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연작소설

$14.50
Description
“어떤 종류의 이해는 실패하고 나서야 비로소,
삶의 자세로 남기도 한다. 내게는 그 시절이 그랬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노미네이트 작가
박상영이 그리는 우리 세대의 서늘한 초상
『대도시의 사랑법』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잇는 ‘사랑 3부작’의 마지막 작품『믿음에 대하여』. 2022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로 선정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설가 박상영의 신작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가 출간되었다. 전작 『대도시의 사랑법』이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사랑에 몸을 던지는 이십대의 뜨거운 나날을, 『1차원이 되고 싶어』가 가슴 저릿한 첫사랑의 동요와 말 못 할 비밀로 인한 상처를 회복해나가는 십대 시절을 그렸다면, 『믿음에 대하여』는 어느새 사회 초년생이 된 이들이 직장에서 분투하는 눈물겨운 모습을, 그리고 삶의 동반자와 안정적인 관계 지속을 꿈꾸는 삼십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거두어야 하는, 일과 사랑을 모두 손에 쥐고 싶지만 그중 하나도 제대로 이루기 어려운 삼십대의 고충을 특유의 생생한 입담으로 전하는 이번 작품은 박상영 ‘사랑 3부작’의 최종장이자 새로운 페이즈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네 편의 중단편을 엮은 이번 책의 이채로운 특징은 각 작품이 시작되는 페이지에 주인공의 이름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요즘 애들」의 김남준, 「보름 이후의 사랑」의 고찬호, 「우리가 되는 순간」의 유한영과 황은채, 그리고 「믿음에 대하여」의 임철우가 그들이다. 유한영의 애인인 임철우를 제외하면 등장인물들은 삼십대 동갑내기인데, 대학과 전공은 물론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이도 성격도 집안 배경도 모두 다르다. 첫 직장의 입사 동기(김남준-황은채), 회사에서 가장 친한 친구(고찬호-유한영), 직장 상하관계이지만 속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유한영-황은채), 혹은 애인이자 파트너(고찬호-김남준, 유한영-임철우)인 이들은 네 편의 작품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이들은 주인공이었다가 조연으로 재등장하며 의외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하고 새로운 사건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그야말로 연작소설만의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저자

박상영

1988년대구에서태어났다.성균관대에서프랑스어문학과신문방송학을,동국대대학원에서문예창작학을공부했다.스물여섯살때첫직장에들어간이후잡지사,광고대행사,컨설팅펌등다양한업계에서정규직과비정규직을넘나들며7년동안일했으나,단한순간도이곳이내가있을곳이라는확신을가진적은없다.노동은숭고하며직업은생계유지수단이자자아실현의장이라고학습받고자랐지만,자아실현은커녕...

목차

요즘애들_007
보름이후의사랑_063
우리가되는순간_115
믿음에대하여_175

해설|오은교(문학평론가)
우리의없는미래,우리의있는열기_261

작가의말_287

출판사 서평

나와함께해온소중한이들과의시간이
단단하다고믿고싶은마음,
그희망을쥐어보려는청춘들의사랑과눈물

네편의중단편을엮은이번책의이채로운특징은각작품이시작되는페이지에주인공의이름이붙어있다는점이다.「요즘애들」의김남준,「보름이후의사랑」의고찬호,「우리가되는순간」의유한영과황은채,그리고「믿음에대하여」의임철우가그들이다.유한영의애인인임철우를제외하면등장인물들은삼십대동갑내기인데,대학과전공은물론사회생활을시작한나이도성격도집안배경도모두다르다.첫직장의입사동기(김남준-황은채),회사에서가장친한친구(고찬호-유한영),직장상하관계이지만속을터놓고지내는사이(유한영-황은채),혹은애인이자파트너(고찬호-김남준,유한영-임철우)인이들은네편의작품에서직간접적으로연결된다.이렇게이들은주인공이었다가조연으로재등장하며의외의면모를드러내기도하고새로운사건을불러일으키기도하며그야말로연작소설만의읽는재미를더한다.

“선배있잖아요,저는칭찬을듣고싶었던게아니라,그냥인간취급을받고싶었어요.”
(「요즘애들」)

스물여섯살에잡지사인턴으로일을시작한남준은“사회초년생특유의과열된열정으로”(20쪽)모든일에최선을다하지만,네살차이밖에나지않는사수배서정에게서틈만나면호되게혼이난다.수습기간을마쳤음에도정직원이될기미없이하루하루사회생활의쓴맛을맛보던어느날,어김없이배서정에게서모욕적인언사를듣고는참다못해배서정을복도로불러낸다.윗사람이아랫사람을가리키는멸칭인‘요즘애들’의이면과직장생활의부조리한모습을다룬이작품은이른바‘미생(未生)’들의생생한울분을담은공감도높은이야기이다.

“성격이곧운명이다.후에나는몇번이고그말을되뇌었다.”(「보름이후의사랑」)

수능을치자마자온라인커뮤니티에서사람을만나고클럽을전전하는이십대를보낸찬호는회사에서성적정체성을공유한‘이쪽친구’인한영의안정적인연애가부럽기만하다.그러던어느날찬호는데이팅앱을통해남준을만나게되고,생김새도성향도직업특성도판이하게다른남준과인생처음으로장기연애를하게된다.이작품은외향형과내향형이라는극과극의성격이어떻게관계의합을이뤄내는지를들려주는자기고백적인소설일뿐아니라,“오직두사람”(86쪽)만의온전한동거생활을위해필요한제도란무엇인지를고민하게하는사회참여적인이야기이다.

“그들이겪었던삶은어땠을까.그들은어떻게같고,또어떻게다른걸까.”(「우리가되는순간」)

마케팅본부의신생팀인디지털마케팅팀으로전출된한영은새로온팀장은채도,은채가전회사에서데려온팀원들도,같은팀이자절친한친구였던찬호와떨어지게된상황도모두갑작스럽기만하다.하지만특유의낙천적인성격으로동갑내기팀장은채와팀을꾸려나가고,유튜브콘텐츠들을성공시키며회사에서인정을받는다.그러나직속부장인진연희의모진사내정치,가족중에서유일하게한영의성적정체성의비밀을알고있는리나이모의투병소식에한영은정신적인고통을받는다.여대출신이라는공통점을지닌은채와진연희,리나이모의삶을한영의시선으로보여주는이작품은여성이겪는사회생활속고투를다루는한편,그들의교집합속차이가무엇인지를사유하게하며서로다른처지에놓인여성들개개의삶과선택들을의미있게부조해낸다.

“나는결심했다.미래같은것은함부로기약하지않기로.”(「믿음에대하여」)

철우는단한번도의심한적없었던애인Y의거짓된인생과황망한죽음으로삶에회의를느끼고사진작가일을그만둔다.하지만Y의장례식장에서우연히만난한영과관계가깊어지면서동거를하게되고,이태원에서이자카야를운영한다는오랜꿈을이루며활기를되찾는다.짧은행복도잠시,세계를휩쓴전염병으로인해가게는폐업위기에처하고이모의죽음으로충격을받은한영마저밖으로나돌면서철우는다시금삶에대한믿음을잃어버린다.
남준,찬호,한영등주요인물이전부등장하며이야기의대미를장식하는커튼콜역할을하는이소설은작품집의핵심적인의미를담고있는수작이다.주요인물중에서유일하게사십대에근접한철우의목소리를통해전해지는이야기는보다나은미래를향한노력이언제라도물거품이될수있고공고한줄알았던관계또한모래성처럼무너져내릴수있다는삶의무정함을드러낸다.바로그점때문에인간이란누군가와같이있더라도늘외로움을느낄수밖에없는연약한존재라는진실을소설은속삭이는듯하다.

“박상영의소설을읽을때면살아오며깊은외로움을느꼈던순간들이떠오른다.(……)조만간깨져도이상하지않을커다란금이간유리창을바라보는사람.그유리창밖으로는폭설이내리고손에닿지않는사랑하는사람이걸어간다.그외롭고도아름다운풍경을나는이책속에서오래도록바라볼수있었다.”_최은영(소설가)

네편의수록작은코로나19라는전염병이유례없이세상을휩쓸었던2021년과2022년에쓰였다.팬데믹속사회적거리두기와그로인한고립감,그안에서더욱차별받고배제당하는소수자들의고통이이야기속에절절하게담겨있는이유이다.언제나동시대와호흡해온박상영은‘작가의말’에서“일상을버티며살아가고있는모든이들”이“낙인찍히고배척당하는일이없”기를염원한다고썼다.사회의병폐를직시하는시선이한층날카롭게벼려져있는『믿음에대하여』는박상영의새로운대표작으로손색이없다.

“『믿음에대하여』에실린네편의소설은모두폭우와폭설이내리는풍경속에서홀로되거나격리된이들을비춘다.어두운세상과고립감의정조,불행이익숙한사람들의고요한얼굴은반성없이직진하는세상의진행을서늘히끊어낸다.이들은아무것도작정할수없어끔찍하게불안하지만,더이상난망한미래를향해투신할수만은없다고느낀다.이분절된시간을제대로사유하는일로부터다른내일이가능해질것이다.지금박상영의소설은이러한예감속에있다.”_해설,오은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