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윌리엄 피터 블래티 장편소설)

엑소시스트 (윌리엄 피터 블래티 장편소설)

$18.00
Description
윌리엄 피터 블래티가 ‘메릴랜드 열네 살 소년의 악마 빙의 사건’을 소재로 쓴 첫 장편소설. 엑소시즘이라는 개념을 처음 대중적으로 알리며 북미 대륙에 충격을 몰고 온 이 작품은 1973년 영화로 제작되어 할리우드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며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고, 그해 오스카상 각색상, 골든글로브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후 여러 편의 속편과 TV시리즈가 탄생했으며,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리부트 3부작이 2023년 〈엑소시스트-믿는 자〉를 시작으로 공개될 예정이다(국내 개봉 2023년 10월 18일). 문학동네에서는 출간 40주년을 맞아 작가가 직접 가필 수정한 판본(2011)을 저본으로 삼은 공식 한국어판을 출간한다.
저자

윌리엄피터블래티

출간작으로『엑소시스트』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13
1부시작 21
2부위기 127
3부나락 285
4부“내부르짖음이주님께이르게하소서.” 419
에필로그 493
작가의말 503

출판사 서평

신앙에대한의문과초자연적현상의서스펜스
시대와장르를넘어선불멸의오컬트호러걸작!

이라크북부,유물발굴현장에서괴이한악마형상의조각을발견한노신부메린은오랜적파주주가다시가까이다가왔음을느낀다.미국워싱턴조지타운,열한살딸리건과살고있는할리우드배우크리스맥닐의집에이상현상이일어난다.알수없는힘에사방으로요동치는침대,한겨울바깥처럼냉기가감도는방안,얼굴을흉측하게일그러뜨리며성인남성의목소리로욕설을퍼붓는소녀.의사들은신경질환의일종으로진단하지만각종치료로도딸의상태가나아지지않자크리스는의학대신종교의도움을구한다.정신의학을전공한예수회사제데이미언캐러스는어머니의죽음후믿음에회의를느끼던차에크리스의청을받고고민하지만,몇번소녀를대면하는사이그안에또다른존재,사악한무언가가도사리고있음을깨닫고,과거엑소시즘경험이있는메린과함께구마의식을실행하기로결심한다.

침대에서공중부양하는소녀의몸,180도비틀려뒤를돌아보는머리,자해와자위의도구로이용되는십자가,뒤집어진자세로빠르게계단을내려가는‘스파이더워크’.영화〈엑소시스트〉는수십년이지나도관객의뇌리를떠나지않는충격적인장면들을탄생시켰다.개봉당시극장가에는두통과메스꺼움을호소하는관객들이속출했으며,일부복음주의자들은상영금지를요구하는피켓시위를벌이기도했다.그러나영화는주요방송사에서‘워터게이트’사건보다앞서보도할만큼선풍적인인기를모으며총수입1억9천만달러가넘는엄청난성공을거두었고,역겨움과공포역시대중적으로수용가능한오락코드가될수있음을보여준사례로남았다.악마빙의와엑소시즘,구마사제,나아가희생으로끝맺는선과악의대결구도는그뒤여러매체에서변주되며대중의말초적인흥미와호기심을자극하는단골소재로사로잡았다.

『엑소시스트』는1949년미국메릴랜드주에살던열네살소년이악마에빙의되어두달간구마의식을받고해방된실제사례를바탕으로쓰여졌다.독실한기독교집안에서자라예수회소속인조지타운대학교에재학중이었던윌리엄피터블래티는신문기사를통해이이야기를접하고,악의본성에대한종교적견해와해석,철학적고찰을더한첫장편소설의영감을받았다.당시교황이었던요한바오로2세를비롯한성직자들이실제로이영화를관람하고내린호의적인평에서도확인할수있듯,『엑소시스트』는악령의존재를단순한공포의대상으로그릴뿐아니라희생과순교에대한종교적인메시지로이어간다.때문에소설은귀신들린소녀의기행과폴터가이스트현상을적나라하고생생하게그려내는한편,그에맞서는사제들의내면묘사에상당한분량을할애한다.

악령은이곳에,너희와함께있다
말초적공포의이면에담아낸인간드라마

『엑소시스트』에서악마에맞서분투하는두사제,메린과캐러스는각각의방식으로신앙과신념을지키고있는인물들이다.정신과의사로서동료사제들의상담사역할을해온캐러스는아픈어머니를방치한채홀로죽음을맞게한것에지울수없는죄책감을가지고있다.응답없는기도는믿음에대한회의로이어지고,딸에게씐악마를쫓아달라는크리스의요청을받고도그존재를확신하지못하고결정을미룬다.실제로과거악마빙의의증거로여겨졌던많은현상이조현병,간질,틱장애등의학적으로설명가능한병증임이밝혀진바,악령의존재를쉽게믿지못하는캐러스의갈등은보이지않는신의은총을갈구하는스스로에대한불신이기도하다.한편과거이미엑소시즘의식에서악마파주주와맞섰던경험이있는메린은좀더본질적인측면에서그를설득한다.구마의식을선함,즉인간다움을되찾으려는과정으로바라보는것이다.

“내가보기에마귀의목표는빙의자가아니라네.그건바로우리야……관찰자들……이집에있는모든사람.그리고목표라면우리를절망으로몰아넣는거겠지.우리자신의인간성을부정하도록.궁극적으로스스로를짐승으로인식하게하려는거야.사악하고부패하고추악하고무가치하며존엄이라고는없는존재로말이지.”(본문460쪽)

2000년공개된영화감독판〈엑소시스트─디렉터스컷〉에는개봉당시에는불필요하다는판단으로삭제되었던두신부의대화장면이더해졌다.악령의목적이리건한사람만이아니라관계된모든이들의신을부정하도록하는것이라는메린의대사는소설의주제를함축적으로보여준다.2011년소설출간40주년을맞아기념판을내면서작가는캐러스의꿈장면을적지않은분량으로추가했다.뤼카라는이름의신부가찾아와,엑소시즘을실행하려는그의결단이신성모독으로이어질수있을뿐더러맥닐모녀의상황을악화시킬수있다고경고하는내용이다.선과악,신앙과불신사이에서고뇌하며올바른결말을찾아가려는그들의결단을이판본에서는좀더명확하게확인할수있을것이다.

『엑소시스트』40주년기념판에는전반적으로내용을다듬는과정에서새로운표현과문장이더해졌다.첫출간당시에는시간과자금의한계로미처담지못했던부분들이다.독자들이이판본을기억해주길바란다.윌리엄피터블래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