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16.80
Description
『시선으로부터,』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이 선보이는 본격 역사 미스터리 모험담!
언제나 우리에게 놀라운 재미와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는 작가, 정세랑이 『시선으로부터,』 이후 3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로 돌아왔다. 한번 손에 쥐면 순식간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인물들, 읽는 이를 빈틈없이 감싸안는 온기 어린 시선으로 독자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아온 정세랑은 자신만의 분명한 목소리를 지니면서도 폭 넓은 스펙트럼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왔다. 『시선으로부터,』로는 모계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조선일보, 경향신문, 문화일보 등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고, 같은 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이경미 연출, 정유미·남주혁 주연) 또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저력을 여실히 증명한 바 있다.
그런 정세랑이 이번에는 본격 명랑 역사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인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정세랑이 펴내는 첫 역사소설이자 첫 추리소설, 그리고 첫 시리즈인 ‘설자은 시리즈’의 1권이다. ‘설자은 시리즈’는 통일신라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왕실의 서기로 일하는 설자은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어린 시절 죽은 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당나라로 유학을 떠난 설자은이 금성으로 돌아온 뒤, 망국 백제 출신 장인 목인곤을 식객으로 들여 함께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해결하다 왕의 눈에 띄어 월지에서 열린 연회에 초대되는 과정까지를 그린다. 정세랑이 만들어낸 또하나의 환상적인 세계, 당시의 모습을 눈앞에 펼쳐 보이듯 생생하게 그려낸 7세기의 먼 과거에서 매력적인 인물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모험담. 오래도록 독자들을 사로잡을 장대한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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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세랑

소설가.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시선으로부터,』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목소리를 드릴게요』, 짧은소설집 『아라의 소설』, 산문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등이 있다.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갑시다, 금성으로
손바닥의 붉은 글씨
보름의 노래
월지에 엎드린 죽음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천년왕국 통일신라의 휘황찬란한 수도 금성,
세상 어디에도 없는 황금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대수사극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큰 전쟁이 끝나고 세 나라가 하나가 되어 표면적으로는 평화를 맞이했지만 내부에는 붕괴의 조짐이 도사리고 있던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 번 본 것은 결코 잊지 않는 두뇌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간파하는 비상한 추리력을 가진 설미은은, 여성으로 태어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당나라 유학이 내정될 만큼 명석했던 오빠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삶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가족을 휩쓴 수많은 죽음 때문에 셋째였지만 맏이가 된 큰오빠 설호은이 가문을 되살리기 위해 비범한 능력을 지닌 미은을 이용하기로 한 것. 호은의 책략에 의해 미은은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죽은 오빠 ‘자은’의 이름으로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다. 그렇게 성인이 될 때까지 숱하게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공부를 끝마친 설자은은 다시 자신의 고향, 신라의 수도 금성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비범한 능력을 지닌 이에게는 비범한 사건이 찾아오는 법일까? 자은은 돌아오는 길에서부터 기이한 사건들을 마주치게 된다.
자은은 당나라의 등주에서 신라의 당은포로 향하는 배 위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을 만나고, 금성의 대저택에서는 연유를 알 수 없는 업화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 이른 전쟁 영웅에 얽힌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며, 신라 육부 여인들의 길쌈 대회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이윽고 자은의 명석함은 신라의 왕의 귀에까지 들어가, 왕이 주최한 연회에 초대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연회가 한창 무르익어갈 때쯤 월지에서 엎드린 채 죽어 있는 시신이 떠오른다.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기 전까지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돌아갈 수 없다고 엄포를 놓는 왕, 왕의 눈에 들 수 있도록 자은에게 재주를 드러내기를 종용하는 호은, 그저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 자은. 과연 자은은 그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나는 피하지 않는다.”
왕이 답했다. 자은은 돌연 왕이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저리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지? 뻐근할 법도 한데 처음의 자세 그대로였다.
“그대들도 이 일의 수면 아래를 볼 때까지 돌아가지 못한다. 마침 재주가 있다 하는 이들을 불러모았으니 그 재주를 써 명명백백한 바닥을 드러내라.”
수면 아래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밤의 월지, 검은 물을 손으로 퍼내라는 명처럼 들렸다.
_「월지에 엎드린 죽음」, 255쪽


정세랑이 탄생시킨 또하나의 독보적인 캐릭터, 설자은
“네가 쓰이지 않으면 신라가 잃는 것이라고 했지.
자, 내가 네게 쓰일 기회를 주겠다. 너는 이제 어쩔 것이냐?”

설자은은 『시선으로부터,』의 심시선, 『보건교사 안은영』의 안은영에 이어 정세랑이 탄생시킨 또하나의 독보적인 캐릭터라고 할 만하다. 7세기에 탐정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신라 탐정 설자은이라고도 말해볼 수 있을 설자은이 지닌 진짜 능력은, 일어난 일의 구조를 간파하는 뛰어난 추리력이 아니라 사람의 안쪽을 깊이 헤아리는 능력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탐정들과 설자은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그 따뜻한 마음에 있다. 설자은 외에도 이 이야기에는 매력적인 인물들로 가득하다. 언제나 생긍생글 웃는 얼굴로 능청을 떨지만 부탁한 건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손재주를 지닌 망국 백제 출신 장인 목인곤, 뛰어난 머리를 지녔지만 어딘지 한군데가 고장난 듯한 윤리관을 지닌 설호은, 산학에 능하며 반듯한 균형 감각을 가진 설도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마음을 지닌 산아, 그리고 보는 이를 공포에 질리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왕까지. 이처럼 개성 강한 인물들이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우러져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설자은 시리즈’를 읽는 또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자은은 열흘 안에 네 여자 중 누가 간절히 금전의 모가 되고 싶어하는지, 그중에 또 누가 어떻게 베틀을 부술 수 있었을지 밝혀내야 했다. 길쌈 대회가 끝나면 여자들은 원래대로 집안으로 숨겨질 테고, 일어난 일이 일어나지 않은 일이 되기 십상일 터였다. 다음 여름이 될 때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곪은 채로 둘 수는 없었다. 염을 품고는 좋아하는 일도 좋아할 수 없고, 아끼는 이도 아낄 수 없다. 처음엔 도은을 위해서 시작했지만, 자은의 염려는 어느새 육부 여자들 전체에게로 번지고 있었다.
_「보름의 노래」, 205~206쪽

대학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한 정세랑은 오래전부터 본격적으로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쓰고자 하는 소망을 비춰왔다. 작가는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구상하고 경주로 첫 조사 여행을 떠난 것이 2016년이라 밝혔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의 첫 에피소드이자 ‘설자은 시리즈’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갑시다, 금성으로」가 미스터리 소설 전문 잡지 『미스테리아』에 게재된 것이 2018년이니,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가 완성되기까지 최소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금성의 흔적을 찾아 경주로 수차례의 답사를 다녀오고, 수년간의 자료 조사를 거친 뒤에야 시리즈의 첫 권을 내놓을 수 있었다.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먼 과거를 살아간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생생히 살아 움직이게 된 것이다. 정세랑은 ‘작가의 말’에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을 쓰고자 했을 때 시기를 통일신라시대로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며, “풍요 속에 숨어 있는 붕괴의 씨앗”을 품은, “한껏 융성을 향해서 가다가 어느 순간 무너지기 시작”(‘작가의 말’)한 시대를 거울삼아보고 싶었다고 썼다. 그 말대로 평화로우면서도 혼란이 잠재되었던 시기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펼쳐지기에 안성맞춤인 무대일 것이다.
정세랑의 마법은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추리소설에서도 명랑함을 잃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적 쾌감을 주는 트릭들도 물론 등장하지만 정세랑은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작품의 배경은 680년대 후반, 1300년이나 과거의 이야기임에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현재의 우리를 비춰보며 그 시대의 사건들을 지켜보는 일은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설자은 시리즈’는 최소 세 권으로 기획된 시리즈로 2권 『설자은, 불꽃을 쫓다』(가제), 3권 『설자은,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가제)가 이어 출간될 예정이다. 작가는 열 권 이상의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자 희망을 밝혔다. 앞으로 오래도록 이어질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함께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이 책을 집어든 분들이 한순간만이라도 시간 여행의 감각을 느끼신다면 좋겠다.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 직접 간 듯한 낯선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다. 모두가 부를 줄 알았으나 이제는 한 마디도 남지 않은 노래를 함께 흥얼거릴 수 있다면, 지금 우리의 노래가 천 년 후에도 잊히지 않는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_「이야기가 발생한 틈새들─‘설자은 시리즈’가 탄생하기까지」, 『정세랑 작가 노트』에서

인물 소개

설자은
“이름을 얻은 걸까, 빼앗긴 걸까.”

원래는 열한 남매 중 여섯째 설미은이었다. 한 살 많은 다섯째 설자은이 당나라 유학을 앞두고 급환으로 사망하면서, 셋째 설호은의 책략으로 설자은이 되었다. 얼굴이 닮았고 비슷하게 머리가 좋다는 이유였으며 길게 고민할 틈은 없었다. 집안에 갇혀 살기 싫어 설자은이 되기로 택했으나, 이어진 날들이 순탄치 않아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긴 듯하다. 유학을 그리 길게 갈 계획도 아니었는데, 나당 전쟁으로 두 나라 사이에 사신단이 오가지 않은 동안 그만 고립되고 말았다. 가지고 간 걸 다 팔고 학사의 스승과 동료들이 주는 일감을 얻어 겨우 살아남았다. 고독과 허기에 지친 채, 책 상자들을 짊어지고 신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엉겨붙은 식객이 백제인 목인곤. 금성에서 진정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이 목표이건만 거듭 불미스러운 일들과 맞닥뜨린다.

목인곤
“나를 더 쓰고 부리시오. 이 집에서 먹고 쓰는 것을 갚을 수 있게.”

탑을 짓는 기술이 있다고 주장하나 아직 확인할 길이 없는 백제 출신 장인. 큰 바다를 건너는 배 위에서 설자은을 만났다. 설자은보다 대여섯 살 많지만 대충 친우가 되기로 했다. 만듦새가 뛰어난 물건을 보면 일단 백제의 것이라고 주장하곤 한다. 백제는 사라졌지만 백제 출신 장인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남아 있어, 설자은도 급하면 목인곤을 그런 식으로 내세운다. 눈이 정확하고 손이 빨라 만들거나 고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다른 점은 다 자신이 나은데, 사람 사이의 일을 간파하는 것은 설자은이 낫다고 인정한다. 설자은의 성품을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더 대단한 가문의 식객이 될 수 있지만 머무는 중이다.

설호은
“우리가 진짜 칼을 받았을 때 너는 나무칼을 쥔 채, 네가 쓰이지 않으면 신라가 잃는 것이라고 했지. 자, 내가 네게 쓰일 기회를 주겠다. 너는 이제 어쩔 것이냐.”

셋째로 태어났으나 위의 두 형이 전사하는 바람에 첫째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호은이 그럭저럭 영민하긴 하나 어딘가 머릿속이 비틀린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다는 것. 이미 치른 값이 아깝다는 이유로 미은을 자은으로 둔갑시킨 것도 호은의 별난 선택이었다. 누이인 자은과 도은마저 호은의 언행은 매번 상당히 경계하며 받아들인다. 위태로운 정국에 어떻게든 망하지 않고 계속해나가기 위해 자은을 활용하려는 욕심이 있다. 두 번의 파혼에 대한 소문이 돌아 서라벌 여자들의 적이 되었다. 인곤이 자은에게 붙어 있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설도은
“매일 똑같이 살면 한 계절을 돌아봐도,한 해를 돌아봐도 하얗게 기억이 나지 않아. 어쨌든 올해는 기억날 일이 가득이지.”

자은의 사정을 자세히 아는 바로 아래 여동생. 자은의 귀환을 반긴다. 산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