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세책사 : 소설 읽기의 시작과 유행

18세기의 세책사 : 소설 읽기의 시작과 유행

$17.49
Description
세책점(貰冊店): 돈을 받고 책을 빌려주던 가게

서울, 도쿄, 파리, 뉴욕, 스톡홀름, 리우데자네이루…
전 세계를 발로 누비며 찾은 세책 기록을 집대성하다
세책점, 커피 하우스, 독서 클럽,
살롱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금단의 책 읽기를 모두의 즐거움으로 가져오다!

책을 골라 보는 희열, 함께 읽는 재미
그 정점에 있더 신흥 장르, ‘소설’!

『18세기의 세책사』는 세계 곳곳의 도서관과 고서점을 다니며 모은 18세기 세책 기록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책이 값비싸던 시절에 돈을 받고 책을 빌려주던 ‘세책’ 문화를 탐구한다. 세책업자들은 책을 대량으로 소장하며 사람들에게 빌려주었는데, 그 덕분에 독서 생활의 열외자였던 여성과 하층민이 너도나도 세책점으로 가서 책을 빌려다 읽었다. 독서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교양 활동으로 인식되면서 소설이 인기를 끌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문화 공간이 생겨났다. 오늘날 북카페처럼 세책점에서는 다양한 문구류와 잡화를 책과 함께 팔기도 했고 여러 사람이 모여 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세책점은 책방을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며 책의 생산과 유통, 소비를 촉진시키고 독서의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저자

이민희

강화도섬마을에서태어나어린시절자연속에서자랐다.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대학원에진학해고전문학비교연구로석박사학위를받았다.폴란드로건너오라는꿈을꾼뒤,바르샤바대학에서수년간폴란드학생들을가르쳤다.강원대학교국어교육과에서고전문학을가르치며학문적경계를넘나드는공부를계속시도하고있다.주요저서로『16~19세기서적중개상과소설·서적유통관계연구』『조선의베스트셀러』『조선을훔친위험한책들』『백두용과한남서림연구』『근대의금강산과강원도,그기록의지평』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1세책독서문화
2소설의탄생,그달콤한독서
3|한국|세책독서문화강국
4|일본|서적행상과세책업자가꽃피운세책문화
5|중국|문명국의자존심,간신히꽃핀세책문화
6|잉글랜드와스코틀랜드|유럽세책문화의진원지
7|아일랜드|종교,지역에따른다양한세책독서
8|독일|인쇄·출판의요람에서세책독서의메카까지
9|프랑스|출판및독서문화의강자
10|슬로바키아|세책독서문화의선진국
11|스웨덴|서점을통한세책독서
12|미국|소비독서의천국
13|자메이카|카리브해섬나라의세책풍경
14|브라질|대서양횡단유럽소설및독서문화의종착지
15|나이지리아|아프리카출판과독서의꿈
16못다한이야기

에필로그
미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대중독서에공헌한세책점,
소설의위상을드높이고독자와작가를이어주다

독서는언제어떻게대중의취미로자리잡았을까?18세기전까지만하더라도독서는지식인과지배층을중심으로소수특권층남성만누리는학문적·종교적수양활동이었다.하지만18세기들어세책업자들이책을독점적으로소유하며저렴한값에사람들에게빌려주면서독서는누구나향유할수있는여가활동으로인식되기시작했다.세책업자들은책을구매할능력이없는중하층과여성까지고객으로끌어들여상업적이윤을추구했다.새로운독자의취향을고려해오락적독서물,곧소설과역사서,여행서,교양서등다양한책을취급하여고객들이지적호기심을충족할수있는책을직접골라읽게했다.긴호흡으로사회와삶의문제를다룬산문양식의허구서사에흥미를느끼며통속문학을대여하는사람이많아졌는데,특히여성독자가세책점에자주드나들며소설을빌려읽는단골이되었다.
하지만세책점의영향력이커지고소설의인기가높아질수록이를비판하는목소리도커졌다.책을빌려읽는이가많을수록책을많이팔지못해작가와출판사의수입이줄어든다며세책업이불법거래임을지적하는목소리가나왔다.또당시사회기득권세력인보수적지식인과종교인은소설이많이팔리면서점점더자극적이고비도덕적인내용을담은콘텐츠로생산된다며신랄하게비판했다.정약용은소설에빠져든이는책읽기를마칠때까지각자의책무에소홀해져패가망신에이른다고비판했으며,슬로바키아에서익명의평자는가볍고장난스러우며허무하고무가치한소설이사람들을나쁜길로이끈다며소설을폄하했다.그럼에도소설의인기는식을줄몰랐고,소설을쓰는작가가늘고소설가의명성도높아졌다.또세책점간에인기소설을다량확보해저렴한값에대여해주려는경쟁이치열해지면서소설가와출판사역시커다란수익을창출할수있었다.책유통과영업에열을올린세책업자는독자와작가및출판사사이에서든든한연결고리가되어주었다.

분책신공,큐레이션…
세책점의전략

세책업자는대중의독서욕을자극하는데힘을쏟으며저마다다양한방식으로도서대여영업을하고고객맞춤형서비스를제공했다.세책문화가일찍이찬란하게피어난한국과영국에서는더많은사람에게책을여러권빌려주고자장편소설을분책해내놓았다.조선향목동세책점에서는186권에달하는『윤하정삼문취록』,117권짜리『명주보월빙』,10책짜리『춘향전』,10책의『창선감의록』등국내에서창작된장편소설을보유했다.잉글랜드에서무디세책점은무려100여년간운영되며약750만권을거래했는데,신뢰의표시로이곳의상징인페가수스문양을책표지에새겨놓은서적들을선보였다.무디세책점에서는소설대여횟수를늘려수익을더얻고자3부작장편소설을주로취급했는데,이때문에출판시장에서세권짜리장편소설이주를이뤘다.그수혜작가인월터스콧은자신의작품『웨이벌리』를필두로15년동안소설14편을출판하며모두3권짜리장편소설로출판했다.
세책업자들은엄선한도서목록을적은카탈로그를직접제작하기도했다.아일랜드에는1782년에만든70쪽짜리카탈로그가현전하는데,인기독서물인로맨스가압도적으로많았고역사서,자서전,여행서도꽤갖추고있었다.미국뉴욕의카리타세책점에서는1804년에소설책2천권을포함해장서수천권이수록된카탈로그를발행했다.자메이카킹스턴에서가장먼저세책영업을시작한윌리엄에이크만은1779년에도서목록책자를만들어책구독을신청한사람들에게배달해주기까지했다.

복합문화공간

세책점은책만대여하는공간을탈피해복합문화공간으로자리잡아갔다.아일랜드더블린에서세책점을운영한리처드화이트는휴게실을만들어회원들이이곳에서신간에대한평판을확인하고각자읽은책과신문기사를공유하면서여론을형성해나갈수있도록했다.프랑스상층고객들이살던지역의세책점에서는살롱격을갖춘안락한독서클럽이운영되었으며,미국에서는여성손님들의취향에따라사교모임이가능한살롱처럼인테리어를하는세책점도생겨났다.커피하우스를겸한미국세책점에서는사람들이커피를마시고신문을돌려읽으며신문에소개된신간에대한정보를교환했다.오늘날더이상과거와같은세책점은없지만OTT 구독서비스와소셜미디어감상평이현대의세책점은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