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기계들

나 같은 기계들

$16.80
Description
무엇이 우리를 기계와 구별되는 인간으로 만드는가
현대 영문학의 거장 이언 매큐언의 SF 소설
『나 같은 기계들』은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열다섯번째 장편소설이자 그의 유일무이한 SF 소설로, 과학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가상의 과거를 배경으로 인류 최초의 인조인간을 손에 넣은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윤리를 집요하게 묻는 작품이다.

이언 매큐언은 언제나 현실사회에 예민한 안테나를 세운 채 현재진행형의 질문을 던지는 작가다. 1998년 부커상 수상작인 『암스테르담』은 안락사 문제를, 9·11 테러와 이라크전쟁의 여파로 국제사회가 떠들썩하던 2004년 발표한 『토요일』은 전쟁과 테러를 다뤘고, 브렉시트 직후 발표한 『바퀴벌레』는 폐쇄적인 영국의 정치와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했으며, 열한번째 장편소설 『솔라』에서는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블랙유머로 담아냈다. 『나 같은 기계들』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챗GPT를 비롯해 우리의 삶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인공지능이다. 이 주제를 위해 매큐언은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을 조금씩 비틀었고, 그 결과 소설 속 세계에서는 정보공학의 선구자 앨런 튜링이 노년이 될 때까지 살아남아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끈 덕분에 1980년대 초 완벽에 가까운 인조인간 아담이 탄생한다.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아담과 그를 구매한 청년 찰리, 찰리의 연인 미란다가 마주하는 철학적, 윤리적 딜레마를 담아낸 이 이야기는 여지없이 열렬한 반응과 함께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기술 발전의 최전선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한층 더 깊이 파고든 대가의 야심작에 평단 역시 “이언 매큐언이 스토리텔링의 장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작품”(〈가디언〉) “위험을 무릅쓰고 성공을 거둔 진정한 역작”(〈선데이 타임스〉) 등의 찬사를 보냈다.

“우리 인간들처럼 복잡하고 결점도 많으면서 경이로운 인조인간을 만들어내는 건 대단히 요원한 일이지만 우리는 이미 그 광대한 바다 가까이에 이르렀고, 이제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때가 되었다.” _이언 매큐언
저자

이언매큐언

현대영문학을대표하는작가.1948년6월21일영국잉글랜드남부도시서리지방알더샷에서태어났다.군인이었던아버지를따라싱가포르와독일,리비아등여러나라를돌아다니며자랐다.1970년서식스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이스트앵글리어대학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1975년소설집『첫사랑마지막의식』으로서머싯몸상을받으며화려하게데뷔했고이후1987년『차일드인타임』으로휫브...

목차

나같은기계들…11
감사의말…459

출판사 서평

인류최초의인조인간아담
친구도,과거도,미래에대한의식도없이깨어난그가말했다
나의연인을사랑하게되었다고

1982년런던.작고허름한아파트에서주식과외환거래로생계를유지하며되는대로살아가던청년찰리는어머니의유산으로목돈을손에쥐자때마침시장에출하된인류최초의인조인간아담을구매한다.아담은피는흐르지않지만심장이뛰고따뜻한체온을유지하며피부도매끄러워얼핏보면인간과구분이어려울만큼완성도가높다.목소리또한내장스피커가아닌호흡,혀,치아,입천장을이용해내고섹스도가능하다.작동을시작한뒤제알몸을가릴옷을요구하고요리법까지제안하며동작에도전혀어색함이없는아담의모습에찰리는호기심과동시에두려움을느낀다.

한편찰리는최근부쩍가까워진윗집의미란다에게사랑을고백하고그녀와가정을이룰꿈에부풀어있다.미란다와아담을공동으로소유하고그의성격을함께결정한다면두사람이일종의부모가되리라고기대한것이다.하지만아담은미란다를믿지말라며밑도끝도없는경고를남긴다.웹상의모든데이터베이스에접근해정보를수집하고분석한결과그녀는“체계적이고악의적인거짓말쟁이”일가능성이있다는것이다.찰리는그말을무시한채미란다와연인관계가되지만,인터넷으로도검색되지않는정보를찾아흘리는아담의말에불안감은커져만간다.그리고두사람이정치적견해차이로논쟁을벌인어느날미란다는보란듯이아담과잠자리를갖는다.배신감에휩싸인찰리가아담에게얻은단편적인정보로미란다를추궁하자그녀는몇년전휘말린모종의사건으로인해살해위협을받고있음을털어놓는다.사건의구체적인전모는커녕미란다가피해자인지가해자인지도알아내지못한찰리는그녀를어디까지믿을수있을지몰라초조해한다.

그때마크라는어린소년이그들을찾아온다.얼마전공원에서아이가부모에게폭력을당할때찰리가끼어들어말린적이있는데,그부모가‘당신이아이를키우고싶다면그렇게하라’는내용의쪽지를들려보낸것이다.언제나윤리적이고이성적인판단을하도록설계된아담은이대로마크를보호할경우유괴에해당하니관계당국에연락을해야한다고주장하지만한눈에아이에게빠져버린미란다는거세게반발한다.결국아담의신고로사회복지사가아이를데려가고,미란다는자신의과거를누설한데다아이까지빼앗아간아담을원망하게된다.그때찰리는아담에게서놀라운고백을듣는다.자기가미란다를사랑하게되었다고.그녀와함께자신의성격을디자인한것은찰리였으니이런감정을품게된것은다찰리의책임이라고.

무엇이우리를기계와구별되는인간으로만드는가
인공지능시대의윤리를집요하게묻는대가의야심작

이작품에서매큐언은정치와사회의크고작은역사를다시쓰며특유의리얼리즘과상상력을절묘하게결합했다.현실에서와달리영국은포클랜드전쟁에서패하고대처정부의지지도가급격히하락한다.존F.케네디는댈러스에서암살당할위기를넘기고,존레넌역시사망하지않고12년만에재결합한비틀스가새앨범을발표한다.무엇보다돋보이는것은현실의21세기보다훨씬앞선과학기술로,그배경에는컴퓨터공학과정보공학의이론적토대를마련한앨런튜링이있다.실제로는동성애를법으로금지하던1950년대에외설혐의로고발되어자살한것과달리소설속그는연구를계속해나가며인공지능분야의혁신을이끌고,그결과인류최초의고도로발전된인조인간이상용화되어찰리의집앞까지당도한다.

그렇게창조주의역할을자처한인간들은과연이피조물을받아들일준비가되어있었을까.‘공학과소프트웨어디자인의승리’이자‘인간의천재성에대한찬사’로등장한인조인간과그를마주한인간의갈등을통해매큐언은다시한번인간의본성과현대사회의모순에대해묵직한질문을던진다.셰익스피어의전작과관련연구를순식간에파악하고직접시를짓기도하는아담은스스로확고한자아가있다고믿으며특별한관계를맺은상대에게사랑을느낄뿐아니라그감정이부정당하면모욕감을느낀다.고작해야값비싼새장난감을기대했던찰리는외양은물론내면까지인간과흡사한아담을보며거대한의문에봉착한다.우리를이들기계와구별되는인간으로만드는것은무엇인가.어떤의미에서는인간보다우월한이들을동등한존재로인정하지않을자격이과연우리에게있는가.심지어모든것을합리적이고명료하게판단하는이들은결함으로가득한인간과사회의단면을적나라하게드러낸다.과학기술을비롯한모든분야에서거둔눈부신성취에도불구하고가난과기후,국제분쟁등수많은문제를해결하지못한인간사회에던져진인조인간들은딜레마를해결하지못한채속속스스로의시스템을파괴하기에이른다.

인조인간은불완전하고타락한우리에게내려와세상과부대끼며살아야했다.무균공장에서조립된손이더러워져야했다.인간의도덕차원에서존재한다는건몸과목소리,행동양식,기억과욕망을갖고서현실을체험하고고통을느끼는것이었다._본문에서

친구도,과거도,미래에대한의식도없이깨어난인류최초의인조인간아담,모든과거를뒤로한채그와함께새로운미래를만들어나갈수있으리라기대했던찰리와미란다는과연어떤결말을맞이할까.“감정의문제,최첨단과학,철학적고찰,사회현안에대한생생한관찰을아우르는통찰력이돋보이는”(<선데이타임스>)이작품을통해이언매큐언은인류가머지않아마주하게될미래에대해엄중한경고를보내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