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유감 : 울면서 걷기, 넘어지며 자라기

청춘유감 : 울면서 걷기, 넘어지며 자라기

$16.00
Description
“나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청춘의 기억들” _김연수(소설가)

눈물이 바짝 마른 자리에서 태어나는 반짝이는 문장들
문학 기자 한소범, 우리의 젊은 날을 송고합니다!
출판과 문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은 들어보았을 이름 한소범. 2016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문학 기자로 일해온 그가 문학동네에서 첫 산문집 『청춘유감』을 출간한다. 문학과 책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에 뉴스레터 ‘무낙’을 발행하기도, ‘이.단.아(이 단편소설 아시나요?)’ 코너를 통해 한국문학의 가장 생생한 지금을 발빠르게 소개하기도 한 한소범. 문학 기자의 파격과 품격을 동시에 성취하며 새 시대에 걸맞은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전심의 진심을 담은 청춘 산문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청춘유감』은 문학과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또 성장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씩씩하고도 유감(有感)한 에세이로, 매사에 결코 무감하지 못하는 눈물도 사랑도 많은 한 기자의 젊은 날의 궤적을 담았다. 사랑했지만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영화 만들기’와 ‘소설쓰기’의 세계에서,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됐다. 나는 누구의 후예가 될 필요가 없었고, 그냥 한소범이면 충분했다”(106쪽)라고 말하는 기자의 세계에 당도하기까지의 여정은, 한 문학청년이 문학 기자가 되어가는 탐구의 발자취이자, 한 기자가 자신만의 세계를 축성하는 작가로 발돋움하는 흔적을 담은 청사진에 다름 아니다. 기록하는 사람[記者]의 종이로 만든 집[作家], 이는 『청춘유감』의 다른 이름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내가 외로웠던 순간에, 내가 가난했던 순간에, 내가 아무것도 아니던 순간에, 내가 바보 같았던 순간에 내가 그동안 읽어온 문장으로부터 위로받았다. 김애란의 소설이 내 가난한 이십대의 증인이었다. 김연수의 소설이 내 미숙한 청춘의 알리바이였다. 나는 상처를 입히는 세상의 많은 일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문장을 생각했다. 어디선가 보았고 밑줄을 그었고 자기 전에 곱씹었던 문장들을. 그러면 그곳이 내가 도망칠 곳이 되어주고, 도망칠 곳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_「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에서
저자

한소범

1991년광주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국문학과영상학을전공했다.발표된적없는소설과상영되지않은영화를쓰고만들었다.2016년부터한국일보에서기자로일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_006

1부사랑했고떠나온세계
누구도기다리지않고아무도기대하지않는_017
아이디를잃어버려도_024
『씨네21』과만이천원의장학금_031
착취되지도오용되지도않는열정_037
이번여름엔네청춘을내가좀쓸게_044
다음엔내가살게_053
사랑했고떠나온세계_060
독립영화의크레디트에는_067

2부울면서걷기
넌자라독후감쓰는일을하게될거야_077
딱한사람만믿어줘도_084
제진짜이름은_092
누구의후예도아닌그냥한소범입니다_100
좋아하는일이직업이되면_107
책천국인줄알았더니책지옥_114
독서의달인?_122
역세권말고도세권에삽니다_129
‘성덕’이되었습니다_136
박지리에대해말하자면_143
신춘문예의기쁨과슬픔_151
두개의삶_158
아무도죽지마라_166

3부넘어지며자라기
일과사랑중에하나만택하라면_177
우리가서로를칼이라여기지않고_184
서른이되면_191
나를키운밑줄_198
만든사람과본사람_206
장래희망은좋기도나쁘기도한사람_213
ISFJ도기자할수있나요?_220
‘그럴연차’와원고지계산법_227
제가마흔아홉살까지회사다닐팔자라고요?_234
내가기레기들을사랑해서_242
넘어지며자라기_249

에필로그_257

출판사 서평

불현듯시작되는한낮의불꽃놀이
무심결에재생되는내인생의하이라이트

단한번도문학기자가되기를꿈꾼적이없었는데,돌이켜보니지난모든실패들이지시하고있었던곳이바로문학기자였다는기분좋은아이러니.나만몰랐을뿐“처음부터나를위해마련된직업”(82쪽)이아닐까싶을정도로안성맞춤한‘내일’.물론처음부터이사실을알았더라면,‘문학기자’라는명확한한지점을향해달려왔다면,“사랑을의심하듯내재능을의심”(161쪽)하는실패와타협을밑천삼는지난한지난날이없었더라면『청춘유감』은쓰일수없었을것이다.기어코‘문장’으로자기자신을이해하고,이야기/서사로타인과세계를소화하는한사람의낙천적인성격과무엇하나허투루넘길수없는섬세함이만나,‘울면서걷고,넘어지며자라는’마음겨운화자와글이탄생했다.

『청춘유감』의1부‘사랑했고떠나온세계’는‘한소범’이라는청춘영화의프리퀄이자,‘사랑의기원’또는‘첫사랑의추억’으로도소개할수있겠다.영화와문학에마음을홀딱빼앗겨버려애타게(짝)사랑했던날들,순수한열정으로전력을다해창작열을불태운20대시절의이야기가이곳에담겼다.국문학과와영상학과를복수전공하는탓에남들에게는우려섞인시선을받지만,오히려“‘청춘을제대로사용하고있다’는자기확신”(49쪽)으로가득했던시절.불안했지만불행하지는않았고,미숙했지만절대미적지근하고싶지는않았던작가의성실하고도찬란한사랑의흔적이1부에고스란히녹아있다.곁을내어주지않는냉담한연인같았던,나의깜냥으로는도저히감당할수없었던연인같았던문학과영화.치열하게사랑했지만끝내응답을받지못했던이눈물겨운과거사가이상하게아름답게다가오는건,“막상헤어지기로결심하자,나는이사랑이내게남긴것이결코상처만은아니었음을”“시작하지않았더라면끝내몰랐을것들이내안에서빛나는훈장이됐음을”“이별로끝났다고해서모든연애가실패는아님을”(63쪽)말하는작가의반짝이는문장과태도에서오는것일테다.

그때목숨을걸고찍었던영화는두계절이지나고극장에걸렸다.나는영화를보면서슬프지않은장면에서도훌쩍거렸다.영화외에는할수있는멋진일이아무것도없는것처럼느껴지던무수한밤들이있었지만,그것들이모두지나간일이됐다는게실감이났다.사랑했지만떠나온세계였다.(…)몇번의실패를거듭겪으며나는이별을결심하게됐다.하지만막상헤어지기로결심하자,나는이사랑이내게남긴것이결코상처만은아니었음을인정할수밖에없었다.시작하지않았더라면끝내몰랐을것들이내안에서빛나는훈장이됐음을,이별로끝났다고해서모든연애가실패는아님을._「사랑했고떠나온세계」에서

“누구와도닮지않았고어느쪽으로도충분하지않기때문에
결국나는충분히‘나자신’일수있는것이다.”
울면서걷고,넘어지며자라는마음겨운청춘들에게

2부‘울면서걷기’는갓기자가된전후의사회초년생시절을담았다.작가는기나긴직업모색의여정끝에,지루한가능성의시간들을견딘끝에한국일보의기자가된다.그러나“입이없는사람들의입이되어주고싶”(6쪽)다던포부와달리,경찰서주차장에주저앉아눈물로바닥을적시고,“나는정말기자에어울리지않는다고,나는정말로,아무것도모른”(12쪽)다고되뇌는날들의연속이다.“모두가자기자리에서자기몫의일을해내고있는데나만무용한일을거듭하고있는건아닌지에대한끈질긴의심”은무시로찾아오고,“충분히기사이지도충분히문학이지도못한그어딘가”(103쪽)에서헤매는건도무지익숙해지지않는다.문화부기자가되어‘좋아하는일이직업이되었을때’닥칠모든일들을겪으면서도,그럼에도결국도망치지않은/못한것은무책임하고싶지않았기때문이라고작가는말한다.문학으로부터수혜를입었고,깨쳤고,그것으로직업까지갖게되었다는사실을없던일로할수없기에.‘문학의허물’까지모두사랑하기는어려웠지만,“결국에는미워하면서도사랑할수밖에없는”“문학이더나은무엇이기를바라는마음으로끈질기게변화를지켜보는것”(113쪽)역시문학으로부터배운삶의태도이기에‘나’는문학도내일도저버릴수없다.“여전히세계는온통슬프고,나는울면서걷고있”지만,“그래도걷고있다.”(13쪽)

작가들을좋아하는마음은일을하는동안에도나의큰자산이었다.좋아하는일을직업으로삼으면더이상그일을좋아할수없다고들하지만,나는여전히이일이좋았다.좋아해서잘쓰고싶었고,좋아해서잘보이고싶었다.그래서열심히했다.좋아하는마음은결코부끄러운것이될수없었다.설사그게직업이된다하더라도마찬가지였다._「‘성덕’이되었습니다」에서

3부‘넘어지며자라기’는시니어가되어‘청춘의이면’을살필수도있는넓고깊어진시기의글들을담았다.작가의유구한짝사랑내력은이제‘독자’로향한다.물론이사랑역시쉽지않은건한결같아서,‘기레기’라는단어에서비롯한불신은“내존재자체가해악인것은아닐까”하는자기의심으로까지번져나간다.그리하여때로는“결국에는아무도읽지않을기사,그리하여누구에게도아무영향도끼치지않는기사를쓰는것”(186쪽)을꿈꾸기도하지만“세상은단순하게좋고단순하게나쁜것이아니라복잡하게좋고복잡하게나쁜곳이었고,마찬가지로사람역시복잡하게좋고복잡하게나쁜존재”(219쪽)임을조금쯤은헤아릴수있는마음의근육도생겼다.더불어자기의심에휩싸이다몰래찾은역술인에게‘회사체질’이란판정을받자손쉽게인정하고또안도하는모습은읽는이에게도불가해한위안을건넨다.“사회초년생은뭔가를증명하기는커녕매일실패하는것이더자연스러운존재”(193쪽)라는사실을,“이일을계속하기위해어쩌면진짜필요한건일을사랑하는마음보다는그저하루하루갱신하는평범한책임감”(248쪽)임을이제는안다.넘어짐마저환대하는내‘유감’한성격이,삶과일에전전긍긍하면서도마침내긍정하는것이나의‘재능’이라는사실도.

삶은결코내가알던박자로만,익숙한공으로만저글링할수없었고,이미아는길로만달릴수도없었다.때로는새로운공을인생의박자에끼워넣어야하기도했고,낯선길을택해가야하기도했다.낯설지만어쩌면나를새로운세계로데려다줄수도있는길을택하는일.그게바로성장의다른모습일지도몰랐다._「넘어지며자라기」에서

지나갔고또지나가고있는젊은날을돌이키며쓴성장에세이이자,기자로서성실하고도애타게흔들리는나날을담은직업에세이이기도한『청춘유감』.문학과일과삶의불가분한관계가이토록복잡하게아름답기도하다는것을,한낮의불꽃놀이같은청춘의잔상이‘사랑의역사’이자‘마음의미래’를그린다는것을우리는이책을통해알게될것이다.‘한소범’이라는쉬이잊히지않는‘이름’이,쉬이잊히지않는‘작가’가될것이란사실을예감한다.‘청춘산문’을말할때,이제는한소범을빼놓고이야기할수없을것이다.청춘은언제나되풀이하여쓰이거나,다시쓰일수밖에없을것이다.청춘역시사랑과닮아서청춘저자신이새롭게쓰이도록,새롭게정의되도록요구하기때문일터.2020년대의빛나는한청춘의단면이이책속에있다.눈물이바짝마른자리에서태어나는반짝이는문장들속에서,우리빛나는청춘의증거들도꼭하나씩은발견할수있을것이다.

작가의말

써야할것들만신중하게공들여쓸수없는직업이란걸알았지만,그럼에도송구한마음은자주산화됐다.쓰는게쉬워질수록동시에두려워졌다.두눈똑바로뜨고세상을바라보기는겁이나서,질끈감아버리고싶은때가한두번이아니었다.저마다에겐절실한사연인데기사가치로판단하면아무것도아니기도했다.남의삶을그런이야깃거리로만들어버린일이잦았다.(…)부끄러움에훌쩍이던날엔글을썼다.소설도기사도아닌것들을.운문도산문도아닌그냥문장들을.엉엉울고,눈물닦고,왜울었는지쓰는것,까지가하나의과정이었다.그러고나면신기하게도이일을이해할수있을것같아졌고,그러다보니조금씩나아져왔다.그러니까우는(쓰는)건어쨌든이해해보려는노력이었다.나를,타인을,세계를._「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