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환담

고전환담

$17.00
Description
이상하고 짜릿한 한국사 인물 열전

과감한 상상력의 힘!
현대 감성으로 재탄생한 고전 서사

역사는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변화를 향한 갈망, 끝없는 고뇌, 감정적 결단
내면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어난 역사적 순간!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빨려드는 듯한 환상적인 체험

“누군가를 나만큼 미워할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나만큼 누군가를 미워하며 동시에 좋아할 수 있을까? 증오에 치를 떨다가도 말할 수 없는 흠모의 기분에 빠져 차 마시는 기쁨조차 잊을 수 있을까? 일흔두 살이 된 나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덧없는 업보의 바다에서 만났던 적장 이순신을 회고할 때마다 늘 그런 상태가 되고야 만다.”
2022년 영화 〈한산〉이 개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에 짤막한 소설 「왜장 와키자카의 고백」이 올라왔다. “필력 어메이징” “와 무슨 왜장 회고록인가” “〈한산〉 보고 읽으면 머릿속에서 영상 재생돼”. 반응은 뜨거웠다. 70대 노인이 쓴 것 같다는 후기까지 올라왔다. 이처럼 필력이 뛰어난 작가가 과연 누구인지 모두 궁금해했다. 그런데 이토록 감각적이고 과감한 팩션을 쓴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작가는 단국대학교 한문교육학과 교수 윤채근이었다.
윤채근 작가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진지한 연구자다. 소설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탄탄한 사료 조사가 뒷받침되어 그의 손길에서 생생한 팩션 한 편 한 편이 탄생할 수 있었다.

『고전환담』은 여러 고전 서사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을 결합하여 창조해낸 팩션 26편을 실은 소설집이다. ‘환담(幻談)’은 괴상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재미와 함께 사건이 기이하게 펼쳐지는 긴장감을 준다. 윤채근 작가는 짧은 이야기 속에 강렬한 역사적 순간을 응집해내어, 그 순간을 온몸으로 겪어낸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각 소설 끝에 나오는 ‘역사와 문헌’에서는 소설의 토대가 된 역사 속 인물과 고전을 다루어 역사적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그 옛날 누군가가 남긴 역사적 기록과 이야기가 오늘날 다시 소설로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저자

윤채근

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단국대학교한문교육과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단국대학교에서일본연구소소장및HK+사업단사업단장을역임하고있다.저서로『매일같이명심보감』『한문소설과욕망의구조』『신화가된천재들』『논어감각』등이있다.2017년부터『신동아』에새로운한국형팩션인〈고전환담〉〈차원이동자〉〈환상극장〉을연재해왔으며2023년가을부터는〈고담기담〉을연재하고있다.

목차

머리말

1부전쟁과혁명
왜장와키자카의고백
요동을달리는전사
윤영손,살아남지못한자
우리들의위험한이웃
불멸하는고독
세상의마지막단군
나는거지로소이다
어떤하루
어차피인생은바둑한판

2부현장의미스터리
살인자를쫓는밤
식인귀와함께걷는길
그날밤성불의재구성
시마의계약
가수재의실종
칼의가족
비밀서가
모리스쿠랑이야기1:운종가세책방살인사건
모리스쿠랑이야기2:왕비의위험한사생활

3부시간을초월한사랑
불과모래의기억
세종,사랑하는나의아버지
공주는왜바보를사랑했을까?
선화공주님은깊은밤서동을끌어안고
왕자호동에게고함
사랑이라면도톤보리운하에서
여름여자가을에떠나다
쓰르라미소녀,가객이되다

출판사 서평


기존에볼수없었던팩션의세계,
역사의단면을환상적으로보여주다

1부‘전쟁과혁명’에서는역사적으로중요한사건현장을무대로삼아창조된유사현실이펼쳐진다.이순신을흠모한일본장수의고백,반정에실패한윤영손의낙담과비관,한성백제최후의날에울려퍼진개로왕의탄식,한양의유명한거지와박지원의우정등의내용을담았다.이외에도이옥의「부목한전」을새롭게변형시킨「불멸하는고독」,부여국이몰락하면서제각기독립한여러하위부족의사건을다룬「세상의마지막단군」이나온다.한편「어떤하루」는인조반정과남원성전투를배경으로하는작품으로,전쟁에참여한병사들의트라우마와참혹한전쟁의상흔을보여준다.윤채근작가가“이름조차전해지지않은그들에게바치는글”이다.

2부‘현장의미스터리’에서는판타지스릴러형식을통해공식역사속에서충분히소화되지못한사건들의빈칸을허구로채워넣었다.복선과반전의묘미는물론판타지요소가잘살아난소설을모았다.사건의진상을파헤치는추리서사가돋보이며,조선시대에는식인귀로불렸을좀비도등장해오싹함을자아낸다.이덕무문집에수록된「은애전」을각색한이야기,원효해골물깨달음과연관된통속적설화와『삼국유사』의사복관련한불교설화를결합한이야기,조선후기야담작가김려의「가수재전」을토대로한이야기,신광수가지은한시창<관산융마>와소설「검승전」을결합한이야기,노년의정약용이지은『아언각비』라는어학관련저서와「조신선전」이라는산문그리고젊은시절천주교도로서의그의이력을한데결합시킨이야기등여러흥미로운팩션을모았다.

3부‘시간을초월한사랑’에서는시대를대표한여성들에관한서사를재해석해그들에대한기존관점을뒤집고자했다.절개를지키는지고지순한여성인물들의전형을탈피해누구보다사랑과의리와일에진심인인물들의모습이펼쳐진다.선화공주가불같은사랑에빠진순간,낙랑공주가자명고를찢고호동왕자에게띄운격정적인편지,남자라면죽고못사는황진이의비범한삶,최고의가객송실솔의음악적교류등이소설로탄생했다.「세종,사랑하는나의아버지」에서는한글창제에크게기여한정의공주의고백이나온다.자식사랑하는마음으로백성을사랑하신아버지세종이훈민정음을반포하기까지여러우여곡절을거쳤음에도끝까지포기를하지않으신참뜻을헤아린다.이외에대영박물관컬렉션에서발견된고대페르시아구전서사시『쿠쉬나메』와경주에서출토된페르시아황금보검을소재로여러사실을직조해엮은이야기,『삼국사기』의「온달전」을바탕으로한평강공주와바보온달의이야기,1747년12월에서1748년7월에걸쳐이뤄진조선통신사행을토대로하여남공철의「최칠칠전」을중심으로최북의생애를재구성한이야기가나온다.

역사적인물의진면모를발견하다

『고전환담』은역사적인물의획일화된상과영웅화를걷어내고인간적인면모를조명한이야기를들려준다.역사적인물이누구인지,그의업적이무엇인지는중요하지않다.개개인의고백을듣다보면어느새우리가아는유명한인물의새로운진면모를발견하게된다.윤채근작가는상상력에힘입어역사적인물의성향에따라각기다른내적갈등,번민,그리움을세밀하게묘사한다.익숙한소재를참신한관점으로풀어내극적인사건을연출하며,환상적인분위기를자아내몰입감을배가하고잔상을뇌리에깊이박히게한다.무엇보다역사적인물들의삶을도식적으로화려하게그려내지않고어떨때는벅차고힘겹게느껴지기도하는파란만장한인생의한부분으로그려낸다.이로써과거에특별했던사람의이야기가아닌오늘날누군가의이야기로다가오는소설에독자들이깊이공감할수있지않을까.

추천사

한산앞바다.일본장수와키자카야스하루가응시하고있는한인물.그는바로조선의바다를지키고있는이순신이었다.그리고이어지는와키자카의참담한독백…
흥미진진하다.이것은역사인가,소설인가.역사라기엔허구의인물들이조용히종횡무진하고있고,소설이라기엔역사적사실이강하게똬리를틀고있다.역사의건조함과소설의허무함을내려놓고,역사의생생함과소설의흥미진진함을극대화하였다.팩션의신기원을열어젖힐작품이드디어세상에나왔다.
_최태성(한국사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