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달 (하타노 도모미 장편소설)

지지 않는 달 (하타노 도모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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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스토커는 순간의 틈을 노리고 찾아와요.
경찰을 기다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피해자의 공포와 가해자의 심리를 치밀한 서사로 그려낸
스토킹 범죄 소설의 압도적 걸작
“헤어지고 싶어”라는 나의 한마디 말이
그에게는 스토커로 돌변해 날아오를 활주로가 되었다.

내 남자친구에서 이제 섬뜩한 스토커가 된 그는
마치 ‘지지 않는 달’처럼 늘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가 언뜻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을 때
하루라도 빨리 헤어져야 했을까?
사람들은 내게 잘못이 없다고 하지만
매일 그 두려움을 견디는 건 나의 몫이다.
아무리 어둠으로 도망쳐도 돌아보면 달은 늘 그곳에 있다.
도무지 헤어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 이 악몽에서
어떻게 나는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

하타노도모미

1979년일본도쿄출생.2010년『국도변의패밀리레스토랑』으로제23회소설스바루신인상을수상하며데뷔했다.『바다가보이는마을』과『남부예능사무소』로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후보에연이어호명되었다.도시여성들의고단한일상을섬세하게그린『감정8호선』의드라마화로주목받았고,본인의경험을바탕으로여성홈리스의삶을그린『신을기다리고있어』로일본사회에반향을일으켰다.꾸준한집필활동을통해젊은세대와여성의삶을중심으로다채로운이야기를선보이고있다.

목차

지지않는달007
해설465

감사합니다!

출판사 서평

젊은세대의삶을중심으로다채로운이야기를선보이는하타노도모미
현대인의‘생존과행복’의핵심을꿰뚫어보는작가

하타노도모미는젊은세대와여성의삶을중심으로다채로운이야기를선보이는작가다.도시여성들의고단한일상을섬세하게그린『감정8호선』의드라마화로주목받았고,작가로서안정적인생활을유지하기까지십년넘게아르바이트를전전하며생활고를겪었던실제경험을바탕으로여성홈리스의이야기를그린『신을기다리고있어』로일본사회에반향을일으켰다.
『지지않는달』은하루아침에스토킹가해자와피해자의관계가되어버린한연인의이야기를통해피해자의공포와가해자의심리를치밀하게그려낸하타노도모미의대표작이다.총10장구성의이소설은홀수장을피해자인여성주인공의시점으로,짝수장을가해자인남성주인공의시점으로그린다.이는동일한사건을정반대의시각으로거듭교차시켜보여줌으로써매우공포스럽고섬뜩한가해자와피해자의인식차이를예리하게드러낸다.책말미에수록된해설은,일본에서스토커500명이상을카운슬링한스토킹범죄전문가고바야카와아키코의실질적인조언들을담고있다.


꿈같은연애의장면이순식간에사고의현장으로
그는왜스토커가되었을까?

가와구치사쿠라(여,28세)
사람들의피로를풀어주고아픈곳을치유해주는직업적보람에매력을느껴마사지사가되었다.고향을떠나도쿄의한마사지숍에서일하고있다.차분하고온화한성격으로,언젠가고향에돌아가자신의마사지숍을여는것을꿈꾸고있다.출퇴근을반복하며늘똑같은일상을보내던어느날,자신의단골고객‘마쓰바라’로부터사귀고싶다는고백을받는다.

마쓰바라요시후미(남,31세)
큰키에호감가는외모,미식을즐기는등세련된취향을지녔다.직장인출판사의일이적성에맞진않지만그럭저럭버텨내고있다.엄격한집안의외아들이고,인간관계가넓은편은아니다.과로로쌓인피로를풀기위해다니는마사지숍에서밝고다정한사쿠라에게반해먼저고백을한다.

평범해보이는두사람의연애는“헤어지고싶어”라는사쿠라의말한마디로전혀다른국면을맞이한다.이별통보를납득할수없는마쓰바라의집착적행각은하루에1~2백건에달하는메시지를보내는것으로시작해,몰래미행하거나감시하는것에서그치지않고,전여자친구의직장이나지인에게까지위해를가하는지경에이른다.
일을그만두고증발하듯조용히부모님의집으로피신한사쿠라는경찰에도움을요청하고가족과함께안전을위한대비책을세운다.하지만이제스토커가된전남자친구는마치어딘가에늘떠있는‘지지않는달’,이상황은결국‘둘중하나가죽어야만끝나는악몽’일거라는생각역시지울수없다.

내가다시사귀겠다고말할때까지마쓰바라씨는나를따라올것이다.경찰을찾아가도헛수고일것이다.경고를했음에도불구하고이렇게찾아왔으니까.누군가가나를항상지켜봐줄것도아니고,공격에대비한요새에살수도없다.마쓰바라씨가체포되어감옥에갈만한짓을저질렀다고한들,몇년만지나면나온다.마쓰바라씨나나,어느한쪽이죽을때까지이생활은계속될것이다.설령마쓰바라씨가찾아오지않는다하더라도이두려움은내안에서사라지지않을것이다.(본문319p)

작가는다각적이고심층적인조사를바탕으로완성한치밀한서사위에피해자사쿠라가느끼는공포를여실히그려내는한편,가해자마쓰바라의자기합리화와모순적인심리전개를섬뜩할정도로세밀히보여준다.그분열적행보의끝에는마쓰바라의분노와집착이진정으로향한대상이누구였는지,그처참한진실을마주하게된다.


스토커와연을맺지않기위해,혹은스토커가되지않기위해
나는누구에게공감하는가?

사쿠라는경찰에찾아가전남자친구의스토킹행위를신고하지만‘하루에수백건씩메시지를보내와도살인이나협박을암시하는내용이없기때문에’‘요즘은스토킹행위가줄어들었기때문에’정식사건으로접수하기어렵다거나,법적·제도적장치가부족해서적극적인보호조치가어렵다는답변을들을뿐이다.다들그녀에게는아무잘못이없다고위로하지만,매순간스토킹의공포를견디는건그녀의몫이다.매우치밀하게준비해서자신을감시하는스토커보다훨씬더노력해서스스로최악의상황을피할수밖에없다.

“상대를만나서자신의분노를터뜨리기위해스토커는노력합니다.경찰보다,피해자보다더많이노력해요.운은평등해서노력하는자의편을들어줍니다.설령그것이그릇된노력이라할지라도말이죠.경고를받아도멈추지않는스토커는다른사람의얘기를듣지않아요.자신이옳다고믿고,주위에서만류해도계속무시해요.그러는동안주변에는자기편이한명도남지않게됩니다.”(…)세타가야경찰서에갔을때야마나카씨는이렇게말했다.“스토커는순간의틈을노리고찾아와요.”그틈을만드는것이바로스토커의유일한아군인‘운’일것이다.(본문405p)

일본의스토킹범죄전문가고바야카와아키코는해설에서스토킹피해자가취할수있는실질적인대처법을안내한다.작중에서사쿠라가잘대처한일과그러지못한일을설명하고,마쓰바라의심리를분석하면서,소설이기에더생생하고선명하게실감할수있었던스토킹범죄의현실을다시한번상기시킨다.소설에는두주인공외에도다양한인물이등장하는데,그중자신이누구에게공감하고누구의심리에동의하는지생각해보는것도이작품을이해하는중요한방법중하나일것이다.

스토커는교제중에상대가자신에게서떠나지않도록자유를빼앗고그것이정당한행동이라고생각한다.상대가떠나면“돌아와주기만하면모든게잘해결될것이고,그것이그사람을위한일”이라고생각한다.지나치게강렬한욕구를무의식적으로정당화하기위해비뚤어진사고를한다.아무리오래말로설득해도스토커의생각은결코바뀌지않는다.마지막으로한번만만나고싶다고하지만,막상만나면마지막이되지않는다.그러니대화는15분안에끝낸다.(…)하지만그렇게해서스토킹행위가멈췄더라도안심해선안된다.스토커에게‘풍화’는없다.스토커가자취를감췄을때야말로위험하다고생각해야한다.카운슬링이나치료를받지않는한,스토커가욕구를포기하거나줄이는것은극히어려운일이다.어디선가지켜보고있다,기회를노리고있다고상정하고행동해야한다.(본문46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