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모든
2018년한국경제신춘문예에장편소설『애주가의결심』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오프닝건너뛰기』『마냥,슬슬』,장편소설『애주가의결심』『모두너와이야기하고싶어해』,중편소설『안락』,연작소설집『우주의일곱조각』,짧은소설집『선물이있어』등이있다.
무도회_7샴푸의요정_24비밀_47에르데_67풀_86스위트홈_102멀티글래스_119서약_140알래스카_160테스트_179코끼리_189백업_213착오_230테러_244오렌지_262새로운시대_284+1_310작가의말_337
가속화된기후변화와수차례닥친팬데믹으로인해경제위기가일상화되고,급격히낮아진출생률에따른노년인구의급증으로생계비용이걷잡을수없이불어난다.여기에웬만한수입으로는감당이불가능할만큼‘독신세’부담이가중되자사람들은“혈연의제약을벗어던진애착의공동체”인‘집합가족’의울타리안으로모이기시작한다.주인공이심은의사가되어간절히바라왔던부모로부터의독립을이루었지만,“이구역의납세왕”처지로부터벗어나고자집합가족을찾는사람들이모이는‘무도회장’에들어선다.그곳에서그는풍족한경제력에다각자의성격과역할이완벽한조화를이뤄정서적인충만함까지두루갖춘한가족을만난다.자신의마지막조각을찾았다고확신한이심은그들의일원이되기위해집에방문하고,그곳에서그가족에게도사리고있던예상치못한갈등을마주한다.“어쩌면이들은자신이함께할수있는최고의가족에는미치지않을지모른다.하지만현재로서는최선의선택을한것이틀림없다.이심은그렇게확신했다.위층에서다급히뛰어내려온소리가“엄마,로아가이상해요!”하고외치기전까지만하더라도.”(178쪽)“몇십년뒤,이소설을가리켜예언서라고부르게되는건아닐까?(…)이거,소설인거지?현실아니지?아직은”이라는이다혜작가의추천사처럼『한사람을더하면』은오늘날의세계가이대로지속될때분명히가닿을미래를서늘하리만치소상하게구현해낸다.과학기술의발전은홀로그램을눈앞에자유자재로띄우거나,현실에존재하지않는찬란한풍경을확장현실로구현해냄새와촉감까지생생히느낄수있게한다.그러나한편으로는어딘가에서생체데이터의조작과재생산마저가능해져비밀리에인간실험이벌어지고있다는소문도들려온다.이소문을더욱증폭시키는존재는총리경규철이다.인기없는아나운서에서예능피디와유튜버,논객으로끊임없이변모하더니전국민에게‘시민수당’을지급하겠다는공약으로총리의자리까지오른인물.지속불가능한시민수당이물가만폭등시켰음에도특유의카리스마로반대자들을제압하고독재체제를확립해낸그는자신의욕망을무한한권력과영생에맞춘다.대기업들과결탁해바이오센터붐을만들어내더니,‘테크노비엔날레’를개최해국민과국가전체를장악할안드로이드의도입에나선것이다.마치아무일도일어나지않은것같다고느낄때마다이심은말도안되는일들이이미너무많이일어나버렸다고악을쓰며소리치고싶었다.동시에당장전국민이시청하는공영뉴스에등장하여악을쓴다고하더라도바뀌는것은아무것도없을것이라는사실에무력감을느꼈다.그러나나흘이지난후,이심은그날의첫진료를위해방문한노부부의집에서아무런변화가없으리라는생각이잘못되었음을깨달았다.사태는점점더나빠지고있었다.(300쪽)아무래도희망은저멀리서잡히지않지만,그럼에도우리가하나를더할수있다면그러나은모든은우리에게보다나은미래가가능하다는의지를포기하지않는다.집합가족이될사람들을살피는이심의망막이면에는원가족이어른거린다.이심은옛날만을되새기며악화일로의세태를한탄하는엄마가좀더빨리아빠를떼어냈으면어땠을까생각한다.투자가번번이실패하며엄마에게도망도못갈빚을끼얹었던아빠.이심은아빠와자신은다를거라고다짐한다.돈만을좇으면서점차“미움과원망을겹겹이더해갈사람”이아니라소중한사이라면응당그러해야할다정과의무감을갖춘가족을선택할것이므로.이제이심의앞에도엄마와같이인생의갈림길이놓였다.그는자신을위한선택을내리게될까?‘한사람을더하면’이라는제목은우리로하여금비관만을허락하는환경과조건에도불구하고더나은가족을이룰각각의한사람들을,그리고올바른세계를구축해낼한표를가리킨다.은모든은그러한낙관을우리에게전하기위해매력가득한인물들을창조해낸다.점점나빠져가는세계를구하기위해자신의몸을바칠정도로강한신념을지닌최선생과그의집합가족딸선민,그리고어설프고서툰바텐더지만그런실수마저도자꾸만바라보고싶게하는사랑스러운모영과같은이들이소설안에살아숨쉬고있다.주저하고견디는데익숙한소시민이심은우리들그자체일것이다.하지만그러한우리는변화의출발점이될수있다.무언가새로운것을고안해내거나앞에나서서군중을이끌기보단대세를따르지않을수없지만,변화의들불이일어날때기꺼이한사람의몫을더할준비가된이심의모습은우리가잊고있던것들을일깨운다.바로우리의DNA에새겨진,세상을바꾼적있던혁명의기억을.그리고그가능성이여전히우리안에있다는사실을.그러므로『한사람을더하면』은미래로부터절체절명의현재에당도한하나의간절한당부이기도하다.작가의말우리의삶과제도를관통하는어떠한반복에관하여반격의형태와방향성에관하여그리고반격또한반복되리라변함없이믿고자하는마음에관하여2023년가을은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