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5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5

$18.02
저자

류드밀라울리츠카야

LudmilaUlitskaya
1943년러시아바시키르자치공화국에서태어나,제2차세계대전종전후가족과함께모스크바로왔다.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생물학을전공하고유전학연구소에서근무하다가1970년지하출판물을소지하고유포했다는이유로해고당했다.그뒤로모스크바유대인극장에서일하면서각본,평론,소설등을쓰며창작활동을시작했다.
1992년중편소설『소네치카』로러시아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고메디치상,주세페아체르비상을받으며이름을알렸다.2001년『쿠코츠키의경우』로여성최초로러시아부커상을수상했다.시몬드보부아르상,박경리문학상,지크프리트렌츠상등수많은상을받았으며,노벨문학상유력후보로꾸준히거론되고있다.그밖의작품으로『우리짜르의사람들』『다니엘슈타인,통역사』『커다란초록천막』『야곱의사다리』등이있다.
2007년류드밀라울리츠카야재단을설립해도서관에책을보내는활동을시작했으며,2014년러시아반정부시위‘평화의행진’에도참여했다.2022년러시아가우크라이나를침공하자이를격렬하게비판했고,결국러시아를떠나독일베를린으로근거지를옮겼다.

목차

시노플리가계도6
메데야와그녀의아이들9

해설|메데이아,인류의어머니로거듭나다389
류드밀라울리츠카야연보413

출판사 서평

시대와운명을끌어안고다음세대를지키는강인한메데야

현대러시아문학을대표하는작가류드밀라울리츠카야.그는자국의문학상은물론메디치상(프랑스),주세페아체르비상(이탈리아),세계문학상(중국),박경리문학상(한국),유럽문학상(오스트리아),지크프리트렌츠상과귄터그라스상(독일)등수많은상을받았으며노벨문학상유력후보로꼽힌다.
1992년중편소설「소네치카」로주목받으며전세계에이름을알린울리츠카야가1996년발표한첫장편소설이바로『메데야와그녀의아이들』이다.‘메데야’는그리스신화를통틀어가장악명높은여인‘메데이아’의러시아식이름이다.러시아고전문학의사실주의전통위에역사ㆍ신화ㆍ성서등풍부한상호텍스트성을지닌문학세계를구축해온울리츠카야는이작품에서자기만의방식으로기존의메데이아신화를파괴하고새로운신화이자안티-메데이아를창조해낸다.
사랑하는남자를위해가족과조국을배신했지만나중에는그남자에게배신당해자기자식까지죽이고만메데이아의이야기는여러시대에걸쳐다양한작품에서꾸준히다루어졌다.소설속메데야는그리스여인같은외모,훌륭한몸가짐과지혜로운태도,민간요법으로병을치료하는능력등여러가지면에서신화속메데이아를닮았다.그러나메데이아와달리메데야는직접낳은자식이없고,대신수많은형제자매와친척들을돌보며다음세대를지켜낸다.운명과화해하지못하고파괴적인행동으로맞서는메데이아와반대로,메데야는자기운명에순응하면서운명에상처입은다른사람들까지도가족의울타리안에품는다.
그런데메데야가지키고돌보는가족은혈연으로만이루어진공동체가아니다.메데야의가문에는입양의전통이있으며,이전결혼에서얻은자식이나혼외자식도동등한구성원의지위를얻는다.자유분방한연애를즐기는메데야의동생알렉산드라,이모-조카사이지만자매처럼자랐으며각각‘웃음’과‘눈물’을상징하는니카와마샤등,매력적인여성인물들은각자의방법으로가족의외연을넓히는데기여한다.그리하여이가족은다양한민족ㆍ문화ㆍ종교가자연스럽게공존하는공동체를이룬다.

크림반도의풍경속에서펼쳐지는아름답고슬픈일대기

크림반도는이작품의배경이자울리츠카야가작품을집필한장소다.가족이피란을가있었던바시키르자치공화국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모스크바에서보낸울리츠카야지만,“만약태어난장소를고를수있다면고민없이남쪽을고를것”이라고대답할정도로크림반도에대한애정이깊다.
이소설은모스크바도상트페테르부르크도아닌크림반도,게다가러시아하면떠오르는계절인겨울이아니라여름의바닷가를배경으로한다.하지만“현대러시아소설에기대할수있는모든것이담겨”있는이소설은1900년에태어나혁명,내전,농촌집단화,대숙청,전쟁,강제이주,해빙등격동의세월을살아낸메데야는물론가족구성원들과주변인물들의삶을통해20세기러시아역사를오롯이담아낸다.가족안에서벌어지는사랑과우정,갈등과비극은“눈이견딜수없을정도로”아름다운크림반도의풍경,한과슬픔이서려있는러시아역사와얽혀들어하나의서사로완성된다.울리츠카야는“이소설은옛세대에바치는책이자,어떤의미에서가족을애도하는나의통곡이다”라고말했다.크림반도가무력으로합병되고,가족적가치가상실되어가는현재상황에서울리츠카야의통곡은더욱뼈저리게느껴진다.

러시아의불편한양심,류드밀라울리츠카야

지금우리가류드밀라울리츠카야에게주목해야하는이유가하나더있다.울리츠카야가러시아의우크라이나침공이후공개적이고격렬한비판을전개하고있기때문이다.그가사회정치적문제에목소리를높인것이이번이처음은아니다.2007년류드밀라울리츠카야재단을설립해자신이직접고른책을각지도서관에보내는활동을시작했고,2014년러시아의군사개입에반대하는반정부시위‘평화의행진’에도참여했다.그리고2022년러시아가우크라이나를침공하자,〈노바야가제타〉에「고통,공포,수치」라는글을발표하여통렬한심정을드러냈다.결국현재는러시아를떠나독일베를린으로근거지를옮긴상태다.
평생러시아역사와문학을토대로글을써오며누구보다깊이러시아를이해한작가라할수있는울리츠카야이기에,“러시아의이름으로러시아사람들의의지에반해이루어지는범죄”를참을수없었을것이다.한편이럴때일수록문학의힘을믿고문학으로눈을돌려야한다고말하는울리츠카야.그의다음행보에전세계의이목이쏠리고있다.

“나는문학이그어떤상황에서도인간을지탱해줄수있다고확신한다.우리조상들은‘지금여기’에서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지이해하고자할때문학으로눈을돌렸다.”_류드밀라울리츠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