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람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날 - 문학동네청소년 62

노파람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날 - 문학동네청소년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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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날, 노파람이 돌아왔다.
집 밖 세상으로 나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을
단단히 손에 쥔 채로.

『독고솜에게 반하면』 허진희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2019년 『독고솜에게 반하면』으로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은 허진희 작가가 3년 만에 펴내는 청소년소설이다. 숙식 제공 아르바이트를 하러 수상한 식당에 들어선 노파람이 다시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열일곱 살의 겨울방학, 난생처음 가족이란 울타리를 벗어난 노파람이 혼자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녹록지 않다. 강렬한 매력을 풍기지만 실상은 노파람을 이용하려 덫을 놓고 있는 사람, 노파람에게 호감을 가지고 무작정 다가와 거리를 좁히려는 사람, 노파람을 그저 배경처럼 여기며 무시하는 사람,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다종다양한 욕망이 들끓는 이곳에서의 시간을 지나 무사히 귀환한 노파람의 손에는 중요한 깨달음이 들려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는 얼마큼인가 하는 것. 그리고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건 ‘믿는 마음’이라는 것.

그 마음엔 힘이 있었다. 벅차오르는 무엇이 있었다.
파람은 생각했다.
믿는 마음이 약점일 리가 없다고. _본문에서

소설의 배경이 되는 것은 육식을 위한 도축이 전면 금지되고 오직 실험실에서 만든 배양육을 먹는 것만이 허용되는 세계, 일명 ‘무해한 육식주의자들’의 세상에서 남몰래 ‘금지육’을 파는 식당이다. 은밀히 모여든 각계 유명 인사들은 짐짓 고상한 듯 굴지만,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상률을 거스르는 것도 서슴지 않는 윤리 감각과 특권 의식을 돌발 상황마다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한 줌 위선과 가식으로 이루어진 가면은 소설의 말미,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식당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모두 벗겨진다. 한 편의 블랙 코미디와도 같은 이 소설은 번번이 예상을 비껴가는 전개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 구축을 통해 독자를 단박에 끌어당긴다는 점에서 『독고솜에게 반하면』을 잇는 또 한 권의 페이지터너라 할 만하다.

저자

허진희

한겨레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공부했다.2015년한우리문학상청소년단편부문에「군주의시대」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독고솜에게반하면』으로제10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이외에함께쓴책으로『세개의시간』,『푸른머리카락』등이있다.청소년테마소설『성장의프리즘』에「곰인지강아지인지모를」을수록했다.

목차

멀어질기회13
약점을삽니다25
따분한세계를달리는열차38
믿고싶은마음44
커다란구멍54
떫은맛70
대체로기쁜일84
손님과아르바이트생사이100
약속이라는단어117
대책없는매력129
마지막쇼154
박수갈채174
눈바람189
아무도열차에서내리지않았다195
작가의말207

출판사 서평

그마음엔힘이있었다.벅차오르는무엇이있었다.
파람은생각했다.
믿는마음이약점일리가없다고._본문에서

"네약점을팔지않겠니?보수는넉넉할거야.“
“저는사장님의사과를사고싶어요.진심으로하는사과를요.”

소설의배경이되는것은육식을위한도축이전면금지되고오직실험실에서만든배양육을먹는것만이허용되는세계,일명‘무해한육식주의자들’의세상에서남몰래‘금지육’을파는식당이다.은밀히모여든각계유명인사들은짐짓고상한듯굴지만,욕망을충족하기위해서라면상률을거스르는것도서슴지않는윤리감각과특권의식을돌발상황마다적나라하게드러낸다.한줌위선과가식으로이루어진가면은소설의말미,허를찌르는반전으로식당의비밀이밝혀지는순간모두벗겨진다.한편의블랙코미디와도같은이소설은번번이예상을비껴가는전개와독특한개성을지닌캐릭터구축을통해독자를단박에끌어당긴다는점에서『독고솜에게반하면』을잇는또한권의페이지터너라할만하다.

강력한호기심과인간에대한믿음을동력삼아어른들이만든세속의판도를바꾸어버리는여성청소년을주인공으로세웠다는점또한작가의전작과궤를같이한다.“사장님,이제다끝났어요.내가이곳을망하게할거니까요.”최후의강수를두며진심어린사과를요구하는노파람의눈동자는단단하고고요하다.멀리해야할사람은어떤부류의사람들이고유해한관계는어떤관계인지,첫눈에끌리는사람과는얼마큼가까워져도되는건지,함께하면서도서로를짓누르지않을정도의안전한거리는어떻게찾는것인지를다알게되었기때문이다.이렇듯관계에서의거리감각을익히는일은곧스스로를지켜낼힘을기르는일이라는사실을,노파람의강단있는눈동자는말해주고있다.

……파람의까무께한눈동자는그안에바람한점일지않는듯
단단하고고요해보였다.무슨말을할지정확히알고있는사람의눈이었다._본문에서

안전하게독립하고씩씩하게자유로워지기위해
당신도언젠가는길을나서게될테니까

허진희작가는“어떻게하면적당한거리를두고,안전하게독립하고,씩씩하게자유로울수있을까”라는질문을품은채소설을써나갔다.세상에서가장가깝다고여겨지는사이,그러나언제까지나늘함께일수만은없는사이인가족에대한애증섞인고민이소설속세명의청소년인물을통해드러난다.노파람은엄마와의닮음이불안하고,스타패밀리의일원인탠저린은부모님과세트로묶이는것이못마땅하다.누나에게의존하며살아온공비수는떠나고싶은마음과머무르고싶은마음사이에서갈팡질팡하는중이다.이통과의례적고민에대한답을세인물이각자의방식으로구하듯이책을읽을청소년독자들또한자신만의방식으로답을찾아갈테지만,소설은넌지시하나의답을조언처럼건넨다.서로의닮음을애틋이여기기위해한번쯤멀찌가니떨어져보는건어떠냐고.언제든부르면한달음에달려올거라는믿음이전제되는딱고만큼의거리를두고서.

한사람을온전히좋아하기만할수도,
완벽하게싫어하기만할수도없다는사실을
가장처음깨닫게되는건바로가족을통해서인지도모른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