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정사무소

역사정정사무소

$16.80
Description
동시대 가장 촉망받는 젊은 작가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소설집
“현재 활동하는 가장 훌륭한 단편소설 작가”라는 평을 듣는 소설가 대니엘 에번스의 소설집 『역사정정사무소』가 출간되었다. 2011년 출간한 첫 소설집으로 데뷔작에 수여하는 펜/로버트 W. 빙엄 소설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재단이 선정하는 ‘35세 이하의 신인 작가 5인’에 이름을 올리며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았던 작가는 이후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한편 유수의 문학잡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그간 발표해온 작품 7편을 모은 두번째 소설집 『역사정정사무소』는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과 엑스레이로 찍은 것 같은 정확한 통찰력으로 고통과 상실, 인종과 젠더, 개인과 사회의 역사, 진실성의 위기 등을 이야기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과 속도감 있는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결말이 돋보이는 이 작품으로 대니엘 에번스는 조이스 캐럴 오츠 상을 수상했다.
저자

대니엘에번스

저자:대니엘에번스DanielleEvans

“현재활동하는가장훌륭한단편소설작가”라는평을듣는미국의소설가.과거와현재를바라보는예리한시선과엑스레이로찍은것같은정확한통찰력으로동시대가장촉망받는작가중한명이다.

1983년버지니아에서태어나컬럼비아대학교를졸업하고아이오와작가워크숍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2011년데뷔작인소설집『너의우매한자아를질식시키기전에BeforeYouSuffocateYourOwnFoolSelf』를발표하며미국문단의떠오르는스타로주목받았다.이작품으로데뷔작에수여하는펜/로버트W.빙엄소설상과허스턴-라이트상,패터슨상을받았고,전미도서재단이선정하는‘35세이하의신인작가5인’에이름을올렸다.

2020년출간한『역사정정사무소』는대학에서문예창작을가르치며유수의문학잡지에발표했던작품7편을묶은두번째소설집으로,모순과긴장을품은복합적인인물을통해개인과사회의역사,인종과젠더,상실과트라우마,진실성의위기등을이야기한다.〈뉴요커〉〈워싱턴포스트〉〈가디언〉〈O매거진〉등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고,스토리상과LA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다.이작품으로대니엘에번스는조이스캐럴오츠상을수상했다.



역자:민은영

고려대학교영어교육과를졸업하고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며,옮긴책으로『거지소녀』『사랑의역사』『남자가된다는것』『어떤날들』『곰』『칠드런액트』『존치버의편지』『여름의끝』『에논』『내휴식과이완의해』등이있다.

목차

오래오래행복하게11
요크의리처드는헛된싸움을했다33
소년들은목성으로간다69
앨커트래즈107
왜여자들은원하는걸그냥말하지않을까145
무엇이든사라질수있다167
역사정정사무소201

감사의말321
옮긴이의말:지워도사라지지않는것325

출판사 서평

손에만져질듯생생한고통과쓰라린후회
아무리지워도결코사라지지않고
나의일상에메아리치는우리의과거

『역사정정사무소』에수록된7편의작품의화자는주로자신이나가족의상처를품고살아가거나과거의상실과트라우마에서아직회복하지못한젊은흑인여성으로,이들의슬픔은지극히개인적이면서동시에철저하게역사와맞닿아있다.구체적이고일상적인생의순간들에도사회와역사의요소들은갑작스레소환되어끈질기게이들의사적인영역을침범한다.
첫번째단편「오래오래행복하게」의주인공리사는타이태닉호를테마로소규모박물관을운영하며대개파티장소로사용되는선박모양건물에서일하는데,주로기념품점에서근무하고상갑판에서열리는아이들의공주파티는한번도담당한적이없다.흑인인리사가공주로등장해“타이태닉호에서티파티를즐기는여섯살아이들이역사에대해그릇된개념을갖게되면큰일”이기때문이다.그리고얼마전난소암으로어머니를잃은리사의삶에는그상실만큼이나병원과약국에서“진짜사람처럼”보이기위해들여야했던노력,“흑인여성에게굳이써보지않는어떤약”을얻어내기위해애써내보여야했던태도가지워지지않는상처로남아있다.
「앨커트래즈」주인공의엄마는과거앨커트래즈감옥에서억울하게복역한조부의명예회복을위해이십년의세월을바쳤다.엄마가더는싸울상대가남지않을때까지모든시간과비용을할애해가며“거짓을바로잡는일”에매달린이유는엄마를길러준조부가엄마가집을떠난후스스로세상을저버렸기때문일것이다.자기인생을구원하기위해내린그결정으로인해스스로를절대용서하지못하게되어버렸기때문에.그런엄마로부터도피하듯집을떠난주인공은애초에모든상처를초래한바로그곳,이제는관광지가되어버린앨커트래즈로조부의또다른손녀이자엄마의사촌인낸시의가족을초대해가족의뿌리깊은상처에어떤종결을맞이하고자한다.
표제작인「역사정정사무소」는수록작품중유일한중편소설이자“긴장감과미스터리가있는걸작”이라는평을받는수작으로,잘못알려진역사적사실을하나하나찾아서정정하는업무를담당하는가상의공적조직을배경으로한다.전국각지역에우편번호단위별로공공역사학자를한명씩배정하고그들에게관광지의안내판부터케이크가게의상품설명까지사소한사실들을바로잡는일을맡기는것이“이시대가처한진실의위기를바로잡을한가지방안”이라는거창한계획으로출발한이조직은현재그동력을잃은채고작마흔명의구성원이“지나치게열성적인여행가이드”혹은“수다쟁이박물관직원”정도의오해를받아가며활동중이다.이곳에서일하는커샌드라와제너비브는중상류층가정에서태어나지식인계층으로자리잡은흑인여성으로,지극히대조적인방식으로각자의정체성을체현한두사람이과거어느흑인의사망사건을함께파헤쳐나가는것이작품의주된내용이다.예상치못한반전과충격적인결말로마치한편의추리소설처럼진행되는이작품은흥미진진한스토리텔링한편에계급적,인종적차별,순응주의와그로인한회의,패싱과백인우월주의등에관한통찰력있는시선을촘촘하게드러내며지금이시대에‘진실’이란과연어떤의미를갖는지돌아보게한다.

현재를장악하고있는과거
그리고그과거를직시한다는것에대하여

『역사정정사무소』의작품들은생생하게살아숨쉬는개별적인내러티브를가지고있지만,그기반에깔린고통과상실이라는반복되는주제는모든단편을하나로아우르며소설집에통일성을부여한다.무지개를테마로하는결혼식과예식당일사라진신랑이라는,마치로맨틱코미디같은설정으로진행되는「요크의리처드는헛된싸움을한다」의주인공리나는여동생을잃은사건의여파를현재진행형으로겪고있으며그상실감과여동생이겪었을두려움이리나의삶에악몽으로드리워져있다.「소년들은목성으로간다」의백인여성대학생클레어는아무생각없이입은남부연합기비키니사진이SNS에올라간뒤사태를수습할기회를여러차례놓치면서캠퍼스내에서인종주의논쟁의최전선에서게되지만,그렇게문제를키우는클레어의과거에도상실의비극이자리하고있다.
작가는아무렇지않게이어지는이들의일상에고통과상실을갑작스레소환함으로써현재를여전히장악하고있는과거에대해이야기한다.등장인물중누군가는과거와화해하고상처를치유하기위해노력하지만,누군가는과거를똑바로바라보지않거나혹은무시하고,심지어는「왜여자들은원하는걸그냥말하지않을까」의예술가처럼자신의잘못에대한사과를한답시고과거를왜곡하기도한다.그리고이들이과거에겪은개인적인상실이어떤식으로든사회적인힘이나인종적?문화적역사와맞닿아있다는것을생각하면,이소설집의제사로쓰인제임스볼드윈의글이더욱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우리는안다.누구든제과거의진실을직시하지못하는개인은그과거안에갇힌다는것을,발견되지않은자아의감옥에서옴짝달싹하지못한다는것을.이는국가의경우도마찬가지다.우리는안다.그런마비상태에있는사람은제약점이나강점을파악할수없고이둘을자주혼동한다는것을.”_제임스볼드윈

모든것이지워질수있다면무엇이든사라질수있을까
모든것을지울수있다면다시시작할수있을까

「무엇이든사라질수있다」에서과거의삶을뒤로한채우연히함께하게된―그러나실질적으로는유괴한것이나다름없는―아이윌리엄을키우며살아가던베라는또다시지금의삶을떠나야할시기가찾아왔을때없애버려야하는서류들을파쇄하면서이렇게생각한다.모든것이지워질수있다면무엇이든사라질수있다고.모든것을지울수있다면다시시작할수있다고.하지만정말과거가,그리고역사가그렇게단순히지워질수있을까?
대니엘에번스는자신이단편소설이라는형식을좋아하는것은작가가똑같은질문을다양한방식으로던지고그에따라늘다른답을찾는것을볼수있기때문이라고말한다.그리고이소설집『역사정정사무소』에서작가는과거와진실에대한질문을던지고그에대한일곱가지다른답을내놓는다.현실과직접적으로연결된주제를다루며간결한문장으로빠르게진행되는이각양각색의답들을읽어나가다보면,좋은작가와작품을처음으로만났을때느껴지는순수한기쁨이찾아오면서마치워터파크에서슬라이드를타는것같은고양감과흥분감이차오른다.그누구보다가볍고짜릿하게,지금우리의현재에유효한이야기를펼쳐나가며묵직하고진지한질문을던진다는것,그것이작가대니엘에번스의국내첫소개작품에주목해야하는이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