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약제사 : 제11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 문학동네 동시집 90 (양장)

고양이 약제사 : 제11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 문학동네 동시집 90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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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냐옹! 난 진정한 고양이 약제사야
제11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양이 약제사』
10여 년간 새로운 동시와 동시인을 주목 · 발굴하며 활발히 지평을 넓혀 온 문학동네동시문학상 제11회 수상작은 박정완의 『고양이 약제사』이다. “우리 동시가 그에 이르러 다시 한번 변곡점을 맞으리라는 즐거운 예감이 든다.”(유강희)라는 기대 섞인 평을 받으며 이번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박정완 시인은 오랜 시간 약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글, 그림을 모두 창작하는 그림책 작가로 활동했고, 2020년에는 창비어린이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고양이 약제사』는 시인이 걸어온 모든 갈림길마다의 풍경이 오롯이 담긴 그의 첫 동시집이다.
냐옹!

머리 아픈 두더지에겐 버드나무 껍질
재채기하는 토끼에겐 생강즙
기절한 생쥐에겐 두꺼비독으로 약을 지어 줘

냐옹!

‘모든 약은 독이다.’
이건 약물학 첫 시간에 배우는 가르침
그러니까 약제사냐 독제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냐옹!

독제사가 되지 않기 위해
약을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만큼 써야 해
난 진정한 고양이 약제사야

냐옹!
무엇보다 기절한 생쥐를 절대 잡아먹지 않아

_「고양이 약제사」 전문

「고양이 약제사」는 표제작이기도 하지만,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스스로를 직접 ‘고양이 약제사’라 칭한다. 그렇다면 그가 ‘처방’하는 시편들을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 『고양이 약제사』는 독자를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으로 순식간에 끌고 들어간다. 달빛 내린 밤 곤충들의 런웨이를 엿보거나(「달빛 런웨이」) 초록 연미복이 붉게 물들 때까지 사마귀와 춤추고(「섈 위 댄스」), 책 속으로 풀썩 들어가 호크니, 엘리자베스 여왕, 달라이 라마를 만나며(「엄마와 함께 도서전에 갔다」) “예상을 비껴가는 감각의 설계가 우리를 얼마나 멀리 데려갈 수 있는지”(김개미) 보여 준다. 시인의 맑고 투명한 눈을 경유해 펼쳐지는 “숨 막힐 정도로 무모하고 아름다운 이 시적 여정”(유강희) 속에는 간절한 기도가 담겨 있다. “나비처럼 가볍고/ 물방울처럼 빛나는/ 기도처럼 아름다운, 그런// 시를 써 주세요.”(「시인에게」) 이 시집은 그에 대한 시인 스스로의 응답이자 시로서, 아니 시처럼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처방이다.

저자

박정완

박정완
오랜시간약사의길을걸었습니다.2020년제12회창비어린이동시부문신인문학상,2022년『고양이약제사』로제11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수상했습니다.그림책『아기쥐가잠자러가요』『숲속약국놀이』를지었고,『하늘정원』『우리아기코잘때엄마는』『엄마,어디있어요?』『유리씨앗』에그림을그렸습니다.

그림현민경
산속에서이야기를만들고그림을그리며살고있습니다.『고양이약제사』의‘내’가되어느낀슬픔과아픔,기쁨을그림에고스란히담았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쭈삐르와커다란김밥』『별에서온쭈삐르』『포도꿀꺽』『농부할아버지와아기채소들』『팔이긴사람이있었습니다』가있습니다.

목차

1부눈물나라의여왕
좋아해10
투명젤리12
로스코아저씨가옆집에산다면14
깜박가족18
고양이똥에관한사실20
나쁜약속22
여기는병실24
눈물나라의여왕26
달빛런웨이28

2부밝은내귀를켜고
7월의비갠아침32
세뱃돈을받았다34
동그라미의정체38
엄마와함께도서전에갔다40
모기미라42
귀밝은아이44
시인에게46
오이248
갈등50
도도새52

3부뎅구르르길이활짝열리면
머리굴리기56
홍콩찻잔58
달개비60
우산나물61
물리의법칙62
셋집구하기64
삼신할미오시기전에66
노란달67

4부초록가방어깨에메고
숲속으로모험을떠날거야70
오이174
너를잡아먹을테다75
위대한따라쟁이76
알았어78
으스스한정원80
구렁이의드레스82
섈위댄스85

5부비밀의숲문을열어
양털을빗으면90
고적대아이92
안개낀숲에서일어난일94
고양이약제사96
파란물감98
단하나의숫자,4100
목성탈출102
쇠다리시인104

해설_유강희109

출판사 서평

냐옹!
머리아픈두더지에겐버드나무껍질
재채기하는토끼에겐생강즙
기절한생쥐에겐두꺼비독으로약을지어줘

냐옹!
‘모든약은독이다.’
이건약물학첫시간에배우는가르침
그러니까약제사냐독제사냐,그것이문제로다

냐옹!
독제사가되지않기위해
약을꼭필요한곳에,꼭필요한만큼써야해
난진정한고양이약제사야

냐옹!
무엇보다기절한생쥐를절대잡아먹지않아

_「고양이약제사」전문

「고양이약제사」는표제작이기도하지만,시인은‘시인의말’을통해스스로를직접‘고양이약제사’라칭한다.그렇다면그가‘처방’하는시편들을무엇으로볼수있을까?『고양이약제사』는독자를새로운차원의시공간으로순식간에끌고들어간다.달빛내린밤곤충들의런웨이를엿보거나(「달빛런웨이」)초록연미복이붉게물들때까지사마귀와춤추고(「섈위댄스」),책속으로풀썩들어가호크니,엘리자베스여왕,달라이라마를만나며(「엄마와함께도서전에갔다」)“예상을비껴가는감각의설계가우리를얼마나멀리데려갈수있는지”(김개미)보여준다.시인의맑고투명한눈을경유해펼쳐지는“숨막힐정도로무모하고아름다운이시적여정”(유강희)속에는간절한기도가담겨있다.“나비처럼가볍고/물방울처럼빛나는/기도처럼아름다운,그런//시를써주세요.”(「시인에게」)이시집은그에대한시인스스로의응답이자시로서,아니시처럼살고자하는모든이들을위한처방이다.

약제사냐독제사냐,그것이문제로다
:생의감각과존재근원의탐구

시집을여는첫시「좋아해」는좋아하는것을하나둘꼽는아이의당찬목소리가카랑카랑울리는듯하다.아이는하늘나라에있는왕할아버지,집나간고양이,부서진자동차처럼이제는다시볼수없는것들을호명하며그리워하지만그럼에도당연하게미래를꿈꾸고,몰래코딱지를파먹는무아지경의순간으로돌아와생에찰싹달라붙는다.이토록자연스러운어린이의마음으로,시인은마치‘업사이드다운’(위아래가거꾸로상반된쌍행성이항성을따라공전하는세계)처럼설계된두세계―삶과죽음,아이와어른,자연과문명,실존과예술,의식과무의식―를가볍게오가며기존의개념을부수고,경계를허물고이으며존재의근원을탐구한다.

우리는해가지는길의끝까지달려가고싶었어요
하지만중간에집으로돌아왔어요,배가고팠거든요

엄마는저녁밥을
름짓
구고
색라보엔늘하

아저씨,
만약에아저씨가우리옆집에산다면
함께모락모락김이나는저녁밥을먹었을텐데

그러면,
지독한슬픔이잊히고아저씨의빨간네모가
덜아름다웠을까요?

_「로스코아저씨가옆집에산다면」부분

엄마와함께전시를본뒤화가가그린슬픔을내내떠올리던아이는“해가지는길의끝까지달려가고싶”어하지만,중간에집으로다시돌아온다.배가고팠기때문이다.시인은실존과예술사이에서서스스로에게,독자에게질문을던진다.“덜아름다웠을까요?”이질문에대한답을찾아가기위해우리는네모난시의창을열어새로운세계로진입해야한다.마치앨리스가굴속으로떨어지듯,흰건반을두번누르거나(「도도새」)우리끼리(「머리굴리기」)초록가방을메고길을나서면(「숲속으로모험을떠날거야」)새로운세계가열린다.속이시원해질때까지엉엉울어도괜찮고(「눈물나라의여왕」)자세히들여다보면동그라미도네모,네모도동그라미가되는(「동그라미의정체」),내가얼음!하면늑대조차얼어붙는(「숲속으로모험을떠날거야」)그곳에서‘나’는오로지스스로의마음으로세계를마주하고경험하며진정한‘나의정체’에점점가까워질수있다.

투명젤리를먹고투명인간이되면
:독보적동심,세상을그대로비추는마음

시인은시속에서스스로아이가되기도,아이(손녀)의마음을보듬고안아주는할머니가되기도한다.시인이수상소감에서밝혔듯동시가“그동안내안의아이에게애써덮어두었던보자기를스르르벗겨냈기”때문이리라.“귀밝은아이”가아픔과슬픔에귀기울이듯“쇠다리시인”역시낮게자란것들에몸을기울인다.아이와할머니는‘독보적동심’을지니고있기에나란한눈으로세상을본다.각박한현실앞에통제되거나애써감추며희미해졌던동심은시앞에서비로소되살아나아픈육체로도얼마든지생명력으로꿈틀대는축제를경험할수있고,그어떤것에도흔들리지않는꿈을꿀수있다.

햇살환한어느날문득
나를마주치더라도
너무놀라지마세요

아주아주가끔은
이렇게아름다운드레스를입은내모습을
자랑하고싶어서못견디는날이있으니까요

_「구렁이의드레스」부분

시인은눈앞의세계를투명한마음에그대로비추어낸다.“기절한생쥐를절대잡아먹지않는“독보적약제사의독보적동심이다.그렇기에“투명인간이되면너는어떻게할래?”라는시인의질문은의미심장하다.시인의초대로시속을거닐던독자는투명한몸에비친세계를발견하게될것이다.그리고돌아나와자신의삶을다시‘독보적동심’으로바라보게될것이다.“‘독보’에대한꿈은아이들이가진자연스러운생심(生心)의하나”(유강희)이기때문이다.시처럼살아가기를꿈꾸는독보적약제사,독보적시인의꿈은그렇게독보적동심으로서이루어진다.

우리신나게놀자
지는해에우리가온통붉게물들때까지

그림책『농부할아버지와아기채소들』『팔이긴사람이있었습니다』등을통해한껏드러났던현민경화가의개성은더욱적극적으로독자를시속으로초대한다.시원시원하게뻗친선,손짓하듯살아움직이는화가의유머러스한그림은시안과바깥을자유롭게오가며새로운해석을낳는다.마치시집전체가또하나의캔버스인듯느껴지는질감과자유롭게펼쳐지는그림이다시금시속화가(로스코)와시인,화가를연결지으며세계를시집바깥으로까지생생하게확장시킨다.시인과화가가내민손을잡은우리는새하얀병실과널따란들판,다정하고따뜻한우리집과동네를건너미로같은숲속과거대한도서전의책속까지한바탕신나게누빌수있을것이다.온몸이해에물들때까지!

심사평

우리동시가그에이르러다시한번변곡점을맞으리라는즐거운예감이든다.세계의비밀을숨기고있는유머와동화적상상력이만나독특한시적아우라를뿜어내고있다.숨막힐정도로무모하고아름다운이시적여정을발견하는기쁨이크다._유강희(시인)

무엇보다상상의세계를펼쳐보여줄뿐메시지를전달하려하지않아서좋았다.예상을비껴가는감각의설계가우리를얼마나멀리데려갈수있는지,개성은유려한문장보다는유연한상상력에의해효과적으로드러난다는것을확인시켜준다._김개미(시인)

참으로정돈된시다.그림이그려지는동시,흠잡을데라곤없는맨드리가고운동시편편이다._이상교(시인)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