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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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한민국에서 어린 고양이가 길에서 살아남아 성묘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이용한 작가가 거리의 고양이들과 협업한 17년간의 기록
‘고양이 식당’ 운영자로 잘 알려진 이용한 시인은 스스로 ‘고양이 식당’ 1, 2, 3호점이라 이름 붙인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이용한 작가의 신작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는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 40마리가 성묘로 자라나기까지의 기적 같은 성장기를 17년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이용한 작가는 어느 날 길가에 버려진 소파에서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보물처럼 품고 젖을 먹이는 장면을 보고 하릴없이 고양이의 세계에 빠져들어 ‘고양이 바보’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거리에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가운데 풀꽃처럼 태어나 각종 위협과 학대 속에 죽어가는 길고양이들. 대한민국에서 거리의 아기 고양이가 성묘가 될 확률은 30퍼센트 미만이다. 영역동물인 길고양이들은 각종 사유로 사는 곳을 옮기는 일도 잦기 때문에, 아기 고양이가 성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한 인간이 오롯이 목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다.
이용한 작가는 아깽이 시절의 모습과 성묘가 된 이후의 변화한 모습을 비포 앤 애프터(before&after) 사진으로 구성하고, 자연 속에서 사계절을 살아내는 묘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고양이들이 허락해야만 찍을 수 있는 절묘한 사진’으로 담아냈다. 여기에 고양이들에게 기막히게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주고 밥 배달을 하면서 쌓은 인연과 고양이들과 끝내 작별하기까지-고양이들의 생과 사를 시인만의 감성으로 곡진하게 기록한다.

이 책은 내가 17년간 만난 고양이 중에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만남을 이어간 고양이들의 성장 기록이다. 대한민국이란 곳에서 고양이는 무사히 성묘가 되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어쩌면 이 책이 그들의 기적에 대한 작은 부록일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나는 고양이밥을 배달하느라 거리를 떠돌았다.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는 모두가 하나같이 갸륵했다. 어떤 고양이는 거리의 현자처럼 먼 곳을 바라보았고, 또 어떤 고양이는 자연의 수행자처럼 느긋하게 걸어갔다. 나는 그들의 아득한 철학이 거리와 자연에 있음을 믿는다.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자연 속에서 가장 빛났고, 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책에는 그동안 만난 고양이 중 1년 이상 인연을 이어간 40마리의 성장 기록을 담았다. 그중에는 이미 영역을 떠났거나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도 있고, 여전히 동행을 이어가는 고양이도 있다. 나는 들려주고 싶었다. 인간의 관심 밖에 이런 고양이가 살았고, 여전히 살고 있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낱낱의 묘생을 이렇게라도 맘껏 중얼거리고 싶었다. _본문에서

저자

이용한

1995년〈실천문학〉신인상을받으며시인이되었고,2018년『낮에는낮잠밤에는산책』을비롯해세권의시집을출간했다.10년은여행가로,또14년은고양이작가로살았다.2009년첫번째고양이책『안녕,고양이는고마웠어요』를시작으로『명랑하라고양이』와『나쁜고양이는없다』시리즈를차례로출간했다.이시리즈를원작으로한영화〈고양이춤〉의제작과시나리오에도직접참여했다.그밖에...

목차

작가의말_고양이와협업한17년의기록4

1부다래나무집고양이

오디,꽃장식이어울리는고양이14
앵두,엄청전투적인공주님26
살구,화려한점프기술36
앙고,다래나무집고양이들의수호신46
미리,선택적겁쟁이56
보리,놀줄아는몽상가64
새콤이,방앗간에서온귀요미72
달콤이,독보적인허당미와엉뚱미80
몰라,이구역귀여움담당88
삼장,하트고양이96
자몽,화려한발라당기술자106
짝짝이,1년전과똑같은자세로114
쫄보,덩치큰겁쟁이122
점례,패셔너블한점무늬130
금순이,“예쁘면금순이지!”138
맹자,까칠하지만나한테는다정했던146

2부길에서만난고양이

깜냥이,나의첫고양이158
멍이,낭만고양이166
여리,작지만악착같이살았던174
꼬미,대모가입양해키운아이184
당돌이,총각무먹던고양이194
순둥이,당돌이와남매지간204
여울이,꽁치물어나르던어미고양이212
여기,고양이숲의요정220
장고,먹이원정오던장모종고양이228

3부고양이식당2·3호점고양이

고래,등에고래가한마리238
산둥이,전원할머니가가장사랑한고양이246
방울이,주둥이가하트254
산둥이·방울이모자,11년을함께하다264
초롱이,엄마인산둥이와판박이272
호순이,소냥시대의센터280
소냥시대,장난을치기위한그룹290
껄래이,건방지고껄렁한게좋았다298
칠봉이,앙상한아깽이가건강한성묘로306
크림이,어쩌다땅콩소년단314
호야,캣대디가구조한흰둥이322

4부집에서만난고양이

몽롱이,겨울철새처럼332
너굴이,전원고양이출신340
아롬,우아한공주님348
아쿠,감성충만한묘생358
아톰,나를웃게만드는고양이370
랭보,어쩌다우편배달부380

출판사 서평

이기특하고갸륵한생명의다큐멘터리
길위에서살아남은기적의40냥이들의사진과사연들

이용한작가의고양이사진은너무나절묘한순간을포착해서,이게정말실제고양이사진이맞느냐는질문을받곤한다.때론영화같고때론만화나그림같은이용한작가의고양이사진은시간을견디고세월을바쳐고양이를바라보고지키고돌본인간에게만허락된풍경이다.SNS에서고양이집사들에게폭발적인반응을얻고있는이용한작가의사진은고양이들이자연속에서나무를타고,으름열매나도토리를공처럼굴리고놀며,눈밭을맹렬하게뛰어다니는흔치않은장면들로화제를모았다.길에서태어나길에서살다가길에서죽어가는고양이들의등뒤로계절은하염없이흘러가고,시인은같은자리에거듭고양이사료를배달하며아무도주목하지않는묘생의경이로움과아름다움을담는다.그리하여고양이를깊이사랑하게되어버린시인이고양이들의순간에덧붙인캡션은한편의시처럼읽히고,말없는고양이들에게목소리를부여한다.

아무것도아닌삶은없다.고양이도마찬가지다.인간의관심밖에서소외된묘생을사는고양이도고양이로서자신의본분을다한다.고양이도고양이로서온힘을다해산다.
나는그저그들의삶에약간의사료를보태고,이름을불러주고,묘생을기록했을뿐이다.돌아보건대고된현실속에서도그들은체념하기보다용감했고,비굴하기보다당당했다.자신의처지를비관하거나고양이로사는것을부끄러워하지도않았다.정기적인급식으로먹이사냥의부담을던만큼취미와여가를누리고,자연을즐겼다.나는그모습이좋았다.아픈현실은잠시접어두고배가부른만큼자신만의시간을즐기는것.사실이런작업은고양이의협조없이는불가능한일이다.다행히나는협조적인고양이를꽤나여럿만났고,오랜세월그들과협업을이어갈수있었다._본문에서

“고양이에게서인생을배운다.”
거리의아깽이가성묘가될확률30퍼센트미만,고양이들은모두가하나같이갸륵했다

이용한작가가기록한이기특하고갸륵한생명의다큐멘터리에서는명장면이속출한다.흔히길에서고양이를우연히만나기르게되는것을‘냥줍’이라하는데,사람이아닌고양이가산에서아깽이를달고내려오는진짜‘냥줍’의진귀한장면이펼쳐지는가하면,느닷없이엄마를잃고냥냥울며불며거리를헤매는아깽이를그엄마고양이의어미인할머니가입양해젖을먹여기르기도한다.사람이버린맵고짠총각무를입이벌게지도록허겁지겁베어먹는모자(母子)길냥이가있고,조카고양이가되도않게하악질을해대는데도멀찍이숨어서누이와조카아깽이를어떻게든험난한골목의세계에서지켜내려는애틋한오빠고양이가있다.그리고추운겨울재와그을음가득한시골아궁이에들어가남은온기에몸을녹이다일제히잿빛고양이가되어버리는귀엽고도안쓰러운겨울의고양이들이있다.
이에한독자는이용한작가의고양이사진과이야기들에이런말을남겼다.
“고양이에게서인생을배운다.”

“이렇게살기힘든세상에고양이가옆에있어다행이야.”

이용한작가가포착한고양이의세계에서는장독대를징검다리처럼건너며노는고양이들의묘기(猫技)는물론이거니와직립보행쯤은예사요,사람이주는젖병을양손으로야무지게쥐고먹는새끼고양이의모습이자연스럽게느껴질정도로,가까이서고양이를유심히관찰한사람만이포착할수있는순간들이가득하다.길에서벽돌을베고잠을청하거나어린시절희대의미묘(美猫)였다가생존을위해우람하게털과살을찌워나타나는고양이들의변신은웃음이나는동시에생존의지난함과거룩함을깨닫게한다.
이토록깊은애정으로지켜봐온고양이들이건만그가아끼던고양이들은전염병과쥐약,사람들의학대로인해느닷없이고양이별로떠나거나행방불명된다.이용한작가는아무도신경쓰지도기억하지도않을40마리고양이들의생몰연도,혹은행방불명된고양이들의경우마지막으로목격한시점을일일이기록해,고양이들이죽어마땅한유해동물이아니라이지구별에서태어나자라나고살아가는우리곁의생명임을전한다.

내가도착했을때맹자가눈을깜박인건혼신의마지막인사였던것이다.그것도모르고나는속으로이젠마중도안나온다고타박까지했었다.어쩌면녀석은내가올때까지기다렸다가눈을감았는지도모르겠다.나는싸늘하게식어가는맹자를마지막으로끌어안고한참이나울었다.그리고평소자주오르내리던구릉에구덩이를파고녀석을묻어주었다.본격적인한파가시작되던겨울어느날이었다._본문에서

고양이들은한없는귀여움과다정함으로그를웃게하고,너무도짧은시간이지구별에머물러그를울게한다.그래도고양이를사랑한시인은계속해서길고양이들에게다가가조용히사료를내려놓고,한참바라보다가끔셔터를누르고오래기억하며그들의이야기를쓴다.
“이렇게살기힘든세상에고양이가옆에있어다행이야”라고.
웃을일없는세상에나를웃게만드는고양이,남에게는까칠하지만나한테만은다정한한고양이가여기살았노라고.
아이들아,많이먹어도상관없으니부디인간의곁에,이지구별에죽지말고머물러달라고.

곧죽을것만같았던아깽이가악착같이밥을먹고조금씩살이붙어어엿한고양이로성장해가는모습을보면그동안의사료배달이헛되지않았구나,조금은위안이된다.밥을배달하고고양이사진을찍으며받았던주변의눈총과이런저런상처도한순간에사라진다.사실무수한고양이들이질병과배고픔의고비에서도움의손길을받지못해별이되곤한다.모든성장한길냥이는무사히성묘가되었다는것만으로기적이라할수있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