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고은임,김영욱,김한결,류혜원,민은경,박재연,이경진,이영목,이욱진,이충훈,


저자:한국18세기학회

한국18세기학회는한국의18세기를비롯하여세계의18세기를다채롭고참신한시각으로연구하는인문학자들의모임이다.국제18세기학회의한국지부로서1996년에창립된이래문학,역사,철학을아우르는다양한분야의학자들이학문의경계를넘어활발한학술활동을펼치고있다.



저자:고은임

아주대학교국어국문학과강사



저자:김영욱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부교수



저자:김한결

전남대학교사학과조교수



저자:류혜원

고려대학교교양교육원초빙교수



저자:민은경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



저자:박재연

아주대학교문화콘텐츠학과조교수



저자:이경진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부교수



저자:이영목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교수



저자:이욱진

충북대학교중어중문학과조교수



저자:이충훈

한양대학교프랑스학과교수



저자:정희원

서울시립대도시인문학연구소교수



저자:채승기

톡클래식그룹대표



저자:최요환

이화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조교수



저자:최형섭

경상국립대학교중어중문학과교수



목차


머리말_인류의역동을이끄는아름다운힘

1부_사랑
유혹과암호:가짜점,부채그리고사랑의커뮤니케이션
유물론자의연애편지:1759년10월15일디드로가소피볼랑에게
문인,유명인,사랑:볼테르의경우
사랑은우정보다좋은것이다:낭만적사랑의혁명
낭만적사랑,첫눈에반하는것:루소의『쥘리,신엘로이즈』와엘로이자의후예들
돌의꿈과생명의감각:피그말리온의사랑
우아한연회,페트갈랑트:프랑스신화화의장면들

2부_사회
식민지시대의인종간사랑:잉클과야리코이야기
피부색을넘어선사랑:혼혈여성과결혼
〈피가로의결혼〉〈돈조반니〉〈코지판투테〉:모차르트의풀리지않는사랑방정식과그의오페라에투영된성
여성화가의자화상:비제르브룅과자화상속사랑의모습
조선시대의사랑과결혼:규방여성의로맨스
재자가인소설『홍루몽』:남자를미워한남자가보옥의사랑이야기
남녀의사랑과군신의의리:경전이자사랑노래로서의『시경』

출판사 서평

‘낭만적사랑’이라는혁명
삼자결혼은행복의트라이앵글?우정의찬미에서사랑의합일로

유럽의,특히프랑스의18세기는‘빛의세기’이자‘철학자들의세기’이다.이시기사랑은혁명적변혁을겪으며도약했다.유럽18세기의위대한발명품,‘낭만적사랑’이란개념이탄생했다.이를통해사람들은드디어영혼과육체를분리해서바라보는이분법적사고에서벗어나온전한개인으로존재하며,‘영혼의반쪽’을만나는합일의관계를꿈꿨다.

「낭만적사랑의혁명」에서는슐레겔의소설『루친데』를통해,사랑과우정사이의우열관계에대한오랜논쟁에종지부를찍고사랑이“인간관계가운데가장총체적인것이자가장배타적인것”으로격상하는낭만적사랑이라는이데올로기의형성과정을보여준다.

이런율리우스를구원해준것이루친데와의낭만적사랑이다.그는화가루친데와같이밤을보내면서그녀와완벽한일체감을느끼고자신이그토록갈망했던존재의통일성을체험한다.그녀와의사랑이개인의분열된관계를극복하는총체적인것이기때문이다.그는루친데와의관계에서진정한사랑의본질을깨닫는다.“사랑에는모든것이담겨있어요.우정,아름다운사교,감각적욕망과열정,그리고이모든것이사랑안에있어야[…]해요.”여기서처음으로육체적사랑이높은평가를받는다.진정한사랑은성적사랑에서절정에이르며,성적사랑이야말로진정한사랑의필수전제가된다.물론육체적관계만을강조하는것은아니다.낭만적사랑의의미는감각적사랑과정신적사랑의구분을넘어섰다는데있다.진정한사랑이란분리를모르는것이어야한다.사랑이란한개인의고유한인격을사랑하는일일진대,어떻게연인의정신과몸을분리해서사랑할수있단말인가.슐레겔은이렇게사랑을새롭게규정함으로써사랑의유구한이원론적전통을파괴한다.낭만적사랑은이런점에서‘혁명’이라불려도마땅하다.-「낭만적사랑의혁명」63~64쪽

그전까지만해도사랑은그다지존중받는감정도,인간이추구할최고의가치도아니었다.오히려이시기독일에서는배우자외에다른이성친구를두거나“삼자결혼(dieEhezuDritt)”관계를맺으려는시도가발견된다.예컨대게오르크포르스터(제임스쿡의세계일주에동행해유명해진민속·박물학자이자프랑스혁명을지지했던공화주의자)는자신의아내테레제의친한남자친구이자작가인마이어(F.L.W.Meyer)를질투하기는커녕이렇게말했다고알려져있다.“우리테레제의형제이자친구로서서로사랑합시다.”또한작가이자여권론자였던에밀리에폰베를랩슈는소설가장파울에게다른여성과의결혼을권하면서자신은그옆에서친구로함께살고싶다고제안했다.이러한삼각관계는사교계에서이례적인것이아니었고심지어는“행복의트라이앵글”로찬미되기도했다.삼자결혼은친구와연인,부부가서로침범해서는안되는고유한관계라는굳건한믿음에서비롯되었다.그것은현재우리가생각하듯외도나‘정신적바람’으로쉽게치부될수없었다.사랑의진정한배타성이형성되지않았던때의이야기다.

욕망만으로는설명할수없는영혼의갈증,사랑하므로인간이다
에로티슴,자기색정…사랑을향한지적유희와탐구

실제로있었던아름다운귀족아가씨와가난한가정교사의안타까운사랑이야기,중세의아벨라르와엘로이즈이야기는많은철학자와예술가에게깊은인상을남겼다.그들의비극적사랑에서영감을받은루소는『쥘리,신엘로이즈』를썼다.그밖에도많은문필가의손끝에서당대의새로운엘로이즈/엘로이자는수용되고변형되면서낭만적사랑의여러특성을보여주었다.미셸공드리감독의영화〈이터널선샤인〉의원제‘EternalSunshineoftheSpotlessMind’는1717년에발표된영국시인알렉산더포프의시「엘로이자가아벨라르에게EloisatoAbelard」에서따온것이다.각본을쓴찰리카우프먼이엘로이즈와아벨라르이야기에깊이매혹된흔적은그의전작〈존말코비치되기〉의인형극장면에서도확인된다.

18세기문인의대표인볼테르의삶에서샤틀레부인은거의유일한사랑이었다.규범에맞지않으나용인되었던이들커플은당대최고지성인의사교계에서“개인적삶을공연히드러냄으로써사회라는무대에배우로서등장”했다.이들의사랑엔과학에대한순수한탐구와지적대화가끊이지않았다.

어떤철학자들은“생명을얻게된석상이점차지식을얻고사랑의감정을갖게되는과정”에주목한다.‘자기색정’과‘에로티슴’은무슨말인가?「피그말리온의사랑」에서는피그말리온신화의18세기적변형이로크의감각론과함께어떤새로운의미를갖게되는지추적한다.

유혹과기록
가짜점과부채,신화속사랑,모차르트의오페라

18세기프랑스에서는가짜점이유행했다.부채를펼치고흔드는동작에도다의미가있었다.모두이성을유혹하는은밀한암호였다(「가짜점,부채그리고사랑의커뮤니케이션」).「프랑스신화화의장면들」에서는‘페트갈랑트’라는장르의유행에서개인의존재,감각과사랑에대한새로운시각을읽어냈다.「모차르트의풀리지않는사랑방정식과그의오페라에투영된성」에서는모차르트가계몽주의자라는신화에대한비판적접근에서시작해,그의오페라에서새로운개인의성적정체성의확립과혁명직전의격동하는사회의상징이있음을간파했다.

사랑은덧없이사라지는순간의감정이지만오래도록우리에게여운과잔상을남긴다.이성적존재인인간이느끼는사회적감정의메커니즘으로서사랑은종족번식을위한동물의교미나쾌락을위한섹스와는달라야한다는18세기의계몽주의적태도는,강박적으로사랑의완수를위한사회적과정과태도에집착했다.연애장면과성애장면을포착해생생한감각을화폭에담은회화작품은그자체로사랑의완수에대한시각적증거로기능했다고할수있는데,찰나의사랑이신화가되는순간을기록해영원으로박제하는일은회화의근본적인존재이유에대한사유와도맞닿아있다.-「프랑스신화화의장면들」104,106쪽

시대의사랑
신분을뛰어넘고금기를비웃으며이념과제도의벽을가뿐히부수고달려가는힘

18세기는전시대의‘지리상의발견’의여러좋고나쁜가능성들이실현되는시대다.타자와의만남이라는새로운성찰의계기는노예무역이라는가장비인간적인현상과동전의양면을이룬다.「잉클과야리코의이야기」는이불행한결합의전형적인예를보여준다.영국의몰락한왕당파라이곤은신대륙을찾아떠났다가바베이도스섬에도착해그곳의원주민야리코를만난다.원주민부족의공격에노출된라이곤을발견한야리코는그를보고한눈에반해그를동굴에숨겨주고지극정성으로보살피는데……실화였던이이야기는그러나우리가알고있는디즈니애니메이션〈포카혼타스〉(‘잉클과야리코’이야기를모티프로삼았다)의낭만적결말로끝나지않았다.야리코는나중에어떻게되었을까?

현실의지배를받지만그현실의질곡조차뛰어넘게만드는것,그것이사랑일것이다.어떤사랑은기적처럼세상의편견과굴레를뛰어넘었다.캐서린(캐서린데스파드의어머니는자메이카의노예였거나자유민이었던것으로추정된다)과에드워드데스파드대령의결혼은인종간결혼으로주목을받았다.데스파드대령은스스로를“빈민의친구”라칭한평등주의자였다.점령지에서는흑인이건백인이건관계없이동등하게토지분할을받아야한다고주장해공분을샀다.점령지에서런던으로돌아온그는이후캐서린을아내로소개했다.세상은그들의사랑을받아들였을까?

사랑이라는주제와관련된이수많은현상,욕망,그리고이데올로기를어떻게이해할것인가?‘18세기의사랑’프로젝트를이끈한국18세기학회장이영목교수(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는이렇게말한다.“사랑의다양한표현에서어떤인간의본성을읽기에는우리의이성이너무제한적”이라고.그러면서이렇게덧붙인다.“다만지금현재로서는‘알려는용기’를가지고‘우리의정원을경작’할뿐”이다.그런지적겸손이어쩌면사랑을사랑하는마음이리라.

누구나사랑을한다.인간은사랑없이살아갈수없다.혹여생명을부지하는일은가능할지모르겠다.하지만가능하다한들숨만붙어있고사랑없는삶,그런삶은계속호흡하고싶은삶일까?이번에는사랑이다.일면변덕스럽고종잡을수없을것같지만끝내탐구해야할인간의조건이다.학문의궁극은인간을향한다.인류역사의동력인사랑은우리가탐구하는문학과역사,철학과사회에대한성찰에도커다란흔적을남기고때론변화를이끌었다.우리는사랑을진지하게연구했다.사랑의마음으로.볼테르가말했듯이,“사랑하고사유하는데바쳐진삶이진정한삶”이기에.

유럽의,특히프랑스의18세기는‘빛의세기’이자‘철학자들의세기’이다.‘낭만적사랑’은유럽18세기의위대한발명품중하나다.-머리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