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배운상처를삶의별이되게하라!”
그래도학교가백신이다!학교에서배운상처를학교에서희망으로극복하다!
2020년3월EBS다큐프라임<무엇이학교를바꾸는가>‘학교변화의열쇠’에작은학교하나가소개됐다.배우라미란이내레이션으로참여하고,“2009년경기도13개학교가혁신학교에지정된뒤10년을돌아보며공교육의어제와미래”를살피는프로그램의첫포문을연학교는바로10여년전만하더라도입학생이없어폐교위기에놓였던덕양중학교였다.
교장실벽에는전교생사진이붙어있고,학생들은무람없이교무실을드나들면서선생님과포옹하고대화를나눈다.전교생은모두모여‘아고라대토론회’를벌이며‘생활협약서’도스스로만들면서몸으로민주주의를배우고,일종의수학여행도스스로계획한다.목요일저녁에는교장과학부모들이‘교실’에서만나성적이아닌자신의내면상처를털어놓는다.학교뒤뜰에서이미학교를졸업한부모들이목공작업을하고,졸업식에서는떠나는아이들이“중학교가3년인게너무아쉽다.”고눈물짓는다.퇴임을앞둔교장선생님도아이들을‘아들딸’이라부르면서내일을응원한다.
10여년전만하더라도아이들은미래를꿈꾸지못하고,부모들은생계를돌보느라학교에무관심하고,교사들은잠시머무는곳이라여겼던재개발지역에묶인변두리동네의덕양중학교에서어떤기적이펼쳐졌던걸까?
≪무엇이학교를바꾸는가≫는2012년3월2기공모제교장으로부임한뒤덕양중학교가혁신학교의대명사로자리매김하기까지그중심에있던이준원교장이삶으로증명하는작은학교,나아가우리교육의희망에관한이야기이다.스스로가‘상처입은치유자’라고소개하는이준원교장은학생,교사,부모모두의내면아이를바꾸지않으면그어떤혁신도불가능하다고강조한다.
≪무엇이학교를바꾸는가≫는교사에겐직장,부모에겐벽,아이들에겐수용소가되어버린채대한민국이오랫동안침묵했던학교의상처와학생,교사,학부모의닫힌‘내면아이’의문을여는일부터시작한다.이준원교장은“어린시절에치유하지못한내면의상처들은삶에서일그러진얼굴을드러내고교사와부모의마음에도사린내면아이는고스란히아이들의마음을지배한다.”고역설한다.나아가전작≪내면아이≫에서소개했던7가지사례(내가항상부족하다고느끼는칭찬받고싶은내면아이,모든것을포기하고싶게하는억압하는내면아이,아무도돌봐주지않는방치당한내면아이,내마음이외면당한거절당한내면아이,야단맞고움츠린징벌과학대를받는내면아이,참을성을배우지못한충동적인내면아이,과잉보호를받고자란내면아이)이외에도‘코로나19’라는유례없는감염병의나날에걱정으로가득한‘심기증’은물론퇴임이후운영하고있는‘좋은교사마음지원센터’에서경험한상담,대화등풍부한사례를곁들여우리모두의마음속에웅크린학교의상처,그근원을탐색한다.
학교에서배운어제의상처를극복하고,‘평화의교육과정’으로인성,성적모두향상시킨덕양중학교의기적!
아침마다교장선생님이맞이하는교문,칸막이가사라진교무실,성적이아닌자녀와부모의진짜마음을들여다보는‘이슬비사랑학부모교실’,교과와교과가넘나들고아이들이스스로참여하고설계하는수업…학생,교사,학부모나아가마을까지성장한작은학교의기적!
아이들은혼란으로,교사는습관으로,학부모는무관심으로방치했던나머지마음의감옥이되어버린학교,감염병보다더깊고,넓게,오랫동안한때‘학생’이었던우리모두의마음에상처를남긴학교.문제아,사고뭉치로만불리는한국교육,학교….이렇게깊은상처를입은‘내면아이’가바뀐다고학교가바뀔수있을까?모든것이성적으로판가름나는현실을무시할수있을까?한가하게마음의문제만들여다본다고해서우리나라입시제도의이견고한벽을뛰어넘을수있을까?
≪무엇이학교를바꾸는가≫는그관성적인의문을불식시킨덕양중학교의8년을통해우리모두의삶에웅크린내면아이와마주보며평화와섬김으로이뤄낸기적의현장을보여준다.학교의문제를단순히‘내면아이’의문제에서천착하지않고학생,교사,학부모나아가마을공동체를바꾸는구체적인실천의지점까지나아간다.대한민국모든학생,교사,학부모가가지고있는공통적인상처의풍경에서출발하지만치유의과정과대안,희망,구체적인성과사례를통해‘막연한희망’이아닌구체적인‘미래의청사진’을제시하는것이다.
학교의가장기본일과인수업의변화부터살펴보자.칸막이에가로막혀자신의교과일에만몰두하는교사와교사사이의벽을허물고교사공동체를통해수업과서로의삶까지개방하고이해하는변화는교과서를탈피한수업혁명을통해성적향상까지도모하는변화까지이뤄낸다.영어수업만하더라도교과서가아닌영어동화책≪ISH≫(~답다)원문을읽으면서영어단어를학습한뒤철학수업에‘나다움’에대해성찰하고,미술수업에‘나다운’모습이잘드러나는자화상을그리는식으로연계돼‘열린사고’를배운다.
부모의변화도내면아이와마주보는것에서출발하지만가정은물론마을의변화까지이뤄낸다.개발제한구역에묶여고된삶때문에아이를들여다볼여유가없던부모를이준원교장은목요일저녁마다‘학교’로불러낸다.그렇게시작해8년동안한번도거르지않았던‘이슬비사랑학부모교실’은입시문제를상담하는장이아니라부모가주인공이되는어른들의학교로자리매김한다.자신에게쓰는편지를종이비행기로보내기,아이에게부모에대한감정단어를받은뒤,점차그단어들이어떻게변화하는지관찰하게하면서자녀와부모가함께변화하고성장하는과정을통해아이들의보금자리인가정,집뿐만아니라아무도눈여겨보지않던낙후된마을의골목까지학교를중심으로생기를되찾아가는과정을보여준다.
“300명이넘으면학교가아니라수용소다.”라고일갈하는이준원교장은퇴임이후에도‘부모?교사내면아이돌보기’‘학교혁신’‘부모의역할’‘회복적생활교육’등의주제로전국의교사와학부모들을만나고있다.일등과모범생이정답이아니라고가르치는학교,교장실문을허물고,아이들의이야기에귀기울이고,부모의고된오늘과마주하며한걸음씩걸어온작은학교의성장기를전하며‘학교의희망’에조금이라도밑거름이되고자노력하고있다.
≪무엇이학교를바꾸는가≫는상처받은교실을치유하는오랜여정은교사,부모,아이들의오랜상처를들여다보고위로하는따뜻한마음에서출발하는것임을알려준다.그리고그‘경청’의한순간부터학교는몰라보게달라질수있다는것을증명하는우리교육의아주가까운희망이다.아울러덕양중학교의작지만큰‘학교변화의열쇠’를통해우리하나하나의변화가모여얼마나큰변화를만들어내는지보여주는학교를넘어아픈대한민국의내면을치유할수있는처방전이다!