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문학동네포에지 84

사람 - 문학동네포에지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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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학주

1987년시집『사람』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내가드디어하나님보다』『갈수없는쓸쓸함』『늦게가는것으로길을삼는다』『너무나얇은생의담요』『루시』『저녁의연인들』『노랑꼬리연』『모월모일의별자리』『사랑할때와죽을때』『사랑은살려달라고하는일아니겠나』가있다.서울문학대상,문학청춘작품상,서정시학작품상,애지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개정판시인의말

1부그러나동편에(1986~1987)
지장천을보며
한궤짝연탄을사고
부안에서황토현가는
사랑
다시지산동에머물면서
단단한벙어리를깨고
섬진강내일
이름
계화교에서
숨이차다
그러나동편에
박주삼씨의식탁
야간방문

2부커브(1986~1987)
커브
북광주에서
호서고등학교에서
바람에불려차디,차던
왕숙천스케이트장
산32번지
정말살려면
이미오고끝났는지
이가애린뒤
천마산긴골을걸으며
겨울날
다시원산도에서
저녁,부안2월

3부금곡댁의하늘(1985~1986)
대보름
귀향

진달래를보며
꽃댁
눈보라
호남평야
우리마을풀잎
둑길에서만난노인을위한노래
사람
노점에서
읍내리가는길
급곡댁의하늘

4부하류(1980~1984)
원산도에서
하류
혹한
영진횟집에있음

떠돌이여
그무렵
낙산가건물
나는섬과함께날아올라가고싶다

사랑에게
낙하지점
얼굴


흰괴석덩이

출판사 서평

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

“어떤시집이빠져있는한,우리의시는충분해질수없다.”
문학동네복간시집시리즈문학동네포에지에대하여

1.
빛나는시의정수를맛보는문학동네의복간시집시리즈,문학동네포에지의9차분열권을세상에내놓습니다.81번부터90번까지유안진,이시영,강기원,황학주,김이듬,엄원태,박시하,전동균,김은주,정해종시인이그주인공입니다.길게는50년세월을훌쩍뛰어넘어복간되는이시집들은시를사랑하는독자들의서가와시사(詩史)를더욱풍성하게해줄것입니다.특히이번9차분에서는귀하디귀한첫시집을대거복간합니다.“이기획이멀고높고큰뜻의한국문학사자체가되기를소망”(유안진,‘시인의말’)합니다.올해부터문학동네포에지는만듦새에변화를주어더가볍고더투명한스타드림표지종이로커버를한겹더입혔습니다.시리즈의통일된디자인을지키면서도정성을겹으로두른방식을고심한결과물입니다.9차분에서는1970년조광출판사에서간행된유안진시인의첫시집『달하』를81번으로내세웁니다.53년을거슬러마주한이첫시집은시인을채소밭인분냄새조차황홀했던왕십리전동차,한양대박목월시인연구실과화신백화점뒷골목이문설렁탕집으로데려갑니다.나를증명해야만했던혼자묻고혼자대답찾는,질문못하는아이가시인아닌아무것도안될거다,맹세했던시간을지나‘달하’라는이름으로첫시집을세상에내놓기까지의인연을읽다보면“정말좋은시한번써보고싶다”라는시인의말이주는울림이묵직하게다가옵니다.일제강점기부터모든한국근대사를통과해온그이기에“인간이어떻게인간인가”(유안진,「신비를추구하는자가되어」,『종로에는시가난다』,난다,2022)물을수있었던게아닐까요.특히첫시집을복간하며사투리를한글자도바꾸지않았습니다.역사적인고비를거치면서우리말의소리음을아끼고좋아하던시인이었기에이시집은입으로말로읽어주셔도좋겠습니다.문학동네포에지는여성시인이시리즈의선두에나선만큼숨어있고숨겨져있던여성시인들의목소리,시대를앞서묵묵히제시의발성으로온몸을써왔던여성시인들을보다적극적으로찾고손을내밀참이기도합니다.

2.
이번9차분개요는다음과같습니다.1965년『현대문학』으로등단한유안진시인이1970년조광출판사에서출간한첫시집『달하』을53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1번으로복간합니다.1969년중앙일보신춘문예,같은해『월간문학』으로등단한이시영시인이2004년문학동네에서출간한아홉번째시집『바다호수』를19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2번으로복간합니다.1997년『작가세계』로등단한강기원시인이2005년세계사에서출간한첫시집『고양이힘줄로만든하프』를18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3번으로복간합니다.문학동네포에지84번황학주시인은1987년청하에서출간한첫시집『사람』을36년만에복간합니다.2001년『포에지』로등단한김이듬시인이2013년서정시학에서출간한다섯번째시집『베를린,달렘의노래』를10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5번으로복간합니다.1990년『문학과사회』로등단한엄원태시인이1991년민음사에서출간한첫시집『침엽수림에서』를32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6번으로복간합니다.2008년『작가세계』로등단한박시하시인이2012년문예중앙에서묶었던첫시집『눈사람의사회』를11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7번으로복간합니다.1986년『소설문학』으로등단한전동균시인이1997년민음사에서묶었던첫시집『오래비어있는길』을26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8번으로복간합니다.2009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김은주시인이2015년문예중앙에서펴낸첫시집『희치희치』를8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89번으로복간합니다.1991년『문학사상』으로등단한정해종시인이1996년고려원에서출간한첫시집『우울증의애인을위하여』를27년만에문학동네포에지90번으로복간합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파스텔톤의열가지컬러로출간됩니다.해설이따로실리지않는시집시리즈,추천사도따로박히지않는시집시리즈,시인의약력과시인의자서와시인의시로만꿰는시집시리즈,시인의시가운데미리보기로어떠한가싶어고른한편의시를책뒷면에새겼습니다.문학동네포에지는시간을거슬러찬찬히행하는시로의이뒤로걷기를통해파묻혀있을수밖에없었던시집을발굴하고,숨어있기좋았던시집을골라내며,책장밖으로떨어져있던시집을집어서가에다시꽂는일을게을리하지않음으로써한국시사를관통함에있어필요충분조건이되는시의독본들을여러분들에게친절히제공해드릴참입니다.출발의본거지는제각각달랐으나도착의안식처는모두한데로,문학동네포에지안에서유연성다해섞이고개연성있게엮인가운데한차에열권씩펼친시의병풍은저마다다양한개성으로저마다독특한양식으로저마다특별한사유로시리즈라는줄자에서보다큼지막한테두리로우리를시라는리듬속에재미속에미침속에한껏춤추게할것입니다.
포에지(Poesie)는프랑스어로‘시’를뜻하는말이지만크게는‘시,라는정신,시,하는태도’까지어떤정취로그만의격으로느껴지고보이길바랐습니다.“옛시집을복간하는일은한국시문학사의역동성이현시되는장을여는일이되기도할것”(문학동네포에지기획의말)이라는,우리스스로선언한책임과의무의말이실은얼마나큰무게인지모르지않습니다.시를사랑하는독자들의책장에꽂혀오래사랑받을수있는시집들을펴내겠습니다.

개정판시인의말

35년이지나다시세상에나오는나의첫시집이요즘시읽는이들에게새삼줄수있는작은의미라도있을지모르겠다.나는계속시를쓰며내가주목하는곳을향할것이다.그러면나는‘사람’으로남을수있을것이다.여러시편이처음시집에서부분적으로퇴고되어있어이시집에실린시를정본으로삼는다.

2023년가을
황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