“자신으로만들어진보이지않는수녀원을,자신의영혼이담긴더큰교회를,아기들이어둡고단조로운소리가나는따뜻한자궁안에서자라듯자매들이커가는자아의전당을”짓고,그럼으로써진정한‘매트릭스’가된다.자신이떠난후에도오래도록그온기속에서선한자매들이계속해서일하고살아갈수있도록,그들의기도가가장멀고높은곳까지온전히닿을수있도록.

추천의말

로런그로프의손안에서,중세시대수녀원의이야기는반드시읽어야할문학작품으로재탄생한다._워싱턴포스트

예측불가능한매력적인행보를보여주는작가로런그로프는12세기잉글랜드수녀원으로시선을돌려,굉장한활력과대담성을갖춘아주걸출한소설을내놓았다.우리독자들은작가의문체가지닌힘에휩쓸려나아가고,유머와복잡한감정선을조화해내는지성의힘에사로잡힌다.리더십과야망,진취성,그리고공동체의삶에대한명백히현대적인소설._가디언

그로프의괴물같은재능을맹렬하게드러내는작품.고작300여페이지만에힐러리맨틀의토머스크롬웰에버금가는캐릭터를탄생시켰다._USA투데이

현재까지나온로런그로프의작품중가장대담하다.중세암흑시대라는광산에서폭력,유머,자율권,그리고영성(靈性)의광맥을탐사하는이화려하면서도활기넘치는이야기는,현대적시선에서보아도강렬하고기이하면서도공감할수있는무언가를만들어낸다._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이소설은십자군전쟁이나1208년교황의성무금지령같은역사적사건들을비상한문장과생생한묘사로되살려낸다.로런그로프는작중마리의성스러운환시만큼이나빛나는성취를이루어냄으로써자신의한계를뛰어넘는다._퍼블리셔스위클리

시대에관계없이여성이발휘하는힘을진실하게보여주는고무적인작품.자매애,사랑,전쟁,섹스,그모든게이안에있다.한번펼치면내려놓기힘든소설._NPR

최고의스타일리스트로서로런그로프는계속해서성장한다.작가가마리드프랑스에게부여한목소리는독자들을단단히사로잡을것이다._로스앤젤레스타임스

풍부한묘사와시대적인어휘들이돋보이는,용감하고전율을일으키는소설.그로프의믿기힘들만큼폭넓은재능을보여주며,독자의모든감각을일깨움으로써마리의세계―외적이든내적이든―에완전히몰입시킨다.믿음과권력,그리고유혹에대한이이야기는우리가경험해보지못한완전히다른세계이지만,또한아주생생하게상상할수있는세계이기도하다._북리스트

로런그로프는보석같은순간들로이루어진미로를만들고,그것을현시대에완벽하게들어맞는소설로탈바꿈시켰다._북페이지

눈부시고원대하고신비로운작품.예스러운동시에시의적이고,성스러우면서도지극히인간적이다._엔터테인먼트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