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치문화전반에걸친
현대사회의이슈를집대성한필독서
이산문집은총네개의부와한편의에필로그로구성되어있다.1부‘혼미한시대’는주로사회분야의이슈를다룬다.영국정부가신설하여국내외언론의주목을받았던‘외로움담당장관직’의의의(「‘외로움담당장관’이된다면」),코로나19로사회적거리두기가실시되었던시기의배달노동문제(「비오는날배달음식」),자기계발서구매열풍과자존감만들기의이면(「자존감,통제력,그리고자기서사」),인터넷과소셜미디어를통해빠르게복제되고휘발되는밈(meme)의부작용(「감자칩과인터넷밈」),인공지능시대에과학을공부해야하는이유(「왜과학을가르쳐야하는가」),MZ세대를향한사회적시선에숨겨진어둠(「MZ세대는분석을기다리는가」)등누구나문제의식을지니고있지만명쾌한정답을제시하기는어려운주제를예리하게분석함으로써생각할거리를던져준다.
2부‘어떤나라를꿈꾸는가’는정치영역,그중에서도한국사회의정치풍경을이모저모뜯어보면서우리사회가나아가야할방향을고민하게한다.유구하게이어져온지역간,세대간충돌문제(「지역갈등과세대갈등」),한국사회의주류가된1970년대생에대한분석(「X세대의빚」),헤게모니를사수하기위해투쟁하는진보와보수두진영의민낯(「대한민국주류교체와두파산」),정치팬덤에대한성찰(「팬덤이라는세계관」),남북한대립문제(「한반도에서산다는것」),새로운세상을꿈꾸기위해개선해야할선거제도(「거대담론이없는선거」)등을논한다.
3부‘우리는삶을통째로긍정해야할까’는좀더우리네삶의경험과일상과밀접한주제를다루고있다.신문기자를그만두고전업작가로활동하게된작가의과거이야기(「내인생최고의실패」),예민함이라는성향이인생관에미치는영향(「행복을정확하게추구할권리」),괴로운잡념에서벗어나기위한명상법(「마음챙김,위장챙김」),나이차에따라위계가생기는한국어의특성에대한비판(「한국어에불만있다」),글쓰기와말하기를통해자기주장을제대로펼치는방법(「공인이되는훈련」)등이그것이다.
마지막으로4부‘삶이얄팍해지지않으려면’은고전에서부터현대에이르는양질의책과영화등다양한문화미디어에대한작가의풍부한해석을통해감성을풍요롭게하고깊이있는안목을길러나가게해준다.우리시대의필독서『난쟁이가쏘아올린작은공』에대한재해석(「다시읽는‘난쏘공’」),문화계를지원하는국가의공공제도와예술행정에대한고찰(「누룩미디어와국립한국문학관」「지원하되간섭하지말라는말」),지혜롭고현명하게나이드는삶을돕는독서(「흥미로운중년이되기위하여」),AI시대에소설쓰기라는일의어려움(「AI시대소설의미래,우울한버전으로」)등이담겨있다.
관성을깨뜨리는건강한의심,
팩트를직시하는시선으로
미래를모색하는성실한탐구
장강명은에필로그‘살아야하는이유’에서우리는왜고통밖에없는삶을계속살아가야하는지를도스토옙스키의『악령』을통해이야기한다.신에게의지하는것외에우리는무엇을할수있을까?이에대해명쾌한답을내리는것은요원하지만,끊임없이그이유를찾으려는노력에서얻는긴장이일종의삶의축복일지도모른다고작가는말한다.이러한결론은삶에분명한해답이있다는무비판적이고맹목적인믿음에대항해늘건강한의심을견지해온작가의태도에서비롯된것으로보인다.한편으로는언제나작품세계를경신하며부지런한글쓰기를펼쳐온작가의성실한포부로느껴지기도한다.
작가는‘작가의말’에서“보다예측가능한세상에서희망찬이야기를쓸수있”기를바란다고썼다.『미세좌절의시대』는그러한“희망찬이야기”를꿈꾸는작가의청사진이다.변화와변혁을바라는마음을품게되는새봄,바로지금『미세좌절의시대』를펼쳐들때이다.
“쉽게들뜨거나비관해서는안된다.자기자신에대해서도그렇다.(……)거기에차분한희망이있다.”_22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